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톡톡 튀는 이색 마케팅 장안의 화제

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까지 “뭐든 튀어야 산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튀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TV, 라디오,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들이 각종 제품에 대한 무수한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당연히 딱딱한 제품 설명식의 전통적인 광고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다보니 세계의 기업들은 최근 약속이라도 한듯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나 브랜드 이미지 광고, 스포츠 마케팅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광고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최근 이런 흐름에 발맞춰 이색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광고
이렇게 달라졌어요”

현대기아차에 대한 기존의 인식은 ‘딱딱하고 정형화된’, 어찌 보면 ‘지루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였다. 또 과거의 자동차 광고들을 봐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길만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사이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급부상한 현대기아차는 그 위상만큼이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다.

지난해 해외에서 큰 이슈를 만들어 낸 CUV 벨로스터의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8월 네덜란드의 바이럴마케팅 기업이 제작한 이 광고는 저승사자가 등장하고 교통사고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포함돼 다소 ‘잔인하다’는 이유로 독일 내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 광고는 좌우 비대칭 3도어 차량인 벨로스터의 특징을 절묘하게 표현해 화제가 됐다.

현대기아차, 이색 광고로 세계인 관심 한몸에 받아
현대차, 헐리우드 영화 주연…기아차, 출시전 노출

기아차도 국내 최초의 박스카인 쏘울의 광고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9년부터 귀여운 햄스터가 등장하는 광고를 시리즈물로 내놓아 젊은 층들을 공략한데 이어 지난 한 해를 휩쓴 셔플댄스 열풍을 활용, 햄스터들이 셔플댄스를 추는 코믹한 광고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 광고는 실질적인 매출 실적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기아차 쏘울는 지난 2011년 미국 시장에서 10만 2267대를 판매, 2010년 대비 52.4%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 3월 전세계 1억명이 시청하는 미국 NFL슈퍼볼에서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5편의 광고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 치타와 경주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현대차의 벨로스터 터보 광고는 미국 슈퍼볼 경기 방송에 집행된 55개 광고 중 선호도 7위, 자동차 광고로는 2위에 선정됐다. 기아차의 K5 광고도 전체 12위를 차지했고, 신형 제네시스 쿠페의 광고도 15위에 선정됐다.

현대 기아차는 슈퍼볼 광고의 영향을 톡톡히 봤다. 현대차 벨로스터는 3월 미국시장에서 3240대를 판매해 전월(2월) 대비 무려 91.4%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기아차 K5 역시 지난 3월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 1만5000대를 돌파했다.


영화관에 이어
안방까지 공략

최근 여러 기업들이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서 드라마나 영화 등에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Pruduct Placement)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알리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다양한 PPL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등에 제품을 등장시켜 세계시장에 현대기아차를 알리고 있다. 과거엔 도로 위를 달려 지나가거나 정차되어 있는 장면 등 아주 짧은 순간에 잠깐 스쳐지나가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10월 개봉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인셉션>에서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차로 현대차 제네시스가 등장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톰 행크스 주연의 <천사와 악마>에 싼타페, 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에 NF쏘나타와 프라이드가 등장한 바 있으며, 지난 2008년에는 미국의 인기 드라마 <24>와 <더 유닛>에 제네시스가 등장했고, 맷 데이먼 주연의 <본 슈프리머시>에는 EF쏘나타가 5분간 쉬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또 최근 미국 케이블 채널 AMC의 최고 인기 드라마 <워킹 데드 시즌 2>에서 현대차 투싼ix가 주인공이 이용하는 차량으로 여러 차례 비중 있는 장면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영화보다는 주로 드라마를 통해서 PPL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이미 출시된 차가 아니라 출시 전에 TV를 통해서 먼저 제품을 노출시켜 소비자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기아차는 2010년 KBS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 당시 막 출시된 스포티지R을 등장시켜 주목을 받았고, 2009년 방송된 KBS의 <아이리스>에서는 극중 주인공인 이병헌의 차로 출시 전인 K7을 등장시켜 신차 붐 조성에 기여했다.

