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먹구름 드리운 김정주 '과거와 현재'

벤처 신화? 이면엔 검은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2년 한 언론은 김정주 NXC 회장을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도전하는 경제인 분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현재 김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김 회장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김 회장은 국내 게임산업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나라 벤처 신화의 주인공이다. 부친은 법무법인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모친은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생인 김 회장은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사 과정을 마친 전형적인 ‘엄친아’ 스타일의 수재다. 음악을 전공한 모친의 영향으로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라고 한다.

엄친아 스타일
바람의 나라 대박

김 회장은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드물었던 시기, 본인 컴퓨터를 가지고 놀며 자연스럽게 공대생의 길을 걸었다. 김 회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이사와 친분을 맺게 된다. 김 회장과 송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유난히 손발이 잘 맞았다고 한다. 김 회장이 송 대표 등과 함께 1994년 12월 말 역삼동에 자리를 잡는데, 이것이 바로 넥슨의 시작이다.

김 회장은 카이스트 재학 시절 ‘국내 게임업계 대모’로 불리는 장인경 마리텔레콤 전 대표의 영향을 받아 온라인 게임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김 회장이 회사를 차릴 때까지만 해도 온라인 게임 영역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생소한 영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선뜻 넥슨에 투자를 하지 못했다. 결국 김 회장이 나서서 투자금을 끌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넥슨은 당시 대기업 홈페이지 제작부터 웹오피스 프로그램 개발 등 돈 되는 일이면 닥치는 대로 맡았다. 김 회장은 창업과 사업 운영에 필요한 행정업무와 외주 작업 유치 등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넥슨은 이전까지 거의 시도되지 않은 그래픽 머드 게임을 제작,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머드게임은 통신상에서 여러 명의 사용자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하는데 넥슨의 시도 전에는 글로 모든 것을 처리하던 텍스트 머드게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을 비롯한 넥슨 구성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소재로 한 동명의 온라인게임을 내놓는다. 고구려 대무신왕의 일대기를 다룬 '바람의 나라'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2011년에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록은 매일 경신되는 중이다.

진경준에 주식·차량 무상제공 왜?
대가성·업무 관련성 여부가 쟁점

지금은 '바람의 나라'가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의 뿌리로 평가받고 있지만 처음 출시됐을 당시 흥행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동시 접속자가 30명도 채 안됐고, 유료서비스를 시작한 첫 달 매출액이 1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등 넥슨에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몰고 온 PC방 열풍으로 '바람의 나라'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흥행에 날개가 달렸다. 현재까지 '바람의 나라'의 누적 가입자 수는 2300만명에 이른다. 그 이후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넥슨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업계 양대 산맥으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넥슨 성공의 1등 공신인 김 회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에 대해 천재 게임개발자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게임 업계의 생태계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판도 있다.

김 회장은 2000년대 들어 공격적으로 경쟁사들을 인수 합병하기 시작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를 개발한 위젯스튜디오를 인수했고, 1년 후 모바일 게임 개발사 엔텔리전트를 손에 넣었다. 2006년 컴뱃암즈 개발사인 두빅엔터테인먼트를, 2008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을, 2010년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현 넥슨GT)를, 2011년 당시 JCE(현 조이시티)와 아틀란티카를 개발한 엔도어즈를 차례로 M&A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회장에 대한 평판은 ‘투자의 귀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넥슨과 함께 게임업계 쌍두마차인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이후 김 회장에 대한 평가가 ‘기업 사냥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뀐다.

천재 개발자서
기업 사냥꾼으로

2012년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미국 유명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를 인수하기 위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68%를 8045억원에 매입해 1대 주주가 됐다. 당시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공대 선후배 관계로, 평소 쌓고 있던 친분과 게임에 대한 공통적인 비전 등이 협력의 계기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두 업체 간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공동 게임 개발 등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가려 했지만 조직 문화 차이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여기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모바일 게임업체인 넷마블게임즈를 끌어들여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넥슨이 지난해 10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소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15.08%를 전량 처분하면서 두 업체는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김 회장은 일본 진출에도 관심이 많았다. 김 회장은 1998년 일본에 방문했다가 사람들이 닌텐도를 사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2002년에는 글로벌 공략 차원에서 일본에 지사를 세웠고, 2005년에는 모회사를 한국법인서 일본법인으로 바꾸기도 했다.

현재 한국 넥슨은 일본법인의 자회사다. 지주사인 NXC가 넥슨의 일본법인 지분을 소유하고, 일본법인이 다시 한국법인을 지배하는 형태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별로 곱지 못하다. 김 회장은 "일본은 전통적인 게임 강국이며 한국보다 규제가 덜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넥슨 일본법인은 2011년 12월 8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도쿄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일본 증시 상장 후 몸값이 폭등한 넥슨 재팬 주식, 진경준 검사장이 지난해 팔아 1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주식이 바로 이것이다.
 

