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일요시사 선정>2011 이슈메이커 50인⑤스포츠계 10인

달리고 넘어지고 돌아오고 사라지고…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일요시사>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2011년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군 10인을 선정했다. 프로야구와 축구, 농구의 구기종목과 수영·피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은 멋진 활약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갖은 루머와 은퇴, 사망 소식 등으로 팬들을 안타깝고 씁쓸하게 만들기도 했다. 2012년에는 좋은 소식만 가득하길 바라며 멋진 활약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해 본다.

야구 5명, 축구 2명, 농구·수영·피겨 각 1명 선정
대박 치며 일본 진출한 이대호, 국내 복귀 이승엽

<105억 대박 터뜨린 이대호>

이대호는 올 시즌 국내무대에서 0.357의 타율과 27개의 홈런, 176안타, 113 타점을 기록하는 무난(?)한 시즌을 보냈다.

2006년 타격 3관왕과 2010년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등 엄청난 기록을 남겼던 해에 비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2위, 최다 안타 1위의 성적이 무난하게 느껴질 선수, 그가 바로 이대호다.

2001년 2차 1지명 투수로 입단한 이대호는 타고난 힘과 유연성으로 어느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만년 하위권에만 머물던 팀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나큰 공헌을 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WBC,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며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일약 발돋움 했다.

지난 시즌에는 구단과 원만한 연봉 협상을 하지 못해 KBO에 연봉조정 신청까지 하며 마찰을 빚었지만 올 시즌 종료 후 가치를 인정받고 일본무대에 진출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4년 100억이라는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전례 없는 금액을 제시 했지만 이대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의 오릭스 버팔로스가 2년 105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해 이대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었다.

지난 11일 201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한국 야구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지난 14일 일본으로 건너간 이대호는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놀러온 것 아니다. 우승하기 위해 왔다”는 당찬 포부를 남기며 일본 프로야구 시작을 알렸다.

<송지선 자살 파문 연루된 임태훈>

지난 5월7일 송지선 아나운서가 트위터에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두산 베어스 임태훈과의 갖은 의혹과 루머가 계속됐다.

송 아나운서는 “임태훈과 1년 넘게 교제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구단 측이 이를 전면 반박하자 마음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같은 달 23일 19층의 자택에서 이불을 둘러싸고 투신했다.

한편 송 아나운서 사망 후 임태훈에게 네티즌들의 원색 비난은 끝없이 이어졌고 결국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임태훈은 2군을 오르내리다 시즌 도중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1군 복귀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온갖 야유와 비난을 들었지만 팀을 위해 그는 묵묵히 참고 공을 던졌다.
 
이 사건으로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 꼽혔던 두산 베어스는 전력 약화화와 함께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며 5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임태훈은 현재 마음을 추스르고 팀 동료의 결혼식과 영화 <퍼펙트게임> VIP시사회, 선수협 정기총회 등에 참석하며 평정을 되찾고 있으며 내년시즌에는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 재기를 꿈꾸고 있다.

<전설로 사라진 ‘무쇠팔’ 고 최동원>

프로야구계의 큰 별이 졌다. ‘전설의 투수’ 최동원이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2007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적이 있었고 간암 투병설이 흘러 나왔지만 지난 7월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2011 레전드 리매치에서 보인 최동원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예전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본인은 건강을 지키려고 식이요법을 하느라 살이 빠졌다며 괜찮다고 했지만 그로부터 두 달 뒤 병세가 악화돼 결국 향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 1, 3, 5, 6, 7차전에 등판해 4승1패로 믿기지 않는 기록을 남기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영원히 깨지지 않을 한 획을 그었다.

5경기에서 무려 40이닝을 던졌다. 투수가 분업화한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다.

정규시즌에도 1983년 프로에 데뷔해 5년 연속 해마다 10승 이상을 올리고 200이닝 이상을 던진 ‘무쇠팔’이었다. 트레이드마크는 안경과 와인드업 때 왼발이 하늘로 치솟는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최동원은 1980년대 해태 선동열과의 뜨거운 라이벌 대결로 숱한 화제를 모았다. 둘은 1승1무1패를 기록했고 현재 이 둘의 라이벌을 소재로 한 영화 <퍼펙트게임>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비운의 ‘타격 머신’ 고 장효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로 인정받았던 삼성 라이온즈의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 장효조가 향년 55세로 유명을 달리해 야구계는 슬픔에 잠겼다.

장효조는 위암과 간암으로 한 달이라는 짧은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 9월7일 영면했다. 지난 7월23일 30주년 레전드 올스타전에만 하더라도 정정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인사했던 장효조이었기에 너무도 갑작스런 일이었고 모두가 애달파했다.

