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

팬들에게 사기 치는 축구 ‘판 엎어라’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해외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 등 그동안 한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축구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한국 프로축구계가 승부조작에 얽혀있다는 것.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과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프로선수와 브로커·· 승부조작 개입, 국가대표 출신까지?
인천GK 고 윤기원 선수 연루설도 수면위로 다시 솔솔

지난 5월21일부터 K리그 승부조작설을 수사하던 창원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25일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광주와 대전구단의 프로축구선수 2명을 구속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30일에는 대전구단 선수 3명이, 지난 6월1일에는 상무 소속의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이 구속됐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뛴 경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실책성 플레이를 한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도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다.

K리그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프로축구계와 검찰 안팎에서는 승부조작에 가담된 선수 등이 20여명에 달할 것이란 말도 돌고 있어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K리그 큰 충격에 휩싸여

K리그는 이러한 사건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몽규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프로축구의 명예를 걸고 K리그 내부의 승부 조작 시도와 불법 베팅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안 좋은 파문에 휩싸인 K리그는 5월28일부터 모든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클린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지난달 31일과 6월1일에는 휘닉스파크에서 16개 구단 선수와 코치진, 사무국 임직원 등 관계자 1천여 명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K리그 선수단과 연맹 및 구단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 역시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승부조작사건에 선수가 연루된 구단들도 이번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FC는 지난달 29일 제주와의 경기에 앞서 소속 선수들이 연루된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5월21일에 구속된 브로커가 경남FC 선수출신이었고, 현재 군인신분으로 상무 소속 공격수인 김동현도 경남FC 소속이기 때문.

이번 사건으로 4명의 선수가 구속된 대전구단은 지난달 29일 책임을 지고 구단 대표와 이사 전원, 감독 등 코치진 전원, 팀장급 이상급 전원이 모두가 일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K리그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6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윤기원 선수가 자신의 차 안에서 연탄을 피우고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부터 루머로만 떠돌던 K리그 승부조작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연관성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윤기원의 자살 또한 승부조작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요즘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윤 선수가 조폭의 협박에 시달리며 힘들어했다는 말들이 돌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선수의 모친은 지난달 26일 인천유나이티드의 허정무 감독에게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진실을 꼭 밝혀 달라”는 편지를 보내며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유나이티드의 정종관 선수가 호텔에서 목을 맨 채 발견 돼 충격을 주었다. 숨진 정 선수 옆에서는 직접 자신이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며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내 친구들이고 의리 때문에 내 이름을 진술하지 않았다. 모두 내 책임이고 내가 시킨 것"이라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정 선수가 승부조작에 선수들과 브로커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남FC의 골키퍼 김병지는 “브로커의 제의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선수들이 받는다”며 “후배 선수들에게 단호히 거부하라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번 사태로 “지도자와 선수, 선수와 선수가 서로 못 믿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서로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진 것에 대해 가슴 아파했다.

K리그에 이보다 더 많은 승부조작이 있다고 추정하는 검찰은 이번 사건에 조직폭력배가 개입됐다는 의혹을 포함해 배후 세력을 낱낱이 밝혀 승부조작을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6일 선수들의 승부조작을 근절할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프로축구를 스포츠토토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에서는 K리그와 리그 컵 경기가 제외되나 대표팀 경기나 FA컵은 그대로 유지된다.

고 정종관 ‘모두 내 책임’

이번 사건에 대한 다음 아고라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jaihya****는 “승부조작을 알면서도 눈감아온 구단들부터 팬들 앞에 공개 사과하고 승부조작에 관여한 선수들을 모두 솎아내야 할 것이다. 팬들이 승부의 진실을 믿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를 계속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출범 28년을 맞은 프로축구계가 그동안 쌓아온 것을 모두 무너뜨리고 다시 새롭게 쌓아올린다는 각오가 없이는 결코 회생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K리그가 새롭게 거듭나기를 촉구했다.

아이디 carnival****는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행여 부정부패에 연루되었더라도 자살은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목숨을 끊은 젊은 선수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아이디 dusan****은 “어린 선수들을 승부조작과 불법도박의 도구로 쓰는 일부 지도자들의 윤리의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심판 매수 행위 근절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며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아이디 maj***는 “1.5군 이하의 축구 선수 연봉이 평균 2000~3000만원 이하인 것과 축구 선수로 뛸 수 있는 나이가 많아야 서른 중반이하임을 상기 해 볼 때 주변의 많은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축구계의 힘든 현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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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이 ‘윤석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 걸려 있는 사진은 그대로지만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잘’ 지내고 있다. 경호원들을 대동하면서 자신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커뮤니티센터를 자유롭게 활보 중이다. 연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가 하면 관련 영화까지 챙겨 봤다. 반대로 일부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모양이다. 사라진 팻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는 아직 윤 전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달 9일 <일요시사> 취재진이 확인한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2022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촬영했던 사진이다. 행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해 4월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입주민 가운데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준 이 사진의 팻말인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 (2022.5.5)’는 지워져 있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A씨는 “관리소에 철거를 요청했었는데 안건으로만 상정됐지,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철거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철거될 예정이기에 팻말을 떼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코바나컨텐츠 앞 한 갤러리를 사실상 집무실로 사용 중이다.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아크로비스타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 안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바뀐 건 지난달부터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드나들면서 정문을 잠그고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방음벽 등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민 “철거 요청” 이행될진 미지수 바로 앞 갤러리 사실상 윤 집무실 과거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 경호 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를 두고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동과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 근처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같은 달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이 갤러리를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도 지난달과는 다르게 사복 차림으로 윤 전 대통령을 경호 중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입주민 A씨는 “대다수의 입주민들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활보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불편을 표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파트 인근서 늦은 새벽까지 라이브 방송을 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소란을 벌이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도보 산책을 무서워하는 입주민들이 적지 않다. 112에 여러 번 신고해도 경찰이 소란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만 주고 떠나는 등 대응이 미비한 게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를 떠나지 않으면 현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으나 최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 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에는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내부 공간 안 보이게 방음벽 설치 직원들 사복 차림 입주민 눈치 보기? 검찰이 아크비스타를 압수수색했던 건 이달 초다. 김씨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지만 김씨가 불응하면서 대선 이후에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곧바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고,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김씨 휴대전화와 메모 등 관련 자료들도 확보해 분석한 만큼 김씨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지난 2월부터 김씨 측에 구두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달하다가 지난 14일 검찰청으로 와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김씨 측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증빙할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공천 개입에 관한 내용인 만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유서에 담았다. 선거 기간에는 정치적 수사를 중단해 온 관행을 고려해 조사 시점을 6·3 대선 후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검 신중 모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지난 3월13일 직무에 복귀했다. 그는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돼있던 기간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고, 복귀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기 수사 중인 서울고검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도 대선 전 김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