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줄기 같은 ‘위키리크스’ 파문 일파만파

“원칙공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일요시사> 818호(9월9일 발행)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에 정권 핵심인사들이 미국산 쇠고기 개방을 약속한 점과 이라크 파병 확대를 카드로 꺼내들며 ‘BBK 주가조작사건’의 핵심 인사인 김경준씨의 소환을 미뤄줄 것을 요청한 것 등 현 정부가 미국에 과잉 충성하는 뒷모습을 낱낱이 공개했다. 2주가 지난 이번호에서는 이 대통령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발언과 국내 언론이 위키리크스를 축소·왜곡 보도하는 현상 등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봤다.

“MB는 깔수록 거짓말, 노짱은 깔수록 진실함 드러나”
캐도 캐도 나오는 MB 리크스 전문, 그 끝은 어디에?

지난 2일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미국 외교전문 25만여 건의 문서가 수정?편집 없이 모두 공개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내용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 양이 워낙 방대해 번역 과정을 거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지라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문건이 상당량 남았기 때문이다.

또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문이 공개됐고 ‘위키리크스 한글 번역 사이트(www.wikileaks-kr.org)’가 개설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위키리스크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어 그 파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깔수록 비열한
‘MB리크스’

추가 정리된 폭로내용 중 화제는 단연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다.

현재까지 ‘위키리크스 한국’이 번역해 공개한 문건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발언은 두 종류로 나눠진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3월13일 당시 주한 미국대사 버시바우와의 만남을 보고한 <서울시장 이명박과의 만남>이란 문건과 다른 하나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시절인 2006년 11월20일 만남을 정리한 <이명박: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06년 3월7일 버시바우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해 “한낱 농담에 불과한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기에 유머감이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서로 싸우기보단 여당과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는데 집중해야만 했기 때문에 박근혜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것을 삼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언론에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해 운신의 자유가 없다”면서 버시바우 대사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용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나설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우방인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소홀히 했다”고 전했다.

또한 위키리크스 한국이 번역해 공개한 외교문서 <이명박: 한국의 차기 대통령?>는 이 대통령이 중동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좀 이상한 얘기지만”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중동 건설 사업을 하면서 후세인을 잘 알게 됐다. 후세인이 한 장성을 총살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 이후에는 후세인과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실제 총살현장에 서 이를 목격했다는 것이다. 믿기 어렵지만 이 또한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06년 11월20일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직접 한 말이다.

이어 “미국은 이라크를 잘 모른다. 이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침공 전 이라크인의 후세인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려 했던 것처럼, 한국 사람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며 “그런 관점은 왜 한국인들이 북핵 사건 이후에도 금강산을 방문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금강산에 대한 감정적 애착이 있고 이를 미국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일관계와 한미FTA에 대한 전문도 공개 됐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교류를 포함한 두 나라 국민 간의 개인적 접촉이 활발하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며 “노무현과 고이즈미는 국내의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자국에 민족주의를 주입시키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FTA에 대해서는 “2007년에 열릴 대선으로 인해 고조된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FTA협상에 대해 상당히 우려한다”며 “노무현 정부가 반미정서를 부채질할 구실로 삼고 협정에 관한 불평을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협상을 오래 끌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과격하기로 유명한 농부들에게 FTA협상은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2002년 지난 대선의 결과가 두 여학생의 사망을 계기로 달라졌다”며 농민을 과격한 존재로 비하하기도 했다.

공동번역 프로젝트로 여러 사람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
아직 많은 양 남아 파문 어디까지일지, 초미의 관심사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4% 성장은 수출과 첨단산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은 매우 높다”며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시장을 활성화해 7%의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내수시장에서 수요도 늘 것이다”고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을 내세웠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인 대운하 프로젝트를 자랑했다고 한다.

반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의 일부는 이념적으로 미국에 반하고 있다”며 “남한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협할만한 그 어떠한 것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비록 학생시절엔 급진주의자였으나 경영업무와 공직에서의 경험을 통해 시장원리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을 얻었다”고 말했다.

깔수록 진국인
‘노짱리크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도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북한은 인도의 상황과 비슷한데 나는 왜 인도는 핵이 용인되는지 이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다음 정부로 이 문제를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작전권 환수가 군사적 공백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며 이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시행정부와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미국은 김정일 정권 붕괴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인 반면 북한은 매우 완고하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북한) 가운데에 낀 신세”라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했을 때 국방부 관리들이 자신을 일반 방문객으로 취급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조롱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사행성 게임기(바다이야기) 파동이 발생했지만 청와대 시스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할 수는 없었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미FTA와 관련해선 민감한 이슈인 농업분야를 언급하며 “농업 분야에서 3분의 1만이 경쟁력이 없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경쟁력이 있거나 정부 지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는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금까지 우리 의원들은 농민들을 두려워해 진정한 현안을 다루지 않고 농업보조금만 지급해왔다”며 “이제 의원들이 농업보조금 정책을 지속하는 게 왜 해로운지 설명하고 한·미 FTA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국회는 농민에 저항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과 전면 배치되는 의견이기도 하다.

미 외교전문은 이날 만찬은 노무현 정부에 ‘우호적인’ 언론사 간부들을 초청해 비공개로 이뤄졌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대화 대용은 만찬에 참석한 한 간부로부터 입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위키리크스 전문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이 대통령의 공개 때완 다르게 “이명박은 위키 깔 때마다 거짓말이 드러나고, 노무현은 위키 깔 때마다 진실함이 드러난다” “노통이 진실을 바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거. 노통 너무 아까운 사람이다” “노 대통령 아무리 생각해도 참 훌륭하신 분이네. 아니, 오히려 그 당시엔 몰랐는데, 이제와 보니 참 대단하신 분이셨어. 이런 분들을 우리가 지켜줘야 했는데... 참, 마음이 아프다” “‘우리의 국방력은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너무나 멋진 생각이고 옳은 말씀이다” 등 찬사가 이어졌다.

한글 번역 사이트
‘위키리크스 한국’

상기 내용의 전문들은 위키리크스 한국 사이트에 따른 내용이다. 위키리크스 미 대사관 전문과 관련해 국내 언론들이 보도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잇따르자 한글 번역 사이트가 개설된 것이다.

트위터러 ‘@wikileakskrorg’는 지난 18일 “위키리크스 코리아 웹사이트 오픈했다”며 “아직 미약하나 많은 분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번역된 결과물이 모이고 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위키리크스 한국’ 사이트는 누구나 위키리크스 한국 문건을 번역해 올리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한국 관련 문건 공동번역 프로젝트로 여러 사람이 참여해 만드는 ‘위키백과사전’과 비슷하다.

외국서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트위터러들의 ‘집단지성’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wikileakskrorg’ “보다 많은 네티즌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며 “여러분의 힘이 합쳐질수록 더더욱 빠른 시간 안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이번 사이트를 개설한 이유를 밝혔다.

아직도 많은 문건들이 번역을 기다리고 있어 앞으로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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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