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대선판에 뛰어든 사람들

흙수저 환영…장군님도 줄을 서시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계는 예상보다 속도가 느려졌지만 대선 시계는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본선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예선에서 몇몇 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수’들의 윤곽도 뚜렷해지고 있다. 사실상 대선출마가 결정된 후보들은 인재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다. 대선후보들이 영입한 인사들의 면면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검 대면조사 거부, 헌법재판소의 심리 지연, 탄핵 반대 집회 확산 등 탄핵 심판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탄핵 인용을 낙관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대표는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지난 8일 회동을 갖고 다시 한 번 힘을 모으기로 했다.

스타 1순위
스토리 위주

탄핵 심판 일정이 삐걱거리는 것과는 별개로 대선후보들은 발걸음을 재촉하는 중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그 상황이 언제 가시화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세론’을 타고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 20일 만에 출마 선언조차 못하고 낙마하면서 지지율은 더욱 공고해진 모양새다.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대선후보들이 5% 이하 지지율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문 전 대표는 각 분야의 인재들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치른 20대 총선 당시 문 전 대표의 인재 영입은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

먼저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김종인 전 대표를 삼고초려 끝에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총선 승리의 발판을 놨다. 또 경찰대 교수였던 표창원 의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의원, 국정원 인사처장 이력의 김병기 의원, 브랜드 전문가 손혜원 의원 등을 영입했다.

이들은 모두 국회에 입성해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의원 배지를 달진 못했지만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문 전 대표의 성공적인 영입 인사로 꼽힌다.

최근 문 전 대표는 대선을 위한 폭넓은 인재 영입으로 또 한 번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선후보군 가운데 인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공식블로그에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인재 영입 1호로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 전 아나운서는 이날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서 열린 문 전 대표의 북 콘서트 행사에서 사회를 맡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인재를 잡아라!” 바빠지는 대선후보들

각 캠프 인지도 높은 유명인사 영입전

고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04년 KBS 공채 30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국악한마당> <책 읽는 밤> <생방송 오늘> <무한지대 큐>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고 전 아나운서는 이날 행사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걱정됐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수없이 고민했다”며 “하지만 가슴 뛰는 곳에서 살고 싶었고, 하루를 살아도 스스로에게 자랑스럽고 싶었기에 문 전 대표의 손을 잡았다”고 캠프 합류 이유를 밝혔다.

KBS 새 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고 전 아나운서는 “수많은 선후배들이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 몸부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또 “문 전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뿐”이라며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도 민주당 안보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문 전 대표는 행사 마지막쯤 패널로 참여했던 전 전 사령관을 소개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줄 새로운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전 전 사령관은 1981년 4월 임관해 1983년 아웅산 테러 당시 이기백 합참의장을 구해 유명세를 탔고, 특전사에서 35년간 근무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작전참모차장,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특수전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7월 중장으로 전역했다. 참전군인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장성 가운데 가장 많은 훈장(11개)을 받아 ‘영원한 특전사령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전 전 사령관은 자신의 SNS에 “민주당의 안보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로 했다”며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민주당의 안보 강화 약속을 믿고 그 약속을 지켜 나가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맡아 달라는 부탁이 있어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 전 사령관의 캠프 합류는 민주당이 안보 현안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바꿀 ‘묘수’로 꼽혔으나 그의 아내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학교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심 총장은 지난 8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 총장은 2013∼2015년 20여차례에 걸쳐 공금 7억8000만원을 자신의 법률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경기 성남시의 한 기업을 방문한 자리서 “전 전 사령관의 부인을 자문역으로 모신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전 전 사령관의 국방안보능력을 높이 사서 자문단의 일원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표의 캠프 측은 “전 전 사령관이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검증이 진행되는 것은 안타깝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배포했다. 전 전 사령관도 자신의 SNS에 “문재인 캠프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았다. 문 전 대표에게 누를 끼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앞으로도 묵묵히 나름의 방식으로 그분을 돕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나운서에
특전사령관

캠프와 문 전 대표, 전 전 사령관이 전방위로 해명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전 전 사령관이 성신여대 교직원들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논란의 불씨는 오히려 더 커졌기 때문이다.

성신여대 전 부총장 조모 교수는 지난 2009년 전 전 사령관이 강원도 화천서 연 사단장 취임 축하파티에 교직원 20여명을 파티용 음식 준비, 서빙 등 행사요원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언론에 제기했다. 전 전 사령관은 조 교수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법원은 1심서 성신여대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고 판단, 전 전 사령관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서는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약간 차이가 나더라도 직원과 학생을 동원했다는 제보 내용은 중요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며 1심을 파기하고 이 부분을 무죄로 봤다. 지난 9일 대법원 상고심에선 “조 교수의 의혹 제기가 일부 사실”이라고 본 2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전 사령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발언까지 불거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문 전 대표를 향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전 전 사령관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거취를 정리했다.


그는 지난 10일 “의도치 않게 저의 부족과 불찰로 문 전 대표님께 누를 끼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시 미국 연수과정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멀리서나마 문 전 대표와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겠다”며 캠프 사퇴 의사를 전했다.

