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세권·맥세권을 아십니까?

주택시장은 물론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분양시장에 ‘다(多)세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다세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부동산 시장서 어떤 인프라를 품고 있는지 여부가 그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세권의 파생과 쓰임새는 이제 분양시장 마케팅서 선택이 아닌 필수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당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소비층의 이해를 돕는데 효과적인 함축적 의미로서 향후에도 다양한 ‘○세권’ 장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전통적인 선호지역인 ‘역세권’ 외에도 ‘수세권’ ‘법세권’ ‘의세권’ ‘포세권’‘몰세권’ ‘백세권’ ‘공세권’ ‘숲세권’ ‘학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수세권, 법세권,
의세권, 포세권…

전철역과 가깝다는 표현인 역세권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경우다. 

반면 신조어인 명문학교 선호하는 등 자녀 교육 의욕 높은 실수요자인 30~40대 교육 열기 만들어낸 학세권, 주거지역 인근에 공원(공세권)이나 산 등 자연녹지를 끼고 있다는 숲세권, 대형 공원이 있는 단지의 공세권, 강이나 호수, 수로, 바다 등을 끼고 있다는 수세권,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과 가깝다는 맥스권(맥도날드+역세권)과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등의 마케팅 관련 새로운 용어가 등장해 다양한 부동산 상품 홍보에 자주 쓰이고 있다.


대형병원이 있는 경우 의세권인데, 의세권의 경우 병원 근무자 등 오피스텔 임대수요 풍부하다. 법원 등 법조타운이 있는 경우 법세권이라 한다. 

법조타운은 변호사, 법무사 등을 대상으로 임대를 놓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로 잦은 임차인 교체가 없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임대가 가능하다. 법세권은 임차수요가 풍부하고 투자 안전성이 비교적 높은 지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세권은 주변에 백화점, 대형 쇼핑몰 끼고 있는 백세권, 몰세권 단지다. 대형상업시설은 쇼핑 뿐 아니라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입지나 수요 등도 보다 철저히 분석하기 때문에 미래가치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접근성은 집값 상승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화점, 대형복합쇼핑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주거단지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 판교신도시는 지난 2015년 개장한 현대백화점과(판교점)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백화점과 거리에 따라 가격상승률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마을휴먼시아 5단지’(2009년 10월 입주)는 단지 바로 앞에 현대백화점(판교점)이 위치하고 있어 걸어서 5분이면 백화점을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4월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매매가는 8억6000만원으로 2년 전(2015년 4월 7억7500만원)대비 10.97%의 가격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반경 2㎞가량 떨어져 있어 걸어서 백화점을 이용하기 어려운 ‘봇들마을풍성신미주1단지’(2009년 2월 입주)의 전용면적 83㎡의 매매가는 6억9500만원으로, 같은 기간인 2015년 4월 6억5500만원으로 6.1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음으로 몰세권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을 꼽으라면 당연 고양시 삼송지구가 있다. 고양 삼송지구는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도 불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분양시장에 부는 ‘다세권’ 바람
마케팅서 선택 아닌 필수로 여겨

지난해 8월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자리 잡은 데 이어 글로벌 대형 가구전문점 이케아까지 근처에 들어서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3.3㎡당 1630만원으로 고양시서 가장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스타필드 근처의 삼송2차아이파크(84.74㎡)는 지난해 10월 6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2013년 분양 당시 3억9000만원대였던 집값은 2년 후 입주할 때 4억6500만원으로 7500만원 올랐다. 

그러다 최근 2년 새 상승폭이 1억7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인근 동산마을22단지 호반베르디움(84.95㎡)도 2015년까지 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스타필드 입점 소식이 알려진 2016년 초 5억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에는 5억9800만원에 거래된 매물도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등 고급상업시설은 유동인구와 교통 여건, 인근 개발호재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입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시설이 모여 있는 경우 지역 내 쇼핑,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해 대중교통 등 각종 생활인프라가 확충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최근 분양시장서도 백화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백세권, 몰세권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3월 롯데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선보인 ‘해운대 중동 롯데캐슬 스타’는 평균 57.94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이 단지도 NC백화점(해운대점)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복합쇼핑몰, 이마트, 영화관 등 상업시설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백화점 조성예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원개발이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 C6블록서 분양한 ‘동탄2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 비스타’는 229가구 모집에 4017명이 몰려 평균 1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서 전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이 단지는 반경 1㎞ 내 거리에 롯데백화점이 조성될 예정에 있으며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 상업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새로운 용어
홍보에 도움