기아차는 또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아차 최초의 후륜구동 프리미엄 세단인 K9을 출시 전부터 SBS 드라마 <패션왕>에 등장시켰다. 기아차는 출시 전부터 K9의 존재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K9의 모습을 공개, 신차 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기배우 이민호가 주인공을 맡은 <씨티헌터>에서 주인공의 차로 벨로스터를 등장시켜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방영 이후 벨로스터는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140여대에 이르는 등 드라마 방영 전과 비교해 계약대수가 50%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한 PPL외에도 각종 쇼프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TV프로그램에 차량을 노출시키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K-POP스타>에는 현대차 i40와 i30가 등장하고, <런닝맨> <무한도전> <1박2일> 등 오락 프로그램에도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차량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이색 런칭쇼에
엔터테인먼트 가미

이색적인 광고나 PPL도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지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한 발 더 나아가 이색적인 신차 출시 행사를 통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개념 PUV 벨로스터 출시행사를 시작으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신차 출시 행사를 선보이며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앞 특설무대에서 국내외 유명 DJ, 가수, 탤런트 등 대형스타들을 초청해 ‘벨로스터 런칭 오프닝쇼’를 개최했다.

이날 오프닝쇼에는 국내 유명 DJ 아리카마(ARIKAMA)와 인기 가수 싸이의 공연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일렉트로닉 뮤직페스티벌에서 인기리에 활동 중인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DJ 칼 콕스(Carl Cox)의 공연이 펼쳐졌다.

유명연예인 초대하는 등 이색 론칭쇼로 젊은 층 공략
현대차, 축구·골프…기아차, 야구·농구·테니스 후원해

현대차의 이색적인 신차 출시 행사는 2012년에도 이어졌다.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국내 대표적인 SUV차량인 싼타페는 지난 19일 인천 송도 왕복 8차선 도로인 ‘하모니로’에서 보도발표회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21일에는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런칭 페스티벌 ‘런서트’를 진행했다.

마라톤과 콘서트를 결합한 형태의 이색적인 행사로 구성된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차는 행사장에 ‘싼타페 광장’을 마련, 신형 싼타페 전시 및 모델들과의 포토타임을 진행하고 고객들이 직접 시승을 해 볼 수 있는 체험존을 운영해 참가자들에게 싼타페의 상품성을 알렸다. 또 세븐, 2NE1, 티아라, 신화 등 K-POP스타들이 총출동해 신나고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해 고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스포츠 마케팅은
계속 된다 ‘쭈욱~’

이미 현대기아차의 이색 마케팅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스포츠 마케팅 역시 기업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스포츠 마케팅은 각각 영역을 나눠 진행돼 각 브랜드의 특성을 대변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스포츠인 축구와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골프에 집중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으며, 기아차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농구, 테니스 등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해 6월 개막된 ‘2011 FIFA 여자 월드컵’에 대회 공식 차량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로 2012 본선 조추첨 행사에 차량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유로 2012 스포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골프를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매년 국내외의 다양한 골프대회를 개최 및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골프대회 중 최대규모이면서 유일한 유러피언투어 골프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후원한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함께 참여하는 스포츠 마케팅 이외에도 미국 프로농구(NBA), 테니스 등을 적극 후원하며,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1월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후원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13개 구단을 후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신인왕 블레이크 그리핀을 글로벌 홍보대사로 임명한 바 있다.