송영길 의원도 문 전 대표의 요청에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가세했지만 바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4선 중진 의원인 송 의원은 캠프에 합류하자마자 문 전 대표의 공약을 지적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지난 8일, 문 전 대표가 내세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을 두고 “국가 예산과 세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누가 못하느냐”며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고 말했다. 캠프 총괄자가 후보의 공약을 두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후보는 저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선대위나 캠프에 함께 할 수 있다”고 수습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은 문 전 대표의 일자리 정책 공약 중 핵심이다.

소방관, 경찰, 교사, 복지공무원 등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문 전 대표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은 반만 맞는 말다. 정부와 공공부문이 최대 고용주”라고 한 바 있다.

여야 영입 전쟁
눈치싸움 치열

보통 인재영입 경쟁은 여야 후보 간 일어나게 마련인데 이번 대선구도는 야당 후보 간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하다. ‘노무현의 입’이라 불렸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을 두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문 전 대표 간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이 대표적이다.

안 지사는 최근 반 전 총장이 대선 레이스서 퇴장하면서 붕 떠버린 충남권 지지율을 흡수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2위까지 치고 올라갈 정도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안 지사와 문 전 대표는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이자 '원조친노'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 영입은 친노 경쟁이 붙은 두 사람의 1라운드였다.

결과는 안 지사의 승리였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12년 대선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전 대표의 카피를 만든 인물이다.

이번에도 문 전 대표를 도울 예정이었지만 안 지사가 직접 도움을 청했고, 그는 거절하지 못했다. 윤 전 대변인은 안 지사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윤 전 대변인 외에도 참여정부서 요직에 있던 인물들이 속속 안 지사의 캠프로 모이고 있다. 황이수 전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비서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각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정재호 의원 등도 일찌감치 안 지사의 행보를 지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소장으로 있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서 감사를 맡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던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안 지사 캠프의 좌장을 맡아 친노그룹 내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원조 친노 경쟁이 두드러지면 두 후보 간 친노그룹 인재 영입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헌재발 조기대선 가시권
후보별 각양각색 전략

지난해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로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이세돌 9단도 안 지사의 국민 후원회장이 됐다. 안 지사는 지난 6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알파고 이세돌 사범 여섯 점 바둑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1호 안희정 후원회 회장. 함께해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글로 이 9단의 영입 소식을 알렸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안 지사의 요청에 이 9단이 응하면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충남지사 공관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바둑을 뒀다.

이 9단은 “원래 민주당을 좋아했다. 안 지사뿐 아니라 문 전 대표도 많이 좋아하고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 지사와 대연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새로운 정치를 추구한다는 느낌, 새로운 감각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부분이 내 성향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 지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알파고와 바둑 고수의 대결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이번 대선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재영입 전략은 ‘스타’보다 ‘스토리’에 방점을 찍었다. 이 시장은 지난 9일 청년과 해고노동자, 소상인과 농민 등 이른바 흙수저, 무(無)수저들로 구성된 후원회를 구성했다. 이 시장은 “분야별로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을’을 상징하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이 시장은 캠프 사무실인 여의도 ‘이재명의 국민서비스센터’서 열린 출범식에서 1차 공동후원회장 명단을 발표하고 관련정책 공약도 밝혔다. 이 시장 측이 공개한 후원회장들은 작가 목수정, 해고노동자 김승하, 시장 상인 서정래, 직장맘 김유미, 단역배우 이중열 등으로, 보통 유명 인사들로 구성되는 기존 후원회와는 궤를 달리했다.

화려한 스펙보다 내용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 시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독립운동가 목치숙 선생의 자손이자 진보 성향의 재불작가 목수정씨는 프랑스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 시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목 작가는 <자발적 복종> <파리의 생활좌파들> 등을 저술했고 현재 프랑스에서 박근혜 탄핵 집회를 이끌고 있다.

목씨는 “단죄되지 않는 범죄는 반드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금이라도 처단하지 않는다면 후손들 역시 불의가 승리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며 “유럽서 이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KTX 해고노동자이자 여승무원 노조 지부장인 김승하씨는 부당 해고를 당한 이후 4000일 넘게 싸우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 예배 때 이 시장이 참석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씨는 “2006년 처음 투쟁을 시작한 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고 행동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을 믿지 않게 됐지만 이 시장이 성남시정을 통해 보여준 결과를 보고 다른 분들에 비해 신뢰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후원회의 상임회장을 맡게 된 박수인씨는 “청년배당을 받고 열심히 공부해 사회복지사가 됐다”며 “청년배당을 통해 대한민국이 청년을 버리지 않고 이 나라가 청년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워킹맘 김유미씨는 “성남에 살면서 이 시장이 아이를 위한 정책을 많이 내줘 아이와 함께 행복을 느꼈다”며 “성남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자랑스러워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이 답이다
책사들도 합류

보수진영에선 지난달 25일,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 지사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멘토로 삼고 진영을 꾸리는 중이다. 윤 전 장관은 정치권의 손꼽히는 ‘책사’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선 문 전 대표를 도왔고,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창당 작업을 거들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여권의 잠룡 남 지사와 함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윤 전 장관은 남 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모병제와 수도이전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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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