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먹구름 드리운 김정주 '과거와 현재'

벤처 신화? 이면엔 검은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2년 한 언론은 김정주 NXC 회장을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도전하는 경제인 분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현재 김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김 회장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김 회장은 국내 게임산업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나라 벤처 신화의 주인공이다. 부친은 법무법인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모친은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생인 김 회장은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사 과정을 마친 전형적인 ‘엄친아’ 스타일의 수재다. 음악을 전공한 모친의 영향으로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라고 한다.

엄친아 스타일
바람의 나라 대박

김 회장은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드물었던 시기, 본인 컴퓨터를 가지고 놀며 자연스럽게 공대생의 길을 걸었다. 김 회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이사와 친분을 맺게 된다. 김 회장과 송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유난히 손발이 잘 맞았다고 한다. 김 회장이 송 대표 등과 함께 1994년 12월 말 역삼동에 자리를 잡는데, 이것이 바로 넥슨의 시작이다.

김 회장은 카이스트 재학 시절 ‘국내 게임업계 대모’로 불리는 장인경 마리텔레콤 전 대표의 영향을 받아 온라인 게임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김 회장이 회사를 차릴 때까지만 해도 온라인 게임 영역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생소한 영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선뜻 넥슨에 투자를 하지 못했다. 결국 김 회장이 나서서 투자금을 끌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넥슨은 당시 대기업 홈페이지 제작부터 웹오피스 프로그램 개발 등 돈 되는 일이면 닥치는 대로 맡았다. 김 회장은 창업과 사업 운영에 필요한 행정업무와 외주 작업 유치 등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넥슨은 이전까지 거의 시도되지 않은 그래픽 머드 게임을 제작,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머드게임은 통신상에서 여러 명의 사용자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하는데 넥슨의 시도 전에는 글로 모든 것을 처리하던 텍스트 머드게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을 비롯한 넥슨 구성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소재로 한 동명의 온라인게임을 내놓는다. 고구려 대무신왕의 일대기를 다룬 '바람의 나라'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2011년에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록은 매일 경신되는 중이다.

진경준에 주식·차량 무상제공 왜?
대가성·업무 관련성 여부가 쟁점

지금은 '바람의 나라'가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의 뿌리로 평가받고 있지만 처음 출시됐을 당시 흥행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동시 접속자가 30명도 채 안됐고,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첫 달 매출액이 1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등 넥슨에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몰고 온 PC방 열풍으로 '바람의 나라'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흥행에 날개가 달렸다. 현재까지 '바람의 나라'의 누적 가입자 수는 2300만명에 이른다. 그 이후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넥슨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업계 양대 산맥으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넥슨 성공의 1등 공신인 김 회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에 대해 천재 게임개발자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게임 업계의 생태계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판도 있다.

김 회장은 2000년대 들어 공격적으로 경쟁사들을 인수 합병하기 시작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를 개발한 위젯스튜디오를 인수했고, 1년 후 모바일 게임 개발사 엔텔리전트를 손에 넣었다. 2006년 컴뱃암즈 개발사인 두빅엔터테인먼트를, 2008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을, 2010년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현 넥슨GT)를, 2011년 당시 JCE(현 조이시티)와 아틀란티카를 개발한 엔도어즈를 차례로 M&A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회장에 대한 평판은 ‘투자의 귀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넥슨과 함께 게임업계 쌍두마차인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이후 김 회장에 대한 평가가 ‘기업 사냥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뀐다.

천재 개발자서
기업 사냥꾼으로

2012년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미국 유명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를 인수하기 위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68%를 8045억원에 매입해 1대 주주가 됐다. 당시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공대 선후배 관계로, 평소 쌓고 있던 친분과 게임에 대한 공통적인 비전 등이 협력의 계기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두 업체 간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공동 게임 개발 등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가려 했지만 조직 문화 차이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여기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모바일 게임업체인 넷마블게임즈를 끌어들여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넥슨이 지난해 10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소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전량 처분하면서 두 업체는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김 회장은 일본 진출에도 관심이 많았다. 김 회장은 1998년 일본에 방문했다가 사람들이 닌텐도를 사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2002년에는 글로벌 공략 차원에서 일본에 지사를 세웠고, 2005년에는 모회사를 한국법인서 일본법인으로 바꾸기도 했다.

현재 한국 넥슨은 일본법인의 자회사다. 지주사인 NXC가 넥슨의 일본법인 지분을 소유하고, 일본법인이 다시 한국법인을 지배하는 형태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별로 곱지 못하다. 김 회장은 "일본은 전통적인 게임 강국이며 한국보다 규제가 덜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넥슨 일본법인은 2011년 12월 8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도쿄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일본 증시 상장 후 몸값이 폭등한 넥슨 재팬 주식, 진경준 검사장이 지난해 팔아 1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주식이 바로 이것이다.
 

