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경기 수원 권선 정미경 의원



‘가족행복’ 최우선…“용기·두려움 가지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은 풍성한 의정을 하겠다. 또 아이들의 꿈을 반드시 이루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이 의정활동을 시작하며 블로그에 올린 다짐의 글이다. 그는 ‘초심’과 같은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우고 보호할 수 있는 선진국 수준의 법안, 그리고 여성들의 정치 진출 확대에도 관심이 많다.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이정표’ 같은 삶을 살고 있는 홍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미경 의원. 그는 국정감사 기간 ‘제약사들이 식약청의 감시 소홀을 틈타 인태반주사제를 불법 유통했다’는 의혹 등 보건복지에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태반주사제의 불법유통 현실에 대해 지적한 것”라며 “불법유통 경로로 입수된 물건과 식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제약사의 유통관리나 식양청의 감시·감독 두 가지가 모두 문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건당국의 관리·감독 체계나 의약품 유통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데에 모두가 동의한다”며 “관행처럼 계속되고 만성적으로 퍼져온 잘못된 현실에 대해 경고하고, 시정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이기우 전 의원을 제치고 금배지를 달았다.
▲ 힘든 싸움이었다. 이기우 전 의원은 수원 토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내가 수원 토박이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군인의 딸이었던 나는 어릴 때부터 자주 이사를 다녔고, 검사일 때도 2년마다 부임지를 옮겨 다녔기에 늘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고향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또 다른 고충도 있다.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짧아 상대방에게 신경 쓸 여유도, 정보도 없었다. 그래서 단지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할 사람인지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만 집중했다. 열심히 했고 운도 따라주었다.

- 선거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 시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처음 정치를 한다고 마음먹고 가족들에게 말했을 때 지금까지 나를 키워주고, 우리와 함께 살면서 아이들까지 키워주신 친정어머니께서는 반대했다. 남편은 중립을 지키면서 방해하지 않겠지만 도움을 청하지는 말라고 했다. 할 수 없이 평생 농사만 지으신 시아버지께 도움을 청했다. 가족 중 유일하게 내 결정에 적극 지지하셨던 분이셨다. 아버지께서는 경로당을 중심으로 열심히 활동해주셨다. 그리고 마지막 선거일 4~5일을 남겨놓고 아들을 불러 이제는 ‘네가 해라’ 하면서 아들에게 넘겨주시고 아버지는 고향으로 내려가셨다.
 
- 여성 의원으로서 기대가 크다.
▲ 여성 장관이 일을 잘하면 그 장관만이 일을 잘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일을 못하는 경우에는 ‘여성은 다 저렇다’면서 여성 전체의 대표선수로 평가를 받게 된다. 즉 일선에 있는 여성은 아직까지 대표선수로서의 여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치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뛰고 있는 여성이 많아져서 더 이상 여성·남성의 구분이 의미가 없어지는 그날까지는 여성은 대표선수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으로서 내 역할을 다하고 싶다. 특히 많은 여성후배들에게 대표선수로서 제대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그들에게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 보건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정 의원이 임하는 각오는.
▲ 복지국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것처럼 복지는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요즘은 가족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계층이 분명히 있고, 그 목소리를 대신해주고 싶다. 검사일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권리주장을 할 수 있고 어려운 점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이들을 위해 뛰겠다. 또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첫 국감을 맞이한 소감은.
▲ 기대도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긴장도 된다. 절제된 열정과 품위 있는 태도로 질의하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정치인이 되기 전 유권자로 있을 때 국감 때 정치인들의 질문을 보면서 ‘다 거기서 거기지, 뭐’ 했는데, 현재 의원들이 질의하는 것을 보고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닌 분명 다른 무엇이 있음을 발견하고 놀랐다.

- 전재희 장관이 ‘국감 물타기를 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데.
▲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국회와 국민들을 상대로 ‘국감 물타기’를 했다는 것은 특별히 전재희 장관이 왔다고 해서 생긴 일이 아니다. 지난 정부시절 행정부처 공무원들이 국회를 상대로 잘못된 점을 숨기기 위해 썼던 수단을 기억해보면 된다. 실제 이해찬 국무총리 시절 국무조정실이 주도해서 매뉴얼을 만들어 각 부처에서 실행하게 했다. 이런 행정부의 행태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쉽게 바뀌어 지지 않을 것이다.

- 멜라민 파동으로 국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만감이 가중되고 있다.
▲ 국민들이 식탁 안전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동안 기생충알이 나온 참치, 색소가 들어간 고춧가루, 단체급식 식중독 등 발생해선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났다. 문제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정부가 내놓은 지금까지의 해결책이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었다는 말과 같다.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나 역시도 한 가정의 주부이고 엄마로서 걱정이 크다. 현 정부도 출범할 때부터 먹거리 안전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정책과 제도를 보완해 가고 있다. 당장 근시안적인 땜질 처방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우리 식탁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체계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정 의원이 바라는 정치상은.
▲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링컨이다. 링컨은 역사에 대하여 신에 대하여 두려움을 알았던 사람으로 느껴진다. 두려움을 가진다는 것은 바른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려움과 용기를 가진 정치인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정치인의 상이고, 그렇게 되고 싶다.

정미경 의원 프로필
▲2001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검사
▲2003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검사
▲2005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2007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2008 18대 국회의원


“목욕탕·사우나 취미 포기했어요”
법조계에서 자신의 열정을 한껏 불태우며 ‘당찬 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정미경 의원. 그는 이제 법조계를 떠나 정치인 정 의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새로운 삶을 살고 가고 있는 만큼 그에게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정 의원은 “검사일 때도 늘 일로 바빴지만 그때가 정적으로 바빴다고 한다면 정치인은 동적으로 바쁘다”며 “각종 행사와 약속이 잡혀 있어 계속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이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분들을 어려 방면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털털한 차람으로 밖에 나가는 것이 어려워졌고, 동네 목욕탕에서 사우나 하는 취미를 포기하게 돼서 아쉬운 점도 있다”고 함박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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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