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아파트 청약 '꼭 알아야 할 8가지'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 아파텔, 생활형 숙박시설, 타운하우스 등 청약 통장 없이도 분양 받을 수 있는 ‘틈새 상품’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청약 1순위 자격 강화로 사실상 젊은 실수요층의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주거상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청약가점제란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점수로 매겨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제도다. 만점은 84점.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을 봤을 때 최소 50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까다로운 
청약조건

하지만 청약 가점 50점을 받기 위해서는 부양가족 3명을 둔 10년 이상의 무주택자가 10년 이상 청약통장을 유지해야 한다. 사실상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일부 실수요자는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것이다. 

다음은 헷갈리는 아파트 청약시 꼭 알아야 할 8가지 사항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다. 

▲주택청약제도란?= 주택청약이란 쉽게 말하면 신규 아파트 분양을 신청하는 것이다. 청약을 통해 당첨자로 선정돼야 주택 분양을 받을 수 있는데 주택청약을 하려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이 필요하다. 이 저축은 분양 신청 자격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주택자금을 마련하는 저축 목적도 있는데 실제 금리가 다른 예·적금보다 약간 높다. 청약종합저축은 국내 거주자라면 시중 은행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매월 2만~50만원 이내에서 1만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청약 1순위자 되려면?= 청약접수는 1순위와 2순위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순위 청약에서 신청자가 모집 가구수를 넘으면 2순위자는 청약을 넣어볼 기회조차 없다. 이 때문에 1순위 자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수도권 이외 지역은 6개월)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12회(수도권 이외 6회) 이상이거나, 납입금이 청약예치기준액 이상이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졌다. 청약예치기준액이란 청약을 원하는 지역과 면적에 따라 얼마 이상 청약통장에 들어있어야 한다고 정해진 금액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투기과열지구 또는 청약조정대상지역의 1순위 자격이 강화됐다. 우선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2년, 납입횟수는 24회 이상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가구원 중 1명이라도 주택을 1채 이상 보유하면 1순위가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점제로 당첨된 사람과 그 가구에 속한 사람은 2년간 가점제 청약을 할 수 없다. 전입신고일 기준으로 해당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요건도 새로 생겼다.

▲당첨자 선정은 어떻게?= 2007년 이전까지는 아파트 청약을 넣으면 같은 순위 내에선 추첨으로 당첨 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투기세력이 아닌 실수요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같은 순위 내에서도 또 우선 순위를 가리는 청약가점제가 도입됐는데 최근 가점제 적용 비율이 대폭 확대됐다.

▲내 청약 가점은 몇 점?= 청약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부양가족 수가 총 35점으로 배점이 가장 높은데 무주택 기간이 총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총 17점이다. 점수가 올라가는 단위 역시 부양가족 1인당 5점으로 가장 크다. 

무주택 기간은 만 20세 이상을 넘어선 후 결혼한 시점, 또는 만 30세 이후부터 1년마다 2점이 가산된다. 청약통장은 가입 직후 2점이 가산된 이후 1년마다 1점씩 오른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투유 홈페이지(www.apt2you.com)에서 제공하는 청약가점 계산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신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청약통장 없어도 OK
틈새 상품 인기몰이

▲청약 커트라인은 몇 점?= 그렇다면 가점이 얼마나 돼야 청약에 당첨할 수 있을까. ‘래미안 DM C 루센티아’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33대 1로 상당히 높았던 전용면적 114㎡는 최저 54점, 최고 76점에 평균 62점으로 집계됐다. 청약경쟁률이 두 번째(29.6대 1)로 높았던 전용 59㎡는 최저 55점, 최고 69점에 평균 60점이었다. 84㎡ A~E타입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84㎡A는 최저 54점, 최고 69점에 평균 59.95점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비 강남권 단지는 당첨자 가점이 평균 50점 미만이 대부분이었지만, 청약가점제 확대 이후 10점 정도 높아진 것이다. 강남권 인기 단지의 경우 당첨자의 가점 평균은 60~70점대였다. 서울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경우 85㎡ 이하 당첨자 평균 가점이 70점을 넘었다. 59㎡C는 평균 가점이 77점으로 만점에 겨우 7점 모자랄 정도였다.

