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에 푹 빠진 대한민국 ④연예계도 한탕주의 바람

‘한탕주의’에 치이고, 머니게임에 당하고

연예계만큼 한탕주의가 만연한 곳이 있을까. 드라마 제작자들은 ‘대박’을 꿈꾸며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스타 잡기에 혈안이다. 일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스타 영입, 혹은 작은 소속사의 세 규합을 통해 코스닥 우회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리자 너도나도 ‘코스닥으로 가는 길’에 매진한 지 오래다. 공연 기획자들은 ‘대박’을 노리고 공연 질에는 신경 안 쓰고 티켓 판매에만 혈안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

최근 드라마를 보면 ‘스타=시청률 보장’이라는 공식 아래 일단 작품을 떠나서 스타만 잡으면 된다는 식의 한탕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자들은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더라도 스타를 기용해 인기를 등에 업고 ‘대박’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대박 드라마는 1년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그 수가 결코 많지 않다.

스타가 한 드라마를 흥행시키는 데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까. 한 방송관계자는 “어떤 드라마든 A급 스타는 20% 정도의 시청률은 보장하는데 그 이상을 못 넘어서면 드라마는 의미가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은 질과 기획, 영상이 얼마만큼 뛰어나느냐에 따라 드라마가 5회 이상으로 넘어가면 상품의 질 경쟁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스타들이 막대한 출연료를 받는 이유는 ‘초기의 효과’를 노린 방송사의 한탕주의 때문.

스타들 막대한 출연료 받는 이유
‘초기의 효과’ 노린 방송사 때문

이 관계자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예로 들면, 광고주들이 삼순이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다른 프로그램까지 밀어준다”며 방송사가 한탕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1차적으로 방송사가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며 “제 살 깎아 먹는 행태를 계속 보일 때는 사실상 한국에 지상파가 근멸할 수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한탕주의는 외주제작사의 난립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후반 드라마를 제작하는 외주 제작사는 손에 꼽힌다. 삼화 프로덕션, 김종학 프로덕션, 이관희 프로덕션 등이었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이 지난 지금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제작사만도 2백여 개가 넘는다. 이같은 외주 제작사들이 너도나도 드라마 제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외주 제작사는 ‘대박’을 꿈꾸며 드라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리의 영상 콘텐츠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드라마로서 열띤 반응과 외국에서의 성공은 매우 드문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거품이 결국 드라마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체로 신생 외주제작사는 외부에서 자본을 유치해 스타 연기자로 드라마를 꾸려나갈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에 나서는 외주 제작사의 난립으로 인한 문제 발생으로 방송사는 외주 제작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시청률 보장’…드라마 제작자 ‘스타만 잡으면 된다’는 한탕주의
드라마 판권 제작사로 넘어가면서 해외 판매 때 한탕주의로 비싸게 팔아
‘한탕주의’ 한류에 악영향…장나라·류시원 꾸준한 활동으로 인기
 한탕 노린 공연 기획사들 과열 경쟁으로 공연 취소되는 불상사도


모 방송국의 경우, 그동안 드라마 제작을 해 검증을 받은 외주 제작사와 드라마 편성과 제작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또한 외주 제작의 폐해가 많다는 드라마국 평가가 득세해 방송법상 규정한 최소한의 외주 제작비율을 지키고 가급적 드라마는 자체 제작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판권이 제작사 쪽으로 넘어간 것도 한탕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작사들이 판권을 가지려고 무리하게 저가 제작비를 감수한 뒤, 이를 충당하려고 한탕주의 식으로 해외 판매 때 지나치게 비싼 값을 매겨 한류 드라마 판매에 찬물을 끼얹은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탕주의는 한류 바람에 악역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예전만큼 중국과 일본에서 ‘돈벌이가 안 된다’ 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에선 한류가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별로 없다는 점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2004년, 20005년과 비교할 때 지금의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는 한류스타들의 계보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배용준, 최지우, 이병헌, 원빈, 장동건 등 한류 1세대 스타들이 아직도 현지에서 어필하고 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한류스타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지에서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에 인색한 채 기존 인기만을 가지고 승부를 하다 보니 한계점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현상은 중국이나 일본에 기반을 가지고 있는 스타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투자에 인색한 채 기존 인기로
승부하다 보니 한계점 봉착

장나라는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에선 장나라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한국 스타 중 중국에서 대접받는 스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장나라가 중국에서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아낌없는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음반이 안돼 중국을 건너갔다는 소문과 달리 장나라는 중국 진출 당시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최고를 받을 정도로 인기였다.

