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박근혜 잡는 김수남 검찰총장

“흔들림 없이 수사” 국민은 믿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집단은 언론과 검찰이다. 언론이 정권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하면 검찰이 단죄하는 구도를 원하는 국민으로선 매번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검찰이 미덥지 못한 상황. 겁찰·떡찰·견찰 등 낯부끄러운 별칭으로 불렸던 검찰이 최근 아직은살아있는 권력에 칼자루를 들이대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 검찰총장 김수남이 있다.

최근 부쩍 날카로워진 검찰의 공격을 최전방서 방어해야 할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한꺼번에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장관은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발표 다음날인 21, 최 수석은 국무회의서 특검법이 의결된 직후인 22일 각각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이른바 멘붕에 빠졌다. 검찰의 을 막아야 할 방패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정확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목을 죄어오는 여론의 무게와 검찰의 칼날을 버텨줄 지붕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장관·수석 동반사표
청와대는 멘붕 상태

두 사람의 사의 표명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다. “지금으로선 사직하는 게 도리”(김 장관) “사정을 총괄하면서 대통령을 올바르게 보필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최 수석). 두 사람 모두 도의적 책임을 거론했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 30일,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지 23, 임명장을 수여받은 지 4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최 수석의 결심에 특히 관심이 쏠렸다. 검찰 최고 특수통으로 불렸던 그가 청와대와 검찰 사이서 진퇴양난의 골에 빠져 그만두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 수석이 지인들에게 청와대 상황의 심각성을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뒷말도 있다.

일각에선 최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실망했다, 최 수석과 박 대통령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말도 흘러 나왔다.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을 두고 언론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써내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그 와중에 한 가지 진실이 수면 위로 훅 올라왔다. 청와대와 검찰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점이다.

올해의 단어가 최순실’, 올해의 사건이 최순실 게이트라면 올해의 사진은 <조선일보>가 찍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일 듯하다. 일간지 1면 탑에 박힌 사진 한 장은 열 마디 말보다 더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벽을 사이에 두고 우 전 수석과 검사 두 사람이 포착된 절묘한 구도의 사진이 가져온 후폭풍은 대단했다.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우 전 수석이 점퍼를 걸친 채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모습과 선배의 말을 경청하듯 손을 공손히 모은 검사들의 모습은 완벽한 대비를 이뤘다. 사진은 검찰이 우 전 수석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즉각 황제수사논란이 불거졌고 검찰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쉴 틈 없이 쏟아졌다.

검찰은 해당 사진 속 모습은 조사 중인 상황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담당 부장검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우 전 수석이 다른 후배 검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의 해명을 비웃듯 비슷한 구도의 사진을 여러 장 더 공개했다.

검찰 vs 청와대 벼랑 끝 대치
헌정최초 대통령 피의자 입건

우 전 수석이 다가가자 검사와 수사관이 벌떡 일어나는 모습, 우 전 수석의 변호사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웃고 있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은 검찰의 해명을 무색케 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직접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상이라도 그렇게 비춰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앞으로 더 철저히 조사하라는 김 총장의 말을 전했다.

우 전 수석의 팔짱수사논란에 수사팀을 질책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 총장이 수사팀을 혼냈다는 말에도 국민들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딱 걸렸으니까 혼냈겠지, 이제 안 보이는 데서 모시겠네등 조롱 섞인 비판이 이어졌다. 야권서도 뒤늦은 호들갑이라며 김 총장의 행동을 저평가했다.

검찰이 이런 평가를 받는 건 당연했다. 애당초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수사 의지가 약했다. 검찰은 최씨가 독일서 귀국한 이후 바로 소환하지 않고 31시간의 말미를 줬다. 최씨는 검찰이 벌어준 시간 동안 시내를 활보하며 은행서 현금을 인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은 또 다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일반인이 정부 정책을 비롯, 수많은 이권 사업에 손을 뻗쳤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검찰수사에 대한 기대는 한없이 바닥을 쳤다. 검찰은 이미 체면이 땅바닥에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이슈도 무난하게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 기류는 돌아가는 판국이 검찰의 무능한 태도를 봐줄 수 없을 정도로 활활 타오르면서 바뀌었다.

우병우 ‘팔짱 사진’
검찰 변화 시발점?

