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7>상가권리금의 세계

많이 줘도 문제…안 받아도 문제

<일요시사=장결철 르포라이터>언론매체를 보다 보면 명동·강남 상권 대로변 상가권리금만 ○억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그러나 막상 상가권리금이 뭔지 자세히 아는 일반인은 드물다. 알쏭달쏭한 상가권리금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자.

전세계서 한국·일본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관행
법적 보증금 범위보다 훨씬 비싼 경우 비일비재

상가권리금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관행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형성되는 보증금과 월임대료 외에 전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에 형성되는 금액을 말한다.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내게 맞는 점포 찾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다보면 수많은 정보를 만날 수 있으나 과도한 권리금을 요구하는 점포가 대부분이다.

과도한 금액 요구
월이익 10배 적정

조금이라도 알려진 상권의 경우 어김없이 권리금이 형성돼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보증금 범위보다 권리금 비용이 훨씬 비싼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권리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먼저 권리금에 대한 이해부터 필요하다. 권리금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시설권리금이 있다. 전 임차인의 경우 처음 창업 시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총 시설투자비용에 대해 운영기간만큼의 감가상각을 제외한 금액을 일반적으로 시설권리금으로 책정해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

다음은 영업권리금이 있다. 전 임차인의 경우 지금까지 해당 매장에서 영업을 하면서 일정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월 수익률에 대한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서 요구하는 경우다. 통상 상권에서 거래되는 적정한 영업권리금의 범위는 월 순이익의 10∼12배 정도가 적정권리금으로 통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바닥권리금이다. 신축상가의 경우 전 임차인의 없기 때문에 권리금이 없어야 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중개업체에서 상권특성상 향후 권리금 형성될 것을 감안해서 미리 건물주의 사전 동의하에 일정정도 권리금을 형성시키는 경우다.

상가권리금이란 상가임대차 보호법에서 보호받을 수 없는 금액이기 때문에 창업자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권리금 없는 점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곤 한다.

하지만 상권에서 본다면 권리금이 없는 점포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즉 장사가 안 되는 상권에서는 권리금이 형성될 리 만무하다. 점포 자체가 민형사상의 소송에 휘말리는 등의 하자가 있는 점포에 권리금이 전혀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임대차계약서에는 통상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을 인정치 아니 한다’라고 표기하는 게 관례다. 상거래 관행상 권리금은 임차인들끼리 거래되는 금액이기 때문에 임대인은 권리금이 거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은 상권에 있는 점포임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없다는 얘기는 건물주가 원천적으로 권리금을 인정치 않기 때문에 창업자가 권리금 없이 들어와서 시설투자를 얼마를 했든 간에 계약만료 후에는 다시 시설 권리금도 포기하고 나가야 된다는 논리가 적용된다는 뜻이다. 창업자 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유리한 얘기는 아닌 셈이다.

이렇듯 점포 권리금을 둘러싸고 주인과 임차인, 그리고 신규 임차인 간에는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주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이 주인과 무관하게 과다하게 권리금을 챙겨가는 것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전 임차인 입장에서는 권리금은 어쩌면 창업자들의 퇴직금 같은 성격도 있다. 때문에 권리금을 챙겨가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신규 창업자 입장에서는 창업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도 저렴하게 점포를 인수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다보니 상가권리금과 관련된 분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금액이 상당한데다 법적으로 반환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액수산정자체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다보니 법적으로 분쟁이 될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상가권리금거래를 하면서 자주 문제되면서 소홀히 되기 쉬운 점을 몇 가지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분당선 연장구간 라인
왕십리역 주변 뜬다

첫째, 권리금계약을 하기 이전에 건물주의 구체적인 의사를 사전에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권리금이 수수되는 영업용시설양수도계약은 건물주가 아니라 기존의 임차인으로부터 넘겨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계약이 궁극적으로 유효하기 위해서는 건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건물주의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무작정 기존의 임차인과 권리양수도계약만을 체결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관행은 일단 권리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권리양수도계약에 따르는 계약금을 수수한 후 건물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고, 만약 건물주가 이를 동의하지 않으면 체결한 권리양수도계약을 조건 없이 무효로 하면서 계약금은 반환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이 건물주의사확인 없이 계약금이 먼저 수수되는 관행하에서는 향후 건물주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반환받는 것이 사실상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기존 임차인인 권리양도인이 건물주의 동의를 확신하고 받은 계약금을 다른 용도에 써버리기 때문이다.

건물주의 의사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당초 예상했던 바와 달리 기존의 임대차 계약조건이 나중에 변경될 수 있는 곤란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게 된다. 시설권리양수도계약을 체결하는 새로운 임차인으로서는 당연히 기존의 임차인과 건물주 간에 종전에 체결된 임대차조건(보증금, 월세 등)을 그대로 인수받거나, 아니면 기존의 조건보다 약간만 증액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건물주로서는 임차인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임대차조건을 기존의 임대차조건 보다 훨씬 유리하게 인상하고 싶어 하면서 임차인변경에 동의하는 전제로 변경된 임대차조건을 수용해달라고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둘째, 권리금액수를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사전에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체 권리금 중 시설비와 순수권리금(노하우, 장소적 이익 등)이 각각 얼마인지를 구분해서 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를 기재하지 않으면 시설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예정된 임대차기간이 부족하는 등의 법률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얼마의 권리금을 반환받을지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셋째, 건물주에게 직접 지급하는 권리금도 법적으로 유효하고, 향후 반환받기가 곤란할 수가 있다. 건물주에게 지급되는 권리금을 통칭해 ‘바닥권리금’이라고 칭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바닥권리금은 향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 건물주가 임대차보증금과 별도로 권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권리금수수에 따른 대가로서 약정한 임대차기간만 보장해 주게 되면 권리금의 반환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다.

