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청년당 만드는 배진수 창당 추진위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3.27 09:56:23
  • 호수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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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살리겠습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청년당은 촛불 정국과 함께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서 ‘야구방망이 집회’를 열고 백색테러를 부추긴 보수단체 대표 등을 고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청년을 대변하는 청년당이 연내 창당을 목표로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향후 청년당의 창당 계획을 배진수 청년당 추진위원에게 들어봤다.

지난 20일 잠실역 근처 한 카페. 기업 사보를 만들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배진수 청년당 추진위원이 들어왔다. 배 위원은 자신을 ‘정’이라고 소개하며 “프리랜서는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니고 병보다 못한 정”이라고 말했다. 배 위원은 프리랜서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회사에 출근한다. 정규직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도 아닌데 왜 출근을 할까. 배 위원도 “그게 의문”이라고 반문한다.

청년을 위하여

배 위원이 청년당 창당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나는 대표적인 흙수저 청년이다. 이번 촛불 혁명을 계기로 청년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청년당 창당을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당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촛불 혁명의 바람을 탔다. 배 위원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 모인 청년들이 ‘이 썩은 정치 우리가 바꿔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30대 지지율은 아예 0%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실패를 보며 지난해 10월31일 청년당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날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서울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청년들에게 더 이상 당신(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 현 청와대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대구, 부산 등 전국 각 지역서도 청년당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청년당은 촛불 정국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함께 여론 몰이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5일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박영수 특별검사 자택 앞에서 ‘야구방망이 집회’를 열고 백색테러를 부추긴 보수단체 대표 등을 고발했다.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비롯한 보수단체가 박 특검 자택 주변서 행한 협박 행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박 특검 자택 주변서 집회를 개최하고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집회서 장기정 대표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들고 “말로 해선 안 된다. 몽둥이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옥순 대표도 “우리의 목적은 박영수를 때려잡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보수단체의 해당 집회서 나온 발언을 문제 삼았다.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청년당 추진위원회는 해당 보수단체 대표들을 특수공무방해, 명예훼손, 모욕, 특수협박 등 혐의로도 고발했다.

촛불정신 계속 살려 현실적 어려움 해결
좌파? 진보·보수 떠나 더 좋은 세상 고민

이 때문에 일각에선 청년당이 ‘좌파 정당’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배 위원은 “우리는 진보, 보수를 따지는 게 아니다.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정당”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가 보수단체를 고발하는 이유는 ‘청년’을 빙자한 자유청년연합의 백색테러가 청년의 뜻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청년당의 이 같은 활약 덕분에 당시 고발인 1만4000명을 모집했으며, 1000명이 모여 발기인 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청년당은 연내 창당을 목표로 뛰고 있다. 추진위원들은 20∼30대로 대학생, 대학원생, 취준생 등 소위 ‘흙수저’가 대부분이다.

청년당은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으로 팟캐스트도 진행한다. 2주에 한 번씩 에피소드가 업데이트가 되는데, 첫 방송이 팟빵 순위 취미 부문 32위를 차지했다.

배 위원은 “10여명이 청년당서 활동하고 있다. 정기모임은 일주일에 한 번씩하고 있다”며 “당원 모집을 위해 SNS 활동이나 팟빵 녹음 등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청년당이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이유는 탄핵이 인용되면서 촛불 정국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 동안 촛불광장은 청년당의 구심점이나 마찬가지였다.

배 위원은 “청년당은 촛불혁명의 바람을 탔다. 촛불집회서 청년당 홍보를 많이 했다”며 “또 모금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 광장이었다. 그런데 탄핵 정국이 끝나면서 촛불 광장도 끝났다”고 말했다. 

또 3월이 되면서 청년당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맴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창당을 위해서는 각 시도서 5000명의 지지당원의 서명도 필요하다. 할 일이 너무 많지만 뜻대로 일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 배 위원은 현재 청년당 추진위원회가 ‘번 아웃’ 상태라고 털어놨다.

청년당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이 없다는 것. 배 위원은 “청년당은 20∼30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에게 무슨 돈이 있겠느냐”며 “사무실을 임대해서 제대로 된 창당 준비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청년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스펙을 쌓고, 앞만 보고 달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 청년에게 특정 정당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배 위원은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수많은 청년들이 광장에 나왔다. 촛불 광장에선 ‘힘들어서 못살겠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도 컸다”며 “촛불만 들고서 끝날 문제였다면 시작조차 안 했을 것이다. 촛불을 들고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 창당 목표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배 위원은 끝까지 청년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배 위원은 “청년의 얼굴이 되고 싶다. 청년당은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며 “촛불의 중심은 청년이었고, 그렇게 살아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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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청년당 친박의원에 민원 왜?

청년당 대구시당 준비위원회가 조원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실에 박근혜 옹호를 중단하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청년당 대구시당 준비위원회는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조원진(달서병)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범죄 피의자 박근혜를 옹호하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며 민원장을 제출했다.

청년당은 ▲탄핵 불복, 친박 옹호 집회에 참가하지 말 것 ▲지역 유권자 동의없이 삼성동 박근혜 자택에 방문해 범죄 피의자 옹호하는 행위 즉시 중단할 것 ▲박근혜에 대한 개인 숭배, 충성 행위를 중단할 것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막말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현재 범죄 피의자로 국정농단 사태에 형사적, 정치적인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진 국회의원은 지역 유권자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박근혜 삼성동 자택을 방문하여 개인 비서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인으로 돌아간 범죄 피의자 전직 대통령을 개인 숭배하고 충성하는 것은 반헌법적인 일”이라며 “조원진 의원은 당장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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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