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간청’ 이명박 9가지 질병 보니…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04 10:33:36
  • 호수 1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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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빠지고 코 고니 빼달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돌연사 가능성이 있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어떤 질병을 앓고 있기에 돌연사 위험까지 언급되고 있는 걸까. 확인 결과 이 전 대통령이 앓고 있는 9가지 질병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들이었다. 이 중에는 ‘탈모’도 있다. <일요시사>가 이 질병들이 정말 돌연사를 유발할 만큼 위중한 병인지 알아봤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1심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면무호흡증’ 등 지병으로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며 법원에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법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전날 보석에 관한 의견서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3일 서울대병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기관지확장증·역류성식도염·제2형 당뇨·탈모·황반변성·수면무호흡증 등 9개 질환이 확진됐다고 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보석 의견서
재판부 판단은?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검찰이 오해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서 진단받은 병명만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역류성식도염, 당뇨병, 황반변성 등 9개로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최근에는 증세가 심해져 1∼2시간마다 깨고 30분 이후에 잠들며 수면 도중 무호흡증세가 크게 늘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양압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수면무호흡증은 이 전 대통령이 이전부터 계속해서 앓아왔던 수면장애와 동반한 증상으로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수면장애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돌연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할 때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률이 4∼5배나 높고, 심정지에 의한 급사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수면무호흡증은 동맥경화와 심부전, 폐성 고혈압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며 “의학 전문가들은 (이 전 대통령의 증세인) 수면무호흡증을 가볍게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돌연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 측 “심각하다” 석방 요청
악화돼 1∼2시간마다 잠에서 깬다?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 직전인 지난달 18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소변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는데, 신장·방광에 염증이나 종양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의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음이 밝혀져 구치소 담당 의사가 긴급하게 원인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꾀병을 부린다’는 오해를 살 것이 염려돼 그동안 병세를 자세히 밝히지 않고 참아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월29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하기도 했다. 법원 인사에 따른 재판부 교체와 주요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인해 재판이 공전하고 있어 불구속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 변경에 따른 재판 지연은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니다. (구치소에 확인한 결과)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보석을 허가할 정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에서 주장하는 이 전 대통령의 질병이 돌연사할 정도로 위중할까. 그렇지 않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성인 남성 대부분이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이 전 대통령이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기관지확장증]

기관지확장증이란 기관지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증상 부위는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폐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 침범된 기도는 염증, 점막 부종, 궤양, 기관지 세동맥의 신생 혈관 형성, 반흔, 또는 반복적인 감염에 의한 폐쇄로 기관지 비틀림 같은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기도 분비물에 의한 기관지 폐쇄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고, 이것은 다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폐 실질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들을 살펴보면 만성기침, 객담, 호흡곤란, 객혈, 흉통 등이다. 
 

▲ 서울구치소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가 이미 손상된 상태로 교정하기 어렵다. 만성적인 질병으로 기관지 모양 자체가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그 모양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 질병의 치료 목적은 비정상적인 기관지에 이차적인 세균감염이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다. 

[역류성식도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으로 일반적으로 그와 관련해 발생하는 여러 불편감을 총칭해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식도염은 대부분 이에 속하며 비만, 음주, 흡연 등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 위식도 경계 부위가 닫혀 있어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으나, 조절 기능의 약화로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아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이에 따른 불편감이 나타난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는 경우 만성적인 역류가 발생해 위산에 의해 식도염이 발생한다.

검 “건강 상태
그 정도 아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가슴 쓰림, 가슴의 답답함, 속쓰림,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듯한 느낌, 목 쓰림, 목소리 변화, 가슴 통증 등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내시경 검사로 진단이 이루어진다.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밟으며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수십년 이상 식도염이 지속되는 경우 식도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제2형 당뇨병]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인슐린이 체내서 분비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긴다. 국내 당뇨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소아에게 발생하는 제1형과 달리 성인에게 발병한다. 진행성 질병이라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조절하지만, 평생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NIDDM)의 발병은 상당히 느리고 완만하며 중년 이후에 많이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해도 장기간 자각증상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조기에 진단을 받아도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해 중증화되는 경우가 있다. 

치료의 첫걸음은 환자 자신이 당뇨병의 병태를 충분히 이해해 적절한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실시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요양지도가 치료의 기본이다. 

[탈모]

인간의 몸에는 약 500만개의 털이 자라고 있다. 털은 모두 일정한 성장기간이 지나면 성장이 정지되고 퇴행기를 지나 휴지기에 들어가서 탈모해 다시 털이 나는 일을 되풀이한다. 이것을 털의 성장주기라고 한다. 

머리털은 성장기가 길고(2∼6년 이상) 휴지기가 짧다(2∼3개월 이하). 그리고 1개씩 독립된 성장주기를 가지며, 성인은 머리털의 2∼5% 이하가 휴지기에 있다고 한다. 


성인 앓는 만성형 질환들 
백혈구 수치는 높게 나와

휴지기에 들어간 털은 색소가 엷고 윤기가 없으며 모근이 가늘어 세발이나 빗질로 쉽게 빠진다. 또 발열성 질병, 임신,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의해 성장기의 털이 갑자기 휴지기에 들어가 많이 빠지는 일이 있는데, 원인이 제거되면 회복된다. 

탈모의 원인은 남성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남성호르몬은 수염을 자라게 하지만 두피에서는 반대로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탈모를 방지하는 약제가 개발됐다. 먹는 약으로는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가 있고 두피에 직접 바르는 약으로는 미녹시딜(Minoxidil)이 개발돼있다.

[황반변성]

황반이 노화, 유전적인 요인, 독성,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는 증상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을 황반이라고 하는데,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므로 시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장애를 일으킨다.
 

황변변성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으로는 연령 증가(연령 관련 황반변성)를 들 수 있으며 가족력, 인종,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반부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곳이므로 이곳에 변성이 생기면 시력감소, 중심암점, 변시증(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비삼출성일 경우 크게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이란 자는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관찰된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저산소혈증으로 다양한 심폐혈관계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에도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약 50% 감소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바로 양압기(CPAP)의 착용이다. 자는 동안 실내 공기를 마스크를 통해 호흡하게 되는데 압력을 가해 기도로 불어넣게 되어 무호흡 발생을 예방한다. 치료율은 10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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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