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지난 4?11 총선에서 노원갑은 단연 화제의 지역구였다. ‘나는 꼼수다’를 통해 정권심판론의 선봉장에 섰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하면서다. 게다가 강북정서 역시 야권으로 승기가 기울어져 있었다. 하지만 금배지는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의 손으로 들어갔다. 더욱이 전체적인 총선결과는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바로 선거 막바지 이 의원이 찾아낸 ‘김용민 막말동영상’이 판세를 뒤집으면서다. 동영상의 존재를 찾아내며 단숨에 새누리당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던 이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선거는 흔히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때문에 전쟁의 주요 전술인 ‘지피지기’는 선거전에서도 ‘백전백승’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된다. 지난 총선에서 적의 과거까지 완벽하게 들춰내는 지피지기 전략으로 승리의 나팔을 울린 당사자가 있다. 바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다.
물론 그는 완벽한 후보 검증을 위해 상대측인 김용민 후보의 막말 동영상을 찾아냈을 뿐 이것이 아니라도 승리를 확신했다는 입장이다. 바로 김 후보의 지지층이 ‘사이버인간’이라는 점과 투표는 오프라인의 유권자들이 한다는 이유에서다.
즉 이 의원이 노원구청장으로 재직하며 이룩한 성과물들로 인해 오프라인에서는 자신의 인지도가 더욱 막강하다는 것. 공직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정치신인이지만 공직과 마찬가지로 투명?신뢰?공정?소통이라는 4대 인프라를 마음속에 심어 사회정의를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나꼼수>의 인기와 화려한 멘토단을 등에 업은 김용민 후보를 꺾었다.
▲김 후보의 인기는 사이버공간상의 인기다. 정치인으로 인기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정부정책으로서 경력 쌓은 인사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봤다. 돌팔이 의사에게 성형을 맡겨 부작용에 고통 받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나? 정치 역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나꼼수>의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지만 저는 더 충분한 전략과 정책 등을 가지고 이긴 것이다. 때문에 정봉주 전 의원이 나왔어도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김 후보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왔지만 잘못 선택한 것이다.
-김용민 막말 동영상을 찾아낸 계기는.
▲지도자가 되려면 국민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는 후보자의 소신과 과거발언, 군문제, 세금문제 등 은폐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이른바 생산적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저는 이러한 합리적인 비판 차원에서 상대측에 대한 정보를 모아 유권자들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재료를 제공했고, 판단은 유권자들께서 하신 것이다.
-<나꼼수> 대항마로 트위터부대 육성을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라디오?TV?신문이 전통적 매스미디어라면 요즘엔 인터넷?스마트폰 등이 뉴매스미디어 시대다. 요즘은 SNS라는 개인병기를 이용해 여과 없이 장착해서 쏜 정보가 계속 퍼진다. 새누리당은 바로 뉴미디어의 공격성이 약하다. 이런 취약점을 위해 사이버 서포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상대측의 허위거짓폭로에 대응사격으로 정당방어를 함과 동시에 공격전을 이어가는 것이다.
-트위터부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서포터를 할 수 있나?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부재자 투표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전부 이겼다. 하지만 그 사이에 ‘1억 피부과’ 논란이 트위터를 도배했다. 결국 허위사실로 판결됐지만 선거당시에는 잘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때문에 허위사실에 대해 절대 믿지 말라고 계속해서 꼼수주의보나 경계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사이버 전쟁을 신속하게 전개해 여론 오염을 막고 동시에 역공하는 역할이다.
-청와대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과 관련 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청와대 책임 있다고 보나?
▲저도 비서실에서 3년 근무해봤지만 청와대가 엄청난 비밀과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마법의 사무실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공직윤리담당관실은 공직의 투명성을 위해 윤리에 반하는 사람을 잡는 곳이다. 게다가 대통령도 모든 것을 총괄하기에 수많은 정보가 필요한 자리다. 그런 차원에서 공직사회에서 정보라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총리실이 너무 의욕이 넘쳐 과잉충성으로 업무 범위 이탈이 문제가 된 것 같다.
-새누리당의 당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 등 모두 친박계 의원으로 ‘박근혜당’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우여 대표는 그분의 경륜과 지도력으로 당심을 잡은 것이다. 이한구 원내대표 역시 경제분야에 능통하고 경험도 많다. 다만 조직이라는 곳은 코드가 맞아야 하고 이심전심으로 통해야 하는 곳이다. 때문에 파벌 차원이 아니라 이를테면 지도부의 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대다수 분들이 정권재창출에 적합한 인사인지, 야당 원내대표의 적수가 될 수 있을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두고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는 마법의 사무실 아냐…잘 보이고픈 총리실의 과잉충성이 문제”
“나경원 1억 피부과 사태는 새누리당의 SNS 대응력 취약점 드러낸 것”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도는 낮은 상태다.
▲대선에 앞서 새누리당의 정책과 전략이 중요하다. 이미 새누리당은 일자리와 복지, 경제민주화 등을 위한 정책개발을 다방면으로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묶느냐는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 약을 투여했다고 환자가 반드시 낫는 것은 아니다. 약을 쓰는 시기와 횟수 등 전략이 먹혀야 약발도 받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준비한 정책들을 어떻게 가공해서 만들어 내놓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대선에서도 김용민 동영상과 같은 생산적 네거티브 전략이 있는지.
▲저 개인적으로는 대선 때 활약할 비장의 카드가 있다. 이 역시 국민검증 차원이다. 특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운도 중요하다. 운에는 횡재운과 천운이 있다. 횡재운은 우연이지만 천운은 아무나 돕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약효가 발휘될지는 모르겠지만 승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
-그간 노원구청장을 역임하며 강남 못지않은 강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가장 손에 꼽는 성과는?
▲강남은 서울시의 도시?교육?주택정책 등 국가의 제도와 법률을 통해 돈을 벌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저는 재정분야의 법령을 개정해 강남북의 불균형제도를 개혁했다. 강남북 간의 서울시교부금 분배 차별시정과 시세징수교부금 분배 차별철폐 등을 주도했고, 노원구에 매년 400-600억이라는 안정적 세수를 확보했다.
-행정가로는 잔뼈가 굵지만 정치인으로는 신인이다. 어떤 각오인가.
▲초지일관의 자세로 임할 생각이다. 조선시대에는 ‘인의예지신’이라는 규범이 중요했다. 이것을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면 도덕성이 포함된 투명성과 신뢰성?공정성?소통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4대 소셜캐피탈을 지키면 사회정의가 실천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런 인프라들을 마음속에 구축하고 활동할 것이다.
-국회 폭력이 난무하며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 상태다. 19대 국회는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오늘날 국회에서 갈등의 원인이 한쪽이 이기고 지는 제로베이스게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여야협상을 위해 양보의 개념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창의적인 절충안과 대안을 마련해서 여야 모두 윈윈 게임으로 갈 생각이다.
<이노근 의원 프로필>
▲1973 청주공업고등학교
▲1977 중앙대학교 경제학 학사
▲2011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
▲1976 행정고시 합격
▲1990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1994 서울시청 문화과 과장
▲1999 서울시 금천구?종로구?중랑구 부구청장
▲2005 서울시 종로구 구청장 권한대행
▲2006 서울시 노원구 구청장
▲2012 제19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