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 따박따박’ 못 믿을 약속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평생수입보장 등 분양형 호텔 분양 관련 거짓·과장 광고 시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부동산 분양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분양 관련 허위 및 과대 광고가 하루이틀 동안 벌어진 일들은 아니다. 몇년간 인터넷 포털 뉴스 등에 보도자료가 도배되면서 분양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적발된 13개 분양업체들은 광고가 허위거나 과장이라는 내용이다. 수익률을 부풀리거나 수익보장기간이 장기간인 것처럼 눈속임을 하다 정부 기관으로부터 적발된 것이다. 이들 업체는 2014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인터넷이나 일간 신문 등을 통해 ‘평생 임대료’ ‘객실가동률 1위’ ‘특급호텔’ 등의 내용으로 분양 광고를 했다. 이들의 광고 문구를 보면 현혹되기 십상이다. ‘매월 100만원 월급처럼 따박따박’ ‘실투자금 3000만원이면 연금처럼 매월 90만원 입금’ 등등 초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못 찾는 심리를 노린 셈이다.

분양형 호텔
넘치는 제주

문제는 이러한 자극적인 광고에 혹해 목돈을 넣었다가 낭패를 보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분양형 호텔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투자 주의보를 내리게 되었을까.

분양형 호텔은 소액 수익형 부동산은 적은 투자자금으로 오피스텔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보다 더 높은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분양형 호텔은 객실을 분양한 뒤 이를 모아서 하나의 호텔로 영업하고 수익을 배분해주는 호텔을 말하는데 먼저 시행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분양한 뒤, 호텔의 운영은 전문 운영사에게 위탁하는 형태다. 중국 등 외국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며 부동산시장에서는 호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분양형 호텔의 경우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1억~2억원의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품이다.

공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252실 ▲2012년 143실 ▲2013년 2914실 ▲2015년 5000여실 등으로 공급이 최근 2~3년 사이에 급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숙박시설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12월 기준 전국 업체는 1293개, 객실수는 14만6511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업체는 1488개로 약 200여개 늘었다. 객실 수도 16만422실로 약 1만3500여실이 증가했다. 제주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2014년 2만900개였던 객실 수가 지난해 2만5345개로 늘었고 업체 수도 67개가 증가했다. 문제는 객실이 크게 늘면서 객실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만 하더라도 2013년 74.8%에서 2015년 67.7%, 2018년 63.4%(추 정)을 보일 전망이다.


호텔들의 공급이 늘면서 과장·허위광고도 급증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의 장점은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는 점인데 같은 투자금으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으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업체들은 ‘매월 100만원’ ‘연 12%’ ‘10년간 월 104만원’ ‘월 70만원 확정지급’등의 광고문구를 통해 상품을 홍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오피스텔이 연 4~5% 정도의 수익률을 내는 것을 감안하면 분양형 호텔의 경우 연 7~8% 또는 대출금을 제외한 실투자금 대비 12~14% 정도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일정한 수익률 지급기간이 있다는 점도 다른 수익형 부동산과는 다른 점이다. 이런 확정수익은 분양업체나 분양업체로부터 호텔운영을 위탁받은 사업자가 분양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금액으로 호텔의 운영실적과 관계없이 지급된다. 업계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만큼 위험도도 높다고 조언한다. 분양 시 제시했던 수익률이 보장 기간이 끝난 후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객실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으며 호텔의 경우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수요 차이가 심하고, 입지에 따라서 더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분양 관련 허위·과대 광고 주의보
수익 부풀리거나 보장기간 눈속임

