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오피스텔 열기, 대안은?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인 오피스텔이 8·2대책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권 전매 제한에 수익률 하락이라는 이중고로 투자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규제 무풍지대이던 오피스텔이 8·2대책으로 연말부터 청약조정지역 내 분양물량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거주자 우선 분양이 적용된다. 여기에 최근 공급 물량 증가로 임대수익률이 5%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투자 수요가 감소할 경우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가

이에 따라 규제 대상인 오피스텔 투자의 대안으로 상가, 레지던스, 섹션오피스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상가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정부 들어 6·19와 8·2대책을 통해 주택과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는 대폭 강화된 반면, 상가에 대한 규제는 추가된 게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

실제 주거용 오피스텔 등 주택은 대출받기가 크게 어려워졌지만 상가는 지금처럼 감정가액의 40%에서 최대 80% 가까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내년 4월 이후 세금이 크게 늘어나지만 상가에 대한 세금은 바뀌는 게 없다. 


8·2대책으로 아파트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리면서 상가처럼 규제가 덜한 분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가투자의 관심지역으로, 8호선 연장 호재와 올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다산신도시와 개발호재가 풍부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등이 뜨고 있다.

8·2대책 직격탄…투자 경고등
분양권 전매 제한에 수익률 하락

▲다산역 지앤지 메트로타워 1차(상가)= ㈜지앤지스토리가 시행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 상업 2-4-1에 입지한 ‘지앤지 메트로타워1’상가가 9월 분양에 나선다. 2022년 개통예정인 다산역(가칭) 출입구 바로 앞 초역세권 상가로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사거리 3면 코너상가다. 대지면적 998㎡, 연면적 1만286.33㎡,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지하층은 주차장 및 기계실 등, 지상 1~12층까지는 상가로 구성된다. 총 점포 67개로 전용률은 53%대로 경쟁 중인 타 중심상업지 상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3.3㎡당 분양가는 800만~5500만원(부가세별도)선이다. 총 주차대수는 49대다. 계약금은 20%며 시공과 신탁은 W건설㈜와 ㈜코리아신탁이 각각 맡았다. 준공은 2018년 9월경.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상가, 오피스)=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스트리트형 상가이자 업무동 오피스인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가 분양 중이다. 중심에는 상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선큰광장과 폭 8m의 넓은 보행통로를 조성해 스트리트 상가의 특징을 살렸다. 지하 1층 56개, 지상 1층 20개의 점포로 구성된 상가는 고객 편의를 돕는 근린생활 위주의 판매시설과 고급 카페거리 조성을 위한 식음료시설 입점으로 지역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호대로변 업무동 상가와 섹션 오피스도 분양 중이다. 업무동1층은 스타벅스가 2~3층은 하나은행이 각각 입점해 운영 중이다. 4~6층은 각종 병의원, 7~12층은 근린생활시설, 13~18층은 업무시설, 지상 19층은 오피스로 구성된다. 업무시설이 밀집된 오피스타운 조성이 예상되는 5호선 강동역 주변이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업무·상업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레지던스


다음으로 서비스드 레지던스(이하 레지던스)가 있다. 수익률 하락세인 오피스텔을 제치고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레지던스는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이지만 취사·세탁시설을 갖춰 주거시설처럼 생활할 수 있다. 2011년 7월 합법화한 뒤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레지던스는 짓기 수월하다. 생활숙박업에 속해 호텔 등 관광숙박업 시설보다 건축규제가 덜하다. 주거시설을 갖추고 있는 오피스텔을 레지던스로 변경할 수도 있다. 계약자 동의를 받아 소방시설 등을 갖추면 된다.

유의할 점도 있다. 기존 계약자의 동의가 없거나 건축법상 숙박시설 허용지역(상업·준주거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레지던스 운영을 할 수 없다. 운영업체가 일정 기간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경우 보장기간이 끝난 뒤에는 수익률을 장담하지 못한다. 앞으로 분양이 크게 늘면 레지던스도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에스엠 브띠끄 레지던스 더 스파(레지던스)= 설악산 국립공원 내 첫 레지던스 호텔인 에스엠 브띠끄 레지던스 더 스파가 분양 중이다. 이 호텔은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9-2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A동 65실과 B동 71실로 구성됐다. 객실은 A(70.06㎡), B(50.45㎡), C(38.03㎡), D(19.87㎡), E(22.02㎡), F(24.08㎡) 등 6개 타입으로 설계됐다. 공간 전용률이 67.53%에 달한다. 

