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잠 못 자는 사람들, 방법은?

지금부터 찜통…수면장애 주의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면은 삶의 질과 관계가 아주 깊다. 수면의 양과 질은 건강과 직결된다. 잠을 잘 못자거나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다음날 맥을 못 추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잠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현대인의 적으로 떠오른 ‘수면장애’에 대해 알아봤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이 예보한 대로 7월 하순경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된다. 낮의 더위는 밤을 위협한다. 더위와 열대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밤의 더위로 잠 못 드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더위와 전쟁

#1. A씨는 벌써 수년째 수면시간이 4∼5시간 정도다. 이른 출근과 잦은 야근으로 주중엔 5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회사에 출근하면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찾지만 제대로 정신이 돌아오는 것은 점심시간 즈음이다. 업무 효율도 오후나 돼야 오르기 시작한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 주말에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지만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2. B씨는 오후 10시면 칼처럼 잠자리에 든다. 일어나는 시간은 오전 6시. 하지만 그 사이 화장실을 가야 해서, 목이 말라서,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는 일이 빈번하다. 깊게 잔 기분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침대에 누워 있는 건 8시간이지만 실제 수면시간은 6시간도 안 되는 느낌이다.

#3. C씨는 밤마다 전쟁이다. 다음날을 위해 침대에 누워도 실제 잠에 빠지기까지 2시간도 더 걸린다. 운동을 하거나 술을 마셔도 똑같다. 몸은 너무 피곤하고 잠이 오는 것 같은데 막상 누우면 한참 동안 뒤척이기 일쑤다. 토막잠을 잤다가 일어나면 머리가 몽롱하고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다.


장마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
수면 가볍게 생각했다간 큰병

일반적으로 수면장애라고 하면 불면증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불면증은 잠을 잘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기회가 있지만 수면의 시작과 지속 등에 있어 문제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잠들기 어렵고 잠에 빠진다 해도 유지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자고 일어나도 원기 회복이 되지 않는다.

수면장애는 이보다 더 포괄적이다.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잠을 자고도 낮 동안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 등을 포함하는 매우 폭넓은 개념이다. 불면증, 과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부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도 수면장애에 포함된다.

과면증은 7시간 이상 자고도 낮 동안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기면증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졸음이 갑자기 덮쳐 십수 분간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을 말한다. 

청소년기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학업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운전 중일 때 나타나면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잠들 때마다 다리 부근에 불편을 느껴 잠을 못 이루는 사례도 있다. 이 같은 고통을 토로하는 환자들은 ‘전기가 흐르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으로 표현한다. 50대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지만 최근에는 7세 이전 아동에게서도 종종 보인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어릴 때 나타나는 성장통 중 일부는 수면장애와 관계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수면무호흡증도 수면장애로 분류된다. 말 그대로 자는 도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잠을 잘 때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하룻밤 새 40회 이상 나타날 경우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 낮 동안에 피로감을 크게 느낀다.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민의 수면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생산성 손실액이 전국적으로 11조원이 넘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28일 경기연구원 이은환 연구위원 등은 ‘경기도 수면산업 육성을 위한 실태조사 및 정책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질환자는 2014년 75만7000여명서 2016년 88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수면장애로 생산성이 저하돼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경기도 내에서만 연간 2조6470억원, 전국적으로는 11조49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생산성 저하로 경제적 손실
전국적으로 연간 11조 추산

많은 사람들은 ‘잠을 잘 못 잔 상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볍게 여겼다가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게 바로 수면장애다. 이 같은 수면장애는 여름철에 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열대야와 폭염이 양질의 수면을 방해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미 더위로 육체·정신이 지친 상태의 사람에게 찾아온 수면장애는 만성피로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열대야는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밤을 말한다. 도시는 교외보다 사람, 건물, 자동차, 공장 등에서 인공열이 엄청나게 발생하기 때문에 열대야가 더 자주 나타난다. 서울시민들이 한강에 텐트를 치고 더위를 피하는 모습은 여름철이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열대야로 인한 더위는 중추신경계서 체온과 수면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친다. 시상하부가 더위에 자극을 받아 깨어있는 상태가 이어지면 잠을 이루기 어렵다. 반복된 열대야는 만성적인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잠을 못 자기 때문에 불거지는 스트레스로 더욱 잠을 잘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올해도 더위와의 전쟁이 예정돼있다. 지난달 24일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이미 올해 첫 열대야가 기록됐다. 경북 내륙지역서도 폭염경보가 발효되면서 무더위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강원 동해안 지역에선 6월23일 밤부터 24일 아침까지 기온이 25도를 웃돌았다. 지난해 6월30일보다 7일이나 빨리 나타났다.

열대야는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던 1994년을 기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1973∼1993년에는 평균 열대야 일수가 4.0일, 폭염 일수 8.5일이었지만 1994∼2017년에는 평균 열대야 7.1일, 폭염 12.1일로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는 낮 최고 기온이 최고 33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정도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폭염경보’를 내려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 조성부터

열대야로 인한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실내온도는 18∼23도 사이에 맞추는 게 좋다. TV소리나 음악은 수면의 방해요소다. 스마트폰 역시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데 불필요하다.

잠들기 2∼3시간 전 가볍게 운동을 하고 자기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생활은 필수다.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등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면 열대야에도 ‘꿀잠’을 잘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장애가 이어질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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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