현역 시절 장효조는 ‘방망이를 거꾸로 들어도 3할 타자’라는 소리를 들은 최초의 선수였다. 그는 선수생활 10년간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들을 숱하게 남겼다.

장효조는 10시즌 동안 8차례나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983년 삼성에서 데뷔와 함께 타격왕을 차지하며 7년 연속 3할 타율을 쳤고 통산 타율 3할3푼1리로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첫 해부터 3할6푼9리라는 고타율로 수위타자에 올랐고 이후 1985년부터 87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다.

빙그레 이정훈이 1991~1992년 2연패했을 뿐 누구도 3년 연속 타격왕을 하지 못한 대기록이고 통산 타격왕 4회도 양준혁만 어깨를 함께하고 있다.

또한 역대 한 시즌 최고타율 10위 안에는 장효조의 이름만 3차례나 들어가 있고 3할6푼 이상의 고타율만 3차례 기록해 그의 타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경지였다.

세상을 떠난 ‘한국야구의 영웅’ 최동원과 장효조는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의 모임인 일구회가 주는 일구대상 2011년 공동 수상자로 선정돼 하늘나라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2년 만에 코트 복귀한 김승현>

이면계약서 파문으로 코트를 떠났던 ‘천재가드’ 김승현이 복귀해 화제다.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받은 최초의 선수인 김승현은 어시스트 부문에서 네 차례나 1위에 올랐고 04~05시즌에는 평균 어시스트 10.5개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 국내 최정상급 가드로 활약하며 코트를 종횡무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 소속팀 오리온스와 연봉 지급 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느라 2010년 11월 KBL에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작년 3월 이후 공식 경기에 뛰지 못한 김승현은 8일까지 다른 팀 이적을 조건으로 오리온스와 합의, 임의탈퇴 공시에서 해제됐다.


프로야구 투·타의 큰 별 최동원, 장효조 세상 떠나
국가대표 은퇴한 박지성, 코트 복귀한 김승현 화제

하지만 김승현이 오리온스에게 받을 14억을 포기하고 코트 복귀를 결정한 것이다. 그간 “코트 복귀가 최우선”이라던 김승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보였다.

김승현은 지난 7일 인천 전자랜드 전에서 지난해 3월6일 이후 641일 만에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6어시스트 2스틸로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후 경기에서 예전만한 실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농구 관계자들은 “공백이 길어서 그렇지 센스는 여전하다”며 차츰 나아질 것을 기대했다.


<재기 성공한 ‘마린보이’ 박태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에 은메달까지 추가하며 한국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박태환은 올림픽 이후 심적 부담감 등의 이유로 심각한 부진에 빠졌었다.
 
하지만 ‘마린보이’는 피나는 훈련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제 16회 아시안 게임 남자 200m 자유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 최고 기록을 0.05초 앞당기면서 금메달을 땄다. 남자 400m 자유형, 남자 100m 자유형에서도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이로써 전 대회(2006년 도하)에 이은 2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쌓게 되면서 한국 수영사의 최고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올해에도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2011  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해 400m 금메달, 200m 4위, 100m에서는 준결승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고 지난 13일 호주에서 열린 2011-12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2012 런던 올림픽을 준비 중인 박태환은 지난 20일 귀국했다가 내년 1월4일 호주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며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태극마크 반납 산소탱크 박지성>

지난 1월의 마지막 날 국내 축구팬들은 물론 외신들도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산소탱크’ 박지성이 11년간 입어온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한 것이다. 카타르에서 2011 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박지성은 1월31일 대한축구협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일월드컵 본선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을 함께한 박지성은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이번 아시안컵에서 A매치 100경기(13골) 출전을 달성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

이날 박지성은 “지난 11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던 것을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행복했다”며 “아직 이른 나이일 수도 있고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한국 축구를 위한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산소탱크’의 국가대표 은퇴소식에 많은 팬들은 아쉬워했고 이후 국가대표팀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그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팀 감독 경질 논란 조광래>

지난 8일 대한축구협회는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을 전격 경질, 발표했다.

조 전 감독이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남긴 성적은 12승 6무 3패. 결코 나쁘지 않은 전적임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되는 여론과 팽창되는 불만에 시달렸다.