모든 객실에 개인 온천 스파와 설악산 온천수를 제공한다. 일부 객실은 테라스 공간 활용도 가능하다. A동과 B동 사이엔 근린공원(약 1145㎡)이 조성된다. 설악산의 관문인 무료 주차장(500여 대) 앞에 위치해 주차하기 편하다. 객실에서 멀리 동해와 설악산 절경을 감상할 수 있고, 동해와 속초8경 같은 관광명소가 차로 약 10분 거리 안에 있다. 최근 강원지역에 철도·고속도로 등 다양한 인프라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계약금 10%에 잔금 50% 대출 혜택을 준다.

섹션오피스

마지막으로 섹션오피스가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 한 층을 통으로 임대하는 일반 오피스와 달리 섹션오피스는 사무실을 다양한 크기로 나눠 임대가 가능한 수익형부동산 상품을 말한다. 임대인의 요구에 따라 원하는 규모로 업무시설 구성이 가능해 다양한 수요층 확보가 가능하다. 오피스빌딩을 다양한 규모로 분양하기 때문에 소액 투자가 가능해 기존 오피스에 비해 환금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상가·레지던스·섹션오피스
수익형 부동산 3총사 뜬다!

소규모 창업이 확산되면서 섹션오피스는 기존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새로운 블루오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중소사업자들은 개별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화장실, 주방 등 업무에 불필요한 시설이 포함돼 면적의 손실 부분이 컸다.

섹션오피스는 한 개 층을 다양하게 분할해 각 공간의 면적을 100% 업무용으로 만들고 화장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의 편의시설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공간 효용성이 높고 운영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중소사업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섹션오피스의 인기는 실제 분양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마곡에서 선보인 열린엠타워, 센테니아, 마곡퀸즈파크 11 등 섹션오피스들은 잇달아 일주일 내에 분양이 완료했으며 문정지구에서 선보인 문정지구 헤리움 써밋타워도 단기간에 완판을 기록한 바 있다. 섹션오피스 유망지역으로는 역세권 등 교통요충지, 산업단지나 대기업 투자지역, 행정타운 인근을 꼽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8·2대책은 전방위적 규제로 불릴 정도로 강력해 분양권 거래가 자유롭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수익형 부동산 분양도 점차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며 “상가의 경우 시세가 많이 오른 서울 도심 역세권보다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 레지던스는 공급물량이 없었거나 적었던 공급가뭄지역을 섹션 오피스의 경우 오피스텔 공급 과잉 지역을 중심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마곡 그랑 트윈타워(오피스, 상가)= 오는 9월 마곡지구에서는 C13-3, 4, 5, 6BL 일대에 들어서는 스마트 오피스 ‘마곡 그랑 트윈타워’가 분양될 예정이다. LG사이언스 파크 등 60여개 기업이 가까이 있다. BMT클러스터 조성으로 바이오 의료, 의약 산업단지 수요, 이화여대 서울병원(예정), 마곡의 코엑스라 불리는 MICE 산업단지의 수혜지다. 강서세무서, 강서구청 이전 등 다수의 공공기관 및 마곡역 초역세권(120m, 예정)을 터로 택한 마곡 그랑 트윈타워는 버스정류장도 50m 거리에 있다. 

김포국제공항 접근이 수월하다. 서울 여의도 등 도심권역과 인접한 데다 사업지 반경 4km 이내 다수의 지하철 노선 및 고속화도로가 있다. 마곡 그랑 트윈타워는 총 2개동(A동, B동), 지하 4층~지상 9층 규모로 지어진다. 업무시설(오피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법정 주차 대수의 175%에 달하는 주차공간이 계획돼 효율성을 높였다. 지상 1~4층에는 상업시설이, 지상 5~9층에 업무시설이 각각 들어선다.

마곡지구 최초로 오피스에 LG유플러스 IoT 시스템 제공 및 지하 창고와 옥상 정원도 조성 예정이다. 오피스의 경우 3.3㎡당 평균 840만원대의 분양가, 상가는 3.3㎡당 평균분양가가 4180만원대(1층 기준)로 책정됐다. 대부분 33㎡ 타입의 섹션 오피스 구성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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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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