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돈 되는 임대 상품

올해에도 수익형 부동산 등 임대용 상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공급과잉이라는 두 가지 변수로 지역별, 상품별로 양극화가 전망되고 있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에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의 공급이 일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막상 입주나 입점이 임박했을 때에는 공실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특정 분야 전문직 종사자, 기업체 직원, 대학생 등 임차인을 특화시킨 수익형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튜어디스와 KTX 승무원을 임차인으로 특화한 블루마리 오피스텔이 분양개시 한달 만에 분양을 완료했다. 서울시 마포구 신공덕동 3-3외 21필지에 위치한다. 연면적 1만67.91㎡, 지하 3층~지상 18층, 전용면적 19.88~39.76㎡, 총 259실, 전체의 81.5%가 남향·남동향이다. 99%가 수익률이 높은 소형으로 구성됐다. 업무 특성상 승객의 편안한 여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다 보니 피로도가 높은 직업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직업에 편안한 안식처가 되고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했다.

승무원, 군인
법조인, 학생…

3층부터 8층까지는 용인대에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기위해 300실을 10년간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자리 잡은 ‘용인센트럴코업’도 분양개시 3개월 만에 분양을 완료했다. 용인대와 10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726실 전 호실에 대한 장기 임대차계약을 완료한 선임대 상품이다. 향후에도 임차인 특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 전망인데 대표적으로 수산물 전문 상가, 법조단지 오피스, 여성전용 오피스텔, 기숙사형 오피스텔, 미국전용 렌탈하우스, 수산물 전문 상가 등이 있다.

▲수산물 전문 상가= 수산물 전문 상가의 임차인은 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도매업이나 소매업이다. 수산물 전문 상가에는 수산물 도소매점, 수산물 전문식당 및 편의시설, 각종 휴식·레저공간(카페, 노래방 등)이 들어선다. 해양수산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인당 하루 수산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해산물 1일 평균 소비량 159g으로 웰빙 열풍으로 해조류를 많이 찾은 탓이다. 실제 경기도 하남 수산물복합단지는 ‘수산물’이라는 테마로 분양개시 6개월 만에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보였다.

▲법조단지 오피스= 법조단지 일대는 법조빌딩 오피스가 인기다. 이들 오피스에는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의 입주 경쟁이 치열한데 법원 등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홍보효과를 보기 위해 출입구에서 가까운 입지일수록 적지 않은 프리미엄도 형성된다.


▲여성전용 오피스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소득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 지위가 상승되면서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성 마케팅’이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오피스텔도 여성 맞춤형 공급을 하고 있다. 특히 여성 대상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보안시설이 강화된 주거지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기 때문에 보안시설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임차인 특화 수익형 인기몰이
공실위험… 잇달아 분양완료

최근 2~3년 사이 보안시설이 강화된 여성전용 오피스텔과 원룸이 20~30% 늘었다. 신축 건물에 보안 기능까지 강화하다 보니 주변 시세보다 10% 정도 비싸도 찾는 여성이 많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이러한 이유 덕에 오피스텔은 남성보다는 여성의 임대수요가 많다. 분양업계에서도 이러한 수요층의 특성을 반영해 설계,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여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앞다퉈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타 단지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숙사형 오피스텔= 최근 오피스텔 시장도 직주근접이 화두다. 이에 가장 부합되는 오피스텔은 기숙사형이다. 산업단지 내 기업체 근무자가 그 임차대상이다. 임차대상이 기업체 근무자로 한정돼 있지만 공급물량이 희소한데다 야근자 등을 위한 숙소 목적이라 기업체의 선호도가 높다.

▲미국전용 렌탈하우스=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경기도 평택에서는 미군 및 미군무원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렌탈하우스가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외국인 대상 렌탈하우스 사업은 미군부대 주택과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에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미군 및 미군무원은 계급별 해외주택수당이 책정돼 있고,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주택수당도 인상해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도 공급과잉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다”며 “지금 당장은 공급에 비해 임대수요가 풍부할지는 몰라도 향후에도 경쟁 상품의 공급이 급증 할 경우 예상치 못한 공실 위험이 직면 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공급추이, 입주율, 교통여건, 편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차인 특화 공급(예정)중인 수익형 부동산이다.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글로벌 비즈니스몰)=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수익형 부동산의 신 트렌드 글로벌 비즈니스몰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을 오는 3월 공식 분양을 앞두고 매매예약제를 실시 중이다. 굿몰의 입지는 미단시티의 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연면적 약 10만2671㎡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동으로 지어진다. 상업시설 약 900여개,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돼 있는 영종도의 랜드마크 글로벌 비즈니스 복합몰이다.


제조업 상설전시장이 평범한 쇼핑몰이나 쇼핑센터와 다른 점은 각 호실이 판매를 위한 상점이 아니라, 국내유수의 제조수출업체의 전시·상담·판매를 위한 MICE산업의 부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수출업체들의 전시상담판매 부스를 부분별로 집중해 설치해 외국바이어와 국내 수출업체가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외국 관광객을 포함한 고객들이 신제품과 다양한 제품을 업체별로 비교 가능하게 해 제조업체에서 우수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제조사가 자사제품을 국·내외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러한 상설전시장의 전시·상담·판매·회의개최가 연중 언제든지 가능하다.

