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생활 속 스포츠 전도사 이강두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

이강두 제7대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은 생활체육 진흥 육성과 생활체육 참여 인구 확대에 공을 들여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등 발군의 업적을 거두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1월 3일부터 6일까지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에서 열린 제12차 IOC 세계생활체육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세계 생활체육지도자들과 생활체육 발전에 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벌여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생활체육은 희망의 시대 여는 매개체"

이강두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활체육과 스포츠산업 접목을 통해 국가 성장발전의 새로운 블루오션 창출 할 것”이라며 생활체육의 밝은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나날이 성장하고 회원 수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국민생활체육협의회는 회원단체 임직원과 동호인들의 노력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17년 전에는 생활체육 불모지에서 작은 간판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2백32개 시·군·구생활체육협의회와 5천여개의 시·군·구종목별연합회, 9만여개의 클럽에서 3백만명이 등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거대 조직으로 발전했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우리나라 체육발전에 기여해 온 바는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스포츠의 대중화를 이뤄냄으로써 여가문화의 새 장르를 창출했으며, 국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었고, 사회문화와 산업 활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업무는.     
▲ 조직의 기능과 체계를 미래형으로 탈바꿈시켜 대국민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데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걸 맞는 위상을 확립하여, 생활체육 정책을 더욱 안정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각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활체육 발전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생각이다. 또한 회원단체 임직원의 권익보호와 복리후생에 심혈을 기울여 신바람 나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법정법인화를 통해 지역생활체육협의회 및 전국종목별연합회의 조직을 안정시키고, 생활체육 사업을 더욱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체육인들이 염원하는 스포츠시스템의 선진화. 그 첩경인 ‘스포츠클럽’을 조기에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 스포츠클럽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스포츠클럽은 특정 종목 중심의 동호회가 아니라 공공체육시설을 기반으로 3대가 어우러지고, 다양한 종목이 공존하는 지역 스포츠 활동 자치조직이다. 어린이는 멋진 미래를 꿈꾸고, 중장년층은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어르신들은 건강한 노후를 영위하는 스포츠 ‘7330’ 실천 현장이자 지역 사랑방이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는 동아일보와 함께 ‘7330’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7330’이란 7일(1주일)간 3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 누구나 문을 열면 스포츠를 즐기게 하겠다’는 정부정책과 궤를 같이하여, 향후 시·군·구 생활체육협의회를 한국형 스포츠클럽의 거점으로 승화시켜 2010년까지는 인구대비 3.6%에 불과한 스포츠클럽 가입률을 10%대로 높일 것이다. 지역 일선에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면서 풀뿌리체육을 전도하고 있는 전일제생활체육지도자, 노인전담생활체육지도자, 광장지도자들이 있다. 이들이 자긍심을 갖고 의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현실에 부합되는 예산을 확보할 것이다.

 "승리를 위한 경쟁이 아닌 어우러짐의 축제, 인류화합 메신저" 
스포츠산업 접목시켜 "국가 성장발전 블루오션 창출 앞장"


- 생활체육의 광범위한 확대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 생활체육은 여가문화시대에 고부가가치를 지닌 새로운 시장이다. 1천8백만명의 생활체육 동호인들을 근간으로 파생되는 산업적 효과는 연간 수천억, 수조원을 능가할 것이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대표적인 사업인 ‘국민생활체육대축전’의 경제적 효과가 수백억을 넘는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바와 같다. 향후 생활체육 각종대회를 활성화하여 스포츠 시설업, 스포츠 용품업, 스포츠 서비스업을 총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생활체육의 저변확대는 국민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했던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이어갈 우수선수를 발굴·육성하는 튼실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생활체육 프로그램의 특성화·다양화를 통해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겠다. 생활체육은 다양성·자율성으로 대변된다. 저마다 참여목적과 동기가 다르고, 취향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성격도 상황에 따라 차별화 되어야 한다. 지역별·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를 폭넓게 제공해 나갈 것이다.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고 재미있는 뉴스포츠를 개발·보급할 것이며, 전통종목을 현대감각에 맞춰 재구성하여 활성화하고, 비용 부담 없이 생활체육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생활체육교실’을 확대 개설하고, 스포츠과학과 결합한 운동실천 가이드를 제시하여 실질적인 생활체육 참여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 IOC와도 연계활동을 하는가.
▲ 그렇다. 생활체육은 승리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어우러짐의 축제며, 인류화합과 평화의 메신저다. 지난 2년간 그 힘든 시기에도 생활체육의 세계화를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IOC위원들과 세계 각국의 생활체육 대표들을 만나 생활체육의 미래방향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이달 26일부터 개최되는 ‘2008 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를 유치했다. 향후 세계사회체육대회는 국체협이 주도해야 한다. 차기대회 유치를 위해 인적 풀을 최대한 가동하겠다. 세계한민족축전의 볼륨을 확대하여 한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한편, 남북간 교류가 재개될 경우 북한 동포들을 초청하여 통일 기반 조성에도 기여할 생각이다. 미주·유럽 등 생활체육 국제교류도 활성화해 나가겠다. 생활체육과 스포츠산업을 접목하여 국가 성장발전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

- 생활체육의 진정한 의미는. 
▲ 생활체육은 단순한 스포츠 활동이 아니라 선진복지국가를 가늠하는 척도다. 교육권이나 노동권처럼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할 기본 권리이자 국가와 사회가 무한 지원해야 할 복지수단이다. 또한 생활체육은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스포츠가 생활화되면 의료비용은 줄일 수 있고 기업생산성은 높여 국부를 든든하게 할 것이다. 생활체육을 통해 국민건강지수와 행복지수를 높이고,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화합을 이뤄내고,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 나갈 것이다.
 
