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또 일낸 이재오

날개는 폈는데…비상이냐 추락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9대 대선까지 13개월이 남았다. 정국은 빠르게 대선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당대표 선거에서 주류인 친박과 친문을 선택했다. 선택받지 못한 비주류들은 제3지대서 대권을 겨냥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재오 전 의원이 중도신당 창당 작업에 착수했다. 여권발 제3지대라는 쉽지 않은 길을 가려는 이재오의 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늘푸른한국당(이하 늘푸른당)이 지난 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준비에 들어갔다. 늘푸른당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서 이 전 의원과 최병국 전 의원, 전도봉 전 해병대 사령관을 창당준비위(이하 창준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늘푸른당 창당 발기인에는 1565명이 이름을 올렸다.

MB 등에 업고
다시 날개짓?

늘푸른당은 추석 연휴 이후 올해 말까지 17개 시도에서 창당대회를 열고, 내년 1월 중앙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대회는 지지자들을 비롯해 1000여명이 몰려 성황리에 치러졌다. 주최측서 준비한 좌석은 시작 전부터 이미 동이 났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엄홍길 휴먼재단 이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도 참석해 이 전 의원의 새로운 출발을 지원사격했다.

창준위는 정의로운 국가’ ‘공평한 사회’ ‘행복한 국민3대 창당 목표로 제시했다.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행정구역 개편’ ‘동반 성장’ ‘남북 자유 왕래4대 핵심정책도 발표했다. 이 전 의원이 주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 권력과 내각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가와 행정까지 담당하고 있는 현 상황서 내치와 외치를 나누자는 주장이다.


대통령은 국가·외교·통일·국방만 책임지고, 내각은 그외 내정과 나라 안살림의 권한을 갖고 함께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 그 과정서 대통령이 외교나 통일문제를 잘 풀어가지 못할 경우엔 4년으로 끝, 잘 해나갈 경우엔 4년의 기회를 더 주자는 게 이 전 의원과 늘푸른당이 추진하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핵심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역시 이 전 의원의 개헌 구상에 힘을 보탰다. 정 전 의장은 축사를 통해 다음 대통령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이뤄내겠다는 공약을 세우고 그런 사람이 되길 개인적으로 바란다내각제로 가는 게 정답이라고 보지만 아직 국회 수준이 신뢰받지 못하고 부족하기에 과도기적으로 분권형 대통령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의원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역시 19대 국회 당시 이 전 의원과 함께 개헌 추진 의원 모임을 주도한 바 있다.

새로운 도전…늘푸른한국당 창당 준비 박차
싸늘한 시선 이겨내고 제3지대 무사히 안착?

이 전 의원은 중앙정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로 나눠져 있는 현재 행정구역을 중앙정부와 광역단체로 개편하는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거구를 줄이고 그에 맞춰 국회의원 숫자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 성장도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동반 성장을 위해서는 초과이익공유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초과이익공유제란 대기업이 중소기업 육성에 협력해 동반 성장을 도모하도록 한다는 취지 아래 대기업이 초과 이익을 얻은 경우 이를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기업이 해마다 설정한 경영 목표치를 넘어선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 대기업에 협력하는 중소기업의 기여도 등을 평가해 초과 이익의 일부를 나눠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당시 동반성장위원장을 지낸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늘푸른당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해 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 전 의원은 정 전 총리를 두고 동반 성장을 얘기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정 전 총리를 강사로 초청한 것에 대해 강연자가 필요해 모셨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두 사람이 정치적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했다.

통일은 남북 자유 왕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북한 핵문제는 6자 회담으로 넘기고 남한과 북한은 자유 왕래를 하는 등 핵과 남북관계를 분리하자는 입장이다. 늘푸른당의 4대 정책을 보면 이 전 의원의 생각을 비롯해 그에게 힘을 보태는 인물들의 주장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권발 3지대에 자리를 잡으려는 늘푸른당을 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보통 신당이 창당되면 그 정치적 파괴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조건이 있다. 바로 지역, 인물 등 신당의 영향력을 확장시킬 기반의 유무가 그것이다.

지역, 인물…
신당 영향력은?

늘푸른당은 그 기준에 맞춰보면 여러 부분서 미달된다. 먼저 차기 대선을 노리고 창당했지만 유력한 차기 주자가 없다. 이 전 의원은 직접 대선에 나서기보다는 제3지대에 있는 인물을 모아 대선 후보로 만들어낼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역 기반도 없고, 20대 국회 현역 의원도 없다. 원내 인사가 한 사람도 없이 원외 인사로만 구성된 신당이 힘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총선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국민의당이 안철수라는 대선후보와 호남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이 전 의원이 늘푸른당을 성공적으로 정치권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무게감 있는 인사의 영입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전 의원은 대선주자급 무게감을 가졌지만 당내에서는 외면당하고 있는 존재들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전 의원이 먼저 손짓을 한 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7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전 대표를 두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대선 전 개헌이 안 되면 다음 정권에선 시작하자마자 개헌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봤기 때문에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김 전 대표가) 새누리당을 나올 수 있는 혁명적 용기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보수나 진보 양극단을 배제하고 지속적으로 나라 발전이 가능한 정책을 구사하는 노선과 이념이 있으므로 손 전 고문이 과연 그런 이념에 동조할지 따져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각종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주목받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친박들이 후보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선을 그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관련해서도 3지대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표나 손 전 고문 등 거론된 인물들이 이 전 의원의 러브콜에 화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여전한 MB의 남자이자 입
정의화·정운찬과 손잡나

