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청년당은 촛불 정국과 함께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서 ‘야구방망이 집회’를 열고 백색테러를 부추긴 보수단체 대표 등을 고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청년을 대변하는 청년당이 연내 창당을 목표로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향후 청년당의 창당 계획을 배진수 청년당 추진위원에게 들어봤다.
지난 20일 잠실역 근처 한 카페. 기업 사보를 만들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배진수 청년당 추진위원이 들어왔다. 배 위원은 자신을 ‘정’이라고 소개하며 “프리랜서는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니고 병보다 못한 정”이라고 말했다. 배 위원은 프리랜서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회사에 출근한다. 정규직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도 아닌데 왜 출근을 할까. 배 위원도 “그게 의문”이라고 반문한다.
청년을 위하여
배 위원이 청년당 창당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나는 대표적인 흙수저 청년이다. 이번 촛불 혁명을 계기로 청년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청년당 창당을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당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촛불 혁명의 바람을 탔다. 배 위원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 모인 청년들이 ‘이 썩은 정치 우리가 바꿔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30대 지지율은 아예 0%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실패를 보며 지난해 10월31일 청년당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날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서울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청년들에게 더 이상 당신(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 현 청와대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대구, 부산 등 전국 각 지역서도 청년당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청년당은 촛불 정국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함께 여론 몰이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5일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서 ‘야구방망이 집회’를 열고 백색테러를 부추긴 보수단체 대표 등을 고발했다.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비롯한 보수단체가 박 특검 자택 주변서 행한 협박 행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박 특검 자택 주변서 집회를 개최하고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집회서 장기정 대표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들고 “말로 해선 안 된다. 몽둥이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옥순 대표도 “우리의 목적은 박영수를 때려잡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보수단체의 해당 집회서 나온 발언을 문제 삼았다.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해당 보수단체 대표들을 특수공무방해, 명예훼손, 모욕, 특수협박 등 혐의로도 고발했다.
촛불정신 계속 살려 현실적 어려움 해결
좌파? 진보·보수 떠나 더 좋은 세상 고민
이 때문에 일각에선 청년당이 ‘좌파 정당’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배 위원은 “우리는 진보, 보수를 따지는 게 아니다.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정당”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가 보수단체를 고발하는 이유는 ‘청년’을 빙자한 자유청년연합의 백색테러가 청년의 뜻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청년당의 이 같은 활약 덕분에 당시 고발인 1만4000명을 모집했으며, 1000명이 모여 발기인 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청년당은 연내 창당을 목표로 뛰고 있다. 추진위원들은 20∼30대로 대학생, 대학원생, 취준생 등 소위 ‘흙수저’가 대부분이다.
청년당은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으로 팟캐스트도 진행한다. 2주에 한 번씩 에피소드가 업데이트가 되는데, 첫 방송이 팟빵 순위 취미 부문 32위를 차지했다.
배 위원은 “10여명이 청년당서 활동하고 있다. 정기모임은 일주일에 한 번씩하고 있다”며 “당원 모집을 위해 SNS 활동이나 팟빵 녹음 등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청년당이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이유는 탄핵이 인용되면서 촛불 정국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 동안 촛불광장은 청년당의 구심점이나 마찬가지였다.
배 위원은 “청년당은 촛불혁명의 바람을 탔다. 촛불집회서 청년당 홍보를 많이 했다”며 “또 모금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 광장이었다. 그런데 탄핵 정국이 끝나면서 촛불 광장도 끝났다”고 말했다.
또 3월이 되면서 청년당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맴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창당을 위해서는 각 시도서 5000명의 지지당원의 서명도 필요하다. 할 일이 너무 많지만 뜻대로 일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 배 위원은 현재 청년당 추진위원회가 ‘번 아웃’ 상태라고 털어놨다.
청년당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이 없다는 것. 배 위원은 “청년당은 20∼30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에게 무슨 돈이 있겠느냐”며 “사무실을 임대해서 제대로 된 창당 준비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청년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스펙을 쌓고, 앞만 보고 달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 청년에게 특정 정당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배 위원은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수많은 청년들이 광장에 나왔다. 촛불 광장에선 ‘힘들어서 못살겠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도 컸다”며 “촛불만 들고서 끝날 문제였다면 시작조차 안 했을 것이다. 촛불을 들고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 창당 목표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배 위원은 끝까지 청년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배 위원은 “청년의 얼굴이 되고 싶다. 청년당은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며 “촛불의 중심은 청년이었고, 그렇게 살아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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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청년당 친박의원에 민원 왜?
청년당 대구시당 준비위원회가 조원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실에 박근혜 옹호를 중단하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청년당 대구시당 준비위원회는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조원진(달서병)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범죄 피의자 박근혜를 옹호하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며 민원장을 제출했다.
청년당은 ▲탄핵 불복, 친박 옹호 집회에 참가하지 말 것 ▲지역 유권자 동의없이 삼성동 박근혜 자택에 방문해 범죄 피의자 옹호하는 행위 즉시 중단할 것 ▲박근혜에 대한 개인 숭배, 충성 행위를 중단할 것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막말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현재 범죄 피의자로 국정농단 사태에 형사적, 정치적인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진 국회의원은 지역 유권자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박근혜 삼성동 자택을 방문하여 개인 비서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인으로 돌아간 범죄 피의자 전직 대통령을 개인 숭배하고 충성하는 것은 반헌법적인 일”이라며 “조원진 의원은 당장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