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살 거라면… 관리비 싼 데 어디?

경기 광교신도시에 한 상가 내 푸드코트에서 실평수 10㎡짜리 중식전문점을 운영하는 오경란(45·여)씨는 최근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운영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통상적으로 관리비는 공용면적대비 부담하게 되어 있어 임대료 이외에 월 200만원이 넘는 관리비가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이다.

여의도에 직장을 두고 있는 김오성(35)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T오피스텔로 옮겼다. 그동안 거주했던 합정동 D오피스텔 관리비가 3.3㎡당 8000~9000원으로 평균 15만원에 육박해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에 옮긴 오피스텔 관리비는 3.3㎡당 5000원, 평균 6만~7만원 선으로 절반 이상이 줄일 수 있었다.

입주자들 부담
절반 이상 줄여

제2의 월세로 불리는 관리비 절감 바람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불고 있다. 각종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갖춰 실수요자는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고, 임차인들의 선호도도 높아져 공실로 오는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거 기능이 강조되는 오피스텔은 물론 상가, 지식산업센터에까지 관리비 절감 시스템이 도입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은 공용면적 비율이 아파트보다 높기 때문에 전기료 등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아파트에 도입되던 관리비 절감 첨단 시스템이 점차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속속 도입되기 시작됐다. 각 호실에 외출 시 조명을 차단해주는 일괄소등스위치나 불필요한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대기전력 조명스위치 등이 도입된 것이다. 또 태양광 발전시스템, 지역 냉난방시스템 등 첨단 에너지 절감 시스템 도입은 물론이고 건축시공에도 이중창, LED 등기구 등을 적용해 열 소비 최소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실제 분양업체들은 친환경 에너지시스템 등 공용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및 적용하거나 공용로비나 엘리베이터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태양열 시스템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건물 청소 용수나 조경 용수 등은 빗물을 재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지역 냉난방시스템 도입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난방은 열병합발전을 이용해 난방열과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개별난방보다 3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제2의 월세’대폭 낮춘 수익형 눈길
각종 관리비 절감 시스템 속속 도입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갖춘 수익형 부동산은 분양 성적도 좋았다.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선보인 ‘힐스테이트 광교’오피스텔은 정당계약 2일간 모든 호실이 100% 완판됐다. 이 오피스텔은 지역의 폐열을 활용해 가구 내 24시간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역 난방시스템을 도입했다.

상가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서 공급된 ‘H 스트리트파크’상업시설은 지역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해 단기간에 100% 분양률을 보였다. 동익건설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선보인 상업시설 ‘동익 드 미라벨’도 100% 분양을 달성했다. 이 상업시설은 소비효율이 낮은 고효율 자재와 지역 열원을 이용한 중앙식 냉난방 시스템, 태양광발전설비, 절수형 위생기구 및 고효율 장비 도입 등의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적용해 입주자들의 관리비 부담을 낮췄다.

부산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 바로 앞에 유럽풍 명품 테라스 상가 ‘자이언츠 파크’도 대표적인 성공 분양 사례다.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치, 건물 외벽에 자체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무료 광고 등으로 입점업체의 관리비 제로화를 도입했다.

에너지절감 시스템으로 실질적인 관리비 절약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들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오피스보다 세제혜택이 많고, 임대료나 관리비가 저렴하다고 알려지면서 지식산업센터의 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단지들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관리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설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은 관리비는 임대료와 함께 사용자 부담을 높이는 만큼 관리비만 낮아져도 공실률 측면에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날씨가 쌀쌀해지거나 무더워지면 투자자나 실수요자, 임차인 등이 관리비 절감 효과가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보인다”며 “분양업체 역시 이 같은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한 관리비 절감 특화 수익형 상품을 속속들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도입한 주요 수익형 상품들이다.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241-2외 2필지에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오피스텔이 3월 분양한다. 이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먼저 시공사인 해마루건설에서 5년간 임대 보장제를 실시하며 확약이행을 하기 위해 보증보험에서 이행증권을 발행 또는 공증 확약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또 임대확정계약 수분양자에게는 5년간 생활하자 및 보수를 책임져 깨끗하고 쾌적한 건물관리가 장점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
지역 냉난방

시공사에서 직접 관리를 해 관리비가 저렴하다. 중개수수료 부담이 없고 몸만 들어와도 생활이 가능한 풀옵션이 제공된다. 대지면적 1295.60㎡, 연면적 1만5391.814㎡, 지하 4층~지상 14층 총 312실 규모다. 총 주차대수는 220대.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 도보 30초 거리, 초역세권 및 더블역세권 입지다.

