미운오리서 백조로…인천의 대변신

변방 취급을 받았던 인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미분양 물량이 넘쳐 우려가 가득했지만, 최근 들어 각종 개발 호재가 잇따라 추진되며 미래가치 상승 기대감에 들뜨고 있다.

인천 부동산시장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주요 호재로 사통팔달의 교통망 구축과 항만 개발 계획, 인천·원도심권·재정비·사업 등이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계획뿐만 아니라 바다와 인접한 도시답게 항만 개발 계획까지 나와, 미래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미래가치↑
기대감 가득

정부는 지난 8월 제주신항과 동해신항을 신규 신항만으로 지정하고, 기존 10개 신항을 포함해 전국 12개 신항만 개발 사업에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인천신항, 인천북항 등이 포함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항 내 2개 신항만인 인천신항·인천북항에 대한 중장기 개발 계획이 확정돼 2040년까지 총 2조3000억원(재정 1조5000억원, 민자 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신항은 대용량(4000TEU 이상) 컨부두 5선석 추가개발과 장래 컨부두 부지개발을 위한 신항 2단계 추진 및 항만배후부지 확충 등으로 수도권 관문항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천북항은 북항-내항간 항로를 이번 신항만 구역에 포함해 5만톤급 대형선박이 조수대기 없이 안전한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준설계획이 반영됐다.

대형 교통호재도 즐비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중심으로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신규 시설들이 조성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현재까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곳은 송도국제도시다.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GTX-B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가시화 되자 일대 분양시장은 급속도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 외에도 인천은 7호선 연장선, GTX-B노선 등 교통 호재가 예정된 상황이다. 또 신규 단지들은 높은 관심 속에서 좋은 청약 성적을 내고 있어 연말 분양시장에 청신호가 예상된다. 

겹호재 터지면서 부동산시장 들썩~ 
변방 취급받다…변화의 바람 거세

실제 9월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송도 더샵 프라임뷰’와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는 각각 104.46대1, 206.13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쳤다. 10월 루원시티에서 분양한 ‘루원시티 대성베르힐Ⅱ 더 센트로(4BL)’역시 13.9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 8월 분양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에는 총 5만3181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206.13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공급된 ‘송도 더샵 프라임뷰’에도 총 4만5916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고 평균 115.37대1의 우수한 청약 성적으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처럼 청약 열기가 달궈진 데에는 신항만 개발과 GTX-B노선 사업 등 잇따른 겹호재 소식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사업 추진에 따라 풍부한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자연스레 지역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단신도시의 경우 3000여가구의 미분양 물량(6월 기준)이 최근 3개월 새 전량 소진됐다.

2002년 2기 신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 검단신도시는 현재까지 8개 단지, 총 9500여 가구가 공급됐지만 흥행성적이 신통치 않아 미분양이 쌓였다. 계양·부천 대장 등 인근에 3기 신도시가 추가 지정됐고, 검단신도시 내 예정된 교통망 확충 등이 지체된 결과 지난 6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3040가구까지 적체됐다.

그러다 최근 반등 조짐을 보였다. 철도망 확충 등 역시 개발 호재가 훈풍을 몰고 왔다. 인천1·2호선 연장, 공항철도 계양역~지하철 9호선 연결(예정)이 계획돼 있다. 여기에 국토부가 ‘대도시권 광역교통비전 2030’을 통해 서부권 등의 급행철도 신규노선 검토를 계획하면서 검단신도시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었고 미분양도 해소됐다.


훈풍은 영종국제도시까지 불고 있다. 영종국제도시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제3연륙교 사업아 추진중에 있어, 차량을 이용한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제3연륙교는 서구 청라동과 중구 중산동을 연결하는 4.66km 규모로 조성된다. 왕복 6차로와 자전거 도로 및 보도 등이 함께 설치될 계획이다. 제3연륙교가 개통되면 제1경인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돼 영종도의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분양시장
분위기 반전

이 밖에 영종국제도시에는 인천국제공항 4단계 개발사업 진행과 영종 한상 드림아일랜드 개발,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대형 복합리조트 건설 등 다양한 개발호재들이 이어질 예정이라 신규 아파트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지지부진하던 인천 원도심권 재정비 사업이 속속 급물살을 타면서, 인천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돈맥경화’에 빠져있던 인천이 드디어 탈출구를 찾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원도심이 변화한 배경에는 정비사업이 있다. 인천시는 ‘상생특별시 인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인데, 낙후된 원도심을 재탄생시키고 그동안 시를 이끌어온 신도시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큰 그림이다. 