모든 일은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고위공직자 재산 내역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윤리위의 재산 공개 결과 진 검사장이 주식으로 12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주식 차량 제공
사실상 스폰서

진 검사장은 처음에는 넥슨 비상장주 매입 자금은 본인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도 다 신고했고, 국세청에서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면서 단지 친구의 권유로 2005년에 비상장 주식을 샀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진 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넥슨 비상장 주식은 일반인의 접근이 극히 제한됐던 것으로 주식을 판 사람과 그가 이를 얻은 방식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진 검사장은 그간 주식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해 ‘처가에서 돈을 일부 지원받았다’ ‘넥슨이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줬는데 단기간에 갚았다’ 등 여러 차례 말을 바꿔왔다.

넥슨 측도 진 검사장과 말을 맞췄지만 결국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검찰에 자수서를 제출하고, 김 회장 측에서 매입 자금을 무상 제공했다는 취지로 다시 말을 바꿨다. 13일 소환조사를 받은 김 회장 역시 이 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은 처음 문제가 드러난 이후 약 4개월간 거짓말을 거듭해 온 셈이다.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자금의 출처가 드러나면서 이제는 돈의 성격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검찰의 칼날이 김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가없이 약 4억원을 제공했다면 무슨 조건이나 대가를 바라고 일종의 ‘보험 투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여기에 진 검사장이 넥슨이 리스한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타고 다녔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사실상 넥슨이 진 검사장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것. 향후 검찰 조사에서 2005∼2006년 주식 거래 이후 진 검사장이 검사 직위를 이용해 넥슨 측에 편의를 봐준 정황이 드러나는 등 대가성 여부가 확인되면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사장 대박 의혹이 기업 사정으로
뜻밖의 나비효과에 김 회장 ‘불똥’

아울러 검찰은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의 금전 거래 문제뿐만 아니라 넥슨 기업 전체 상황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김 회장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미 김 회장의 자택과 제주도 사무실, 넥슨 판교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넥슨 내부에서는 착잡하고 충격적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넥슨은 회사 대표 게임인 바람의 나라 20주년 자축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이틀 뒤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좋았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검찰이 김 회장의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까지 압수수색 했다는 점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와이즈키즈라는 회사는 김 회장과 지배 구조의 연관성을 볼 때 의미가 큰 곳이다. 3차원 프린팅 제품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인 와이즈키즈는 김 회장과 그의 부인 유정현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으로, 지배구조와 관계사들을 들여다보면 회장 일가가 다수 얽혀있다.
 

부부가 모두 회사 임원을 맡았던 적이 있고, 김 회장의 부친도 한때 와이즈키즈의 임원이었다고 한다. 현재 검찰은 와이즈키즈가 지난해 지주회사인 NXC의 자회사였던 부동산 임대업체 엔엑스프로퍼티스를 601여억원에 사들인 것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일단 진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과 관련해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 회장의 개인 비리나 넥슨의 경영 비리가 드러나면 수사의 방향이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1일 “김 회장이 넥슨코리아를 넥슨재팬에 매각하며 회사에 손실을 초래하는 등 2조8301억원의 배임, 횡령, 조세포탈 등을 자행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센터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5년 당시 가치가 1조560여억원에 달하던 넥슨코리아를 넥슨재팬에 40억원에 넘겨 당시 모회사였던 넥슨홀딩스에 1조520여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배임을 저질렀다.

또한 2006년 10월에는 주당 20만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넥슨홀딩스의 비상장 주식 107만주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주당 10만원에 사들여 1270여억원을 횡령하고, 현 지주회사 NXC의 벨기에 법인에 넥슨재팬 주식을 저가로 현물 출자해 지주회사가 7990여억원을 손해보게 한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넥슨이 지주회사 NXC를 지방으로 이전하며 지난해까지 약 3000억원의 세금을 감면받았지만 실제 업무는 경기도 판교의 넥슨코리아가 하고 있다며 이런 형식적 지방 이전이 조세포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센터가 주장한 김 회장의 범죄 혐의 액수는 배임 1조9290여억원, 횡령 5880여억원, 조세포탈 3000억원, 진 검사장에 대한 뇌물 120여억원 등이다.

은둔의 경영자
20년 만에 위기

평소 외부 행사나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져 있는 김정주 회장. 하지만 개인 비리, 기업 비리 의혹으로 전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승승장구해왔던 20여년의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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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