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민주당 당권 잡은 이해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9.03 16:53:19
  • 호수 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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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친노 좌장…문과 호흡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변은 없었다. 문재인정부와 함께 국정운영의 쌍두마차인 여당을 이끌 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었다. 선거에 앞서 이미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이 신임 대표는 ‘집권 20년 플랜’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신임 당 대표는 지난달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서 대의원·권리당원·국민여론조사·일반당원 여론조사 등 4개 항목 모두 송영길·김진표 의원을 압도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일반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여론조사 5%, 대의원투표 45%, 권리당원 4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변 없었다
높은 인지도

45%가 반영돼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 현장투표서 이 대표는 40.57%를 득표해 각각 31.96%와 27.48%를 얻는 데 그친 송·김 후보를 눌렀다. 1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44.03%을 기록, 송(30.61%)·김(24.37%) 후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5%가 반영되는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38.2%)와 송 후보(36.3%)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며 김 후보는 25.5%에 그쳤다. 월 1000원의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71만명 규모인 반면, 당비를 납부하지 않고 당원명부에만 올라있는 일반당원은 360만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김 후보의 강세가 점쳐졌던 권리당원 ARS 투표서도 우위를 보였다. 이 대표는 40%가 반영되는 권리당원 투표서 45.79%로 송 후보(28.67%)와 김 후보(25.54%)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오히려 대의원 투표보다 격차가 더 컸다.

당 안팎서 추진력과 경륜을 높이 평가받는 이 대표는 2년 임기 동안 당을 이끌며 2020년 총선도 진두지휘한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단체·노동조합 등과 민생경제연석회의를 구성해서 노동·고용 문제나 민생 관련 사안들을 최우선으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치열한 3파전에 따른 후유증이 예상되는 만큼 송영길·김진표 후보에게 중책을 맡겨 ‘원팀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는 “송영길 후보는 북방경제에 관심과 조예가 많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정책에 관해 전문적인 식견과 열정을 가졌다”며 “(그분들이 주도하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다양하고 유기적인 ‘당정청 협의’ 구상도 밝혔다. 이 대표는 “정기적으로 국무총리가 중심이 돼 총리·당대표,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이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안에 따라서 ‘국무조정실장-청와대 수석-장관-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또는 ‘당 정책위의장-장관-차관-기획조정실장’이 만나는 다양한 협의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선 “선거제도 개혁만 다루면 협소하게 다뤄질 수 있다. 개헌과 연계해야 올바르게 이뤄질 수 있다”며 개헌과 연동해 논의돼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이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이해찬 대표와 인연이 많아 당청 관계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 입법 문제는 당에서 크게 도와주셔야 한다”며 당 신임 지도부를 곧 청와대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집권 중반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파트너가 된 그에게는 국회 입법 과정서 성과를 내고 ‘여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당정청 관계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민주당 전대 현장에 직접 나와 투표권을 행사한 대의원들은 이 대표를 지지한 이유로 그의 개혁성과 추진력을 내세웠다. 

집권 2년차 성과 급한 청과 균형
여권 전반 전열 재정비 광폭행보

다시 ‘올드보이’(오래된 정치인)가 전면 등장하는 것에 대한 당 안팎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국무총리를 지낸 그의 경륜과 리더십이 다른 후보들을 제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 당선은 곧 ‘강한 여당’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서 수차례 ‘강한 리더십’을 강조해왔다. 특히 ‘고용쇼크’라고 불릴 만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이에 따라 정권 출범 2년차를 맡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이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당면한 과제로는 ‘경제 성적’, 최대 난제로는 ‘야당과의 협치’가 꼽힌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수락연설서 2020년 총선 승리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역설했다. 

그는 “경제도 통합도 소통도 다 중요하다. 하지만 철통같은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더 유능한 민주당, 더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험과 연륜을 앞세우는 그는 당정청 간의 긴밀한 소통도 강조했다. 
 

노무현정부서 총리를 역임한 만큼 당청 관계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의 당면 과제는 당연 경제 성적이다. 정부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최근 여론조사서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밑바닥 민심도 긍정적이지 않다. 

고용통계 등 각종 경제 관련 지표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결국 여당이 정책적으로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얼마만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의 성과는 2020년 치러질 21대 총선서 평가받게 된다. 당이 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을 지켜낸다면 21대 총선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승리는 후반기 국정 운영의 동력이 되면서 2022년 치러질 대통령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년 집권플랜
그래도 협치