또한 유명 테니스 스타인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킴 클리스터(벨기에)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 대회를 지난 2002년부터 11년 연속 메이저 스폰서로 참여해 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특히 2011년 대회는 전세계 160여 개 국가로 중계되어 연인원 10억 명 이상이 시청하고, 기아차는 약 6천여 시간 동안 브랜드 로고 노출을 통해 미화 7억 달러 상당의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연루된 사건들을 파고드는 속도가 달라졌다. 정권 말기 검찰의 생존 본능이라는 평가다. ‘명태균 게이트’의 한 갈래인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갑작스레 빨라졌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꽁꽁 싸매왔다. 봐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김씨를 시작으로 윤 전 대통령까지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도 열흘이 지났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9부 능선을 넘었다. 체제를 유지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명태균 게이트’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출금 연장 추가 영장 검찰 내부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정치권의 특검 명분을 약화하기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지 못한다. 김건희씨도 영부인 지위를 상실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자연인이 되면서 회피 수단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된 상태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가 되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이자 위법하다고 인정한 만큼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월 불소추특권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하고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연장한 만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사저로 돌아갔으니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확보하면서 “NLL(북방한계선) 인근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과 같이 북풍 공작을 구상한 정황을 확인했다. 고발 3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4일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또 대통령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보안폰(비화폰) 서버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경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수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윗선으로 지목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방부 수뇌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수처 수사는 윤 전 대통령의 격노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이첩하는 해병대 수사단의 결과가 왜곡된 것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소추특권 상실로 부담감↓…직권남용 적용 가능 경찰·공수처 수사 한창…대면 조사 가능성 거론 공수처는 지금까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간접적으로 들은 것으로 알려진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수사에 인력을 집중하며 채 상병 수사는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비상계엄 정국이 마무리된 만큼 공수처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직접 듣고 해병대 수사단 조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 임 전 비서관은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서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실상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명태균 게이트의 정점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과 김씨가 지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공천에 개입했단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청탁을 받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명씨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의 음성을 통해 공천 개입 정황이 확인된 상황서 검찰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 포렌식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김씨는 지난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윤 전 대통령)이 (당에) 전화했는데 ‘(김영선을) 그냥 밀라’고 했다”며 “잘될 거니까 지켜보자”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7월 명씨로부터 대선 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명씨는 김씨가 지난해 총선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민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서) 당선되도록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끝나고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무렵 김씨가 김 전 의원과 11차례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다. 특검을 막아라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씨에게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 “공천 개입 의혹 관련해 대면 조사 필요성이 있으니 출석해달라”며 소환을 통보했다. 명씨 사건이 중앙지검으로 이송되기 전 수사를 담당했던 곳은 창원지검이다. 창원지검은 김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했던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 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 ‘공천 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씨에게 “창원 의창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김씨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전 의원은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할 겁니다”라면서 김씨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서 명씨는 이 의원에게 “의문이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하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9일 오전 10시1분이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 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2분30초짜리 파일이다. 검찰은 명씨가 이 녹음 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지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 육성이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같은 날 명씨는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 전 의원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김씨는 명씨 사건과 관련해 단 한 번도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 내부서도 봐주기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역력하다. 검찰의 봐주기 논란에 불을 지펴온 민주당 등 야 6당은 수차례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해 왔다. 수사 대상에는 명씨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범여권 ‘잠룡’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씨까지 포함됐다. 못 미더운 수사기관 당초, 명태균 특검법 초안에는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2022년 대우조선 파업 등 의혹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려 했다. 하지만 ‘불법적 정황 증거’를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인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결정과 사업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수사 대상을 한정 짓지 않고 추가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명태균 특검법 제2조 제6항에는 ‘제1호부터 5호까지 관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및 범인 도피, 조사·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해태·봐주기를 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 사건’이라고 적시돼있다. 이는 창원지검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수사 진척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미진하게 수사를 진행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을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으로 특검 수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특검법은 지난달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게 가로막혔다. 민주당은 이번 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에 나선다. 이는 조기 대선 레이스에 맞춰 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수면 위로 꺼내 윤 전 대통령과 김씨,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들을 동시에 흔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 차기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한 견제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씨와 연관된 의혹 당사자로 거론되는 상황서 명태균 특검법 움직임 자체가 압박이 될 수 있다. 오 시장 측은 “명씨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비용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해 왔다. 또 명씨 주장에 “새빨간 거짓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반박했다. ‘명태균 게이트’ 봐주기 의혹 해소 급선무 “성과 뺏기면 안 돼” 강도 높은 수사 예고 “여러 차례 만났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오 시장 측은 ‘2021년 1월께 김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두 번 만났고, 당시 캠프 실무를 총괄한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추가 연락한 것은 맞지만, 부정 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2월께 완전히 끊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 전 부시장은 앞서 검찰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는 명태균 진술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특검이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거부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려면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넘어와야 한다. 민주당은 차기 주자들 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국민의힘 단일대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변수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지난 9일 구속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이 지난해 11월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구속한 지 145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각각 주거지 제한 ▲보증금 5000만원 납입 ▲거주지 변경 시 허가 의무 ▲법원 소환 시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의무 등을 걸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볼 때 구속 기간 만료 내에 공판 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 등을 고려해 조건을 부과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명씨 변호인은 명씨가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지 않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가 없는 점,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난해 12월 법원에 보석 허가청구서를 제출했다. 명씨가 다시 폭로전에 나설 경우 6월 대선 전까지 수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과도한 여론전에 나서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석방되면서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출장 조사 등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황금폰을 명씨로부터 제출받아 포렌식을 마치는 등 필요한 증거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돼 공소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한 검찰 간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 “이제는 부담감 없이 마음껏 수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특검에 성과를 뺏겨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고 수사팀도 의지가 강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간부 회의를 통해 ‘타협하자’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요리조리 눈치 보기 검찰은 명씨 사건뿐만 아니라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 중인 모양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안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고발인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검찰 무혐의 처분에 항고해 서울고검은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됐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파면 선고 전날인 지난 3일 대법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