- ‘스포츠 나눔문화’ 실천을 통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의 의미는.    
▲ 도시와 농촌의 생활체육 시설여건 편차는 여전히 심하며, 경제적 여건 때문에 생활체육활동조차 소외받는 불우아동들도 있다. 불리한 신체조건으로 인해 생활체육을 공유하는 데도 불이익을 받는 장애우들, 마땅히 즐길 만한 놀이문화가 없어 그늘진 곳에서 무기력하게 지내는 노인들도 많다. 이들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생활체육을 향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시설이 필요하면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며, 운동용품이 부족하면 지원을 확대할 것이다. 그리하여 진정한 Sport for all, ‘우리 모두를 위한 체육’ 정신을 구현해 나갈 것이다.

-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건전한 청소년 여가문화를 선양할 방침을 밝혔는데.  
▲ 청소년은 우리 국가미래를 짊어지고 갈 동량입니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을 지·덕·체가 겸비된 전인격체로 성장시킬 책임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입시위주의 교육문화로 인해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뛰어놀 환경조차 빼앗긴 채 체력저하로 허덕이고 있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방과 후 체육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생활체육 캠프를 신설하고, 각종 청소년 생활체육대회를 육성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정부 관계부처와 유관단체, 교육기관의 공동 참여하에 청소년체육 활성화대책을 강구하겠다.
 
- 공공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할 경우가 있을 경우에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 업무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경우 직접 나서서 주무부처와 긴밀한 협조를 이끌어 내는 데 전력을 기울여 힘쓰고 있다. 국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일 경우에는 국회로 달려가 여야 의원의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 기업체나 사회 제단체의 협력이 필요할 경우 스포츠마케팅 기법을 도입하여 공조를 이끌어 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 1천8백만 생활체육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 생활체육 현장에서 흘리는 작은 땀방울은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 준다. 생활체육은 그래서 위대하다. 회원들이 다정한 이웃처럼 어울려 땀 흘리면 서로가 부드럽게 순화되고 소통의 끈이 이어져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다. 생활체육을 통해 얻어지는 국민 개개인의 건강지수는 곧 대한민국의 무한한 힘이 될 것이다. 그 힘을 우리 생활체육인들이 서로 뭉쳐 키워 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의 꿈인 선진일류국가, 우리 1천8백만 생활체육 동호인이 앞장서 만들어 나가길 기원한다. 

- 최근 개최한 대표적 행사는.
▲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은 1997년부터 아동복지시설, 노인ㆍ장애인시설, 사회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매년 8백여곳, 1만8천여점의 운동용품을 지원했고, 각 지역에 배치된 생활체육지도자를 현장에 보내 직접 실기 지도도 해왔다. 지난 11월14일에는 소외계층 운동용품 지원사업 일환으로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운동용품 5백81점을 전달했다. 이보다 앞서 11월8일부터 11일 4일간 경남 합천군민체육관에서 ‘제1회 국민생활체육 대(大)천하장사 씨름대회를 주최했다. 지난 11월3일부터 6일까지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에서 열린 제12차 IOC 세계생활체육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세계 생활체육지도자들과 생활체육 발전에 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이강두 회장, 제12차 IOC 세계생활체육총회 참석
생활체육 위상 높였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이강두 회장은 지난 11월3일부터 6일까지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에서 열린 제12차 IOC 세계생활체육총회에 참석하여 세계 생활체육지도자들과 생활체육 발전에 관하여 다양한 논의를 했다.
‘2008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9.26~10.2) 공동대회장을 역임한 이강두 회장은, IOC 생활체육총회에서 부산대회의 성과를 설명하고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후원해 준 IOC에 감사표명을 했다. 이에 대해 발트 트뢰거 생활체육위원회 위원장은, 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의 수준 높은 개최역량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특히 발트 트뢰거 위원장은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스포츠 7330 캠페인(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하루 30분 운동) 등 생활체육 정책들과 국민들의 참여열기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 회장은 세계사회체육연맹 임원초청 만찬에 참석하여 세계사회체육연맹(TAFISA)의 적극적인 지원에 대해서 감사를 표시하고, 바우만 사무총장과 세계 생활체육 발전방향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를 벌였다.
TAFISA 임원들도 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의 독창성과 성공적 개최에 대해 입 모아 찬사를 보냈으며, 한국과 다양한 생활체육 국제교류를 해 나가길 강력히 희망했다.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IOC 세계생활체육총회는 지구촌 생활체육에 관한 이슈들을 모아 발표·토론하는 세미나의 성격도 갖고 있다. 이번 12차 세계생활체육총회에서는 ‘평생운동으로서의 생활체육(Sport for All- for Life)’을 주제로 토의가 이루어졌다.
총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생활체육지도자들은 ‘생활체육이 단순한 스포츠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하나의 복지수단인 생활체육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IOC 생활체육위원회가 주최하고 말레이시아올림픽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총회에는 IOC 수석부회장(Lambis V. NIKOLAU), 말레이시아 스포츠장관(YAAKOB), IOC 생활체육위원, 국제스포츠연맹임원, 각국 스포츠 관련 대학교수, 연구원 등 95개국 6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우리나라는 이강두 회장을 비롯, 장주호 IOC 생활체육위원(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집행위원장), 홍완식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강두 회장은 지난 2006년 쿠바에서 개최된 11회 총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강두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 프로필
1992∼2008 14·15·16·17대 국회의원
1998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 실장
2002∼2004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2004∼2006 한나라당 최고위원
2006∼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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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