아무리 정국을 뒤흔드는 대형 이슈라 해도 한 달 안팎이면 다른 이슈에 묻히거나 물타기로 나타나는 양비론 끝에 마무리된다. 하지만 JTBC가 최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한 이후 특종 경쟁이라도 벌이듯 모든 언론이 최순실 게이트에 힘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자들 앞에서 보도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언론에 힘을 실어준 건 국민이었다. 지난달 29일, 1차 범국민 집회에 2만명이 모인 것을 시작으로 20만명, 100만명(주최측 추산) 등 거리에 나오는 국민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는 정치권을 움직였고 검찰을 압박했다. 청와대든 박 대통령이든 검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신뢰를 전부 잃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민 등에 업고 ‘초강수’
앞으로 거취에 관심 집중

상황을 되짚어 봤을 때, 검찰이 방향을 선회한 첫 시발점은 우 전 수석의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때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진이 공개되면서 검찰이 욕을 먹은 만큼 우 전 수석에 대한 반감 역시 들불처럼 커진 게 김 총장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검찰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지만 그와 동시에 김 총장에겐 우 라인을 압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이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도 밝히라고 검찰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가족 회사 정강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던 우 전 수석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얽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의 우 전 수석 수사 지시가 우 라인을 향한 경고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경외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우 전 수석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사 시기·방법
청와대와 신경전

검찰의 급격한 기류 변화는 박 대통령의 조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담화서 앞으로 검찰은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늦어도 1516일에는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대면조사를 원했고 박 대통령의 신분은 참고인이었다. 지난 12100만명의 시민이 서울 한복판으로 뛰어나온 뒤 정치권, 그것도 여당서 탄핵 목소리가 나오는 등 강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검찰도 칼을 뽑아든 것이다.

검찰의 요청에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15서면조사를 원칙으로 해 달라며 사실상 검찰의 대면조사를 대놓고 거부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서 본 사안은 매일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변호인으로서 기본적인 의혹사항을 정리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대통령 관련 의혹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말해 불필요한 뒷말을 낳았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헌법상 형사소추를 피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어 대통령을 피의자로 본다고 해도 검찰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검찰 관계자 역시 대통령이 최순실과 관련해 온갖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이 선거로 뽑은 헌법상 기관이라며 그 자리에 있으면 행정부 수반이라고 했다.

‘정윤회 사건’ 처리한 특수통
줄곧 총장후보 ‘1순위’ 거론

검찰은 유 변호사의 입장 발표 후 “18일까지 가능하다며 마지노선을 그었지만, 유 변호사는 지난 17다음 주에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시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누차 밝히신 바 있고 지금까지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최대한 서둘러서 변론준비를 마친 뒤 다음 주에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다.

지난 20, 검찰은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영렬 특수본 본부장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의 범죄 사실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상당부분 공모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안 전 수석과 함께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기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혐의다.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구속 기소됐다.

사퇴설 일축하고
“흔들림 없이 수사”

검찰 발표에 청와대는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청와대는 발표 직후 정오쯤 비공식적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부당한 정치공세” “인격 살인등 거친 표현으로 검찰수사 결과를 비판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입장자료를 통해 증거는 엄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상상과 추측을 거듭한 뒤 자신들이 바라는 환상의 집을 지었다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중립성을 논하며 검찰을 부정한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의 반응에 녹취파일이 단 10초만 공개돼도 촛불에서 횃불로 바뀔 것이라며 증거 공개 가능성을 두고 압박에 들어갔다. 검찰은 33페이지에 달하는 공소장에 99% 입증할 수 있는 것만 적었다고 수사 결과를 자신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녹음한 박 대통령의 통화 내용과 안 전 수석의 수첩을 핵심증거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3오는 29일까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요청한다며 최후 통첩했다. 박 대통령이 검찰의 요구에 응할 지는 미지수다. 청와대와 검찰이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김 총장의 거취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사정 라인이 사의를 표하면서 자신을 임명한 박 대통령을 향해 칼날을 들이밀고 있는 김 총장 역시 사표를 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장은 지난 23검찰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는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김 총장 사퇴설은 검찰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수남은 누구?

다음 달 2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수남 검찰총장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살아있는 권력'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검찰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16기인 김 총장은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수원지검장 시절에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지휘했다. 지난 201411월 말에 불거진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해 당시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근거 없음으로 결론 낸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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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