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타운하우스를 아느냐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살던 4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타운하우스(블록형 단독주택)로 이사했다. 첫째는 아토피와 비염으로 괴로워하는 두 자녀를 위해서 다음으로는 아이들을 마당 있는 집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키우고 싶은 욕심에서다. A씨는 “근무처가 있는 서울 광화문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들이 있어 출퇴근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제주도로 귀향해 8년 차를 맞이한 50대 B씨는 “사드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었지만 오히려 제주도의 천혜의 자연을 여유롭게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주변에 자녀의 교육문제와 힐링 목적으로 제주도 국제학교 진학과 동시에 타운하우스를 매입해 내려온 가구가 올해만 5가구가 된다”고 말했다.

테라스, 텃밭, 
바비큐장, 다락…

최근 타운하우스가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이해 다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주로 신도시나 택시개발지구에 건설되며 2~4층 높이의 공동주택을 말한다. 요즘 분양되는 타운하우스는 전용 84㎡ 이하에 3억~7억원대가 가장 인기가 높다. 역세권이나 대로를 접하는 등 교통이 편리한 곳이 선호된다. 

타운하우스는 테라스, 텃밭, 야외 바비큐장, 마당, 다락방 등도 갖추고 있어 전원생활과 공동주택의 편리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으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타운하우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처럼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올 들어 아파트에서나 가능했던 웃돈이 붙는 타운하우스가 등장했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파크자이더테라스’엔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웃돈)이 최대 1억원 가까이 붙어 있다. 올 1월 5억~5억2000만원이던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이 지난달 입주자 사전 점검을 한 뒤 5억7000만~5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아파트 단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테라스하우스인 ‘김포 한신휴더테라스’는 테라스와 다락방을 갖춘 4층에 프리미엄이 3500만~4000만원 정도 붙어 있다. 


청약 경쟁률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서 모델하우스 개관과 동시에 선착순 분양을 한 ‘판교 파크하임 에비뉴’(49가구)는 이틀 만에 분양이 완료됐다. 판교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소형 주택형(전용 60㎡ 이하)인 데다 운중동 고급 주택지에 자리 잡고 있어 인기가 높았다.

GS건설이 올 상반기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공급한 ‘자이더빌리지’(525가구)는 평균 33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단일 주택형에 4억~5억원대의 분양 가격, 김포도시철도(2018년 개통 예정) 역세권이란 장점이 부각됐다. 층간소음 걱정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하는 30~40대부터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50~6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계약했다는 후문이다. 

무술년 다시 부는 열풍…도대체 왜?
전원생활과 공동주택 편리함 동시에

국내엔 2000년대 초부터 타운하우스가 본격적으로 공급됐다. 초기엔 고급형 일색이었다. SK건설이 2007년부터 용인 동백지구에 공급한 ‘동백 아펠바움’ (199가구)이 대표적이다. 전용 257㎡가 15억~17억원대에 분양됐는데 이런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구 수가 적어 가구당 관리비 부담도 크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타운하우스가 사라진 이유다.

2년 전부터 다시 등장한 타운하우스는 위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했다. 대부분 전용 84㎡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적게는 3억원, 많게는 7억원대로 낮아졌다. 가구 수도 늘려 관리비 부담을 줄였고, 입지도 역세권, 호수 주변, 산자락 등으로 좋아졌다. 건설사들은 테라스, 다락방, 텃밭 등을 더해 매력을 높였다.

타운하우스의 본격적인 가격 및 규모의 다이어트(다운사이징)가 시작되면서 중소형에 저렴한 분양가가 매력으로 작용을 했다. 업계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늘면서 타운하우스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타운하우스는 크게 ‘시티형’과 ‘레저형’으로 나뉜다. 먼저 시티형은 도심과 가까워 편의시설 인프라를 누리기 좋은 타운하우스로 자연친화형으로 조성하되 쇼핑·문화 등 생활인프라를 가까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녀 교육이나 의료시설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바닷가 등 인근은 특성상 습기가 많고 해풍이 거세 이를 피해 도심으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레저형은 관광지나 레저시설에 가까워 세컨드 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는 타운하우스를 말한다. 입지로 인기 있는 곳은 부산과 제주처럼 서울과의 이동이 편리하면서 관광 인프라가 잘 발달한 지역이다. 최근에는 강원 강릉, 정선, 속초, 양양 등 강원지역도 레저형 입지로 선호된다. 레저형은 세컨드 하우스에서의 힐링과 더불어 임대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지역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했다가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임대 수요가 없어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기존에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레저형 타운하우스를 구입했을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공실 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임대수익을 지나치게 기대하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타운하우스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근본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정부의 초강력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과 국민소득과 여가활동의 증가로 나만의 주택을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취향 따라 분석해보면 크게 교육, 힐링, 층간소음의 사회적 문제화, 반려견 키우는 집 증가로 볼 수 있다. 

