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막판 변수 셋

굳히거나 뒤집거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일정이 변경되면서 선거가 깜깜이 모드에 돌입했다.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지만 각종 변수가 튀어나오면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세론’을 굳히려는 자와 ‘한판 대결’로 결과를 뒤집으려는 자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된 데에는 선거 일정이 변경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달 26일 호남, 27일 수도권(경기·인천)을 거쳐 다음 달 2일 서울·강원·제주를 포함해 권역별 순회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수해 복구 작업으로 취소됐다. 대신 권리당원 현장 투표와 지역 투표를 다음 달 2일로 통합해 사실상 ‘원샷’ 경선으로 치르게 됐다.

당심이냐
민심이냐

지난 19일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경선에서 정 후보가 박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개표 결과 정 후보가 62.77%의 득표율로 37.23%를 얻은 박 후보를 25%p 차이로 따돌린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 투표를 반영해 신임 당 대표를 뽑는다. 해당 득표율은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합산한 것으로 대의원·일반 국민 투표 결과는 다음 달 2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발표된다.

정 후보는 투표 결과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투표가 끝난 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직 당원만 믿고 당심만 믿고 끝까지 더 겸손하게, 더 낮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경선에서 승기를 빼앗긴 박 후보는 “더 열심히 하라고 당원 동지 여러분이 명령을 내려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의 부족함을 겸허히 안고 내란 종식, 개혁 완수, 유능하고 일하는 민주당이라는 제 정치적 소명을 당원 및 국민들께 전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경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다음 날인 20일 치러진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 영남권 투표 결과 정 후보는 62.55%를, 박 후보는 37.45%를 득표했다. 이로써 충청권과 영남권 투표 결과를 합친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와 박 후보 각각 62.65%, 37.35%로 집계됐다.

이날 두 사람의 합동 연설 기조도 전날과 비슷했다.

정 후보는 “싸움 없이 승리 없고 승리 없이 안정은 없다.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일만 하시라” “궂은 일, 험한 일, 싸울 일은 제가 하겠다” “내란 당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내란당은 해체시켜야 한다” 등 당심일체를 강조하는 동시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박 후보는 “저는 이재명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이라며 “이재명정부의 뜻이 국민에게 닿도록 정치가 먼저 뛰는 ‘선봉장’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여의도 민심은 박 후보, 당원의 민심은 정 후보를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수면 아래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는 원내대표를 지낸 인물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지역위원장 등으로 이름을 알려 정 후보다 앞설 것이란 예측이 엎어진 셈이다.

두 번의 경선, 25%p로 앞서나간 정
“내란 현재 진행형” 강경파에 한 표

먼저 정 후보의 강한 개혁 의지가 당원들의 한 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 불출석 의사를 밝히고, ‘아스팔트 보수’로 불리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등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내란의 싹을 잘라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요구와 정 후보의 의지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이다.

반면 박 후보는 각종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을 뒷받침하는 ‘안정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합동 연설에서 정 후보의 “이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를 겨냥한 듯 “(정 후보는 제가) 좋아하는 친구지만 ‘내가 싸울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라’ 이 말에는 반대한다”며 “대통령이 일하게 하려면 대표도 같이 일해야 한다. 국회가 막혀 있으면, 대통령도 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첫 1년을 함께할 당 대표는 달라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유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렇듯 박 후보는 야당과 협치하며 이 대통령의 실용 정치에 발 맞추겠다는 온건적 개혁을 표방했지만 강성 지지층에게 어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정 후보의 지지층이 박 후보를 ‘초식동물’로 부르며 비판하는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전당대회가 ‘어대정(어차피 당 대표는 정청래)’으로 굳어가나 싶더니 단 하나의 사건으로 기류가 돌변했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의원의 거취를 놓고 박 후보의 의미심장한 행보가 당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탓이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정 후보는 강 의원을 줄곧 두둔해 왔다.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던 지난 15일,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성가족부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며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과 사연을 여러 차례 들었다. 힘내시고 열심히 일하시라. 강선우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 박 후보가 돌연 강 의원을 향해 “결단을 내리시라”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23일 오후 3시 반경 박 후보는 “동료 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 강 의원을 엄호하고 나섰기에 박 후보의 자진 사퇴 요구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솔솔 부는 명심
어느 쪽으로?

약 17분 뒤 강 의원은 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과 대통령실과의 교감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박 의원이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발을 맞춘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 의원은 “사퇴 발표가 날 걸 전혀 알지 못했다”며 대통령실과의 교감설에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자진 사퇴 사실을 알고 글을 올린 게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17분 뒤에 사퇴 발표가 날 걸 미리 알지 못했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해 강 후보와 같은 마음을 가졌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했고 당원들의 의견도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던 걸 알고 있었다”며 “동료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고 굉장히 오래 고민했지만, 이정부 성공을 위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전당대회를 앞둔 만큼 명심의 향배도 언급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마음, 명심은 국민에게 있다”며 “대통령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가 유불리한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집권여당 대표를 뽑는 데 그걸 명분으로 삼을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 의원의 사퇴로 논란은 일축됐지만, 25%p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박 후보가 당원들에게 명심을 어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후보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선명성보다는 이 대통령과 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반면 강 의원을 감쌌던 정 후보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강 의원의 자진 사퇴에 대해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밝혔다.

