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

인면수심 ‘성형 발바리’ 무기징역 감형 내막
학대 시달린 성장과정 교화 여지 있어 ‘무기징역’
강도강간으로 점철된 인생 쳇바퀴 도는 강간 인생
자녀 살해 협박 후 보는 앞에서 성폭행 해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녀자를 성폭행하는 등 부녀자 21명에게 강도강간을 일삼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형사8부(성낙송 부장판사)는 흉기로 부녀자를 위협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강탈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허모(45)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허씨는 20여 년 전인 지난 1987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강도강간죄로 서울남부지원에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2001년 4월 가석방 됐지만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결국 그는 가석방 된 지 2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2002년 11월 경기도 평택의 가정집에 들어가 흉기로 부녀자를 협박해 강간하고 현금 27만원을 빼앗았다.

이후 다시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진 허씨는 전국을 돌며 2006년 1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강도강간 등을 저질렀다.
허씨의 범행 수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주로 이웃 주민이나 수도 검침사를 사칭해 오후시간 혼자 혹은 어린 자녀와 함께 있는 부녀자만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다. 곱상하고 순한 양 같은 얼굴도 범죄에 일조했다.

허씨는 매번 비슷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특히 어린 자녀를 인질삼아 “말을 듣지 않으면 아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녀자를 성폭행하는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허씨의 범행은 2005년 서서히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5년 가을 수원, 화성, 김포 등 경기도 일대에서 잇따라 5건의 강도강간 사건이 발생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사건현장에는 허씨의 지문은 물론 그의 범행을 밝힐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사건 현장에서 허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씨의 꼬리는 쉽게 밟히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허씨를 지명 수배했고, 2007년 6월에는 TV 공개수배 프로그램에 허씨의 사건이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은 허씨에게 또 다른 탈출구를 마련할 방법을 떠올리게 했다.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성형수술을 불사한 것. 허씨는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쌍꺼풀 수술을 받고, 양 볼과 이마 등에 보톡스를 맞았다. 얼굴을 바꾼 허씨는 수배 중에도 경기도 김포 등지에서 성폭행과 절도 등 6건의 범행을 저질렀다.

오랜 술래잡기 끝에 경찰에 붙잡힌 허씨는 결국 재판장에 서게 됐다. 재판부는 “허씨가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버지와 정신병을 앓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학대와 빈곤에 시달렸고, 청소년기에 어머니가 자살해 가정 해체와 학업 중단을 겪는 등 가정과 사회가 자신을 버렸다고 인식한 나머지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괴물로 성장한 게 아닌가 의문을 떨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를 평생 격리시키더라도 사회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고 성장 과정이나 수사 및 재판에서 보여준 반성 내용 등을 볼 때 교화나 개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면서 “공동체 유지를 위해 허씨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야 한다고 단언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사형은 가혹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20년간 부착하도록 한 명령은 별다른 항소 이유가 제출되지 않아 1심과 같게 유지했다.


밤샘 고스톱 치던 50대 돌연 사망  왜?
36시간 운전하고 밤새 고스톱 심근경색 ‘허걱’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설 연휴 기간에 50대 남성이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택시운전기사 박모(52)씨는 유난히 긴 연휴를 맞아 설 연휴 전인 1일 아침부터 2일 저녁까지 밤을 새워가며 36시간이 넘게 운전을 했다. 설 시간 동안 여기저기 돈 나갈 것이 걱정되던 마당에 바짝 돈을 벌어놓을 심산이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했지만 목표한 수입을 올린 박씨는 설 전날인 2일 저녁 큰형님 댁으로 향했다. 36시간가량 잠을 자지 않고 운전을 한 탓에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시급했지만 이날 모임 박씨 등 4형제는 반가운 마음에 저녁부터 고스톱 판을 벌였다. 물론 큰돈이 오고가는 도박은 아니었다. 재미삼아 치기 시작한 고스톱은 날새는 줄 놀랐고, 박씨 역시 피로도 잃은 채 고스톱에 집중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차례를 지내기 직전까지 고스톱은 계속됐고, 3일 오후가 되서야 박씨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잠에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박씨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잠이 든 박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지가 "꺽" 하는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었고 곧 사망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뒤였다.

