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2016 재계 달군 핫 키워드

올해 가도 내년이 더 걱정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새해 첫날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건만 어느덧 한해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사건·사고들은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평탄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훗날 2016년을 되돌아보며 격변의 시대였다고 되새길지도 모를 일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 한해는 굵직한 재계 이슈가 연이어 터졌다. 재계의 판을 뒤흔들만한 폭발력을 지닌 사건들이 사회 문제로 부각기도 했다.

[끊어진 대화창구]
개성공단 폐쇄

정부는 지난 2월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개성공단 운영 중단 조치를 내렸다. 대북지원사업이 북한의 직접적인 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이로써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은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특히 개성공단 생산 비중이 높은 섬유업종 입주기업의 피해가 막심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피해보상 방안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5000여곳에 달하는 입주기업 및 협력업체를 구제할만한 방안은 턱없이 부족했다. 공단이 언제쯤 재가동될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 

입주기업들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란 점도 논란이 됐다. 정부가 남북경협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향후 기업들에게 참여를 독려할 명분을 없앴다는 비판도 거셌다. 지금까지도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방침을 무리하고 성급한 조치쯤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막내린 신화]
정운호게이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한때 화장품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하지만 정 대표가 시도한 광범위한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의 성공스토리는 빛이 바랬다.

정 대표는 2003년 중저가 화장품 매장 ‘더페이스샵’을 론칭하며 국내에 중저가 화장품 붐을 일으켰다. 정 대표는 2009년 더페이스샵을 LG생활건강에 매각했다. 이때 정 대표가 거둔 시세차익만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정 대표는 더페이스샵을 판 뒤 201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다시 화장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6년 만에 네이처리퍼블릭을 연매출 2800억원 규모의 화장품 회사로 일궈냈다. 그는 화장품사업에서 승승장구했지만 구설수도 적지 않았다.

개성공단으로 시작해 최순실로 끝나
책임감 결여된 대규모 ‘모라토리움’

정 대표의 ‘성공신화’에 균열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돼 실형(8개월)을 선고받으면서부터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실형을 다 채우고 나오게 되면 올 하반기로 예정된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등 경영현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여성 변호인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구명을 위해 전방위 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정 대표는 부장판사 및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게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주고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 있도록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인맥과 브로커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서울메트로 지하철 역사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브로커를 동원해 공무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도 드러났다.


[유령회사의 실체]
파나마 페이퍼스

지난 4월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로 명명된 비밀문서가 공개됐다. 유출된 자료 2.6TB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의 탐사보도 기자들이 익명의 취재원에게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내부자료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파나마 페이퍼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세계 각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 의혹에 대한 관련 조사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파나마 페이퍼스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유출 데이터에 ‘Korea’로 검색되는 1만5000여건의 파일 중 한국 주소를 기재한 195명의 한국인 이름이 포함된 까닭이다.

시작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씨였다. 파나마 페이퍼스를 분석하던 조사단은 노씨가 노 전 대통령의 장남과 같은 이름이라는 점을 기반으로 생년월일과 사진을 검토한 결과 동일인물임을 확인하기에 이른다.

<뉴스타파>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추측되는 나머지 인물들에 대한 추가 공개를 공언했고 조금씩 해당 인물들의 정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의 자녀인 서영배·서미숙씨, 박병룡 파라다이스 대표, 김광호 전 모나리자 회장, 조태권 광주요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세회피 의혹을 받은 유력 인사들만 40명이 넘었다. 
 

[살균제 공포]
옥시 사태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이 대두된 건 지난 4월부터였다. 하지만 피해자가 보고된 건 5년 전이었다. 지난 2011년 원인미상 폐질환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라는 것이 밝혀지면서부터 피해자들은 정부와 가해 기업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뒤늦게나마 검찰은 올해 5월부터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가습기살균제 기업 관계자를 잇달아 소환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가습기살균제 사태 진화작업에 나서자 가습기살균제 최대 가해 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도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자 앞에 섰다. 5월2일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한국 대표이사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5년 만의 늦은 사과를 전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한국소바자협회, 환경운동연합 등을 비롯한 37개의 환경·소비자 시민단체는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에 대한 불매를 선언했다. 옥시 불매운동은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됐다.

검찰은 신현우·존리 전 옥시 레킷벤키저 대표에게 각각 징역 20년과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에게 살균제 제조업체가 배상하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피해자 접수만 5240명, 그 가운데 사망자 1088명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흐지부지 끝난]
롯데그룹 수사

검찰은 지난 6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롯데그룹의 대규모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포함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신격호 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씨 등 총수 일가를 수사 대상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 임직원 300여명이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롯데그룹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롯데케미칼의 수백억원대 탈세 의혹에 이어 채널 재승인 로비로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이 수차례 소환 되는 등 곳곳에서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그룹 경영이 마비됐다.

특히 그룹의 2인자로 불렸던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샀다.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치매설까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슈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롯데수사 성과는 외견상 화려했다. 신격호·신동빈·신동주 등 오너일가 5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이 밝혀낸 총수일가 범죄금액만 3755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은 무산됐으며 롯데그룹이 추진한 대규모 인수합병도 취소됐다.

하지만 당초 핵심 의혹인 오너일가 비자금, 제2롯데월드·롯데홈쇼핑 인·허가 관련 비리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미 다른 건으로 기소됐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제외하고는 주요 인사들이 모두 불구속 기소돼 검찰의 수사력에 한계를 보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해운·조선업 몰락]
한진해운의 침몰

한진해운 주채권단은 8월30일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자금지원 불가 결정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는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사실상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해운업 전반에 만만치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국내 해운사의 컨테이너 해상수송 능력은 51만TEU(12일 기준)로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전(106만TEU)보다 59% 감소했다.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 수순에 접어든 상태다. 보유 선박의 90% 이상은 이미 처분됐고 상당수 핵심 인력이 내년 1월 삼라마이더스(SM)그룹으로 흡수될 예정이다.

연이어 터진 굵직한 사건들
대부분 기업들 푹푹 한숨만

한진해운 부실사태가 터지면서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총수 일가와 채권단, 감독기관인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특히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는 원색적인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최 전 회장은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한 이듬해인 2006년에 한진해운 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 그러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해운업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조 회장에게 회사 지분은 물론 경영권까지 넘긴 이후 현재는 한진해운 경영서 완전히 손을 뗐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의이 자율협약 신청을 발표하기 직전에 한진해운의 잔여 보유 주식을 전부 처분해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를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출연한 개인재산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최순실 후폭풍]
재벌 청문회

최순실게이트는 재계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 왔다. 재벌 총수 9명이 청문회 자리에 모이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도 최순실게이트의 후폭풍 때문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9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에 출연한 기업의 재벌총수들이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하자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이들에 쏠렸다. 재벌 총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대가를 바라고 돈을 낸 게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청와대의 요청을 현실적으로 거절하기 힘들었을 뿐 사면, 경영 특혜, 세무조사 회피 등 대가를 기대하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뜻하지 않게 전국경제인엽합회(전경련)의 존폐를 가늠할만한 발언도 쏟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경련)해체를 논할 자격은 없지만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 최태원 회장, 구본무 회장, 손경식 회장도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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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