시설권리금은 법적으로 반환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거래되는 시설권리금의 액수는 상당한 실정이다 보니, 시설을 양도하는 측에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다른 임차인에게 시설을 양도하고자 시도하면서 그 과정에서 편법과 거짓말까지 동원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시설을 양수하는 입장에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상가권리금으로 본 뜨는 상권은 어딜까.
지하철 2호선, 9호선과 함께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이 오는 10월로 다가오면서 수혜지역 상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가로수길에 빼앗긴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지하철 2·5호선, 국철 중앙선에 이어 분당선까지 4개역 역세권으로 부상하는 왕십리역 주변에 수익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몰리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그동안 몇 차례 연기됐던 분당선 연장구간은 10월께 최종 개통한다. 2004년 착공 당시에는 2008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여러 차례 지연된 끝에 8년 만에 공사를 마무리한다. 이 영향으로 분당선 개통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왕십리역 주변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호텔 등을 지을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금까지는 강남에 가기 위해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돌아가야 했다. 분당선이 개통되면 10여분 만에 강남에 진입할 수 있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을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 개발 붐이 불고 있는 이유다. 이로 인해 작년 초 3.3㎡당 5000만원 이하에 거래되던 왕십리역 인근 대로변 저층 건물의 호가가 최근 7000만원까지 뛰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1990∼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강남 상권 중 하나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신사동 가로수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3호선 압구정역에서 로데오까지는 20분 가까이 걸어와야 해서 유동인구가 늘지 못하고 상가 임대료까지 지나치게 오르는 바람에 신사동 가로수길로 중심이 넘어가 버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로수길의 임대료가 치솟고 있는 데다 분당선 개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로변 건물은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외국 관광객 몰리는
홍대·이대 임대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점을 노리는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이 두 배 이상의 임대료를 제시하며 건물주에게 기존 세입자를 내보낼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면도로변의 죽은 상권도 살아날 조짐이다. 갤러리아백화점과 학동사거리 사이 이면도로변에는 주로 식음료업체와 중소 유통 브랜드들이 들어서고 있다. 올 2∼3월부터 이면도로 빈 상가에 임차인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상권도 부동산 침체속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내국인에 비해 비교적 쉽게 지갑을 여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일대 상권에 온기가 돌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명동, 인사동, 이태원, 동대문, 남대문 등 전통적인 관광 명소는 물론 최근에는 신촌홍대, 이대앞 상권으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 입점 상가들의 임대료도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시설·영업·바닥’권리금 종류 3가지
“건물주·가게주·임차인 이해관계 얽혀 분쟁 발생”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동 및 동대문남대문 상권이 위치한 서울 중구지역 3.3㎡당 보증금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한때 72만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259만원으로 258.4%, 월세는 5만9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108.8% 치솟았다. 이 기간 인사동, 종로 상권 등이 포함된 종로구도 103만원에서 156만원으로 보증금이 51.4% 뛰었고, 월세는 6만원에서 9만원으로 50% 상승했다. 서울시 평균 보증금이 90만원에서 114만원으로 26.4%, 월세가 4만9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37.1% 오른 것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명동 J부동산 관계자는 “명동은 외국인 대상으로 장사하는 곳으로 아예 특화가 됐다”며 “상가 임대료가 배 이상 뛰었는데도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가의 영업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권리금도 상승세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붐비는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일대는 최근 2∼3년 사이 권리금이 4∼5배 가량 뛰었다. 금융위기 직후만 해도 2000만∼3000만원에 머물렀던 전용 16㎡(5평)짜리의 점포 권리금은 올 들어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수준이다.

이대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때문에 일대 화장품, 의류, 커피 장사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특히 화장품 가게 같은 경우는 앉아서 돈 번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히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호황을 누리면서 이들 지역 내 상가도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상가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분양 중인 ‘유시티’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는 지하철 2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홍대입구역이 가깝다. 지하 5층∼지상 1층 총 30개의 점포로 이뤄졌으며, 2013년 5월 준공 예정이다. 명동종로권역에서는 종로구 종로3가에 위치한 ‘동영타워’가 임대 분양 중이다. 지하철 1·3·5호선 환승역인 종로3가역 15번 출구가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상가다.

중구 다동구역 제7지구를 정비한 ‘YG타워’도 상가를 공급하고 있다. YGC가 투자하고 대우건설이 시공을 한 오피스빌딩으로, 지하 1층∼지상 3층까지 상가가 배치됐다. 종로, 명동, 청계천 등의 관광지가 모두 도보권 내 위치했다. 대우건설은 이대역 인근에서 ‘이대역 푸르지오 시티’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층에 위치했고, 38실 규모다.

권혁춘 상가114 팀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주변 분양상가를 노려보는 게 좋다”며 “다만 투자에 앞서 상가의 입지나 외국인의 동선 확인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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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