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관리지역…내집마련 대책은?

정부가 10월부터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대안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 조절을 위한 ‘미분양 관리지역’을 발표했다. 따라서 내집마련을 고려하던 실수요자는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미분양 관리지역은 공급 물량이 줄고 미분양이 해소되면 가격이 오를 수 있겠지만 반대로 미분양이 줄지 않으면 어렵게 목돈을 들여 마련한 주택가격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수도권 8개, 지방 16개 등 모두 24개 시군구 지역을 제1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제1차 지역 발표
수도권 8곳 포함

수도권은 인천 중구, 인천 연수구, 고양시, 광주시, 남양주시, 시흥시, 안성시, 평택시가 꼽혔다. 지방은 광주 북구, 울산 북구, 춘천시, 공주시, 아산시, 제천시, 청주시, 군산시, 나주시, 영천시, 예천군, 칠곡군, 포항시, 김해시, 경남 고성군, 창원시가 지정됐다.

앞으로 제1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에서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하는 사업자가 분양보증 예비심사로 사업성을 평가받고, 본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신규 분양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참고로 미분양 관리지역은 최근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해소 실적이 저조해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이런 기준에 들어 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 3개월간 관리 대상이 된다. 제1차 미분양 관리지역 모니터링 기간은 올해 10월17일부터 내년 1월16일까지다.

미분양 관리지역에 선정된다는 의미는 정부가 아파트 신규 공급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공급과잉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분양 관리지역의 공급 물량이 줄면 이들 지역의 미분양 해소로 이어지고 결국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급이 대거 이뤄진 물량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부터 이 지역의 미분양 부담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분양 시장 과열이라는 신호를 준 셈인데,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거나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는 특정 지역에서는 ‘미분양’ 낙인효과로 지역별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등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

먼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의 순기능을 살펴보면 아파트의 물량 조절은 물론 시장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보탬을 줄 수 있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선정 기준이 나름대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선정기준은 해당 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 인허가 실적, 청약경쟁률, 초기분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양 시 미분양이 많이 쌓일 것이 우려되는 지역을 선정한다.

세부적 기준을 살펴보면 미분양 주택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가운데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 가구 수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는 지역이나 당월 미분양 가구 수가 1년간 월평균 미분양 가구 수의 배 이상인 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인허가 실적이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는 지역과 당월 인허가실적이 1년간 월평균 인허가실적의 배 이상인 지역도 대상이다.

10월부터 급증하는 가계부채 대안
아파트 공급 물량 조절 위해 선정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을 반대하는 입장의 요지는 이렇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건설사는 해당 지역의 택지를 매입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사업수행 능력과 사업성 등을 검증하는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 분양활동이 위축되고, 이러한 영향으로 주택공급이 축소돼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도 입장에도 순기능이 있다. 사업성 분석 등 분양상품에 대한 충분한 사업성 고려로 신중을 기할 수 있고, 실수요자 역시 미분양 적체 가능성이 높은 지역 아파트에 대한 ‘묻지마 청약’등을 피해갈 수 있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혼탁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미분양 관리지역 선정 이후 내집마련 대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공급과잉, 즉 미분양 증가 위험이 큰 지역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미분양 관리지역의 선정으로 반사익을 보는 경우도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의 공급중인 미분양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사업을 할 때,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사업자가 땅을 사들이기 전 단계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업성 평가를 받는 제도인데 예비심사 단계에서 입지성·지역수요·사업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양호·보통·미흡의 3등급으로 분류해 심사 결과를 사업예정자에게 통지하게 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1차로 수도권은 평택시를 비롯해 고양·안성·시흥시와 충북 제천 등 24개 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미분양 관리 지역의 경우 아파트 분양보증 예비심사제도가 도입돼 신규분양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오히려 기존 분양아파트들이나 미분양 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긍정적 영향만?
평택이 주목된다

경기도 고양시, 남양주시, 평택시 등은 수도권에서 실수요층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개발호재들도 풍부해 장기적으로 미래가치까지 겸하고 있다. 당분간 신규 공급이 전무해 기존 분양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기 평택시만 보더라도 연내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인 SRT개통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 LG전자 산업단지확장, 삼성브레인시티 등의 대규모 개발호재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의 경우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올 한해만도 1만여가구가 또 쏟아질 전망이다. 평택의 미분양률은 지난 6월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올 1월 2092가구로 시작한 미분양 물량은 4월에 1169가구로 감소했지만, 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 6월 2969가구, 7월 3234 가구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물량 증가 원인을 공급과잉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에만 무려 1만2137가구가 됐다. 올 들어서도 이달까지 1만1991가구가 새로 쏟아졌다. 올해 이 지역의 총 분양물량은 1만5000가구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각각 2800~4000가구가 쏟아졌고, 시장이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물량 적체가 심화됐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평택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1324가구,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는 583가구가 미분양으로 집계됐다. ‘평택 지제역 동문굿모닝힐맘시티’는 2803가구 중 1907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연말까지 4000가구가량이 추가로 공급되는데 변수가 없는 한 미분양 적체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평택지역에서 미분양이 급증한 이유로 단기적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개발 호재가 예정되면서 짧은 기간 동안 공급 가구 수가 갑자기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평택지역은 전국구 분양시장이라 물량이 일정하게 소진 된다”고 전망했다. 또 “베드타운(Bed Town) 성격이 강한 다른 수도권 신도시와 달리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연내 SRT가 개통되고 삼성전자 부지가 본격적으로 착공되면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분양 해소시 가격 상승
미분양 줄지 않으면 낭패

또 다른 전문가는 “평택에 세교, 소사벌, 용죽 등 소규모 택지지구가 대거 개발되면서 건설사들이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 소화불량이 걸렸는데 미군기지 이전, 고덕신도시 삼성전자 산업단지 등 예상 배후수요로 인해 미분양 소진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 금융권에 있는 전문가는 “전국에 가장 많은 개발 호재가 있는 것도 평택이지만, 가장 많은 택지개발을 하는 곳도 평택이다. 워낙 택지지구가 많아 도시가 완성된 뒤에도 실수요보다 주택이 더 공급돼 만성적인 미분양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RT로 수서역까지 15분밖에 안 걸리고 아파트 값이 저렴하다고 하지만 평택으로 이사 가는 서울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지정된 미분양 관리지역과 2017년부터 분양이 본격화되는 고덕국제신도시 물량도 평택 분양시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고덕신도시가 분양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쌓인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신규 공급도 조절되기 때문에 미분양 현상은 금세 해결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총 5만7000여가구가 들어서는 고덕신도시가 하반기 본격적인 분양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미분양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소화불량 건설사
미분양 소진 도움

고덕신도시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어 물량이 늘고 개발이 진행될수록 입지에 따라 단지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9월 이전 분양한 아파트들이 공급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지역에서 공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주택형에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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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