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 한중 해빙… 수혜 지역은?

한중관계, 남북관계가 회복되면서 수혜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먼저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경기도 파주, 연천, 김포 한강신도시, 의정부, 양주 등 경기북부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사일 도발 등 불안요소가 제거되고 이 틈을 타 경기북부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는 지자체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얼어붙어 있던 남북관계가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대화국면을 맞고 긴장감이 해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이뤄진 쾌거라 남은 임기 동안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남북관계 불확실성이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파주, 양주 등 대북 접경지역은 환영하는 분위기. 지역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시장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 접경지역
대환영 분위기

남북관계가 개선 조짐이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운정신도시나 문산의 경우에는 기대감에 나왔던 매물도 쏙 들어갔고, 아파트 분양권은 호가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방에서도 파주 아파트를 투자하려고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경기북부 주요 지역의 경우 시세가 오르기도 하고 미분양이 대폭 감소하기도 했다.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문 대통령 당선 전인 2017년 1분기 김포시 아파트 시세는 3.3㎡당 882만원이었다. 임기 1년이 지난 현재 931만원으로 5.5%나 오른 것. 경기도 평균 시세 상승폭(4.6%)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또 양주시의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 4월 920가구였지만 장미대선 이후 꾸준히 줄며 현재(2018년 1월 기준) 15가구다.


분양시장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파주시에 공급됐던 ‘파주 운정 아이파크’는 258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215명이 청약해 지역 내 가장 청약자 수가 많이 몰린 단지로 꼽힌 바 있다. 지난 연말 전매제한이 풀린 김포시의 ‘한강메트로자이’아파트의 분양권에는 최고 4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11월 입주 예정인 의정부시의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도 5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배치로 악화됐던 한·중간 외교, 경제마찰도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 3월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문 대통령과 두 나라의 관계 개선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 조치를 사실상 철회한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명동과 제주도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명동 일대와 제주도 일대를 휩쓸었던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가 다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유커는 4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났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여파로 급감했던 유커가 1년여 만에 40만명대를 다시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서울 명동, 제주 시내 등에서는 장사가 잘되거나 유명한 점포는 이미 중국어 등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발길이 끊겼던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올 것에 대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준비해 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은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경기 회복 기대감에 입지 좋은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다. 특히 ‘제주의 명동’으로 불리는 제주시 노형동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분양한 ‘노형 해모로 루엔’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최근 분양가(약 4억3500만원)보다 약 5000만원 비싼 4억8977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10억원에 거래됐던 ‘노형 2차 아이파크’전용 115㎡는 최근 11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남북정상회담’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사드 배치로 악화된 한·중 마찰도 해소

제주도의 대표적 휴양지가 밀집해 있는 서귀포시 부동산도 온기를 되찾고 있다. 한라산·바다 조망이 뛰어나고 카지노 등 위락시설이 적은 이 지역은 여유롭고 느긋한 생활을 선호하는 중국 슈퍼리치들이 많이 찾고 있다. 연말 신화역사공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문을 열고 중국인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제주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 대통령이 취임 전 파주시를 통일경제특구로 조성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등 남북간 평화 분위기 속 경기북부지역의 발전가능성이 활짝 열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여기에 서울~문산고속도로(2020년 개통예정),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2023년 개통예정) 등 서울 및 수도권 주요지역으로 통하는 교통망도 개선될 전망이라 경기북부 지역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의 회복으로 침체되었던 서울 명동이나 제주도 부동산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며 “상가나 오피스텔 등의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수요가 풍부해지면서 일대 임대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남북·한중관계 화해무드 수혜 부동산.

남북관계 수혜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아파트)= 김포한강신도시 Ac-06BL, Ac-07bBL에 들어서는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가 학교를 끼고 있는 입지에 들어서 학부모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접한 학교는 도곡초와 은여울중이 있다. 

도곡초는 김포시 마산동 산136-3일원에 위치한다. 2019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총 1078명의 학생(40개 학급, 학급당 인원 29.9명)을 수용할 예정인 도곡초는 영어체험실, 실내체육관, 컴퓨터실, 도서실, 동아리실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 이 학교가 개교하면 1단지에서는 도보로 약 3분, 2단지에서는 약 2분 정도가 소요된다. 

