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는 2006년경 B로부터 아파트 분양권을 시세보다 싼 값에 매수할 것을 제안 받고 8000만원을 B에게 지급했지만 실제 분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A는 B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혐의를 부인하던 B는 2010년경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 A 앞으로 6000만원을 공탁했습니다. 한편 A는 2017년경 B에게 잔금과 이자를 돌려달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때 B는 해당 채권이 10년의 소멸시효의 도과로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항변할 수 있을까요?
[A] 일반적으로 민사채권은 10년, 상사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에 걸리게 됩니다. 이때 시효로 소멸하게 되는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소멸시효 완성 전에 채권자가 채권에 대한 청구, 압류, 가압류, 가처분을 할 경우 소멸시효가 중단되게 됩니다. 또한 채무자가 스스로 채무 있음을 승인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소멸시효가 중단됐다가 다시 소멸시효가 기산됩니다.
이때 소멸시효의 중단사유가 되는 채무자의 승인서 과연 어떠한 채무자의 행위를 승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대법원은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해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써 승인의 의사표시는 시효이익을 받는 자가 상대방에게 자신의 채무가 존재함을 알면서 이를 표시해야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질문과 같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B가 A를 상대로 형사합의금 6000만원을 공탁했지만, 이는 채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해 다투는 상황서 일단 형사처벌을 면하거나 경감할 목적으로 합의금 일부를 공탁한 것으로 봐야 할 뿐, 공탁에 의해 당시 그 공탁금을 초과하는 채무가 존재하는 것을 A에게 표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해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써 승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결국 형사재판 과정서 합의금을 공탁하는 것은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인정하는 의사로 볼 수 없는 것이므로, B는 A의 청구에 관해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항변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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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