안정적인 투자
꼼꼼히 따져야

다른 혜택은 각종설명회·발표회 기타 회의를 위해 3동에 연면적 1322여㎡ 규모의 대형 회의실과 각층에 소형회의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수출업무와 관련해 법률·무역·세무·통역·운송 등 서비스도 최소한의 경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영종지구 내 미단시티는 그 자체로 휴양과 위락, 주거가 집적화된 한·중 비즈니스 관광복합도시로 특화 계획돼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최대 관광객 보유국인 중국과의 우수한 지리적 근접성과 한국의 관문으로 영종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연간 이용객 4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제2여객터미널 개장시 연간이용객은 70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정부의 ‘환승관광 무비자 입국제도’로 영종 공항에서 환승하는 여행객들이 최고 120시간 동안 체류할 수 있게 됐는데, 서울의 명동이나 동대문 까지 가지 않더라도 영종도 내에서 모든 관광, 쇼핑과 의료 관광까지 원-스톱으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상가의 경우 3.3㎡당 공급가는 1200~3500만원선, 오피스텔은 850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로얄팰리스 테크노 미사(기숙사형 오피스텔)= 다인건설은 하남 미사지구 자족기능 확보 시설 11-1블럭과 2블럭, 21-1블럭에 로얄팰리스테크노 미사 1, 2, 3차를 동시 분양할 예정이다. 각각 1개동으로 지하 4층에서 10층 규모로 총 연면적은 22만4550여㎡다. 창고, 공장, 근린생활시설(지원상가), 기숙시설로 구성돼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6~7m의 높은 층고를 제공해 입주 업종의 선택폭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높은 전용율로 인해 제조장비 설치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Drive-in시스템으로 물류이동의 극대화 및 대형 화물 및 인화용 리프트가 설계돼 빠르고 신속하고 편리하게 물동량을 운반할 수 있다.

기숙시설(기숙사형 오피스텔)은 4.5m 층고의 복층 구조로 550여 세대로 구성돼 있다. 전세대 발코니 확장을 기본으로 더 넓은 생활공간과 냉장고, 세탁기, 기본 가전제품과 스마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테크노 독점상권를 확보한 상가는 1층 층고 최대 7m, 전층 층고 6m이상의 높은 층고로 공간활용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탁 트인 수변공간(일부)으로 수변 조망이 되는 스트리트형 상가로 집객효과가 뛰어난 설계와 구성으로 고정수요는 물론 배후수요까지 유입이 용이하다. 실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3무’시스템이 전 세대 적용된다.

▲안산 대부도 오션시티 종합어시장(수산물 전문테마상가)= 안산 대부도 오션시티 종합어시장이 상가 분양 및 임대를 진행한다. 지난 10월 착공한 이 종합어시장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일대에 위치한다. 지하 1층~지상 3층 2개동의 규모로 조성된다. 1층에는 수산시장을 즐겨 찾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수산물 도소매 타운인 ‘현대식 종합어시장’이 있다. 2층과 3층에는 각각 수산물 전문식당 및 편의시설, 각종 휴식·레저공간(카페, 노래방 등)이 위치할 예정이다.

금리인상·공급과잉 변수
지역별·상품별로 양극화

종합어시장은 108개 호실로 운영된다. 아울러 안산, 화성권 유입 인구를 반영해 차량 1200 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넓고 여유로운 공영주차시설을 확보했다. 시행사 ㈜현대바우알앤디는 대부도 대규모 오션시티 종합어시장 1층 계약시 1년간 임대 보장이 확정되는 조건으로 분양할 방침이다.

▲세종법조타운(법조전문 오피스)= 세종시 ‘세종법조타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시상가는 세종지방법원과 세종지방검찰청이 자리 잡은 BRT대로변에 위치해 법원과 검찰청 근무수요 및 상가 인근 2만여 세대를 직접적인 상가 이용객으로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산업단지 및 15개 국책연구단지와도 가까워 이동 간접 수요까지 합할 경우 상가이용객은 약 2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지면적 3347㎡, 연면적 2만3626.84㎡,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다. 식음료 매장에서부터 병·의원, 교육기관 등 다양한 업종이 자리할 예정이어서 일대를 대표할 랜드마크로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입지특성상 법원 및 검찰청 유관업체 등이 다수 입점할 계획이다. 상가 내에 고정 소비수요가 있음에 따라 높은 투자안정성을 자랑하고 있다. 시행사는 이안빌딩, 시공사는 장원토건. 준공일은 내년 5월로 예정돼 있으며 분양가는 3.3㎡당 560만원대부터다.

▲평택 파인힐타운(미군전용 렌탈하우스)= 수익형 단독주택단지인 ‘파인힐타운’이 평택 팽성읍에서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가구별로 대지면적 495~ 661㎡, 건축 연면적 151~264㎡의 2층 단독주택으로 설계됐다. 업체 측은 아메리칸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최대한 반영해 파인힐타운을 미군에 최적화된 주거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 가구에 TV·냉장고·에어컨·식기세척기·쇼파 등의 빌트인 가구가 풀옵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임대료만 챙기면 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평택 파인힐타운의 가장 큰 매력은 배후 렌털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단지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정도 거리에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K-6, 1488만㎡)가 있다. 한미연합사령부, UN주한미군사령부, 미8군사령부 병력 등 1만3000여명이 근무 예정인 동북아 최대의 미군 기지다. 군부대 종사자, 일반 근로자, 가족 등까지 합하면 총 이주 예정 인원이 4만3000여명에 이른다.

가장 큰 매력
렌털수요 풍부

이미 지난해 7월 용산·동두천 8000명을 필두로 미군 이전이 본격화됐다.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은 특히 대규모 인구 유입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평택 파인힐타운은 또 기존의 빌라·단독주택과는 달리 고급 타운하우스 설계를 적용해 미군 주거 기준에 맞춰 지어지는 데다, 미군 기지에서 차로 5분 정도에 불과해 미군 영외 기준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가 주택 임대·매매·운영·관리를 대행해 준다. 임대수익은 4400만~5000만원 정도 기대된다. 실투자금은 1억800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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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