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7가지 의혹 승리와 그의 친구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19 09:32:17
  • 호수 12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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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트랙’으로 꽁꽁 묶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직원의 손님 폭행 논란서 시작된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이 ‘게이트’로 번졌다. 하나같이 초강력 범죄들만 모였다. 최근 경찰서 수사 중인 사안은 크게 일곱 가지다. 폭행·마약 유통·음란물 촬영·성접대·탈세·유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 빅뱅 멤버 승리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클럽 버닝썬 사건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말 한 클럽 손님이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경찰의 초동조치·유착 의혹, 신고자의 성추행·폭행 의혹, 클럽 내 성폭행·마약 의혹 등이 함께 불거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사태가 커짐에 따라 지금까지 이뤄진 고소 건들의 진행상황도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 13일, 경찰청 긴급기자간담회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우선 버닝썬의 시발이 된 폭행 사건,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청탁 사건, 버닝썬 내 음란물 촬영 및 유포 사건, 마약류 투약 유통, 승리 관련 성접대 의혹, 아레나 클럽 조세포탈 사건 이 정도의 큰 줄기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경찰 고위층 관련 카톡 내용에 관련된 수사 등 7개 부분서 크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행

버닝썬 직원에게 폭행당해 이번 사건을 폭로한 김상교씨의 수사는 현재 광역수사대서 진행 중이다. 버닝썬 이사였던 장모씨는 지난해 11월24일 오전 7시쯤 클럽 손님인 김씨를 가게 바깥으로 끌고 나와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입건됐다.  

이 과정서 112 신고자인 김씨는 장씨뿐만 아니라 옆에 같이 있던 직원들까지 합세해 자신을 집단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 측은 장씨 본인이 김씨를 폭행한 것은 어느 정도 시인했으나 직원들은 장씨를 말리려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상호폭행 혐의와 함께 직원들의 집단폭행 여부도 조사 중이다.


1년 넘게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의 폭행 사건 가해자가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지 2주 만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강력계 미제사건전담팀은 아레나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10월28일 오전 4시쯤 아레나서 B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전치 5주의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논현파출소는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로 넘겼지만 1년 넘게 폭행 가해자는 특정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청 미제사건전담팀은 클럽 내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약 2주 만에 A씨를 특정해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일부 폭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마약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강남 클럽 ‘버닝썬’의 직원이 구속 기소됐다. 버닝썬 사건 관련자 중 첫 기소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태권 부장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조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버닝썬서 MD로 일하던 조씨는 대마와 필로폰, 엑스터시 등을 흡입 또는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엑스터시와 이른바 ‘해피벌룬’으로 불리는 아산화질소를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청장까지 나서…경찰 클럽수사 본격 착수
마약, 탈세, 음란물, 성접대 등 7개 혐의


앞서 경찰은 조씨가 마약을 외국서 몰래 들여오던 것을 적발해 구속했으며, 추가조사를 거쳐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구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조씨를 기소했으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씨가 마약을 입수하는 데 조직적인 범죄조직이 개입됐는지 여부, 다른 버닝썬 직원들의 공모여부 등을 확인 중이다. 

앞서 경찰은 조씨 구속에 이어 클럽 관계자들과 손님 등 10여명을 마약투약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음란물

버닝썬 화장실서 고객들의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해 유포한 A씨를 구속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클럽서 고객을 유치하는 MD로 근무했던 A씨를 이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A씨는 버닝썬 VIP룸 화장실로 추정되는 공간서 한 남녀가 성관계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인터넷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영상 속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인지, 성폭행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 중이다. 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촬영·유포 경위를 조사하고, 또 다른 유포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 정준영

영상 속에 등장하는 남성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영상 속 여성에게 마약을 먹여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경찰조사에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촬영자 A씨와 공범이 있는지, 동영상 속 남녀가 마약투약을 했는지,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더불어 승리와 정준영의 성관계 불법촬영 혐의도 수사 중이다.
 
성접대

승리의 해외 투자자에 대한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카톡방에는 다른 연예인들도 여러 명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 카톡 대화와 관련해 이 카톡방에 참여했던 연예인 중 일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카톡방서 어떤 대화 내용이 오갔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톡방에 참여한 연예인 중에는 가수 출신으로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하는 A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같은 달 10일 승리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조사 당시 승리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류 투약 여부를 알 수 있는 정밀 감정을 의뢰했으나, 감정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성접대 의혹과 관련된 카톡 대화 내용에 일관성이 있다고 보고 카톡 대화 원본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탈세


버닝썬 사건의 불똥은 클럽 아레나까지 튀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지방국세청이 고발한 아레나의 150억원대 탈세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특히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씨를 탈세 주범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씨는 강남권 유흥업소 10여곳을 운영하는 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졌으나 서류상으로는 아레나의 경영권자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클럽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강씨와 명의사장 등 10명 내외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단순 폭력이 게이트로 
대한민국 들었다 놨다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의 유착 의혹, 클럽 내 마약 투약과 유통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버닝썬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버닝썬의 1년치 장부를 확보해 클럽 매출을 횡령하거나 세금을 탈루하기 위한 편법을 썼는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버닝썬 직원들이 개인 통장으로 술값을 받은 다음 이를 다시 법인 계좌로 입금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 버닝썬서 판매하는 1억원짜리 ‘만수르 세트’ 등의 경우 무자료 거래를 통해 탈세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왔다. 버닝썬 내에서는 세무조사에 대비해 만들어놓은 '가짜 메뉴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착


버닝썬과 경찰 간의 유착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유착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클럽을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첩보도 확인 중이다.
 

지난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경찰관 출신 강모씨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했으며 검찰은 영장을 청구했다. 강씨는 지난해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버닝썬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한편 FT아일랜드의 멤버 최종훈이 3년 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보도를 막아달라고 경찰에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유착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최종훈은 승리와 정준영이 참여한 카톡 단체 대화방서 경찰이 뒤를 봐줬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최종훈은 2016년 2월 이태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의 벌금과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이를 이행한 사실이 있음을 본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훈은 당시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멤버라 생각해 조용히 넘어가려고 소속사에 알리지 못한 채 두려움에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된 점을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호

다만 “최종훈이 언론사나 경찰을 통해 그 어떤 청탁도 한 사실은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승리와 정준영 등 남성 연예인들의 카톡 단체대화방에 언급된 경찰 고위직과 관련해 경찰청장이 뒤를 봐준다고 볼 수 있는 대화내용이 포착돼 경찰이 내사 중이다. 카톡 대화에서는 ‘경찰총장’으로 표현이 됐으나 실제 경찰청장을 의미하는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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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