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 ‘이명박·노무현 지우기' 본격 스타트 내막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05 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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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다 부각되는 ‘과’, 버리고 지워야 산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여야가 본격 대선정국으로 돌입하며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대선출마를 공식화하며 행보를 넓혀가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물밑에서 움직임을 가속화 하는 후보들도 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대권을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에게 공통적인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전·현직 대통령의 ‘흔적 지우기’에 너도나도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이번 대선을 앞두고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란 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을 반년 남짓 앞둔 시점 대권 주자들이 너도나도 앞다퉈 전·현직 대통령 지우기에 나선 속사정을 파헤쳐 봤다.

임기말 대통령은 집권 여당으로서는 그야말로 ‘계륵’과 같은 존재다. 잘해야 본전인 대통령의 자리를 감안할 때 ‘공’보다는 ‘과’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를 안고가자니 부담이고 그렇다고 내치자니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시각으로 비춰질까 부담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은 후자를 택한 것 같다. 안고 가서 함께 몰락하느니 제 살길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임기말 대통령은
‘계륵’ 같은 존재

새누리당은 임기 말  인기가 떨어진 이명박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와 선을 긋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통합당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데 몰두하는 모습이다.

여야가 모두 선을 긋고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데는 이들의 이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지지층 확장이 어렵고 이들의 부정적 이미지가 고스란히 자신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인 이유가 크다.

따라서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되 버릴 것은 버린다’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대선 주자들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한참이고 유권자들의 인식 속에 각인된 전·현직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을 중대한 선결 과제로 꼽고 있다.

새누리당은 과거 한나라당 당시 연일 터지는 친인척 측근비리로 국민들이 등을 돌리자 이 대통령을 ‘버리고 가자’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그것도 친박계가 아닌 친이계 출신 의원들이 주장해 이 대통령을 당혹케 만들었다.

당시 친이계 의원들은 “결별할 거 결별하고 반성해야 한다. 헌집에서 새집 갈 때 짐을 다 가져 가야 하느냐. 먼저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버려야 한다. 정리를 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을 버리고 갈 ‘짐’으로 비유하기 까지 했다. 또한 대통령의 탈당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탈당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박 전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박근혜의 이명박 버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반MB’의 대명사로 통하는 인물들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출범하자마자 현 정부 정책노선 수정과 친인척 측근비리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과 정권 실세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며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가속화 했다.

당시 황영철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이제는 대통령의 친인척비리 등의 부분에 대해서 바람막이 역할을 더 이상 안 하겠다”고 아예 못 박기까지 했다.

새, 이명박 ‘부정적 이미지’와 선 긋기 안간힘
민, ‘노무현 그림자’ 벗어나 넘어서기 몰두


하지만 친이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자 섣부른 선긋기와 차별화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계산하에서 한 발 물러섰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도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인다. 최근 사회적 파장을 부른 파이시티인허가 로비 사건과 불법 민간인사찰건, CNK 주각 조작 사건 등 자원외교 비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 등과 내곡동 사저, 4대강 사업 관련 의혹이 직접 이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안들은 이명박 정부의 악재들로 대선국면에서 봇물처럼 불거질 경우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박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로 부정적 후폭풍 완화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은 최근 ‘7인회 논란’에 휩싸이자 “(7인회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고 일축했다. 7인회의 보수적 이미지도 문제였지만 이명박 정권 창출의 주역이었던 6인회를 떠오르게 한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인회의 일원이었던 이상득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은 검찰 수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권자가 박 전 위원장의 7인회와 이명박 대통령의 6인회를 동일시할 경우 표심이 멀어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부정적 후폭풍
완화에 안간힘

민주통합당도 방향은 다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지우기가 한창이다. 지난 4·11 총선 구도에서 굳어진 ‘친노무현·비노무현’ 구도의 틀을 깨려는 것이다. 또한 ‘노무현 그림자에서 벗어나기’도 한창이다.

‘3년 탈상’을 한 친노 인사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동안 ‘노무현’이라는 존재는 친노 세력에 정치적 자산이자 버팀목이었지만 추모 열기가 서서히 잦아들고 있고 여권의 노 전 대통령과 친노 세력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공과를 논하는 과정에서 친노가 감수해야 할 비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때문에 친노 진영의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는 노무현을 뛰어 넘어 ‘포스트 노무현’과 ‘비욘드 노무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

친노계의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은 앞서 노 전 대통령 3주기를 마친 뒤 “정치인 문재인으로 다시 시작한다”며 대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그가 “이제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놓았다”며 “정치인 문재인은 정치인 노무현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해 이목을 끌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만하고 ‘노무현의 그림자’로는 정권교체에 한계를 느껴 자신만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김두관 경남지사도 노 전 대통령이 아닌 “한국의 룰라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의 블로그에 노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차별화도 꾀했다.

김 지사는 “내가 행정가의 길을 걷다가 정치에 입문했다면 노 대통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인으로 살았다”고 강조했으며 자신이 이장부터 시작해 남해군수, 도지사를 거치며 지방자치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노 대통령이 ‘비주류의 주류’였다면 나는 ‘비주류의 비주류’였다”며 “주류사회와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나의 약점이자 강점이다”고 밝히며 그동안 “노무현 비욘드”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점도 노 전 대통령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대통령 거리두기 작업, 대권 주자 선과제
“탈당 요구 관행 계속” 비난 목소리 높아

하지만 김 지사는 “‘리틀 노무현’이 그런 정신과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리틀 노무현’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친노계의 대선주자 2인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은 하되 그를 넘어서겠다고 밝힌 반면 범 친노계로 분류되는 정세균 의원은 공개적으로 ‘노무현을 잊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개혁모임 주최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이제 노무현은 잊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며 “탈상도 했으니 친노·비노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친노가 어디 있고 비노가 어디 있느냐”며 “정말 무의미하고 민주당의 힘을 약화시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와 선긋기가 본격화 되자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선이 20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책 구상은 뒤로하고 이미지 구축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역대 정권 임기 말에 집권당이 인기 없는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던 것을 예로 들며 나쁜 정치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후보자들은 어느 정도의 정책적 차별화는 필요하겠지만 정치적으로 대립할 경우 대권 행보에 누가 될 가능성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실제 과거 유력 대선주자들이 ‘레임덕(권력 누수)’ 국면을 활용해 임기 말 현직 대통령과 대립했다가 결국 손해를 본 선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대립 아닌
정책 대결 돼야

또한 민주통합당 후보들도 자칫 ‘친노-비노’ 대립이 격화된다면 새누리당의 ‘친이-친박’구도처럼 ‘한 지붕 두 가족’사태가 발생해 당의 고질적인 계파갈등으로 심화될 염려가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현직 대통령보다 더 나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는 국민들에게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민을 위한 정책 분야가 아닌 자신들만의 기득권과 계파 챙기기에 급급 한다면 국민들은 표로서 심판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점점 과열되고 있는 대선 정국의 결과가 궁금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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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