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해진 손학규 ‘비상구 플랜’ 전모

‘통 큰 행보’에도 하락? 그렇다면 ‘통 큰 양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최근 해외로까지 보폭을 넓히며 ‘통 큰 행보’를 구가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급락했다. ‘분당대첩’에서 금배지를 거머쥐며 단숨에 지지율이 14.3%까지 급등했지만 이제 분당효과가 막을 내렸다는 평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내에서는 정체성 의문으로 내전에 휘말리고 있고, 당 밖에서는 통합을 향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는데…. 손 대표는 과연 이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야권대세론자로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을까?

분당효과 막 내려 원점으로 돌아간 지지율
해외순방 보따리 긍정평가도 평창에 묻혀?

지난 11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31.5%로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8.9%인 한 자릿수로 급락한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손 대표는 지난 4.27재보선으로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 지역 입성에 성공하며 지지율이 14.3%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마의 15%를 넘기지 못하고 10주 만에 다시 한 자릿수 지지율인 8.9%를 기록하며 분당대첩 효과 이전으로 회귀했다.

이에 손 대표의 범야권 ‘대권행’ 독주체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뒤를 잇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2%)와 불과 0.7%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 것.

지지율 한 자릿수
분당대첩 이전으로

이처럼 범야권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대권행은 다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손 대표 측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의 영수회담을 통해 야당 대표로서의 역할도 했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순방을 통해 꾸려온 보따리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 지지율 상승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 큰 행보의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중국의 유력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초대를 받은 점과 더불어 일본과 중국 유력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며 야당 대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대북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을 높게 평가받으며 대선 후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자 정계에서는 손 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손 대표가 방중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당일, 평창 유치 소식이 발표되면서 모든 시선이 아프리카로 쏠려 중국 해외순방 성과물이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로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상승의 반작용으로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됐다.

여기에 그동안 ‘한-EU FTA’와 ‘KBS 수신료 인상 문제’ 등으로 당내 불협화음이 계속 노출되며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이어 대북기조 정책을 놓고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정체성’ 의문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탈여의도 행보 비판
노동현안에 소극적

실제 당내 최고 ‘맞수’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대권행보에 제동을 걸며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에 대한 손 대표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였고, 비주류의 연합체인 쇄신연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확산을 도모하며 손 대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손 대표는 지난 13일 민주당 당사에서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고동락 민생실천’ 발대식을 갖고 바닥민심을 살피기 위해 제2차 희망대장정의 출발을 선언했다. 2차 희망대장정은 다음달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손 대표의 ‘탈(脫)여의도행’을 두고 당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일본, 중국 등 해외순방에 이어 주요 현안이 산적한 8~9월 임시?정기국회를 앞두고 또 외출 계획을 알리자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국회를 비운 채 임시국회가 열리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과 대여 공세에 따른 방어막도 약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제도 개선이나 정책 마련 등의 실질적인 성과물이 미비한 상황에서 외교, 안보 등 대권행보에만 치우쳐져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들이 어느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 다 아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민생탐방보다 민생대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범야권에서도 민생문제를 강조한다는 제 1야당 대표가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현안에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9일~10일 부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를 위한 대규모 시위에 민주당은 정동영, 조배숙 최고위원 등 일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희망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다른 진보야당들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노동현안 문제에 직접 당 대표가 나서 총력전을 펼쳤다. 여기에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와 노회찬 전 의원 등도 현장을 방문해 최루액 물대포를 맞고 실신하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대표만 참석하지 않은 상황이라 ‘야권대통합’을 외치는 손 대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범야권에서는 손 대표가 대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1:1구도에만 혈안이 되어 야권통합의 특수만 누리려 한다는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바닥민심 살피러 희망대장정 떠나 ‘민심사냥’
물밑에서 호남물갈이로 통 큰 양보 준비 중?

이처럼 당 안팎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손 대표가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손 대표 측근은 “이미 지난 1월 한진중공업을 방문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태 해결을 촉구했을 뿐 아니라 지난달 영수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2차 희망버스에 오르지 못한 것은 손 대표가 중국을 다녀온 다음날 개최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손 대표도 한진중공업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해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이번에 방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그는 지난 14일 직접 한진중공업을 찾아 이재용 사장 및 노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한 회사 측의 배려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기업으로서 기업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결단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바닥민심 듣고 정책제안
호남 물갈이로 인재수혈

 

 

 

 


야권통합과 관련해서는 그간 민주당이 보인 행보가 미덥지 않다는 반응과 손 대표의 진정성 문제까지 더해지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 대표는 차기 총선에서 현역의원의 호남지역 양보를 끌어내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최근 김효석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고,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이 종로에 출마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김영춘 최고위원, 김부겸 의원, 장영달 의원이 그동안 민주당의 불모지로 불렸던 영남행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흐름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27재보선에서 순천을 민주노동당에 양보해 성공했던 경험이 롤모델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은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호남양보=야권통합’이라는 등식성립에 기대어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발표된 당개혁특위의 ‘공천룰 최종안’은 기존 지구당위원장이나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양보를 골자로 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최고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추인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내용을 보면 사실상 전국적 공천물갈이를 시사하고 있다.

때문에 손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위한 히든카드가 ‘호남물갈이’라는 것으로 점차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미온적 태도 비판
적극적인 실천 요구

야권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가 그간 말로만 ‘민생’을 화두로 던졌지 실질적으로 현장으로 들어가 직접 실천력을 보여준 것이 없고, 외교·안보에만 힘을 쏟으며 국내 노동 현안에 너무 소극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뒤늦은 한진중공업 방문을 두고 그는 “이번 희망버스가 시민의 자발적 참여 속에 이뤄진 만큼 여론의 압박에 눈치를 보며 움직이기 보다는 당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통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야당 대표가 모두 관심 갖고 참석한 행사에 손 대표의 소극적 대응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야권통합에 ‘희생’을 강조한 만큼 말뿐이 아니라 확실한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손 대표는 쏟아지는 비판에 정면대응하며 수습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로는 지지율하락과 당 안팎의 비판으로 대권행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또 어떤 히든카드를 꺼내들어 분위기 ‘반전’을 꾀할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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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