분양형 호텔은 최근 공급이 급증해 과잉우려를 낳고 있다. 관광산업과 연계된 만큼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수익률 보장기간 및 객실 구분등기를 잘 살펴봐야 한다. 호텔을 운영하는 업체의 역량이 얼마나 전문적인지도 분석해 투자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실제로 분양형 호텔의 공급이 급증함에 따라 일부 분양업자들은 수익보장기간이 제한적임에도 장기간 수익을 보장하는 것처럼 광고하거나 수익률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호텔의 이용수요나 입지조건, 등급 등도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시정 명령을 받은 분양업체는 보통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기간이 1~5년 정도임에도 ‘평생’ ‘연금처럼’등의 표현으로 장기간 수익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광고했다. 최근에는 수익률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전 분양형 호텔의 확정수익률은 7~12.5% 수준이었으나 2015년 이후 확정수익률은 6.5~1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과대광고는 아파트 분양도 마찬가지다. ‘OO역까지 5분거리’ ‘시청역까지 30분’이라는 광고 문구를 버젓이 내거는데 실제 알고 보면 대부분이 차량이 없는 새벽 시간대 제한속도를 넘어 달려야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 미분양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 인근에선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시행사와 건설사가 현수막 및 전단을 활용, 과도한 광고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해당 아파트의 거래 주선을 부탁하며 리베이트를 제시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광고비용과 리베이트 비용이 아파트 가격에 거품을 형성해 소비자들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등 주택 분양을 받기 전 수요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 3가지를 제시했다. ▲주택은 선분양이 대부분인 만큼 본보기집(모델하우스)보다 실제로 건축이 이뤄지고 있는 곳을 계약 전에 꼭 가 봐야 한다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방법으로 검증해야 한다 ▲중도금을 무이자로 회사가 내주는 조건의 계약은 추후 계약 해제가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등이다.


아파트도…
계속되는 논란

이번엔 허위 및 과대광고와 분양사기 논란에 대한 법적공방에 대해 알아보자. 아파트나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모두 대부분의 대규모 공사가 선분양 후시공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분양광고 시점과 실질 준공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의도적이었든 의도한 바가 아니었든 분양광고 당시와는 상황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과장광고나 사기분양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분양을 받은 투자자나 실수요자는 분양광고가 지켜지지 않으면 중도금부터 지급을 거부하고 계약취소나 해제를 주장하며, 계약금반환이나 손해배상까지 요구하게 된다. 분양광고만을 신뢰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한 입장에서는, 광고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계약파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해당 단지 전체가 집단으로 소송까지 제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며, 중소건설사는 시공 시 자금압박을 받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광고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과장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허용되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아파트 입지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두 가지는 교육환경과 교통환경이다. 대법원은 올해 초 아파트 옆에 학교가 들어선다는 광고가 지켜지지 않았으나, 허위·과장 광고는 아니라는 판결을 선고했는데 해당지구가 새로 개발되는 택지지구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학교가 표기된 도면 역시 도시계획상의 토지이용계획도를 그대로 옮겨 계획도 이상의 인상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다.

교통환경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판단한 사례가 있다. 법원은 부산 오륙도 아파트 사건에서 경전철에 관한 분양광고는 부산시의 당시 계획을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에 경전철이 들어서지 않았더라도 소비자들의 오인가능성을 야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입지 외 또 다른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 분양가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라 광고하고, 중도금 이자를 분양가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다. 법원은 세종시 한 분양 아파트 입주자 494명이 건설사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비용이 분양가에 들어있는 것은 누구든 어렵지 않게 접근가능한 정보고, 광고내용이 완전무상의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분양상황에 대한 과장은 어떨까. 법원은 미분양 아파트가 존재하는데도 ‘마감임박’으로 사실을 부풀려 광고한 경우에도 손해를 묻거나 분양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지자체 발표계획을 그대로 인용했고, 경기침체로 사업추진이 후발적으로 불가능해 진 것이지 건설사가 사업무산을 미리 인식하고 기망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다.