은여울중학교는 2013년 마산동에 개교한 공립학교다. 현재 16개 학급, 학급당 32명 정도를 수용하고 있다. 도곡초 옆에 있는 이 학교도 큰길을 건너지 않고도 걸어서 2~3분 정도면 오갈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선착순 계약을 시작하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는데, 그중에서도 어린 자녀를 둔 계약자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학세권(학교+세권),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등이 분양시장에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인 김포한강신도시 동일스위트 더파크 견본주택은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2087-4(김포경찰서 인근)에 마련돼 있다. 입주는 2020년 12월 예정. 계약금은 1100만원(확장비 포함)이며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돌아온 유커
제주도 화색

▲의정부 노블리안시티스타(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의정부 노블리안시티스타’는 의정부중앙역에서 도보 10초대의 초역세권 아파트로 의정부역과도 가까워(도보 7분) 향후 의정부 교통 개발 사업의 수혜지가 될 전망이다. 도시형생활주택 261세대, 오피스텔34실, 근린생활 4호로 구성되는 아파트는 최근 늘고 있는 1~2인 가구가 수요에 맞춰 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공동주택(도시형생활주택)은 A-type(전용 22.93㎡) 169세대, B-type(전용 26.53㎡) 15세대, C-type(전용 46.49㎡) 77세대 등 총 3가지 타입으로 공급된다. 1.5룸(분리형)과 2룸 등의 평면으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28.11㎡(1.5룸) 9000만~1억1500만원 ▲56.78㎡(2룸) 1억6000만~1억9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계약금은 10%에 중도금 무이자 60%로 초기 자금부담을 낮췄다. 

전 세대 보안 CCTV와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도입되며 빌트인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전기쿡탑, 보일러 등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 제공된다.

주요 교통호재로 GTX C노선(예정), KTX 연장(예정), 지하철 7호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개발호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의정부역, 의정부 중앙역을 비롯해 시외버스터미널, 조깅·자전거도로가 마련된 중랑천 및 부용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 젊음의 거리, 의정부 제일시장 등의 편의시설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의정부시청, 경기도청 북부청사, 의정부경찰서 등 관공서는 차량으로 5분 이내에 도달 가능하다.


한중관계 수혜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오피스텔)= 강산건설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를 분양 중이다. 95%가 소형평형과 전용률 평균 54.6%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광역버스노선이 지나는 입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변으로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CGV, 국립극장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특히 풍부한 배후수요 확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경 1.5㎞ 내 업무종사자 기준 오피스텔 수가 불과 0.005실인 곳에 자리해 희소가치가 돋보인다.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금융업밀집지구와 4만여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의 근무인원 약 30만명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다.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수요까지 흡수 가능해 공실우려가 적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입주한 충무로 인근 ‘엘크루메트로시티’는 지난 5월 전용 26㎡가 2.5억원, 전용 28㎡은 전세 2억원에 거래됐다. 임대수요도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90만~100 만원 수준으로 시세와 임대료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게다가 일부세대의 조망이 남산타워 조망이라 로맨틱과 서울 최고의 야경을 집 안에서 힐링 프리미엄을 갖췄다.

파주, 연천, 의정부, 양주 등 
경기북부 부동산 시장 ‘들썩’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타운하우스)= 제주의 에메랄드로 불리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인근에 고품격 타운하우스가 선을 보여 화제다. 주인공은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다.


친환경 마감재와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거실은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인 점이 돋보인다. 전 세대에 2층 테라스를 마련했다. 각 방 어느 위치에서나 제주 협재 앞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입주자는 사생활 보호 문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지중해 부럽지 않은 에메랄드빛 해변인 협재해수욕장도 제주도 대표 힐링코스로 꼽힌다. 낮에는 가족들과 해수욕을 즐기고, 밤에는 비양도와 해질 무렵 낙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15분 거리에 신화테마파크가 조성돼 볼거리가 풍성한데 15개 놀이기구, 오락시설이 있어 온 가족의 나들이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곳에서 12㎞ 떨어진 ‘제주영어교육도시’도 생활과 교육을 영어로 하는 국제도시로 조성된다. 서귀포 대정읍 일대 약 379만㎡에 조성되며, 초중고 국제학교 7개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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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