김 전 대표의 경우 이 전 의원의 세력에 합류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김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전 대표가 당을 나가서 이 전 의원 측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김 의원은 한국 정치사를 보면 대선을 앞두고 늘 정계개편 시도가 있었다. 3지대에 있는 분들은 인지도 제고나 구심점 확보 차원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에게 항상 러브콜을 보낸다그러나 세력 확장을 위한 저인망식 사람 모으기가 될 경우 신당 창당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손 전 고문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손 전 고문이 독자세력화를 통한 정계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는 핵심 측근의 말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전 의원의 늘푸른당이 큰 정치적 파괴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누리당 비박(비 박근혜)계를 흡수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있지만, 이 전 의원을 비롯한 친이(친 이명박)계가 정치적으로 몰락했고, 4대강 사업에 따른 비판적 여론이 잇따르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친이계 좌장인 이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산을 신당 곳곳에 새겨 놓았지만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또 일각에선 늘푸른당이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이 전 의원은 ‘MB의 남자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 전 의원과 이 전 대통령은 19646·3항쟁서 고려대 상대 학생회장과 중앙대 구국투쟁위원장으로 알게 됐다. 이후 15대 국회에서 두 사람은 재회한다. 이 전 의원은 당시 의원이었던 이 전 대통령이 경부운하 건설을 제안한 것에 공감해 대통령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 전 의원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서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어냈다. 2007년에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서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고, 이 전 대통령이 대권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때부터 이 전 의원을 말할 때 ‘MB정부의 2인자’ ‘정권 실세등의 별칭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4대강 사업
역시 걸림돌

이때만 두고 보면 이 전 의원이 인생이 매우 순탄했던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전 의원은 1945년 강원도 강릉시 묵호서 태어나 경북 영양군서 자랐다. 화려한 정치 행보와는 달리 가난한 유년부터 재야운동시절까지는 시위와 투옥으로 점철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학교장의 부당 전보 발령에 항의, 전근 반대 운동을 주도해 유치장에서 20일간 구류 당한 게 그 시작이다. 이 전 의원은 1964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결국 그 해 8월 학교서 제적당했다.

1973년에는 서울대 유신 반대 시위 배후 조종 및 내란음모죄로 수업 도중에 체포돼 치안본부 남산 대공분실서 심한 고문을 당했다. 당시 이 전 의원을 고문했던 사람은 고문기술자로 알려진 이근안씨였다. 이 전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이 이씨에게 심한 고문을 당했던 1985년의 일을 영화화한 <남영동 1985> 시사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1977년에는 유신치하 인권 탄압을 풍자한 단막극을 연출했다는 이유로, 1979년에는 강연 중 대통령 딸을 비방하고 유신정권 퇴진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옥살이를 했다. 1989년에는 문익환 목사의 방북 배후로 지목돼 또 다시 구속됐다. 이 전 의원은 30여년간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다섯 차례에 걸쳐 10여년간 옥고를 치렀다.

정치의 시작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19902월 석방된 이 전 의원은 그해 11월 김문수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고, 199214대 총선서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 출마했다. 하지만 자신도 낙선, 정당도 전국 득표율 3%를 얻지 못해 해산됐다.

1996년 이 전 의원은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비로소 화려한 정치 행보를 시작한다. 이 전 의원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천을 받아 15대 총선서 은평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이 전 의원은 은평을에서만 내리 다섯 번 당선된다.

이 과정서 박근혜 대통령과 사사건건 각을 세웠다. 이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에게 독재자의 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서도 친박계와 사사건건 충돌했다.

200818대 총선 당시에는 친박계 공천 학살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를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낙선 운동으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이후 문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이 전 의원은 재보궐 선거서 기사회생했다.

위기 끝에 재기했던 18대 총선 때와는 달리 20대 총선서의 낙선은 이 전 의원을 수렁으로 빠뜨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20대 총선 당시 이 전 의원이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당 내부의 친이계가 완전히 와해됐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친이계 대부분이 공천을 받지 못한 상황을 두고 공천 학살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공천 결과에 반발해 은평을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새누리당은 당시 김 전 대표의 옥새파동으로 그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로 나선 더민주 강병원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 전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그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 친이계가 소멸하다시피 한 것과는 별개로 이 전 대통령과의 끈끈한 관계를 발판삼아 다시금 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다음 대선 영향
미칠 수 있을까

최근 한 언론매체는 이 전 대통령이 차기 정권은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는 언급을 자주 했다며 핵심 측근의 말을 보도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했다는 말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했는데,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이 나라 안팎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등 여전히 ‘MB의 입다운 발언을 이어갔다.

이 전 의원은 다시금 재기를 위한 날개짓을 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의 늘푸른당이 싸늘한 시선을 이겨내고 제3지대에 무사히 안착해 19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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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