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 토지보상금 어디로?

올해와 내년 전국적으로 풀리는 거액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 투자의 향배를 가를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 25조원 이상의 역대 최고 수준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토지보상금이란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위해 소유주 협의나 수용 절차를 거쳐 취득한 토지에 대해 한국토지주택(LH)공사, 서울주택도시(SH)공사 등이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되 실거래 가격, 보상 선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다. 높은 지가로 인해 작은 사업지라도 수조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인근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미치게 된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2006년 29조원의 보상비 중 40~50%가 인근 토지로 재유입되거나 투자성이 높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중소형 빌딩 매입에 재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수준
불쏘시개 역할

2000년대 중반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폭등도 당시 추진됐던 판교신도시와 행정복합도시 토지보상금이 강남, 분당 등으로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부해진 유동자금은 개발사업 주변 토지나 강남 재건축 단지, 상가, 중소형 빌딩 등 인기 지역의 부동산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매우 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성남 금토지구 등 수도권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내년 하반기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한 부동산개발 정보업체에 따르면 연말까지 공공주택지구,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산업단지, 도시개발사업 등 16개 사업지구에서 총 3조7307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16개 사업지구 전체 면적은 8.5㎢로 서울 여의도(2.9㎢)의 약 3배 규모다. 올해 전체 토지보상금은 16조원으로 집계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9월달부터 서울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38만6390㎡)에서 3600억여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리기 시작했다.

지난 11월에는 올해 전국에서 보상금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경기 고양 장항 공공주택지구(156만2156㎡)가 보상을 시작한다. 보상금은 1조732억원이다. 

지방에서는 대구 금호워터폴리스 일반산업단지(111만6754㎡)가 최근 토지보상을 시작했다. 사업을 추진한 지 5년 만이다. 토지보상금 6900억원을 포함해 총 7500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당초 5000억여원의 보상금이 예상됐으나 높은 땅값이 반영되면서 토지보상금 규모는 6900억원으로 늘었다. 

2009년 후 최대 규모…인근 시장 파장
투자 향배 가를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

2019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25조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09년(34조8554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과 9·21대책에 따르면 수도권 3만가구 건설계획이 내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대 정권별로 토지보상금 추이는 어땠을까. 정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정권은 공약대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힘쓰게 된다. 주택공급을 늘리려면 신도시나 택지개발이 필수다. 신도시 하나를 짓기 위해 주택, 상업시설, 도로 등 관련 용지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 이에 정부가 해당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토지보상금을 지급하고 대규모로 토지를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신도시나 택지개발을 위해 보상비를 가장 많이 푼 역대 정부는 이명박정부다. 총 117조원이 넘는 보상비를 쏟아부었다. 특히 집권 2년 차인 2009년 약 34조8000억원이 풀렸다. 이는 이명박정부 내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역대 최고치다.


당시 이명박정부는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토지보상을 실시했다. 집권 1년 차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 전반이 침체 국면에 놓이자 건설경기를 살리려고 투입 자금을 늘린 측면도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는 계획만큼 쉽게 살아나지 않았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불안 요소가 많아 ‘부동산 불패론’에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거듭돼 토지보상으로 풀린 자금들이 부동산, 주식, 금융 등 전통적인 투자처로도 흘러들어가지 않는 형국이었다.

두 번째로 토지보상금을 많이 푼 때는 노무현정부다. 5년 동안 103조원이 풀렸는데 임기 말인 2006년 29조9000억원, 2007년 29조6000억원으로 후반기에 집중됐다. 집권 초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집값은 2006년과 2007년 정점을 이뤘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은 데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아파트, 토지, 금융권 등 유입
규제 자유로운 수익형도 주목

참여정부는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대규모 신도시, 택지개발 사업과 전국 10개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해 토지보상금을 대거 풀었다. 당시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고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매매차익이 크지 않으리란 추측에 토지보상금으로 풀린 자금은 주택보다 수익형 부동산과 토지 등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택지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집권 2년 차인 2014년 1·2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했다. 대규모 신도시 건설 정책이 실질적으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책 방향은 공동주택관리법과 도시개발법을 통해 중·소형 택지를 공급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절반 이상이
수도권 집중

문재인정부는 초반에 전임 정부의 이런 기조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집권 초부터 계속된 수도권 집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 ‘주거복지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박근혜정부 시절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해 택지 공급을 중단하겠다’던 정책 방향을 바꿔 정부 주도로 토지를 공급하고 도시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4~5개 미니 신도시 공급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와 내년에 풀리는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아파트, 토지, 금융권 등 다양한 곳에 보상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라진 부동산 투자 환경을 보면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초강력 주택 규제 강화와 저금리의 지속으로 인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올해와 내년 전국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29조원 중에서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는데, 규제가 적은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람 많은데 
공급은 부족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직 최종 집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내년 역대 최고 수준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토지보상금을 자녀의 주택 구매 용도로 증여하거나 노후를 대비해 도심의 상가건물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전반적으로 일대 부동산 시장 열기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토지보상금으로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상가)=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19번지 일대에 근린형 단지 내 상가인 ‘녹번역 래미안 베라힐즈’ 유치원 및 근생시설이 분양 중이다. 연면적 2471.14㎡,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다. 근린생활시설(소매점)은 지하 1층~지상 1층이며, 교육연구시설(유치원)은 지상 2~4층에 입점한다.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후분양 상가로, 층별 권장업종은 지하 1층 대형마트, 지상 1층 7개 점포(업종지정 가능), 지상 2~4층은 유치원으로 구성된다. 