그렇다면 사전에 사기분양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업계에서는 업체에서 제시한 조건만 너무 신뢰하지 말고 의심이 나는 점은 전문가와 미리 상의하는 등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먼저 잇따른 수익형 부동산 투자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최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형 호텔 등 분양과정에서 계약금 등 분양대금을 떼이는 사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신탁사 계좌로 송금해야 할 계약금을 시행사나 대표의 개인통장으로 보내 당첨이 취소될 뿐 아니라 금전적인 피해도 입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건은 시행사의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관계자 등이 고의적으로 사기를 치고 잠적하며 발생한다. 안타깝지만 이 경우 계약금을 환불받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계약금은 입주자 모집공고나 분양계약서에 나온 계좌번호로 납부해야 한다. 다른 계좌번호로 입금하면 분양당첨이 취소되고 보증기관인 신탁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피해구제를 해주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분양대금을 관리하는 신탁사는 지정계좌로 입금되지 않은 금액에 대해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분양계약서에 나와 있는 은행계좌에 입금하면 앞으로 시행사나 시공사가 부도나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만일에 대비해 무통장입금을 할 때는 분양받은 동과 호수, 계약자 이름을 기재해야 하며 무통장입금자 중 부적격자로 판명된 경우 소명기간을 거쳐 분양대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초저금리 시대’투자처 찾는 심리 노려
자극적 문구에 혹해 목돈 넣었다 낭패

다음은 수익을 시행사 등 분양업체에서 보장하는 경우다. 초저금리 기조를 틈타 고수익 분양광고로 개인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수익형 부동산이 활개를 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그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분양형 호텔이나 레지던스형 오피스텔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분양형 펜션 등 세컨드하우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공통점은 ‘연간 10% 이상 수익률 지급’ ‘1억원 투자로 월 120만원 임대수익’등 한결같이 고수익을 내걸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약속하는 투자수익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확정수익률 보장제’와 같은 조건을 내거는 곳도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분양사업자가 수익금 지급을 미루더라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확정수익을 내걸고 수익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더라도 과장광고에 대한 처벌만 가능할 뿐 그 이상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민사소송으로 보호받을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로선 시간과 비용부담이 불가피하다.


개인투자자들을 현혹하는 ‘확정수익률 보장제’도 부분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를 마치 실제 임대수익인 것처럼 과장하거나 분양가를 높게 받아 이 자금으로 일부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이 대부분이란 것이라 임대수익이 예상치를 밑돌거나 금리가 오르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시 분양업자들이 내거는 달콤한 조건보다는 사업성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하며, 호텔이나 오피스텔 등을 분양받을 때는 등기방식이 구분등기인지, 지분등기인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최근 상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임대 후분양’방식의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선임대 후분양 상가는 이미 임대차 계약이 이뤄진 물건을 분양 받는 형태의 상가로, 투자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선임대 상가는 해당 점포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만큼 임차인을 구하는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투자 즉시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받을 수 있어 이를 통한 자금계획을 세우기도 수월하다. 특히 도시 형성과 함께 상권 안정화에 시일이 소요되는 신도시 및 신규 택지지구 일대의 상가는 대체로 선임대 형태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교육·교통환경
‘살기 좋다’포장

다만 ‘가짜 임대차 계약’과 같은 사기 행태로 인한 피해자도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불확실한 고수익을 내세워 홍보에 나서거나, 확정되지 않은 핵심 점포 입점을 부각해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선임대를 악용한 가짜 임대차 계약의 경우 매우 조심해야한다. 선임대 후분양 상가는 임대료를 곧바로 받을 수 있고, 상가의 구성 및 설계 등을 확인해 향후 상권 동향까지 가늠할 수 있어 최근 많이 선호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금액대가 높은 상가 특성상 투자 리스크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한다. 가짜 임대차 계약에 따른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선임대 계약에서 표기된 계약주체가 시행사가 아닌 영업사원이라면 가짜 임대차 계약을 의심해 봐야한다. 임대차 계약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과 계약해야 하는데 정상적인 경우라면 시행사와 체결한 계약서를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를 확인하면 계약 당사자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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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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