이와 관련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가 쌓인 데다 밤새 무리를 하며 고스톱을 친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씨는 키 180센티미터에 몸무게가 90킬로그램을 넘는 거구로 자신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특히 한 달 전에도 심근경색 증상을 보인 적이 있었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거나 병원을 찾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집착남’의 최후
광기어린 집착, 이별 통보에 여친 폭행

헤어지자는 이별 통보에 여자 친구를 감금하고 폭행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8일 헤어지자고 요구하는 여친을 흉기로 위협하며 폭행하고 감금한 혐의(협박·상해·감금)로 정모(2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께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의 한 술집에서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 A(26·여)씨를 흉기로 위협,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어 여자 친구가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데도 불구하고 여자 친구를 병원으로 옮기기는커녕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7시간 동안 감금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평소 자신의 허벅지에 여자친구의 이름을 칼로 문신처럼 새기는 등 병적인 집착 증상을 보여 왔으며 허벅지를 비롯해 팔뚝 등에 자해를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정씨는 A씨가 가까스로 자신의 부모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경찰에 검거됐다. 하지만 정씨는 “다친 모습으로 돌아가면 여자친구 부모님이 걱정할 것 같아 집으로 데려갔을 뿐”이라면서 감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살배기 아들 살해 후 쓰레기봉투에 유기 ‘이럴 수가’
“내 아들 아닌 것 같아~”


‘친아들이 아닌 것 같다’는 이유로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쓰레기봉투에 시신을 버린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8일 김모(3)군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공사장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아버지 김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16일 오전 3시께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아들을 수차례 때리고 머리를 주방 싱크대에 부딪치게 해 살해했다. 아들이 사망한 것을 확인한 김씨는 시신을 종이상자에 담아 세탁기 옆에 방치했고, 20일 정도가 지나 악취가 심해지자 지난달 3일 아들의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자택 인근 공사장의 쓰레기더미에 버렸다.

김군의 시신은 한참 동안 발견되지 않다가 지난달 31일 오후 4시께 공사장을 지나던 한 시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으며, 경찰은 신고를 받고 일 주일여간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자신의 부인이 지난 2007년 말 가출했다가 돌아온 뒤 곧바로 임신을 하자 “태어난 아이가 내 자식이 맞는지 믿을 수 없다”면서 아들에 대한 폭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캄보디아 아내, 한국 남편 성기 ‘싹둑’ 이유는?
“남편이 그냥 싫었어요”
조울증과 망상장애 앓던 이주여성 남편 성기 잘라
평소 의부증도 앓아 우발적으로 범행 저지른 듯…


설 연휴 기간 동안 남편의 성기를 흉기로 자른 캄보디아 국적의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순창경찰서는 지난 7일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혐의로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 A씨(26·여)를 구속했다.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4일. A씨의 남편 양모(52)씨는 이날 오후 7시께 순창군 팔덕면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이날 A씨의 행동은 어딘가 이상했다. 결국 A씨는 잠든 남편 곁에 흉기를 들고 다가가 남편의 성기를 절반가량 잘랐다.
놀라 잠에서 깬 양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7년 10월 양씨와 결혼했으며 평소 의부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그냥 싫었다”고 말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혼란감을 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진행하면서  A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해본 결과 조울증과 망상장애를 앓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면서 “남편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의 조상 무덤 파헤쳐 ‘화장’까지…‘황당’
 “아이고~ 조상님, 죄송합니다” 
인근 조상 묘와 헷갈려 남의 조상 무덤 파헤쳐
고의성 없고 합의 이뤄져 입건하지는 않을 듯


생판 모르는 집안의 조상 묘를 자신의 조상 묘로 착각해 시신을 파내고 화장까지 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양산에 사는 박모씨는 지난 5일 평소 박씨의 아버지 묘를 관리하던 친척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구정을 맞아 묘에 들렀는데, 무덤이 전부 파헤쳐져 있고 시신도 없어졌다는 것.

곧장 고성군 하이면에 있는 부친의 묘소를 찾은 박씨는 텅 빈 아버지의 무덤을 보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은 박씨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누군가 착각을 해 묘를 파헤친 것으로 보고 박씨 가족들과 함께 주변을 상대로 수소문을 시작했다.

박씨와 경찰은 이틀에 걸친 수소문 끝에 고성군에 거주하는 유모씨 가족이 아버지의 무덤에서 시신을 가져갔다는 것과 시신을 이미 화장해 버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유씨 가족은 “우리 조상의 무덤으로 알고 시신을 화장해 다른 조상과 함께 모시기 위해 무덤을 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씨 조상의 묘는 박씨 부친의 묘 인근에 위치해 있었고, 때문에 묘를 착각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경찰 역시 “행동에 고의성이 없었고 피해자 가족과 합의가 원만히 이뤄진 만큼 입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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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