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800호 기획특집>③역대 대통령들의 애주&애창곡 엿보기

국정 스트레스 술로 달래고 노래로 풀고

전직 대통령들도 나라경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거나 유희를 즐기기 위해 술을 즐겼다. 또한 누구에게나 한 곡씩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 있듯 대통령들에게도 ‘18번’이 있다. 지령800호를 맞아 전직 대통령들의 술과 애창곡에 대해 알아봤다.

‘두주불사’ 최고의 애주가 박정희 전 대통령
‘음치’ 노태우, 음악에 대한 조예는 깊어

양주와 소주, 막걸리, 정종 등 전직 대통령들이 마셨던 술의 종류도 다양했다. 원래 술을 좋아한 대통령도 있었으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신 대통령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전직 대통령들의 애창곡을 통해 당시 시대상황과 개인적인 취향 등을 엿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애주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은 측근의 집을 찾아가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눌 정도로 술을 사랑(?)한 애주가였다.

한마디로 ‘두주불사(斗酒不辭)형’인 박 전 대통령이 마신 술의 종류는 양주부터 막걸리, 폭탄주까지 다양했다. 특히 막걸리와 양주를 즐겨마셨다고 전해진다.

막걸리부터 양주까지 다양

박 전 대통령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를 우연히 맛 본 후 오랫동안 이 막걸리를 마셨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마신 폭탄주는 요즘 폭탄주와 제조방법이 달랐다. 막걸리와 맥주를 합해 마시거나 소주와 막걸리를 섞어 마셨다. 맥주에 양주를 타거나 맥주에 소주를 합하는 요즘 폭탄주 제조방법과 달랐다.

양주 중에는 ‘시바스 리갈’을 즐겨 마셨다고 한다. ‘시바스 리갈’은 박 전 대통령이 암살당할 당시에도 마신 것으로 알려져 일명 ‘박정희 술’로 불리기도 했다.

군인 출신인 전두환 전 대통령도 애주가였다. 양주와 소주 가리지 않고 즐겼고, 후배들의 술자리를 잘 챙겼다. 영관급 장교시절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후배들 술자리를 찾아 술을 마시고 술값을 계산했다. 하지만 나이 탓일까. 전 전 대통령의 현재 주량은 과거의 3분의1로 줄었다고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따뜻한 정종을 즐겼다. 주량이 센 편은 아니었고 맥주 두잔 정도를 마셨다고 한다. 술도 성격 따라 마시는 것일까. 군 출신이면서도 소심한 성격의 노 전 대통령은 술고 연관된 에피소드가 별로 없는 편에 속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위스키를 좋아했지만 당선된 후에는 주로 포도주를 마셨다. 보통 포도주 반병 정도가 주량이었지만 임기 말년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포도주 한 병을 마신적도 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술과 상당한 거리를 뒀다. 민주화 투쟁으로 점철된 김 전 대통령의 고된 인생역정은 누구보다 술을 가까이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이와는 정 반대였다. 고문으로 상한 건강 탓인지 주량은 소주나 포도주 두 잔 정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강막걸리’ 맛에 반해 앉은 자리에서 6잔을 거푸 마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임기 중에는 정상회담이나 국빈을 맞았을 때 ‘대강막걸리’를 건배주로 썼고, 임기가 끝나고 봉하마을로 내려가선 김해 ‘상동탁주’를 즐겨 마셨다. ‘상동탁주’는 농민들과 함께 마시는 새참용 술이 됐다. 한편 소주도 즐겼다. 주량은 소주 서너 잔 정도로 가끔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 영부인과 보좌진들의 자제로 자주 마시진 않았다.

최고의 18번 ‘아침이슬’

박정희 전 대통령은 평소 노래를 즐겨 불렀다고 한다. ‘잘살아보세’와 자신이 직접 가사를 지어 곡을 붙인 ‘새마을 노래’를 애창했다. 1970년대 초 박 전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추진했던 시대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새마을 운동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나라 농촌의 현대화를 위해 범국가적으로 추진됐다. 이 외에도 현인이 노래한 ‘전우야 잘자라’, 손인호가 불렀던 ‘짝사랑’, 당시 금지곡인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박 전 대통령 애창곡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평소 노래를 즐겨 부르지는 않았으나 연회에서는 늘 두 곡 정도를 즐겨 불렀다. 이 노래는 당시 직업 군인들에게 애창곡 1순위였던 최갑석이 불렀던 ‘38선의 봄’ 과 명국환이 부른 ‘방랑시인 김삿갓’이다. 애창곡을 제외하고 가끔 불렀던 노래로는 백년설이 불렀던 ‘향기품은 군사우편’으로 역시 당시의 직업군인들에게 있어서는 ‘18번’이나 마찬가지였던 노래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노래를 자주 부르지는 않았으나 퇴임직전 기념음반을 남길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그는 군인시절 8사단 ‘21연대가’와 ‘9공수여단가’를 직접 작사·작곡 할 정도로 음악 실력이 뛰어났다. 애창곡은 외국곡인 ‘베사메 무초’와 당시 금지곡이었던 양희은의 ‘아침이슬’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또한 평소 민주화 투쟁으로 살아온 인생 때문인지 노래를 즐겨 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1993년 4월 김 대통령의 초청으로 양희은이 청와대 공식행사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 이유에선지 양희은의 노래는 대부분 다 좋아했고 그중에 ‘아침이슬’을 가장 좋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과 비슷한 길을 걸어 왔으며 노래를 많이 부르지는 않았지만, 평소 파이프담배를 입에 물고 있을 때 자주 불렀던 노래가 그의 정치적 고향이자 호남을 상징하는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자주 불렀다. 그 외 ‘선구자’와 ‘그리운 금강산’ 등 가곡도 좋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곡 역시 양희은의 ‘아침이슬’과 ‘상록수’로 알려졌다. 현실에 닥친 시련을 극복하는 모습을 그린 이 두 노래가 가난 등 역경을 딛고 인권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던 노 전 대통령의 삶과 닮은꼴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선거 홍보영상물에서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직접 노래하기도 했다. 가끔씩 자주 부르는 노래로는 김세화의 ‘이정표’와 ‘작은 연인들’이 있다.

전직 대통령들의 애창곡으로 가장 사랑을 받은 노래로는 양희은의 ‘아침이슬’로 밝혀졌으며 역대 대통령들의 술 취향과 애창곡에는 대부분 그 시대의 상황과 자신이 걸어온 길, 그리고 개인적 취향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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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