그 이유로는 이영표·박지성의 은퇴와 숙명의 대결인 한일전 패배, 레바논전 패배, 해외파 차출을 둘러싼 구설수의 4가지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조 전 감독은 “조기축구회 감독도 이런 식의 경질은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기술위원회는 마땅한 차기 감독도 정해 놓고 있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

<‘승짱’에서 ‘라이언킹’으로 복귀 이승엽>

마침내 그가 돌아왔다. ‘아시아 홈런왕’ ‘국민타자’ 이승엽이 지난 5일 총액 11억 원에 친정팀 삼성과 입단계약을 맺고 8년 만에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해 2003년까지 9년간 통산 0.305의 타율에 324홈런과 948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2004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진출한 뒤 요미우리와 오릭스를 거치며 통산 0.257의 타율과 159홈런, 439타점을 기록한 뒤 국내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삼성과 연봉 8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11억원이라는 국내 최고 대우로 입단 계약을 확정지은 이승엽은 “다시는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다시 돌아오게 됐다는 생각에 말 못할 기쁨을 느낀다.

삼성은 내 마음의 고향이고, 워낙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 일본으로 갈 때도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그 보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팀이 올해 우승도 하고 좋은 상태인데 후배들과 함께 잘 융화해서 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승엽의 뒤를 이어 김태균과 박찬호도 해외무대를 정리하고 국내 복귀가 확정돼 팬들은 스타들의 귀환을 반기며 내년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 외교관’으로 변신 김연아>

‘피겨퀸’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 이후 은퇴를 고민했다.
 