마지막으로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과 역세권이 가깝다는 맥세권, 스세권 등의 마케팅 관련 새로운 용어가 등장해 다양한 분양상품 홍보에 자주 쓰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정부 규제나 금리인상 등으로 위축된 부동산 시장서 알짜 부동산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인프라의 상징인 다세권을 갖춘 부동산이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세권의 파생과 쓰임새는 이제 부동산 마케팅서 선택이 아닌 필수 상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소비층의 이해를 돕는 데 효과적인 함축적 의미로서 향후 다양한 다세권 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다세권을 품은 주요 수익형 부동산.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오피스텔)= 강산건설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가 분양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95%가 소형평형과 전용률 평균 54.6%선으로 이뤄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광역버스노선이 지나는 입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변으로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구축돼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CGV, 국립극장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도 눈여겨볼만하다. 반경 1.5㎞ 내 업무종사자 기준 오피스텔 수가 불과 0.005실인 곳에 자리해 희소가치가 돋보인다.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금융업밀집지구와 4만여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의 근무인원 약 30만명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다. 

게다가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수요까지 흡수 가능해 공실에 대한 우려가 적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입주한 충무로 인근 ‘엘크루메트로시티’는 지난 5월 전용 26㎡가 2억5000만원, 전용 28㎡은 전세 2억원에 거래됐다. 

효과적인 함축적 의미
해당 상품 장점 극대화

임대수요도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90만~100만원 수준으로 시세와 임대료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게다가 일부세대의 조망이 남산타워 조망이라 로맨틱과 서울 최고의 야경을 집 안에서 힐링 프리미엄을 갖췄다.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 피데스개발은 오는 3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1040번지에 주거와 상업시설이 결합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사업지는 NC백화점이 있던 자리로 지하철 4호선이 바로 인접한 초 역세권 입지다. 인근으로 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범계역 로데오거리도 가까워 평촌 신도시 프리미엄 상권을 누릴 수 있다.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는 최고 지상 43층, 총 622실로 전용면적 49~59㎡ 규모로 조성된다.
 

▲다산 지금지구 제일프라자(상가)=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내 지금지구에 ‘제일프라자’가 분양 중이다. 서울서 다산신도시로 진입하는 첫 입구 사거리 코너의 근린상가로 제일프라자는 4거리 3면코너 상가로 들어선다. 상가는 병·의원은 물론 학원, 편의점, 제과점,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업종을 선점하는 기회로 불리며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토평IC서 남양주로 진입하는 대로변에 가깝게 자리한다. 입지적 장점이 우수한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상가로 서울 방향서 올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퇴근길 상권의 ‘몫’ 좋은 핵심상가라는 평가다. 탄탄한 배후수요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상권 구성이 가능하다. 

상가 일대에는 약 8300여세대라는 기존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고, 오는 2019년 1월 입주를 시작해 2019년 12월까지 약 6000여세대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로변 4거리 3면코너 상가로써 희소가치가 높은 제일프라자는 항아리상권의 알짜입지로서 차별화된 전략이 가능하다. 더불어 흔한 상권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다. 

투자가치가 높은 호실로는 아파트를 바라보는 1층 코너로 편의점 지정 호실과 부동산 임대확정 점포, 병·의원 입점에 적합한 4거리코너 대로변 접한 호실 등이 있다. 주변에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조성돼있어 상당수의 학원수요를 확보한 입지로 상가 5층의 경우 음악, 수학, 미술, 영어 학원과 태권도 등이 입점하기 좋다.
 

▲송도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레지던스)= 대우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약 2000실의 대규모로 짓는 ‘송도 랜드마크 푸르지오시티’를 분양 중이다. 광영산업개발과 엠앤씨가 시행위탁사를 맡은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6층, 2개동, 전용면적 22~48㎡, 총 1990실 규모를 갖춘다.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1~2인 가구에 맞춘 소형 평면 구성이 눈에 띈다. 단지에는 전 실 발코니가 제공된다. 발코니는 실사용 면적을 넓히는 것은 물론 스터디룸, 바, 휴식공간 등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여기에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2.4m 천정고(우물천정 부분 2.5m) 설계가 적용된다.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론트호수 옆에 인천지하철 1호선 랜드마크시티역(가칭, 예정)이 계획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송도 랜드마크 푸르지오 시티는 워터프론트호수와 송도달빛축제공원을 끼고 있는 데다 아암도해안공원, 아암호수 등도 인접해 풍부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집값 상승률에
긍정적인 영향

특히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랜드마크시티역(가칭)이 걸어서 3분 거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6층, 2개동, 전용면적 22~48㎡, 총 1990실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이다.

전실 발코니가 제공돼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최고 2.5m 높이의 대형 우물천장으로 개방감을 확보했다. 

일부 가구에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빌트인 가전, 가구도 다양하다. 드럼세탁기(일부가구), 냉장고, 전자비데, 전기쿡탑 등이다. 대기전력차단, 온도조절, 조명제어, 실시간 전력사용량 모니터링이 가능한 IoT 스마트스위치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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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