인천 원도심에서는 현재 총 107개의 정비사업이 진행 중으로 개발 완료 시 도시활성화 및 주거환경 개선이 가능해지는데,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특히 원도심 중에서도 가장 먼저 변화의 중심에 선 곳은 바로 미추홀구와 부평구다. 총 107개의 사업 중 36곳(33.6%)이 부평구에서, 26곳(24.3%)이 미추홀구에서 진행중이다. 두 지역이 전체 정비사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원도심 변화
대대적 정비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천 원도심 중에서도 미추홀구와 부평구 일대를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정비사업이 넓은 지역에 걸쳐 활발히 진행될 경우, 사업 진행 초기단계에 공급되는 단지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초기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분양 단지의 분양가는 후속 단지의 가격 기준이 되는 가운데, 개발진행에 따라 지역 인지도가 올라가고, 향후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이 확충이 완료되면 주거여건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지역 내 전반적인 가격도 상승한다. 이때 동일 생활권은 대체로 비슷한 집값 수준을 형성하기 마련이다. 결국 초기에 분양한 단지는 저렴했던 분양가만큼 높은 시세차익을 거두게 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겹호재가 몰려 단기간에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저평가된 인천 부동산이 한껏 부풀었다”며 “서울, 부산에 이어 인천이 전국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교통망의 확충과 일자리 등이 생기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수요가 풍부해지고 있어 초저금리 시대에 분양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할 것”고 말했다. 다음은 겹호재 터지는 인천지역 분양 단지.
 

▲인하 한양아이클래스(생활숙박시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한다. 연면적 2만838.41㎡,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로 생활형 숙박시설 493실 및 근린생활시설 27호실이 공급되며 일부층은 오션뷰가 가능하다. 주차대수는 165대, 전용면적 20.02~40.10㎡, 총 11타입으로 주력은 A타입(20.07㎡)으로 333실에 달한다. 

내부시설로는 커뮤니티공간인 지상 24층 휴식공간 정원(바베큐장), 호텔급 럭셔리 설계가 적용된다. 지하 1층 코인세탁실, 북카페, 지상 4층 휘트니스센터, 개별창고도 제공된다.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과 관광객까지 수용하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장·단기 숙박을 통한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사통팔달 그물 교통망 구축
항만 개발에 도심 재정비도


특히 수인선 숭의역 1번 출구와 도보 2분 거리(100m)며, 숭의역을 중심으로 국철 1호선 도원역과 약 1km거리다. 신포역, 인하대역, 동인천역, 제물포역 등 지하철 이용이 용이하다. 제1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인천시내 전역은 물론 서울까지 이동이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자랑한다. 

사업지 주변에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과 여의주택재개발사업, 용마루지구 도시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개발계획을 갖고 있다. 인근으로는 연면적 6만6805㎡에 달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가 201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조성 공사가 진행중이다.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향후 각종 쇼핑·레저시설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관광 휴양단지인 인천항 골든하버가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인천항 골든하버 준공 시 연간 약 3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호반써밋 인천 검단 2차(아파트)= 호반그룹 계열사 호반산업이 인천 검단신도시 메인 도로에 인접한 프리미엄 아파트 ‘호반써밋 인천 검단 Ⅱ’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에 총 719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72~107㎡ 등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된다. 72㎡ 168가구, 80㎡(돌출형 발코니) 16가구, 84㎡ 322가구, 93㎡(돌출형 발코니) 19가구, 97㎡ 184가구, 107㎡(돌출형 발코니) 10가구 등이다. 

단지는 검단신도시 중심부를 지나는 메인 대로변에 있다. 검단신도시는 중심상업지구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지원 클러스터와 복합물류유통기지도 대로를 따라 건립될 예정이다. 교통이 강점이다. 인근에 공항철도 환승역인 계양역이 있고, 인천 1호선 검단 연장선 101역(가칭)도 예정돼 있다. 검단~경명로 도로가 신설되면 공항고속도로와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원당~태리 광역도로도 추진중이다. 인천도시공사가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운행도 계획하고 있어 교통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옆으로는 계양천이 흐른다. 일부 가구는 계양천 조망이 가능하고, 미루터공원(가칭), 두물머리공원(가칭) 등도 예정돼 있다. 2020년 계양천 수변공원 개발사업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천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학교용지가 있고, 인천 영어마을과도 가까워 교육 환경도 좋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소형 오피스)= 한라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 짓는 도시형 생활오피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를 분양중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29-8번지(국제업무단지 C6-1블록)에 조성된다. 지하 4층~지상 25층, 2개 동, 연면적 9만3383㎡ 규모다. 전용면적 21~42㎡ 도시형 생활오피스 1242실과 상업시설 271실로 구성된다. 지상 1~4층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3층은 문화 및 집회시설, 4층은 글로벌 스마트 메디컬센터가 각각 조성된다. 지상 5층부터 25층에 도시형 생활오피스가 배치된다. 


주거 여건
크게 개선

도시형생활오피스는 초소형 섹션오피스에 수전시설, 발코니 등으로 주거기능까지 갖춘 신개념 오피스다. 모듈형으로 설계돼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만 분양받을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높고, 입주기업의 편리한 사무환경을 위한 별도의 지원시설을 제공한다. 지식산업센터와 달리 입주기업 제한도 없다. 

사업지가 들어서는 송도 국제업무단지는 68층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를 비롯해 송도컨벤시아, 센트럴파크, 국제학교, 커낼워크,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등이 들어선 송도의 핵심 구역이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는 그 중심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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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