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 뜨는 ‘핫라인’

어느덧 2017년 한 해도 무더운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 무더운 여름만큼 뜨거운 부동산 시장이 있어 투자자이나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경기 서북부·한강변·동해 관광벨트
택지개발지구…인기 주거지로 떠올라
 

일명 부동산 핫라인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지역을 꼽으라면 먼저 경기 서북부 3인방인 향동지구, 삼송지구, 지축지구가 있다. 이들 3인방은 경기 서북부지역의 택지개발지구로서 인기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으면서 편의시설도 속속 들어서면서 새로운 주거지로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다음으로 서울의 상징이자 신흥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강변 라인에 입지한 3인방으로 용산구, 성동구, 마포구가 있다. 

마지막으로 교통망의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동해안 관광 벨트 3인방인 속초, 양양, 고성에 세컨드하우스 열풍이 거세다. 

최근 경기 서북부 3인방인 향동지구, 삼송지구, 지축지구가 신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향동공공주택지구

먼저 덕양구 향동동에 위치한 향동공공주택지구는 전체 117만8377㎡ 부지에 앞으로 총 7994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지역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추진하는 공공주택사업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분양이 이뤄져 2019년 2월 입주가 시작된다. 위치상으론 북쪽으로 삼송·원흥·지축지구와 은평뉴타운이 위치하고 남쪽으로 상암DMC, 덕은지구, 수색 등과 접한다.

국내 두 번째로 이케아 매장이 들어서는 원흥지구와 오는 8월 오픈 예정인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차로 20분 내외 거리다. 은평뉴타운의 롯데몰과 성모병원(2019년 예정)에도 30분 내 도착이 가능하다. 경기도권이지만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업무지구와 가깝다는 게 최대 이점. 상암MBC와 차로 10분 내외 거리다. 가까운 역은 경의중앙선인 수색역과 6호선·경의선·공항철도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다. 수색역과는 3㎢ 내외 거리로 버스나 차로 접근이 가능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전세난에 지친 서울 서북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분석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300만원 안팎이다. 인근 마포구 상암동의 전세가(1455만원,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보다 저렴하다. 현재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웃돈은 동·호수에 따라 3000만~6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는데 생각보다 물량이 많지는 않다.

삼송택지개발지구

경기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는 지하철 3호선 삼송역·원흥역 주변을 포함, 507만11㎡의 면적에 총 2만2128가구가 들어서는 신도시 택지개발사업이다.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동산동·오금동·원흥동·용두동·대자동·지축동 일원이 포함된다. 역에서 약 10분을 걸어가니 신세계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막바지 공사 중이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이곳은 축구장 50배 면적에 95개 전국 맛집과 500개 브랜드가 입점하는 대형쇼핑몰이다. ‘스타필드 하남’에 이은 두 번째 지점으로 서울과 경기 서북부지역 쇼핑족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역세권인 삼송역 주변 아파트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삼송역 인근에 한 아파트는 분양가(3억9900만원)에서 약 2억4500만원이 올랐다. 입주 때(2015년 9월, 5억원)와 비교해도 1억4500만원 상승해 인근 서울권역인 은평뉴타운의 시세를 따라잡았다. 스타필드와 역 주변 아파텔도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층·호수에 따라 3000만~8000만원의 웃돈을 줘야 분양권 구매가 가능하다.


입주를 앞둔 소형아파트들도 6000만원 이상 웃돈이 형성됐다. 삼송역에서 차로 15분, 원흥역에서 5분 거리에 이케아 2호점 공사현장이 있다. 광명시에 개장한 1호점에 이어 ‘이케아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근 상권과 아파트 값도 뛰었다. 삼송역과 원흥역 주변은 스타필드, 이케아 등의 대형편의시설과 함께 지하철을 이용하면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 실수요·투자수요가 꾸준한데 3호선 이용시 경복궁역과 종로3가역까지 25분 내외면 도착이 가능하다.  

지축지구

지축지구는 공공주택지구로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일대 119만㎡ 부지에 총 8600가구가 들어서는데 올해만 해도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반도건설, 중흥건설 등 25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됐다. 지축지구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경기도권이지만 서울 은평뉴타운과 인접해 북한산 조망과 구파발역, 롯데몰, 은평성모병원 등 은평뉴타운의 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 삼송지구와 은평뉴타운 사이에 위치해 스타필드 고양과 이케아 2호점 등으로의 접근도 편리하다.  

특히 지축역을 끼고 개발되는 단지로 서울 도심업무지구와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을 통해 종로, 광화문 등을 20분대에 오갈 수 있는 데다 수도권 전역을 1시간 내에 연결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들어서는 연신내역과도 두 정거장 거리다. 첫 분양단지인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 안팎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분양가가 비싸다는 평가도 나온다. 옆 동네인 삼송지구 내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기 때문이다. 지축지구는 같은 고양시 덕양구 내에서도 향동·삼송지구 등과 비교하면 가장 개발이 늦은 곳이지만 주변에 북한산, 노고산, 창릉천 등이 있어 쾌적한 환경도 갖췄다. 