시티형이냐 
레저형이냐

위의 사례처럼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도 동해안 쪽이나 제주도에 타운하우스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는 힐링이나 교육적인 목적이 강하다. 강원도 동해안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교통인프라 구축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제주도의 경우 영어교육도시의 조성으로 해외유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양평, 분당, 용인, 일산, 김포 등 도심외곽의 경우 아파트 층간소음의 사회적 문제화, 반려견 키우는 집의 증가를 선호도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층간소음과 반려견 문제로 이웃간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타운하우스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원도 속초에 한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아 이주를 계획 중인 40대 주부 C씨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아이가 크면서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들 눈치를 보게 된다”며 “다만, 단독주택은 자연환경과 마당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안이나 관리가 불편한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C씨가 언급한 것처럼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에 비교해 보안 및 관리상의 불편한 점 등 단점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또는 전원주택의 장점과 단점을 결합한 주택이라고 보면 편하다. 이를테면 타운하우스는 아파트만큼은 아니나 소규모 공동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기·가스·수도 등의 시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일반적인 단독주택에 비해 편리하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일 경우 주변의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지어진 학교나 대형마트가 가까운 곳도 있다. 

실제 판교나 광교 등 신도시에 짓는 타운하우스들은 브랜드아파트 인근에 있어 생활편의시설을 사용하기가 수월하다. 또한 타운하우스는 변화되는 주거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과거 대형 아파트단지를 선호하던 사람들은 편리한 교통 및 교육 인프라, 집값 상승 등의 이점을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집을 더 이상은 투자가 아닌 ‘주거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이나 자연환경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중소형 저렴하게 공급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최대 1억원

답답한 아파트를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누리는 게 단독주택의 큰 장점이지만 한국의 타운하우스는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서울 주요도심이나 새로 개발하는 신도시의 경우 건설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려고 2~3층의 공동주택 형태로 짓는 것이다. 현행 건축법상 주거용도의 건축물이 3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이면 단독주택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3층짜리 명칭은 타운하우스라도 법적인 의미로는 단독주택에 해당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집을 다른 용어로 ‘블록형 타운하우스’라고 일컫는다. 도심의 땅값과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한 건물에 한 가구만 사는 나홀로 단독주택은 현실적으로 짓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전원생활을 꿈꾸며 타운하우스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흐름을 읽어 2014년 규제를 완화해 단독주택의 기준층수를 2층에서 3층으로 높였다. 업계에서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을 놓고 사회문제가 된 층간소음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의 증가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연을 벗삼아 산과 강, 바다 등의 조망권을 감상하며 텃밭을 가꾸는 등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위한 이주는 좋지만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 빨리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타운하우스를 매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주요 타운하우스.

▲속초 테르바움= 먼저 강원도에 ‘테르바움’이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일원에 199세대가 신규 분양 중이다. 테르바움은 유럽스타일 타운하우스로 실거주 공간뿐만 아니라 세컨드하우스, 웰빙하우스 개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노후대비 휴양마을을 준비하거나 역세권 인근의 도시형전원주택을 찾는 강원도 부동산 투자자 및 강원도 부동산 분양 실거주자에게 확인해볼 만하다. 

▲강릉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 강원도 강릉시에 첫선을 보이는 테라스 하우스인 ‘강릉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가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대양종합건설㈜이 강릉 유천동에 짓는 이 단지는 2만3100㎡ 부지에 지상 4층 131가구 규모의 테라스하우스다. 각 가구는 전용면적 55~148㎡로 지어지며 복층형과 단층형(일부 가구)로 이뤄진다.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 제주의 에메랄드로 불리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인근에 고품격 타운하우스 선을 보여 화제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조성되는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로 6m 높이의 오픈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친환경 마감재와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거실의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인 점이 돋보인다.

투자 목적으로
매입은 신중히


▲제주 화이트디어 해안= 제주 제주시 해안동 2545-5번지에 ‘화이트디어 해안’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7개동, 전용면적 84~245㎡, 총 64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다. 기존 공동주택의 배타적 인간관계, 폐쇄적 생활문화를 배척하고 친화적 인간관계, 자연 친화적 주거문화를 지향하는 입주민 간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생명력 있는 주거공간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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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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