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예쁜집 연출가’ 고유정 허브디자인 대표

“돈보다는 사람을 남기고 싶어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첫인상은 인간관계의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만남의 첫 순간 외모나 옷차림, 행동거지를 통해 상대를 파악한다. 집 역시 마찬가지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집에 대한 평가가 시작된다. 그때 집의 첫인상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인테리어다. 집의 첫인상을 만드는 사람, 고유정 허브디자인 대표를 만나봤다.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산다. 그만큼 집은 소유의 대상이자 부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집을 갖는 것을 넘어 얼마나 예쁘게 꾸미는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거 의·식·주 중 하나로 치부됐던 집에 대한 인식이 ‘가꾸어야 할 대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집 꾸미기 시대

지난 11일 수원 광교신도시에 위치한 인테리어 업체 허브디자인 사무실서 고유정 대표를 만났다. 고 대표는 15년째 허브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18년 경력의 인테리어 전문가다. 고객의 공간에 전문적 식견을 더하는 일을 주로 한다. 수원 광교는 물론 수도권 지역의 몇몇 주거 공간이 고 대표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주거공간을 예쁘게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사업철학으로 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테리어 업체는 상담을 통해 파악한 고객의 니즈에 전문가의 제안을 얹어 공간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따른다. 

고 대표는 “고객과 상담할 때 예산에 대해 먼저 묻는다. 그리고 그 범위 안에서 공간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객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주거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요구는 과감하게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편이다. 고객이 나무를 보고 있다면 숲을 봐야 하는 게 고 대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주거 인테리어를 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벽지 색깔이나 가구 등 지엽적인 부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좋은 가구를 보고난 뒤 “우리 집에 놓으면 좋겠다”라든가 지인의 집에 방문했다가 “우리 집도 저렇게 꾸미고 싶다”고 느끼는 경우다. 
 

고 대표는 그렇게 되면 집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주거 공간마다 특징이 있어 좋은 가구나 다른 집의 괜찮은 인테리어가 우리 집에 어울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전체적인 조화가 우선시 돼야 인테리어를 마쳤을 때 만족할만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간을 인테리어로만 100% 채워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30세부터 사업 시작
인테리어 경력 18년

인테리어는 가구, 커튼 같은 패브릭, 소품 등의 배경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객이 가진 가구 등 나무를 보고 전체적인 백그라운드를 만들어 숲을 구성하는 게 인테리어 업체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표의 사업방식은 업체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 대표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맡긴 고객들은 높은 만족도를 드러내며 허브디자인의 영업사원 역할을 하고 있다. 


고 대표는 현재 허브디자인서 맡고 있는 공사의 90% 이상이 소개를 통해 계약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이모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입소문이 사업 성장의 원동력이다.

고 대표는 “사람을 남기자는 생각으로 공사에 임했던 게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슬럼프서 벗어난 계기도 결국은 고객의 연락 한 통이었다”고 털어놨다. 

서른에 사업을 시작한 고 대표에게 30대는 정말 쉴 틈 없는 시기였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인테리어에 올인한 10년이었다. 그때는 고객의 공간을 가꾸는 재미에 이익을 줄이면서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일을 많이 하는데 왜 이익은 적을까, 이만큼 고생하는데 왜 남는 건 없을까 생각하던 시기였다. 말 그대로 초심을 잃었던 때”라고 토로했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진행한 공사에서 고객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안팎으로 마음고생을 한 고 대표는 결국 인테리어에 염증을 느껴 손을 뗄 생각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런 슬럼프가 2∼3년간 지속됐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고 대표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10년 전 허브디자인이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던 한 고객의 연락이었다. 
 

그는 “평소 휴대폰을 두 개 들고 다니는데 당시 하나를 잃어버려 이틀 정도 연락이 잘 안 되던 때였다. 그런데 그 고객이 제 다른 연락처를 어렵게 수소문해서 연락을 주셨다”며 “둘째딸 집 인테리어를 맡기려는데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느냐는 말이 호통처럼 이어졌다”고 웃음 지었다.

이미 다른 업체와 상담까지 마친 고객의 딸이 불만에 찬 얼굴로 사무실을 방문했다. 하지만 10∼20분 고 대표와 대화한 후 딸의 반응이 바뀌기 시작했다. 고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분이 마음을 열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 모습을 보고 ‘아, (인테리어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지. 지금 이 일을 접으면 나는 바보이면서 낙오자’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나무보다는 숲을 볼 수 있게
고객과 소통 통해 공간 창출

긴 슬럼프를 지나 어렵게 회복한 초심은 ‘인테리어가 하고 싶어 못 견딜 정도였던 때’로 고 대표를 이끌었다. 어린 시절 고 대표에게 인테리어는 오르지 못할 산이자 넘보지 못할 나무였다. 중학생 때부터 인테리어에 흥미를 느껴 방의 가구 배치를 바꾸고 벽지에 페인트를 칠하던 소녀의 꿈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막혀 막연한 바람으로만 남았다.

그러나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고 대표는 여러 가지 상황과 맞물려 1년 만에 일을 그만두게 된다. 

아침 8시 출근, 새벽 퇴근을 1년여 가까이 반복한 그가 원했던 것은 오로지 휴식. 편안한 업무를 원했던 고 대표는 건설회사 비서직에 합격해 6개월가량 일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 인테리어 사업부가 꾸려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인테리어 사업부로 옮기게 된 고 대표는 그때부터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분야이기에 전공자보다도 습득이 빨랐다. 또 인테리어에 관련한 모든 게 재미있어 뭘 들어도 잊지 않았다.

업체 직원, 프리랜서 등으로 3년간 담금질을 거친 고 대표는 30세가 되던 해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고객의 만족보다 돈에 연연하는 몇몇 업체들의 행태에 한창 질리던 시기였다. 초기 1∼2년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돈보다 사람을 따라가자는 고 대표의 생각은 사업을 빠른 속도로 연착륙시켰다. 이후 15년간 허브디자인은 숱한 부침을 겪으면서도 성장을 거듭했다.

숨 가쁜 30대를 지나 40대 초반 깊은 슬럼프를 겪은 고 대표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의 구축과 고객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여러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손발이 맞는 직원들은 엄선해서 고른 게 그 첫 번째다. 그리고 인테리어에 관심을 보이는 신규 고객들이 허브디자인을 찾을 수 있도록 블로그 작업도 시작했다.

새로운 도약

고 대표는 “지금까지 쌓은 노하우를 이용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며 “그렇게 번 돈을 사회의 소외당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소년소녀가장들에게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모든 사람들을 보듬을 수는 없지만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거나 집이 없어 안락함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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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