음반 수익률 역시 손에 꼽을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장나라는 여기에 만족하기보다는 수억원을 중국시장에 쏟아 부었다. 안정된 시장은 아니었지만 투자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한 달에 수십번씩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중국 전역을 누비고 다녔다.
장나라를 키워낸 아버지 주호성씨는 “중국시장은 쉽게 문을 열지 않지만 일단 마음을 열면 누구보다 적극적인 우군이다. 이곳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중국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시작은 미비했지만 지금은 어느 한류스타와 비교해서도 뒤질게 없는 류시원도 꾸준한 일본 활동으로 현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안정된 국내 활동을 뒤로하고 현지에서 방송 및 음반 그리고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콘서트 때에도 일본스타 못지 않는 최고의 시스템으로 승부하고 있으며 마케팅 비용도 아끼지 않는다. 보따리 장사를 연상시킬 정도로 경비를 아끼고 투자에 인색하면서 고액 개런티만을 챙기려는 일부 스타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갑자기 기획, 추진되는 공연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아

류시원은 “일본에선 음악 프로그램만큼 쇼 프로 출연도 중요시하는데 몇몇 한국 연예인들은 쇼, 버라이어티물은 고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밖에서 볼 때 ‘한류가 위축됐다’고 평가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 활동하려면 그 나라 문화에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너무 우리 정서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볼 때는 좀 아쉽다”고 충고했다.

연예계에는 하루가 다르게 합종연횡(合從連衡)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다. 일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스타 영입, 혹은 작은 소속사의 세 규합을 통해 코스닥 우회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리자 너도나도 ‘코스닥으로 가는 길’에 매진한 지 오래다.

이때 주가를 단시간에 상승시키는 견인차는 바로 스타의 이름값이다. 연예계는 ‘연예인이 주가를 띄운다’는 판단에 연예계로 유입된 코스닥 및 대기업 거대 자본을 통해 수억원을 줘서라도 스타를 잡겠다며 혈안이 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세한 규모의 매니지먼트사들이 난립하며 주먹구구식 운영을 해온 한국 연예계가 선진 기업화돼가고 있다는 점에선 발전적이다. 하지만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스타의 몸값만 높아져 결국 연예인을 기득권 세력화할 뿐이다”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스타는 자신의 발전적인 미래를 도와줄 기획사가 아닌 돈을 보고 기획사를 선택하고, 기획사는 돈을 많이 주고 영입한 스타에게 또 다시 배신당할 수 있는 부메랑 구조로 둘 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탕주의가 가장 만연해 있는 곳은 공연계이다. 해외 스타들의 내한공연이 러시를 이루면서 ‘대박’을 노리는 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한탕을 노리고 상당히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 이는 공연 기획사들끼리의 과열 경쟁을 부추겨 로열티나 개런티의 상승을 부른다.
내한공연의 티켓 가격이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턱없이 비싼 이유를 여기서 찾는 의견이 많다. 티켓 가격의 상승으로 예매율이 떨어지면 손해를 줄이기 위해 설비나 스케일을 줄이고 이는 졸속 공연으로 치달아 장기적으로 팬들을 잃게 만든다.
한탕주의는 단순히 티켓 값의 급증에 머무르지 않는다. 애당초 이들 업체는 내한공연의 성사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떨어지는 수익에 집중하기 때문에 개런티에 비해 티켓 판매가 부진할 경우 내한공연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국내팬들의 내한공연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역시 나쁘게 한다. 또한 꾸준히 내한공연을 성사시키며 신뢰도를 쌓은 공연 기획사들이 도매급으로 비판받는 부작용도 초래한다.
수년간 국내외 대형 공연을 개최한 모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스폰서도 확보하지 않고 단지 입장권을 판매해 출연료를 충당하려는 무리한 기획이 말썽이다”라며 “몇년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입장권을 구입한 팬들만 골탕 먹고, 출연할 예정이던 가수들이 애꿎게 원성을 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잡음을 빚은 공연을 보면 일단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개런티를 올려주며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자금줄이 막히면 공연 취소, 티켓 떨이 등의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며 “보통 공연을 기획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의 준비가 필요한데 갑자기 기획, 추진되는 공연은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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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