최근 한강변 라인에 있는 용산구, 성동구, 마포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한강변은 조망권과 희소성, 상징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고액 자산가들의 매수세가 잇따른 결과다. 강북에서 도심 접근성이 좋은 주거지역인 용산구와 성동구, 마포구의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강북의 신흥 부촌이자 시세를 이끌어가는 ‘3대 대장주’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모두 한강변에 붙어 있는 이들 지역은 최근 1년 사이 아파트 가격이 8~10%씩 상승했다. 성동구는 여의도, 광화문, 강남과 가까워 서울의 대표적인 ‘직주근접형’ 주거지역으로, 강남 진입이 어려운 30~40대 중산층이 성동구의 새 아파트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은 올해 말 미군기지(243만㎡규모) 이전이 완료되고, 한남뉴타운(111만 205㎡규모)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인 용산~강남 복선전철 1단계 공사가 지난해 8월 시작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수천만~2억원
프리미엄 형성

올해 입주하는 새 아파트도 강세다. 2014년 공급 당시 미분양이었던 ‘용산역 푸르지오 써밋’은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중대형 주택에도 5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118㎡형 분양권(23층)은 지난 2월 분양가(12억4480만원)보다 5079만원 비싼 12억9559만원에 거래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7년 4월 기준으로 용산구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96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 상승했다. 용산구 아파트 가격은 강남 3개구 중 하나인 송파구(2821만원)보다 비싸다. 마포구(3.3㎡당 2369만원) 아파트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0%, 성동구(3.3㎡당 2291만원)는 9% 상승했는데,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강동구(3.3㎡당 2235만원)보다 높다.

마포구와 성동구는 여의도, 광화문, 강남과 가까워 서울의 대표적인 ‘직주근접형’ 주거지역으로 강남 진입이 어려운 30~40대 중산층이 마포구와 성동구의 새 아파트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전망도 밝다. 최근 2~3년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강남보다는 강북 중심의 주택 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아 강북 3구지역(용산·성동·마포)을 중심으로 강북 아파트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도심 접근성이 좋은 주거지역이라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하지만 강남에 비해 이들 지역은 학군이 발달하지 않아 집값 상승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강원도 동해안 북부벨트인 속초, 양양, 고성도 최근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속초 부동산 시장이 가장 뜨거운데 속초의 땅값이 올해 도내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내 누적 땅값 상승률은 1.147%를 기록했다. 시·군별로는 속초가 1.516%나 올라 강원도 18개 시·군 중 1위에 올랐다. 

속초는 지난해 확정된 동서고속화철도 추진과 올해 개통 예정인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영향으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조양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 공급이 이어지는 등 토지시장은 물론 주택·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활황세다. 최근 속초항에 7만5000톤급 크루즈선이 입항하며 관광 활성화도 기대되고 있다. 

속초에 이어 인접한 양양이 1.433%로 2위를 차지했다. 양양도 교통망 개선 등 각종 개발호재로 땅값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주(1.423%), 횡성(1.269%), 고성(1.225%), 춘천(1.149%), 강릉(1.129%)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교통망 개선과 개발호재, 관광산업 확충 등의 영향으로 속초를 중심으로 양양·고성 등 강원도 동해안 북부지역의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속초 지역이 활황을 보이자 일고 있는 대형 아파트, 호텔 등 세컨드하우스 열풍이 인근 고성·양양군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고성·양양지역에는 해안가 경관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소규모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 주택, 생활형 숙박시설 등을 신축하기 위해 입지를 물색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동해안과 수도권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수도권 세컨드 하우스 수요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속초를 중심으로 양양, 강릉 주문진 일대까지 많이 몰리고 있어 강원도 동해안 북부벨트의 세컨드하우스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부동산 핫라인에 분양되는 주요 단지다.

■경기 서북부


▲지축역 반도유보라= 반도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원흥역(지축지구 B3블록)에서 ‘지축역 반도유보라’를 7월 분양한다. 지하 2층~최고 지상 29층, 5개동 549가구로 구성됐다. 전용면적별로는 76㎡A 29가구, 84㎡A 275가구, 84㎡B 245가구다. 지축지구 역세권에서 중소형으로만 구성되는 만큼 직장이 서울인 젊은 수요층의 관심이 예상된다. 입주는 2019년 11월 예정.

▲향동지구 중흥S-클래스= 중흥건설도 7월 고양시 향동지구 A2블록에 ‘고양 향동지구 중흥S-클래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59㎡ 단일, 총 951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한강변 벨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효성은 서울 용산국제빌딩 4구역에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를 분양한다. 용산구 한강로3가 63-70번지에 위치한다. 지하 5층, 지상 최고 43층 6개동, 전용면적 40~237㎡, 총 1140가구(임대 194가구)의 대단지다.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이하로 형성될 예정이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서울 성수동 최고급 주상복합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성수동 뚝섬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3구역에 들어설 예정인 이 주거복합 단지의 분양시기가 지난 5월에서 7~8월로 연기됐다. 주거와 업무시설·판매시설·문화집회시설이 결합된 최고 49층의 이 복합단지는 성수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 5층~지상 49층, 총 280가구(전용면적 91~273㎡) 규모로 들어선다.

■동해안 관광벨트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9-2번지, 11-1번지 일대에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130실이 분양 중이다. A동은 연면적 4993.17㎡,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65실, B동은 연면적 4986.76㎡,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71실로 구성된다. 설악동 최초 가족 중심 명품레지던스 호텔로 전 객실에 프라이빗 온천 스파가 제공된다. 일부 타입은 테라스 공간도 주워진다. 패밀리형 위주의 객실 구성 원룸은 물론 2룸, 3룸의 넓고 여유로운 패밀리타입 위주 설계로 거주 및 생활까지 가능하다.

▲양양 우미린 디오션= LH와 우미건설, 삼호 컨소시엄은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양양물치강선지구 2블록에 ‘양양 우미린 디오션’아파트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0층 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75~84㎡ 총 190가구로 구성됐다. 최근 떠오르는 속초생활권을 누리며 단지 동측으로는 동해바다, 서측으로는 설악산 조망이 가능하다(해당세대). 도보거리에 물치해수욕장, 물치천이 위치하고 인근에 설악해맞이공원과 설악산, 낙산사 등 유명 관광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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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