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돈 되는 임대 상품

올해에도 수익형 부동산 등 임대용 상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공급과잉이라는 두 가지 변수로 지역별, 상품별로 양극화가 전망되고 있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에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의 공급이 일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막상 입주나 입점이 임박했을 때에는 공실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특정 분야 전문직 종사자, 기업체 직원, 대학생 등 임차인을 특화시킨 수익형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튜어디스와 KTX 승무원을 임차인으로 특화한 블루마리 오피스텔이 분양개시 한달 만에 분양을 완료했다. 서울시 마포구 신공덕동 3-3외 21필지에 위치한다. 연면적 1만67.91㎡, 지하 3층~지상 18층, 전용면적 19.88~39.76㎡, 총 259실, 전체의 81.5%가 남향·남동향이다. 99%가 수익률이 높은 소형으로 구성됐다. 업무 특성상 승객의 편안한 여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다 보니 피로도가 높은 직업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직업에 편안한 안식처가 되고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했다.

승무원, 군인
법조인, 학생…

3층부터 8층까지는 용인대에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기위해 300실을 10년간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자리 잡은 ‘용인센트럴코업’도 분양개시 3개월 만에 분양을 완료했다. 용인대와 10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726실 전 호실에 대한 장기 임대차계약을 완료한 선임대 상품이다. 향후에도 임차인 특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 전망인데 대표적으로 수산물 전문 상가, 법조단지 오피스, 여성전용 오피스텔, 기숙사형 오피스텔, 미국전용 렌탈하우스, 수산물 전문 상가 등이 있다.

▲수산물 전문 상가= 수산물 전문 상가의 임차인은 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도매업이나 소매업이다. 수산물 전문 상가에는 수산물 도소매점, 수산물 전문식당 및 편의시설, 각종 휴식·레저공간(카페, 노래방 등)이 들어선다. 해양수산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인당 하루 수산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해산물 1일 평균 소비량 159g으로 웰빙 열풍으로 해조류를 많이 찾은 탓이다. 실제 경기도 하남 수산물복합단지는 ‘수산물’이라는 테마로 분양개시 6개월 만에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보였다.

▲법조단지 오피스= 법조단지 일대는 법조빌딩 오피스가 인기다. 이들 오피스에는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의 입주 경쟁이 치열한데 법원 등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홍보효과를 보기 위해 출입구에서 가까운 입지일수록 적지 않은 프리미엄도 형성된다.


▲여성전용 오피스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소득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 지위가 상승되면서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성 마케팅’이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오피스텔도 여성 맞춤형 공급을 하고 있다. 특히 여성 대상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보안시설이 강화된 주거지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기 때문에 보안시설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임차인 특화 수익형 인기몰이
공실위험… 잇달아 분양완료

최근 2~3년 사이 보안시설이 강화된 여성전용 오피스텔과 원룸이 20~30% 늘었다. 신축 건물에 보안 기능까지 강화하다 보니 주변 시세보다 10% 정도 비싸도 찾는 여성이 많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이러한 이유 덕에 오피스텔은 남성보다는 여성의 임대수요가 많다. 분양업계에서도 이러한 수요층의 특성을 반영해 설계,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여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앞다퉈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타 단지들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숙사형 오피스텔= 최근 오피스텔 시장도 직주근접이 화두다. 이에 가장 부합되는 오피스텔은 기숙사형이다. 산업단지 내 기업체 근무자가 그 임차대상이다. 임차대상이 기업체 근무자로 한정돼 있지만 공급물량이 희소한데다 야근자 등을 위한 숙소 목적이라 기업체의 선호도가 높다.

▲미국전용 렌탈하우스=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경기도 평택에서는 미군 및 미군무원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렌탈하우스가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외국인 대상 렌탈하우스 사업은 미군부대 주택과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에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미군 및 미군무원은 계급별 해외주택수당이 책정돼 있고,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주택수당도 인상해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도 공급과잉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다”며 “지금 당장은 공급에 비해 임대수요가 풍부할지는 몰라도 향후에도 경쟁 상품의 공급이 급증 할 경우 예상치 못한 공실 위험이 직면 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공급추이, 입주율, 교통여건, 편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차인 특화 공급(예정)중인 수익형 부동산이다.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글로벌 비즈니스몰)=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수익형 부동산의 신 트렌드 글로벌 비즈니스몰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을 오는 3월 공식 분양을 앞두고 매매예약제를 실시 중이다. 굿몰의 입지는 미단시티의 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연면적 약 10만2671㎡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동으로 지어진다. 상업시설 약 900여개,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돼 있는 영종도의 랜드마크 글로벌 비즈니스 복합몰이다.


제조업 상설전시장이 평범한 쇼핑몰이나 쇼핑센터와 다른 점은 각 호실이 판매를 위한 상점이 아니라, 국내유수의 제조수출업체의 전시·상담·판매를 위한 MICE산업의 부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수출업체들의 전시상담판매 부스를 부분별로 집중해 설치해 외국바이어와 국내 수출업체가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외국 관광객을 포함한 고객들이 신제품과 다양한 제품을 업체별로 비교 가능하게 해 제조업체에서 우수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제조사가 자사제품을 국·내외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러한 상설전시장의 전시·상담·판매·회의개최가 연중 언제든지 가능하다.