이 대표 역시 수차례 총선 승리와 재집권을 강조해왔다. 그는 당 대표 선거 기간 내내 민주·개혁진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최소 20년 집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한 여당을 표방하는 만큼 최대 난제로는 야당과의 협치가 꼽힌다. 이 대표는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서도 유일하게 ‘적폐 청산’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 뒤편서 기무사 적폐 세력은 쿠데타를 모의했다”며 “적폐 청산과 사회개혁으로 나라다운 나라, 자랑스러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존재감이 커지고 보수의 정치공세를 단호히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야권은 이 대표에게 ‘협치’와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를 향한 날선 인식은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협치를 주문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을 언급하며 또 다른 버전의 협치를 당부했다. 최근 규제개혁을 놓고 이견차를 보이는 정의당은 민주당의 우클릭을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의 당 대표로서 민생을 살리고 여야 협치의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것에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민생경제가 고초를 겪는 지금에야 말로 여당이 경제위기를 직시하고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민생경제를 살리고 국익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다면 초당적으로 힘을 합치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도 “고용 쇼크, 소득 양극화, 최악의 민생경제 상황서 집권당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올해 안에 민심 그대로 선거구제 개편,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막는 개헌이 국회서 협치로 반드시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여소야대 국회서 야당과의 협력, 협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압박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서 “거대정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파의 이익을 떠나 선거제도 개혁과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당부드린다”며 개헌을 강조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지금 여당은 곳곳서 우클릭을 하려는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민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여당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최다선 현역 의원이자, 친노(친 노무현)계의 좌장이다. 실제로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교육부장관,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다. 2012년 18대 대선 때 안철수와의 대선 후보 단일화 때문에 금방 자리서 내려와야 했지만,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현역 정계 거물이다.

이 대표는 1952년 7월10일 충청남도 청양군 출생이다. 3남으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본관은 전주이며, 조선 14대 왕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14대손이다. 아버지 이인용은 일본 유학을 다녀왔지만 끝까지 창씨개명을 거부했다. 해방 이후 청양면장을 지냈으며 4·19 혁명 때까지 재직했다.

1965년에 청양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했다. 1968년 덕수중학교를 졸업했다. 용산고등학교에 입학해 1971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하고, 이듬해인 1972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아버지 충고에
학생운동 시작

1972년 10월17일 유신 선포를 계기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신 선포로 휴교령이 내려지자 고향 청양에 내려왔는데 아버지가 “나라가 이 모양인데 학생들이 데모도 하지 않느냐”며 질책을 받고 바로 상경해 학생운동 서클에 가입했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서 그는 막노동을 하며 학비를 마련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돼 1년을 복역하고 출소했다. 

이후 이 대표는 생계를 위해 무역회사에 다니기도 하고, <동아일보>서 해직된 기자과 번역소를 차리기도 했다. 엠네스티 한국지부 상근자로 일하다 평소 관심이 많던 출판일을 익히려고 범우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1978년 사회학과 학술모임서 만나 사귀어 오던 김정옥씨와 결혼했다. 광장서적을 설립, 출판사 ‘한마당’과 ‘평민서당’을 설립했으나 불온서적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등록을 취소당했다. 그는 ‘돌베개’ 출판사를 설립하고 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출판했다.

이 대표는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됐다. 재판을 받고 투옥됐다가 수감 2년6개월 만에 크리스마스 특사로 나왔다. 이후 재야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해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총무국장에 선출됐다. 

군사 독재 정권은 그를 요시찰 인물로 삼아 감시했으나 굴하지 않고 반독재운동과 출판 활동 등에 종사했다. 

입학 후 14년 만인 1985년 8월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1987년 이해찬은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에 선출됐고, 6월 항쟁 당시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을 맡았다. 1987년말 <한겨레> 신문 창간발기인을 지냈다.

재야 운동 출신…노정부 실세 총리
30년 전 평민당 입당 후 내리 7선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에 섰던 재야인사들과 함께 평화민주당에 입당했다. 198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서울 관악구서 평민당 후보로 입후보해 당선된 이후 내리 7선 국회의원이 됐다. 

13대부터 17대까지는 지역구가 서울 관악구 을 지역이었고, 2008년 18대 총선 때에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가 2012년 19대 총선 때 관악구을에 다시 나오지 않고, 당시 신설된 지역구이자 자신이 건설을 지휘했던 세종시로 내려가 당선됐다.

이 대표는 민주당계 정당의 대표적인 선거 전략가 중 한 명으로 유명하다. 1992년 6·27 지방선거 때 조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서 선거 전략을 담당하면서 조 후보를 당선으로 이끌어 처음 선거 기획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 후 자신이 선거 전략에 관여하면서 대통령 세 명을 배출해 ‘킹메이커’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요직을 지냈다. 2002년 16대 대선 때는 노무현 캠프에 참여해 참여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국무총리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발적인 역할 분담으로 행정부 2인자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게 돼 역대 국무총리 중 JP(김종필 전 총리)와 더불어 실세 총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세종시의 설계 및 추진도 이 총리 때 이뤄졌다.

당시 인연으로 이 대표는 민주당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친노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언론에 ‘친노의 좌장’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 편이다. 심지어, 친노계 리더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도 깍듯하게 형님이라 부르면서 선배로 예우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도 
깍듯하게 형님

7선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현역 의원들 중 최다선이다. 20대 국회를 통틀어서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8선) 다음이다. 하지만 서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서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게 드러나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이 대표가 최다선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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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