7월 기점으로 
거래량 내림세

▲청약 가점 높이는 방법은?= 청약 커트라인에 비해 가점이 부족하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청약 가점을 한꺼번에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힘들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단 결혼을 앞둔 독신 젊은이라면 가급적 서두르는 것이 좋다. 무주택 기간은 만 20세 이상을 넘어선 후 결혼한 시점, 또는 만 30세가 된 이후 시점 중 빠른 시기부터 계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 25세에 결혼한 사람은 이때부터 무주택 기간이 시작되지만, 만 33세 미혼자는 이보다 5년 느린 만 30세부터 무주택 기간이 집계된다. 

청약통장 역시 성인이 되기 2년 전부터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만 20세 기혼자라 해도 청약통장 가입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면 1순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양가족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부양가족 1명이 늘어날 때마다 가점이 5점씩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이를 많이 낳으면 좋지만 쉽지 않다. 

직계존속인 조부모나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다.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가능하다. 단 같이 사는 직계존속의 경우 주민등록등본상 3년 이상 같은 주소에 등재돼야 한다. 실제로 같이 살지 않는 가족을 주민등록등본상으로만 같이 거주하는 것처럼 속이는 것은 불법이니 주의해야 한다.

▲탈락자 위한 예비당첨자 제도는?= 가점 높이기에 실패하고, 청약 당첨에서도 탈락했다고 포기하기는 이르다. 예비당첨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정당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해 미계약분이 발생할 경우 대비해 일반분양 주택 수의 20% 이상을 예비입주자로 추첨해왔다. 

앞으로는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선 예비당첨자 선정 비율이 20%에서 40%로 2배 늘어난다. 또 예비당첨자도 1순위 신청자 중 가점이 높은 사람이 앞 순번을 받게 된다. 다음 순번 예비입주자는 가점제가 적용되지 않는 추첨제 적용 대상자 중 추첨으로 순번을 받게 된다.

▲가점 낮은 젊은층은 어디로?= 청약가점제가 확대되면서 부양가족 수가 적고 무주택 기간이 짧은 30대가 40대 이상에 비해 불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 집 마련이 시급한 신혼부부들을 위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확대하고,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곳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투기과열지구인 경기도 과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를 제외한 남양주·고양 등 수도권 청약조정대상지역의 85㎡ 이하는 여전히 25%를 추첨으로 뽑는다. 정부 규제 대상 지역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곳도 차선책으로 꼽힌다. 특히 평택이나 김포의 경우 각각 수서고속철(SRT)·김포도시철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서울 출퇴근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청약제도 대폭 개편
내집 마련에 어려움

업계에서는 까다로워진 청약조건에 대출규제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얼어붙자 기타 상품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온나라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6만 5605건을 기점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0월은 한 달간 거래량인 4만79건은 1년 전 동월7만 4208건 대비 45.9% 급감했다. 이 수치는 8·2대책 이후 거래가   띄게 줄어든 것이며, 청약경쟁률도 하락한 것이다.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세종시는 올 4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가 104.77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8·2대책 발표 이후 첫 분양된 ‘우남퍼스트빌2차’는 평균 3.96대 1을 경쟁률에 그쳤다. 반면 청약통장 없이 분양을 받을 수 있는 틈새 주거용 상품들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초 현대산업개발이 별내지구 내 공급한 생활숙박시설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는 평균 8.74대 1, 최고 23.03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100실 대규모 공급에도 계약 시작 3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10월 제일건설이 의왕백운밸리에 선보인 민간임대아파트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 에코·블루’도 43.7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실수요자에
새 대안으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제도의 대폭 개편으로 신혼부부 등 젊은층은 물론 실수요자도 이번 제도의 개편으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청약통장 여부 및 조건이 필요 없는 주거상품들이 이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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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