모든 일은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고위공직자 재산 내역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윤리위의 재산 공개 결과 진 검사장이 주식으로 12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주식 차량 제공
사실상 스폰서

진 검사장은 처음에는 넥슨 비상장주 매입 자금은 본인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도 다 신고했고, 국세청에서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면서 단지 친구의 권유로 2005년에 비상장 주식을 샀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진 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넥슨 비상장 주식은 일반인의 접근이 극히 제한됐던 것으로 주식을 판 사람과 그가 이를 얻은 방식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진 검사장은 그간 주식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해 ‘처가에서 돈을 일부 지원받았다’ ‘넥슨이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줬는데 단기간에 갚았다’ 등 여러 차례 말을 바꿔왔다.

넥슨 측도 진 검사장과 말을 맞췄지만 결국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검찰에 자수서를 제출하고, 김 회장 측에서 매입 자금을 무상 제공했다는 취지로 다시 말을 바꿨다. 13일 소환조사를 받은 김 회장 역시 이 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은 처음 문제가 드러난 이후 약 4개월간 거짓말을 거듭해 온 셈이다.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자금의 출처가 드러나면서 이제는 돈의 성격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검찰의 칼날이 김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가없이 약 4억원을 제공했다면 무슨 조건이나 대가를 바라고 일종의 ‘보험 투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여기에 진 검사장이 넥슨이 리스한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타고 다녔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사실상 넥슨이 진 검사장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것. 향후 검찰 조사에서 2005∼2006년 주식 거래 이후 진 검사장이 검사 직위를 이용해 넥슨 측에 편의를 봐준 정황이 드러나는 등 대가성 여부가 확인되면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사장 대박 의혹이 기업 사정으로
뜻밖의 나비효과에 김 회장 ‘불똥’

아울러 검찰은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의 금전 거래 문제뿐만 아니라 넥슨 기업 전체 상황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김 회장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미 김 회장의 자택과 제주도 사무실, 넥슨 판교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넥슨 내부에서는 착잡하고 충격적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넥슨은 회사 대표 게임인 바람의 나라 20주년 자축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이틀 뒤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좋았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검찰이 김 회장의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까지 압수수색 했다는 점이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와이즈키즈라는 회사는 김 회장과 지배 구조의 연관성을 볼 때 의미가 큰 곳이다. 3차원 프린팅 제품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인 와이즈키즈는 김 회장과 그의 부인 유정현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으로, 지배구조와 관계사들을 들여다보면 회장 일가가 다수 얽혀있다.
 

부부가 모두 회사 임원을 맡았던 적이 있고, 김 회장의 부친도 한때 와이즈키즈의 임원이었다고 한다. 현재 검찰은 와이즈키즈가 지난해 지주회사인 NXC의 자회사였던 부동산 임대업체 엔엑스프로퍼티스를 601여억원에 사들인 것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일단 진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과 관련해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 회장의 개인 비리나 넥슨의 경영 비리가 드러나면 수사의 방향이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1일 “김 회장이 넥슨코리아를 넥슨재팬에 매각하며 회사에 손실을 초래하는 등 2조8301억원의 배임, 횡령, 조세포탈 등을 자행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센터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5년 당시 가치가 1조560여억원에 달하던 넥슨코리아를 넥슨재팬에 40억원에 넘겨 당시 모회사였던 넥슨홀딩스에 1조520여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배임을 저질렀다.

또한 2006년 10월에는 주당 20만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넥슨홀딩스의 비상장 주식 107만주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주당 10만원에 사들여 1270여억원을 횡령하고, 현 지주회사 NXC의 벨기에 법인에 넥슨재팬 주식을 저가로 현물 출자해 지주회사가 7990여억원을 손해보게 한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넥슨이 지주회사 NXC를 지방으로 이전하며 지난해까지 약 3000억원의 세금을 감면받았지만 실제 업무는 경기도 판교의 넥슨코리아가 하고 있다며 이런 형식적 지방 이전이 조세포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센터가 주장한 김 회장의 범죄 혐의 액수는 배임 1조9290여억원, 횡령 5880여억원, 조세포탈 3000억원, 진 검사장에 대한 뇌물 120여억원 등이다.

은둔의 경영자
20년 만에 위기

평소 외부 행사나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져 있는 김정주 회장. 하지만 개인 비리, 기업 비리 의혹으로 전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승승장구해왔던 20여년의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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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