하지만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만 출전하기로 결정한 김연아는 일본의 안도미키에 1.29점차로 밀려 아쉽게 은메달을 땄다. 연습량이 부족했지만 김연아의 연기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2011년 세계선수권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활동하여, 2011년 7월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결정된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준비한 대회인 2012년 제1회 동계유스 올림픽의 홍보대사로 임명되어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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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5000만원 관봉권’ 출처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검찰은 대통령실 특활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씨는 그저 ‘기도비’라고 진술 중이다. 검찰이 김건희씨까지 수사 대상에 올린 점을 보면 전씨의 진술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전씨가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김씨의 소환조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일가를 향한 수사는 그간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로비 사건은 중앙지검이 아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포문을 열었다. 전씨는 통일교와 캄보디아 사업 및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았다. 윤석열 일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수상한 증거들 남부지검은 전씨를 수사하기 이전에 한 가상자산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최근 정식 부서로 신설된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7월 ‘퀸비코인(QBZ)’ 관계자 이모씨 외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사업 진행 능력이 없음에도 허위 자료를 제출해 스캠 코인을 상장했다. 1만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한다. 남부지검은 수사 과정서 퀸비코인 관계자 이씨가 2018년 1월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모씨를 전씨와 연결한 정황 및, 이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정씨는 전씨 법당을 찾아 1억원을 건넸다. 이 사실을 파악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법당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두 달여 전에는 경기 성남의 카카오 판교 서버를 압수수색해 전씨의 카카오톡 기록까지 확보했다. 전씨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그의 처남으로 알려진 ‘찰리’ 김모씨도 전씨와 같이 활동했다. 전씨는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전시기획회사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씨의 딸도 잠깐이지만 코바나컨텐츠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남부지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로비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실제 전씨가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들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청탁 사유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담겼다. 이 압수수색은 전씨를 통해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이자 2인자였던 윤모씨가 수천만원 상당의 그라프(Graff)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남부지검은 윤씨가 지난 2022년 7월 전씨에게 ‘김 여사가 물건(천수삼) 잘 받았다더라,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찍혔는데…통상 정부 예산 활용 금융권 “개인이 갖고 있을 수 없다” 일축 검찰이 지난 3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남부지검 수사팀 내부에서는 김씨를 대선 직전에 소환조사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목걸이와 명품백을 잃어버렸다. (김 여사가 잘 받았다는 문자는) 거짓 문자”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씨 측도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윤석열정부의 캄보디아 ODA 사업 추진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국가 단위 ODA 연대 프로젝트에 동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3월 윤씨가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김씨를 인수위서 만난 뒤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통일교는 같은 해 메콩강 핵심 부지에 ‘아시아태평양유니언 본부’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윤씨는 훈센(Hun Sen) 당시 캄보디아 총리와도 이 사업을 논의했지만 자금난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씨는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만나 1시간 독대를 하면서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ODA는 비영리기구(NGO)가 펀딩 가능하고 국가가 지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직후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가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협의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한 점을 주목했다. 한도액이 늘면 중기후보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돼 ODA 사업 수주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윤씨는 전씨에게 “김 여사에게 빌리지 말고 하고 다니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씨 명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했다. 이 중 1대는 김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서 나오면서 보안 비화폰(안보폰)을 반납한 뒤 개통한 휴대전화다. 나머지 2대는 옛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사실상 공기계로 알려졌다. 자택 압색 그 이후… 검찰은 100여개에 달하는 압수 대상에 윤씨 선물 명목으로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적시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청탁이 성사됐거나 윤씨와의 직무 관련성 등이 입증된다면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카톡 기록과 전달됐거나 전달되려 했던 물품들은 이미 수사팀이 확보했으니 김씨가 대면 조사를 피하긴 힘들다”며 “남부지검서도 성역 없이 수사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니 직무 관련성 입증이 관건”이라며 “입증만 된다면 알선수재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전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5만원권 3300매(1억6500만원)를 확보했는데, 이 중 5000만원은 비닐 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전씨에게 이 관봉권의 출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관봉권은 ‘제조권’과 ‘사용권’ 두 종류로 나뉜다. 제조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한은이 받아온 신권으로 돈다발에 십자 형태의 띠를 두르고 비닐로 싸 압축한 형태다. 사용권은 한은이 시중은행서 회수한 돈을 검수해 낡은 돈은 폐기하고 사용하기 적합한 돈만 골라낸 것이다. 발견된 돈다발 김씨와 전씨 사건서 등장하는 관봉권은 모두 사용권이다. 전씨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 돈다발은 한은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있었고, 비닐엔 기기 번호와 담당·책임자 일련번호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씨 측이 옷값을 치를 때 썼던 관봉권은 비닐 없이 띠지만 둘러져 있는 돈다발 형태였다. 관봉권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대통령실(청와대)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에 필요한 특수활동비로 쓰이기도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이 특활비가 로비 자금으로 악용됐다. 한은은 전국에 16개 지역 본부를 두고 금융기관에 관봉권을 보낸다. 서울엔 남대문 본점 및 강남본부 등 두 곳이 있다. 이 중 강남본부가 대통령실과 사정기관 등에 예산 조달을 담당해 왔다. 다만 민간인의 집에서 관봉권이 발견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개 일반 정부 예산은 관봉권 형태가 아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전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천만원 상당의 관봉권이 묶인 채로 남아 있는 건 영수증 내역도 남지 않는 특활비”라며 “통상 정보와 사정기관이 ‘돈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도 전씨의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 강남본부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 관봉권에는 ‘2022년 5월13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있다. 윤 전 대통령 취임일 사흘 뒤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로 돈은 ‘기도비’ 명목으로 받아왔지만 관봉권은 정확하게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은 방문 이후 전씨의 집에서 발견된 관봉권에 적힌 ▲기기번호 ▲담당자 ▲책임자 ▲발권국 항목 등의 의미를 확인했다. 기기번호의 뜻은 정사기(검수기) 기기번호와 기기호수를 뜻하고, 발권국 정보에는 정사 업무를 담당하는 발권국 화폐관리1팀을 의미하는 숫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MB 때 국정원 ‘입막음·로비’ 용도로 사용 검·정보 “이번엔 아니다”…남은 건 용산 포장지에 적힌 ‘2022년 5월13일 오후 2시5분59초’는 한은이 검수를 마친 시각이라고 한다. 다만, 한은은 개별 사용권이 어느 시점에 어느 금융기관으로 지급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금융기관서 화폐를 요청하는 경우 ▲지급한 금융기관명 ▲지급일자 ▲권종 ▲금액 등만 기록할 뿐, 어떤 사용권 묶음을 제공했는지는 별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관봉권이 지난 대선 기간 전씨가 운영했던 윤 전 대통령 선거캠프 운영비일 수 있다고 보고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초 당시 네트워크 본부장으로 있던 오을섭씨를 소환조사하면서 양재동 캠프의 운영비 출처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관봉권 출처가 불분명한 만큼 특활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변호사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한은 뭉칫돈은 대부분 특활비”라며 “특활비라면 한은 검수 이후 수천만원 상당의 돈이 필요한 곳은 보통 사정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예산은 뭉칫돈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정기관 담당자들을 불러 확인해봐야 하는데 정보기관에서는 특활비 활용 자체가 보안으로 분류돼 확인도 어려울 것이다. 출처 규명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 접촉한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국정원 특활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앞서 이명박정부 청와대는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했는데, 당시 국정원은 관봉 형태의 특활비 5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 ‘입막음비’로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 수사와 공판 등을 통해 청와대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장 전 주무관에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분명한 출처 어디?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 특활비와 흡사해 보이지만 2022년 이후의 특활비 활용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쓰인 ‘국정원 특활비’ 등에 대해서 들여다봤을 때 불법적이거나 위법하게 쓰인 사실이 없다. 한 개인에게 갈 일은 더더욱 없다”고 못 박았다. 검찰 관계자도 “남부지검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검찰 특활비는 아니다. 남부지검 수사팀도 검찰과는 상관없는 관봉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