분양방식은 지하 1층(대형마트, 전용면적 475.99㎡)과 지상 2~ 4층(유치원, 전용면적 1057.36 ㎡)은 최저가(내정가 각각 28억원) 공개입찰방식으로 한다. 지상 1층은 확정가 선착순 입금방식이다. 분양가는 1층 기준으로 3.3㎡ 당 1500만~2300만원 선(부가세 별도)이다. 전용률은 지하 1층(대형마트) 72.03%, 지상 2~4층(유치원)은 78.67%, 지상 1층은 67.39%다. 지상 1층은 전면에 테라스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올 12월 입주하는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 1305세대 및 10월 입주인 힐스테이트 녹번 952세대, 기입주(2015년 7월)한 북한산 푸르지오 1230세대 등 녹번동 재개발 아파트 3500여 세대 배후로 하고 있다. 납부방식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총 분양가로 계약 시 10%, 중도금(계약일로부터 한 달 후) 30%, 잔금 60%는 1금융권 대출로 대체가 가능하다.
 

▲ 의정부역 베스트뷰

▲의정부역 베스트뷰(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38-6 일원에 의정부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소형 아파트·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의정부역 베스트뷰’가 분양 중이다. 1호선·GTX(예정) 환승역세권인 의정부역 초역세권 입지(의정부역 7번 출구 도보 2분 이내)로, 12월 준공을 앞둔 후분양 수익형 상품이다. 

대지면적 498.00㎡, 건축물 연면적 5198.13㎡, 1개동으로 지하 1층~지상 19층 규모다. 건축물 공급규모는 업무시설(오피스텔 93실), 공동주택(다세대원룸형 26세대), 근린생활시설(3호)이다.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오피스텔은 20.3382~47.2㎡, 도시형 생활주택은 18.32~19.59㎡, 상가는 22~29.6㎡다. 

지상 2~4층은 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26세대가, 지상 5~19층은 오피스텔 93실이 공급된다. 소형 아파트는 분양가는 90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계약금 10%, 중도금 10%, 입주 시 잔금 80% 납부조건이다. 오피스텔 및 상가도 납부조건은 동일하다.
 

▲ 수원 인계 엘리시아

▲수원 인계 엘리시아(오피스텔·상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9-6번지 일대에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오피스텔 7실(회사보유분)과 상가 1호(선임대)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7실은 모두 5층으로 4층 주차장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계단을 통해 이동이 용이하다. 이 중 4실은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가 제공되어 공간활용도가 높다.


분양가는 부가세를 제외한 1억3800만~1억4900만원 선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현재 보증금 500만원에 월 60만~70만원선에서 임대가 확정되어 있다. 상가는 104호를 공급 중인데 현재 중국요리전문점으로 선임대가 확정이 되었다. 

지하 1층~지상 13층으로 설계되며 2018년 2월 준공으로 지상 1층에는 상업시설 5실로 구성된다. 원스톱 쇼핑시설을 누릴 수 있고 지상 5층에 오피스텔 13호실, 6~13층은 도시형 생활주택 104호실로 조성된다.
 

▲ 오산 골드 스페이스

▲오산 골드 스페이스(상가)= 수익형 부동산 전문 시행사인 우주디자인컴퍼니가 경기도 오산시 원동 214-1 5번지 일대에 복합상가인 ‘오산 골드 스페이스’를 분양 중이다. 건축면적 492.95㎡, 연면적 3213.30㎡,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다.

노후 대비해
투자할 예정

지상 1~3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4~7층(4층 오피스텔 10실, 5~7층 도시형 생활주택 29세대)으로 구성된다. 상가는 지상 1층에 8개 점포로 권장업종은 편의점, 약국, 유명 프랜차이즈, 중개업소, 커피전문점 등이 지상 2층과 3층은 각각 1개 점포로 권장업종은 전문병원 전문학원, 대형음식전문점 등이다. 

분양가는 3.3㎡ 당 1100만~ 2530만원 선(부가세 별도)으로 2층과 3층은 각각 122㎡, 62㎡의 서비스 면적인 테라스 공간이 제공된다. 상가는 계약금 10%, 중도금 10%, 잔금 80%이며 2019년 10월 준공예정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