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더민주 전현희 의원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06.07 10:31:28
  • 호수 1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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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들이 이념을 이겨냈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 정국은 지난 17대 국회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됐다. 국민의당이 원내에 입성해 국회는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낙선한 의원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각각 채워졌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을 대신해 초·재선 당선인들을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 새로워진 국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다섯 번째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을 만나봤다.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공이 결코 적지 않다. 푸른 깃발을 꼽은 곳은 야당의 험지(險地)를 넘어 사지(死地)라 불리는 강남을이었다. 전 의원의 당선은 ‘소극주의’에 빠져버린 정치권을 향한 하나의 경종이었다. 다른 후보들이 쉬운 길을 찾아 눈알을 굴려댈 때 그는 뚝심으로 일관했다. ‘준비 없는 변화는 없다’며 강남의 바닥 민심을 다져온 결과였다. 지금(now)·여기(here)에 충실했던 전 의원의 공약들은 이념을 이겨낸 원동력이 됐다. ‘헌신의 정치’를 하겠다는 전 의원을 <일요시사>가 찾아갔다.

다음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 당선 소감부터...
▲오늘(지난달 30일)이 의원회관에 입주하는 첫날이다. 4년 만에 입성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이 곳에서 할 일들을 생각하니 걱정이 많이 되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 4년간의 공백이 있다. 적응에 어려움은 없겠나?
▲국회에 처음 들어오는 분도 많지 않나. 4년 전 경험이 오히려 나에게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적응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4년 전에는 초선이었는 데 반해 지금은 지역구 재선이 됐으니 그만큼의 무게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된다. 무거운 책임감이 드는 부분이다.

- 험지에서의 승리라 더 짜릿했을 것 같다. 당시 현장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하다.
▲방송이 나가기 전 개표소에서 집계 상황을 보고받았는데 그때 이미 당선이 확정됐었다. 그 이전에 사전 조사 결과에서 내가 0.1%포인트 차로 지고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그때 “아! (당선이) 된 것 같다”라는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왜냐하면 앞서 언론을 통해 내가 상대 후보에게 15%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지는 것으로 계속 보도됐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0.1%포인트 차이였던 것이다. 또한 이는 사전 투표 결과가 반영이 안 된 수치였다. 때문에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정도(0.1%포인트)의 차이는 틀림없는 당선”이라며 축하 전화가 걸려왔다.

- 앞서 전 의원께서는 18대 국회에 있을 당시 최초로 국정감사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다뤘다. 20대 국회에서도 역할을 할 생각인가?
▲가습기 살균제는 당내에서 특위가 구성됐다. 또한 원내 3당은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한 상황이다. 아직 상임위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가습기 살균제는 내가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유해성을 지적한 이슈다.
 

당시 시중에 있는 가습기 살균제 회수 명령을 정부에 촉구하고 진상규명과 보상대책을 촉구한 장본인이다.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국회 내에서 청문회나 특위가 만들어지면 자진해서 활동할 예정이다. 시작을 했으니 당연히 마무리해야겠단 생각이다.

- 국토위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지금 세곡동을 보면 난개발로 교통 대책이 없다. 이에 심각한 교통난을 겪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이 있다. 또한 수서 KTX역이 개통된다. 그 일대 부지가 현재 국책사업으로 복합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역 의원으로서 참여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

이웃 지역구이지만 인접한 강남병 지역의 영동대로 개발, 한전부지에 4조원대 규모의 국책개발 사업이 걸려 있다. 또한 위례·송파·판교·세곡 신도시의 광역 교통개발 체계에 있어서도 해야 할 역할이 많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위 배정을 희망하고 있다.

헌신의 정치 약속 “무거운 책임감”
지역 교통난 해결 위해 국토위 희망

- 준비하고 있는 1호 법안은?
▲구체적으로 1호 법안이라 준비한 것은 없다. 다만 교육과 관련된 법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서 공교육을 강화해 부모들의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 세곡동에 중학교를 추가로 설립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세곡동을 보면 초등학교는 4개가 있는 반면 중학교는 1개뿐이다. 이곳이 다자녀가구 우선 입주 지역이라 어린아이들의 비율이 높은데, 이 아이들이 커서 중학교를 갈 때가 되면 1개뿐인 중학교에 과밀화 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또한 인근 지역의 중학교에 배정될 경우 교통이 불편하고 거리가 멀어 등교하는 데 버스로 1시간가량 소요되는 상황이다. 지역에 중학교를 하나 더 설립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교육청에서는 학생 수를 고려해 볼 때 세곡동에 더 이상의 중학교 설립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서울시 교육감, 서울시 의회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모두 만나 중학교를 추가로 설립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다시 한번 자료조사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져 재검토한 결과 교육청은 이 지역에 중학교를 설립할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세곡동에는 중학교가 설립될 예정이다.
 

   
 

- 재선 의원이 되셨다. 중진 의원과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소통하는 데 문제는 없나.
▲오랜만에 국회로 돌아오기도 했고 새로 오신 분들 중에 모르는 분도 많아 서로 친해지는 데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워크숍이나 여러 활동을 함께 하면서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 좋은 분들도 많은 것 같다. 함께 일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재선인만큼 다선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내가 해야 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 20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일요시사>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역할을 해나가길 바란다. 또한 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준 우리 주민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현명한 선택을 해주신 덕분에 우리당이 제1당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결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가겠다.


<chm@ilyosisa.co.kr>

 

[전현희는?]

▲경남 통영 출생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의료법학 석사
▲제38회 사법시험 합격
▲전 서울특별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서울 강남을/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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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