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임기말 ‘방탄인사’ 파동 막전막후

충성파’들 불러들여 ‘방호벽’ 쌓기 시작됐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보은인사’ ‘회전문인사’에 이어 이번엔 ‘방탄인사’까지 결합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사들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때만 되면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고 외쳤던 이 대통령. 이에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국민들은 역시나 하고 실망하고 말았다. 무엇이 이 대통령을 거센 비난 속에서도 계속 친위인사를 강행하게 만드는 것일까.

낙하산인사, 보은인사, 회전문 인사에 이은 방탄인사
총선 ‘여소야대’ 상황역전 가능성에 안전판 깔아두나?


이명박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에서부터 도덕적 결함이 적지 않은 창업공신들을 줄줄이 주요요직에 앉혀 놨고, 곳곳에 심겨진 보은인사들은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초특급 비리폭탄을 터트렸다.

현 정부는 믿는 도끼에 계속 발등 찍히며 골머리를 앓고 있고, 피해본 서민들은 피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번엔 더 강력해 보인다. 보은인사 차원을 넘어 방탄인사라는 평이다. 갈수록 당 안팎의 비판은더욱 거세지고 있다.

MB 친위인사 가동
이젠 ‘누님라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당 안팎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찰총장에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하는 인사를 강행했다.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지휘부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비서와 ‘고소영’ 인사 선임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권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전형적인 TK(대구·경북)인사로 현재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정수석비서관이다. 권 후보자는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과 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BBK 수사 발표 지연부분에서도 의혹이 불거지며 강력한 비판여론이 조성됐었다.

또 권 후보자가 초등학교 선배인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누님’이라고 부르는 각별한 사이라는 점에서 ‘누님라인’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낙하산 인사로 비춰지고 있다.
 
한 검찰총장 후보자도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고대 후배로 고소영 연장선상에서 단행된 인사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한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BBK 기획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장본인이다. BBK사건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김이 한국에 들어와 ‘BBK는 이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밝힌 뒤 일사천리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의 충성파로 꼽힌다.

게다가 한 후보자는 벌써부터 의혹들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위장 전입과 함께 병역 기피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 후보자는 당초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사법시험 합격 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재검을 신청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이 거세지자 한 후보자는 직접 자녀 진학 문제로 두 번의 위장 전입을 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병역기피와 관련해 그는 “대학 1학년 시절 부실한 장비로 미식축구를 하면서 허리디스크가 어긋나게 됐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불안정한 자세와 스트레스로 증상이 악화돼 수술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입퇴원 내용이 담긴 서울대병원 의무기록 사본을 공개하며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라 법무관으로 가면 경력, 호봉 다 인정받기 때문에 군대를 기피하려고 위험한 허리 수술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야당은 물론 여당내의 소장파 의원들조차 두 사람의 임명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거센 후폭풍이 예고된다. 특히 지난달 말 영수회담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친위인사 강행 중단을 요구한 바 있음에도 또다시 내정된 최측근 인사들로 한 때 형성됐던 온기류가 사라지고 다시 냉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갈며 청문회 벼르는 박지원, 낙마왕 재도전 김진표
남은 개각도 벌써부터 후끈~ 총리?통일부 장관은 누구?

더 큰 문제는 이번 인사 내정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소장파인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권 수석을 법무장관에 기용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공정성 시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정두언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대학시절 군대문제로 고민하다가 깨달았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대체로 군대 가는 계급과 안 가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었다”며 “그런데 더 의아스러웠던 건 부잣집 아들들은 대부분 디스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부잣집 아들과 디스크의 상관관계는 무엇인가”라고 뼈 있는 말을 던지며 한 후보자에 대해 우회적이면서도 강력하게 꼬집었다.

안전판 역할 위한
정략적 인사 논란

이처럼 두 후보자에 대해 의혹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인사 내정을 강행하자 이 대통령의 의중에 관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말을 대비해 안전판을 설치한 것이라는 보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검찰총장의 경우 보장된 임기가 2년이어서 이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현 정부 관련인사들의 비리들이 지속적으로 터지는 가운데 언제든 검찰의 수사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결국 검찰의 선택에 따라 이 대통령의 정치운명이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충성파인 친위인사 구축으로 안전판을 깔아두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또 최근 쏟아지는 19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선 속단하기 이르지만 여야의 의석수가 역전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추측이다. 

이렇게 될 경우 거대해진 야권이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야권이 줄기차게 반대해온 4대강 사업에 관해서 청문회 등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BBK 수사 역시 아직도 깨끗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국에서는 일단락 지어졌지만, 미국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고 지난 8일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표가 한미외교회담 이후로 무기한 연기되며 또 다시 갖가지 의혹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정하고 엄정한 법 집행은 이 대통령에게 불안한 임기말을 예고하는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사전 방탄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민주당의 각오는 남다르다 못해 비장하다. 청문회를 통해 엄격한 잣대와 검증으로 후보자의 임명을 막겠다는 단호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참여정부시절 한나라당이 문재인 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을 강력 저지했었던 전례가 있어 집중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 지난 5·6개각과 관련해 장관 후보자 5명의 도덕적 흠결에도 누구 하나 낙마시키지 못했고,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두고 리더십 논란이 제기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기필코 후보자들을 낙마시켜 리더십 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특히 청문회 낙마왕으로 꼽히는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에도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권 후보자에게 제기되고 잇는 저축은행 사태 구명 로비 대상 의혹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자신이 저축은행사태에 지속적으로 연루되는 것에 불쾌감을 표출하며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권 후보자의 저축은행 관련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며 날선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남은 정부 개각에
벌써부터 관심 쏠려


이 대통령의 친위인사는 이번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내정이 끝이 아니다.

오는 9월에는 대법원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고, 국무총리 역시 한 번 더 개각이 남았다. 여기에 통일부 장관 교체설까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임기말로 갈수록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이 대통령은 남은 개각에서 다시 한 번 친위인사 카드로 국정운영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벌써부터 차기 총리에는 이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임태희 비서실장이, 류우익 전 주중대사는 통일부 장관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류 전 대사는 대운하 공약 입안을 주도해 권력창출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첫 대통령실장과 주중대사를 지내며 이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얻고 있는 충성파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마지막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번 이 대통령의 정략적인 인사 구성을 두고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임기 말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내년 총선에 끼칠 여파 등이 종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최측근 비서를 기용하는 것은 자기 임기말 안전판 역할을 세워두는 것이다”며 “국민들 눈에는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는 측근비리를 은폐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법무장관은 공정하게 법 집행을 지휘해야 할 의무가 있어 대통령의 비서는 안된다. 이 대통령이 권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비난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현 정부의 친위인사 정책을 두고 비난이 거세지며 야권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두 후보자들이 청문회의 벽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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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