결국 “결단을 내려줘서 감사하다”는 박 후보의 메시지와 온도차를 보이면서 다시 한번 정 후보는 당심, 박 후보는 민심을 강조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 후보가 대통령실의 기류를 읽고 (강 후보의 사퇴를) 이야기했다는 해석이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읽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한 최고위원은 “그런 입장을 전당대회 중인 후보가 직접 거론하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도 그걸 했다는 건 그런 식(대통령실과 교감했다는)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심 가를
한 끗 차이

반면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명심에 대한 해석을 경계했다.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교감설이 나온 배경에 공감하면서도 “어떻게 된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으로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 다른 일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받게 되는 경우를 비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연의 일치라도 해도 박 후보 측에서는 그런 게 싫지 않을 것”이라며 “정 후보 측에서는 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강 의원을 대하는 태도를 놓고 지지층도 두 갈래로 나뉘었다. 박 의원이 사퇴 촉구 메시지를 냈을 당시 댓글에서는 “왜 굳이 나서서 사퇴 압박을 하냐” “국민의힘 프레임에 걸려들었다” 등 날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당 대표 후보가 굳이 나서 이재명정부를 제 손으로 흔드는 모양새에 반감을 산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박 후보가 총대를 멘 것이라고 봤다. 강 의원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지명 철회는 불가피한 수순이었는데, 박 후보가 이 대통령의 고충을 읽고 먼저 자진 사퇴를 촉구함으로써 정부의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지금 이 기세가 마지막까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수가 존재하지만 이미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이제 두 후보는 민주당의 텃밭이자 권리당원 비중이 전체의 35%에 달하는 호남으로 시선을 옮겼다. 앞서 치러졌던 충청·영남권 순회 경선은 전체 표심의 일부에 불과한 만큼, 호남과 수도권에서 치러진 ‘원샷’ 경선이 순위를 뒤집을지 이목이 쏠린다.

전국에서 수해가 잇따르면서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하고 민주당 의원과 호남 등 현장을 찾아 피해 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나섰다.

두 후보는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중에도 호남 맞춤 공약을 내세우며 틈새 운동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전북특별자치도를 겨냥해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 ▲교통 인프라 혁신 통한 지역 균형 발전 실현 ▲K-문화 콘텐츠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등을 약속했다.

박-정 경쟁에 뜬금 소환된 강선우?
호남·수도권서 마지막 표심 구애

정 후보는 전남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호남특별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기 위해 당 대표 직속으로 민원실장을 임명해 민원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남 숙원 사업인 RE100 관련해서는 바다에 케이블을 설치하는 등 전남을 신재생 에너지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경쟁관계를 이어가면서도 한 갈래의 목소리로 호남을 향해 구애했다.

정 후보는 “이번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아산시가 빠졌다”며 “호남·영남·충청 등 일부 지역을 추가로 선정해 주실 것을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나주·곡성·구례·남원·광주 전역, 그리고 영남·충청 일부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를 요청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신속 지원 원칙이 실현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선거운동을 자제하면서도 SNS를 통해 지지층 사로잡기를 위한 막판 스퍼트에 돌입했다. 특히 계엄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된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를 향해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저마다 선명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강 전 비서관이 ‘법원 난입이 폭도면 5·18은 폭도란 말도 모자란다’고 발언한 보도를 언급하며 “이건 용납할 수 없다. 대통령께 누를 끼치지말고 스스로 결단하라.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도 마찬가지로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면서도 “하지만 ‘내란 옹호자’만은 안 된다. 강 비서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 비서관이 과거 책과 발언을 통해 보인 인식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며 “윤석열-김건희 내란 카르텔의 논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 특히 해당 발언들이 담긴 책이 발간된 시점은 지난 3월이다. 국민이 길거리로 나와 내란 세력과 싸우고 있을 때”라고 지적했다.

결국 강 비서관은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일각에서는 8·2 전당대회를 지난해 치러진 국회의장 선거와 겹쳐 보기도 했다. ‘강경파’ 추미애 의원과 ‘온건파’ 우원식 의원이 겨룬 승부에서 당원들은 추 의원을 강력하게 지지했지만, 민주당 다선 의원들이 추 의원의 강경 노선을 우려해 우 의원을 밀어주면서 그야말로 대이변이 일어난 사건을 떠올린 것이다.

강경 VS 온건
어디서 본 듯

하지만 전당대회 투표권은 의원이 아닌 권리당원에게 있어 의장 선거와 같은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국민주권정부라고 이름을 붙인 이상 앞으로 민주당의 모든 절차는 당원의 뜻에 따르게 돼있다. 이를 거스르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의원 거취를 놓고 두 의원이 이견을 보였는데 박 의원에게는 일종의 ‘승부수’”라며 “25%p 차이를 뒤엎는 훈풍이 될지 후폭풍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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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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