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최근에 개최됐던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서 영상축사를 통해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증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며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심지어 다른 나라, 일본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는 느낌이 든다. 나아가 제대로 사고하는 인간인지 의문까지 일어난다. 먼저 그가 주장하는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증가’에 대해서다.
문 대통령이 무슨 근거로 이리 주장하는지 도대체 감이 오지 않는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살피면 ‘고용 재난’이란 단어까지 등장하고 심지어 실업률도 최악이라 하는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리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그 이하에서 문 대통령의 의식 수준을 재단할 수 있는 대목이 등장한다. 바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와 관련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의 축사 이전에 “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고용악화 원인을 최저임금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축사에 등장하는 내용은 바로 장 실장의 발언을 토대로 이루어진 모양인데 장 실장은 무슨 근거로 당당하게 그를 주장했을까. 혹시 통계청 자료 때문에 그리 주장하는 게 아닐까.
최근 통계청은 1년간 고용동향에 대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59만명으로 7만2000명이 늘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4만2000명으로 10만2000명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실장이 바로 이 대목을 인용, 언급한 내용을 문 대통령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축사에 버젓이 이용한 것으로 풀이 되는데, 이 정도면 문재인정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실로 난감하다.
아울러 순간적으로 조삼모사란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이 성어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 중국 송나라에 원숭이를 좋아하여 키우는 저공이란 인물이 있는데 원숭이 수가 증가하자 원숭이들에게 “이제부터는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고 했다.
그 소리를 들은 원숭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자 저공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듯 하며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반색하며 반겼다는 의미다.
굳이 이 고사를 인용하고 설명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 대통령이나 장 실장은 대한민국 국민 알기를 원숭이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게 아니가하는 생각 때문으로 상기의 내용이 그와 한 치의 오차도 없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를 분리하여 마치 건전한 자영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싶은 모양인데 정작 중요한 건 고용원의 유무가 아니라 전체 숫자란 말이다.
즉 전체 자영업자 수를 살피면 3만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대목서 의문이 발생할 수 있다. 최저임금의 피해자인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다. 바로 통계 수치의 함정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다만 독자들께 질문하고 끝내자.
혹시 최근에 지인들로부터 “4대 보험 적용해줄 테니 우리 직원으로 등록할 수 없겠습니까”라는 문의전화 받아보신 적 없는가?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