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프랜차이즈 창업주의 상표권 소유에 대한 논란은 꾸준하다. 최근 상표권을 독점한 창업주들을 검찰이 기소하기도 했다. 가맹점주에 피해가 전이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창업주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운영본부에 상표권을 넘기는 추세. 하지만 프랜차이즈 조마루감자탕은 흐름을 역행하는 모양새다. 창업주가 주요 상표권을 꼭 쥐고 있다.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프랜차이즈 업계서 눈길을 끄는 이슈가 있었다. 검찰이 프랜차이즈 상표권을 독점한 대표를 기소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상표권을 개인 명의로 등록해 가맹점주들에게 사용료를 걷는 등 부당행위 혐의가 드러난 본죽과 원할머니보쌈 대표를 기소했다.
사정권?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오너 및 창업주의 상표권 독점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 통상 프랜차이즈의 오너나 창립자가 상표권을 독점해 운영본부와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번 검찰의 기소를 두고 업계는 주목했다. 오너 일가의 상표권 독점 논란이 시작되면서 오너 소유로 돼있던 권한을 법인으로 넘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 검찰의 기소는 여전히 오너 앞으로 돼있는 소유권을 법인에게 보내라는 강력한 ‘경고장’으로 해석됐다.
사정 기관의 압박이 예상되는 프랜차이즈에 눈길이 쏠리는 상황.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조마루감자탕’의 상표권이 창업주의 소유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조마루감자탕의 운영사는 조마루다.
지난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조마루감자탕의 상표권은 창업주 김을녀 조마루 이사다. 김을녀 이사는 조마루감자탕 상표권을 2006년 3월9일 출원해 이듬해 3월21일 등록했다. 지난해 4월14일 상표권존속기간갱신등록을 통해 현재까지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이사는 상표권에 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김 이사가 일종의 배임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조마루감자탕을 창업한 김 이사는 현재도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조마루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현재 운영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종수 대표는 김 이사의 아들이다.
문제는 이같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창업주 일가가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피해가 가맹점주들에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들 놓고 있는데…아직까지 권한 행사
조마루 측 “상표권 관련 이득 없어”
조마루감자탕의 기업 규모는 작다고 할 수 없다. 조마루감자탕은 1989년 창업한 이래 부천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1997년에 시작했으며 감자탕을 기반으로 연 매출액은 130억원 수준으로 외연이 확대됐다.
최근 3개년도 지표를 보면 2014년 매출액 135억원, 2015년 126억원, 2016년 125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는 2016년 기준 199개 수준으로 2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상표권이 김 이사 앞으로 돼있는 경우 관련 광고비는 운영본부가 지급하고 가맹점주가 내는 사용료는 창업주인 김 이사에게 흘러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상표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역할은 운영본부인 조마루가 하고 상표권으로 얻어야할 이익을 김 이사가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조마루는 지난해 광고비와 판촉비 명목으로 8억4714만원을 지불했다. 여기에는 조마루감자탕 이외에 조마루가 운영하느 다른 프랜차이즈 생생낙지 등의 광고 및 판촉 비용이 포함돼있다.
이와 관련 조마루 측은 김 이사가 상표권을 소유해 얻은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마루 측 A씨는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에 상표권 등록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조마루 김을녀 이사의 경우 상표권으로 얻는 사용료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이 완벽하지는 않다. 오너 일가가 상표권을 독점하고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운영본부가 광고비 등을 지급해 올라가는 상표권의 가치 상승에 대한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오너 일가 및 창업주가 독점하고 있던 상표권의 가치가 올라가면 이후 상표권을 수 십억원에 프랜차이즈 운영본부에 넘긴 사례가 종종 발생해 문제가 되곤 한다.
이와 관련 A씨는 <일요시사>의 질의에 “관련 내용에 대해 이해가 된다”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 창업주 소유로 돼있는 상표권과 관련된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개선책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개인사업자 형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상표권의 소유주가 창업주라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법인을 설립해 운영본부를 꾸릴 경우 배임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