▲강남지웰파인즈= 서울 강남구 수서역이 SRT 개통 이후 수도권 교통 허브로 거듭나면서 강남구 세곡동의 수익형 부동산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서역 인근의 복층형 오피스텔 ‘강남지웰파인즈’가 뛰어난 입지 조건과 편리한 주거 설계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하 3층~지상 8층, 근린생활 및 업무시설 총 135개 호실로 구성돼 있다. 수서역 인근의 문정동 도시개발구역과 동남권 유통단지, 위례신도시 등을 생활권으로 한 강남지웰파인즈의 가장 큰 장점은 교통 환경이다. 수서역이 도보 8분 거리다. 송파IC, 수서IC, 내곡IC, 동부간선도로와 가까워 지방 진출도 효과적이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중심업무지구까지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강남지웰파인즈가 자리한 강남구 세곡동은 대모산, 범바위산, 근린공원, 탄천, 세곡천 등 풍부한 녹지와 수변 환경이 인접해 있다. 여기에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 삼성서울병원, 현대백화점, NC백화점, 이마트 등의 생활인프라도 즐비하다. 주거 설계도 탁월하다. 합법적으로 복층 3.4m 층고를 확보했다. 큰 방과 큰 거실을 제공해 넉넉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 스마트 빌딩 시스템, 내진 설계 적용, 냉난방시스템 등의 다양한 빌트인 시스템도 제공된다. 에너지 절약과 관리비 절감을 위한 친환경 태양광 에너지도 확보한 상태다.

▲동탄 테크노리움= 경기도에도 속속 관리비 절감형 수익형 부동산이 공급 중이다. 먼저 풀옵션 복층 소형오피스텔 ‘동탄 테크노리움’은 총 8가지 타입으로 직주근접 근로자들이 다양성을 선택할 수 있다. 1~2인 가구가 선호하는 전용면적 19.41~24.71㎡의 소형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4.2m의 높은 층고 등의 특화설계가 도입돼 개방감 또한 우수하다.

GTX·KTX, SRT 동탄역과 동탄 테크노밸리 앞에 자리하고 있다. 또 풀옵션오피스텔로 풀퍼니시드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가구와 가전 역시 풀옵션 빌트인으로 생활의 편의성이 부각되며 복층형 프리미엄 설계에 따라 더욱 쾌적한 실내공간을 구축했다. 관리비가 저렴한 지역난방을 제공하고, 최고층에는 옥상정원을 만들어 입주민의 휴식공간까지 조성했다.

▲광교 캠퍼스플라자= 동진산업개발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에 캠퍼스플라자 상가를 분양 중이다. 이 상가는 대지면적 1363㎡에 지하 2층~지상 9층, 전용면적 60~254㎡ 총 61실로 이뤄졌다. 지역난방을 적용해 인근에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상가와 비교했을 때 약 20%의 관리비 절감효과가 있다. 이 상가는 사거리 코너에 있어 앞·옆·뒤 3면이 모두 전면인 입지적 장점과 도보 5분 거리에 신분당선 광교(경기대)역이 있다. 동수원IC와 서수지IC 등을 통해 고속도로 접근이 용이하다.

이중창, LED 등으로 열소비 최소화
건물청소·조경용수 빗물로 재활용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 대형 상가의 경우도 규모의 경제 및 최첨단 건축기법을 도입해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원스톱 대형복합쇼핑타운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을 공급한다. 연면적 약 10만2719㎡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동으로 지어진다. 900여개의 상가,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된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몰링족, 싱글족, 1인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해 전국 곳곳에서 ‘몰링형’복합 쇼핑몰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특색과 콘텐츠를 한꺼번에 갖춘 유일한 대형복합쇼핑몰은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이 최초라는 평가”라고 전했다.

▲지젤엠청라= ‘지젤엠청라’는 문화시설이 미비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크고 넓은 최고의 주차공간이 조성된다. 이 단지는 청라 명소인 커넬웨이 수변도로 진입 상가다. 커넬웨이와 지하광장이 직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쾌적함은 물론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 대지면적 1만995㎡, 건축면적 6484㎡, 연면적 5만9546㎡ 규모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진다.

절감 특화 상품
줄줄이 공급 중


청라를 관통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발표 및 지하철 9호선이 공항철도와 연계돼 운행될 계획이다. 제2외곽순환도속도로 등도 개통될 예정이다. 60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53%대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한다. 계약금 2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준공은 오는 8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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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