안정적인 투자
꼼꼼히 따져야

다른 혜택은 각종설명회·발표회 기타 회의를 위해 3동에 연면적 1322여㎡ 규모의 대형 회의실과 각층에 소형회의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수출업무와 관련해 법률·무역·세무·통역·운송 등 서비스도 최소한의 경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영종지구 내 미단시티는 그 자체로 휴양과 위락, 주거가 집적화된 한·중 비즈니스 관광복합도시로 특화 계획돼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최대 관광객 보유국인 중국과의 우수한 지리적 근접성과 한국의 관문으로 영종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연간 이용객 4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제2여객터미널 개장시 연간이용객은 70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정부의 ‘환승관광 무비자 입국제도’로 영종 공항에서 환승하는 여행객들이 최고 120시간 동안 체류할 수 있게 됐는데, 서울의 명동이나 동대문 까지 가지 않더라도 영종도 내에서 모든 관광, 쇼핑과 의료 관광까지 원-스톱으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상가의 경우 3.3㎡당 공급가는 1200~3500만원선, 오피스텔은 850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로얄팰리스 테크노 미사(기숙사형 오피스텔)= 다인건설은 하남 미사지구 자족기능 확보 시설 11-1블럭과 2블럭, 21-1블럭에 로얄팰리스테크노 미사 1, 2, 3차를 동시 분양할 예정이다. 각각 1개동으로 지하 4층에서 10층 규모로 총 연면적은 22만4550여㎡다. 창고, 공장, 근린생활시설(지원상가), 기숙시설로 구성돼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6~7m의 높은 층고를 제공해 입주 업종의 선택폭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높은 전용율로 인해 제조장비 설치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Drive-in시스템으로 물류이동의 극대화 및 대형 화물 및 인화용 리프트가 설계돼 빠르고 신속하고 편리하게 물동량을 운반할 수 있다.

기숙시설(기숙사형 오피스텔)은 4.5m 층고의 복층 구조로 550여 세대로 구성돼 있다. 전세대 발코니 확장을 기본으로 더 넓은 생활공간과 냉장고, 세탁기, 기본 가전제품과 스마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테크노 독점상권를 확보한 상가는 1층 층고 최대 7m, 전층 층고 6m이상의 높은 층고로 공간활용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탁 트인 수변공간(일부)으로 수변 조망이 되는 스트리트형 상가로 집객효과가 뛰어난 설계와 구성으로 고정수요는 물론 배후수요까지 유입이 용이하다. 실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3무’시스템이 전 세대 적용된다.

▲안산 대부도 오션시티 종합어시장(수산물 전문테마상가)= 안산 대부도 오션시티 종합어시장이 상가 분양 및 임대를 진행한다. 지난 10월 착공한 이 종합어시장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일대에 위치한다. 지하 1층~지상 3층 2개동의 규모로 조성된다. 1층에는 수산시장을 즐겨 찾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수산물 도소매 타운인 ‘현대식 종합어시장’이 있다. 2층과 3층에는 각각 수산물 전문식당 및 편의시설, 각종 휴식·레저공간(카페, 노래방 등)이 위치할 예정이다.

금리인상·공급과잉 변수
지역별·상품별로 양극화

종합어시장은 108개 호실로 운영된다. 아울러 안산, 화성권 유입 인구를 반영해 차량 1200 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넓고 여유로운 공영주차시설을 확보했다. 시행사 ㈜현대바우알앤디는 대부도 대규모 오션시티 종합어시장 1층 계약시 1년간 임대 보장이 확정되는 조건으로 분양할 방침이다.

▲세종법조타운(법조전문 오피스)= 세종시 ‘세종법조타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시상가는 세종지방법원과 세종지방검찰청이 자리 잡은 BRT대로변에 위치해 법원과 검찰청 근무수요 및 상가 인근 2만여 세대를 직접적인 상가 이용객으로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산업단지 및 15개 국책연구단지와도 가까워 이동 간접 수요까지 합할 경우 상가이용객은 약 2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지면적 3347㎡, 연면적 2만3626.84㎡,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다. 식음료 매장에서부터 병·의원, 교육기관 등 다양한 업종이 자리할 예정이어서 일대를 대표할 랜드마크로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입지특성상 법원 및 검찰청 유관업체 등이 다수 입점할 계획이다. 상가 내에 고정 소비수요가 있음에 따라 높은 투자안정성을 자랑하고 있다. 시행사는 이안빌딩, 시공사는 장원토건. 준공일은 내년 5월로 예정돼 있으며 분양가는 3.3㎡당 560만원대부터다.

▲평택 파인힐타운(미군전용 렌탈하우스)= 수익형 단독주택단지인 ‘파인힐타운’이 평택 팽성읍에서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가구별로 대지면적 495~ 661㎡, 건축 연면적 151~264㎡의 2층 단독주택으로 설계됐다. 업체 측은 아메리칸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최대한 반영해 파인힐타운을 미군에 최적화된 주거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 가구에 TV·냉장고·에어컨·식기세척기·쇼파 등의 빌트인 가구가 풀옵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임대료만 챙기면 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평택 파인힐타운의 가장 큰 매력은 배후 렌털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단지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정도 거리에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K-6, 1488만㎡)가 있다. 한미연합사령부, UN주한미군사령부, 미8군사령부 병력 등 1만3000여명이 근무 예정인 동북아 최대의 미군 기지다. 군부대 종사자, 일반 근로자, 가족 등까지 합하면 총 이주 예정 인원이 4만3000여명에 이른다.

가장 큰 매력
렌털수요 풍부

이미 지난해 7월 용산·동두천 8000명을 필두로 미군 이전이 본격화됐다.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은 특히 대규모 인구 유입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평택 파인힐타운은 또 기존의 빌라·단독주택과는 달리 고급 타운하우스 설계를 적용해 미군 주거 기준에 맞춰 지어지는 데다, 미군 기지에서 차로 5분 정도에 불과해 미군 영외 기준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가 주택 임대·매매·운영·관리를 대행해 준다. 임대수익은 4400만~5000만원 정도 기대된다. 실투자금은 1억800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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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