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화제> 전경련 어버이연합 스폰 의혹 진실게임

정관계 관통 ‘큰 게이트’열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보수시민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그 동안 청와대 등의 지시로 관제 데모를 한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 대표적인 민간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서 어버이연합에 억대 자금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어버이연합은 이 돈을 다시 탈북자단체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연합이 탈북자들에게 집회 동원을 위해 준 돈의 출처가 전경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 집회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에게 일당을 주고 동원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발단은 한 언론 보도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언론은 지난 11일 “어버이연합이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었고, 이때 일당 2만원씩을 주고 탈북자 1259명을 고용한 것을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장부’를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어버이연합 어떤 조직? = 어버이연합은 2006년 5월8일 설립된 보수시민단체로 ‘아스팔트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주로 60대 이상 노인들이 가입한 단체이다. 정치적으로 극우적 성격을 띠며, 집회 등을 통한 정치적 활동에 매우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반북, 매카시즘적 태도를 보이며, 고엽제전우회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단체로 유명하다. 사무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의동에 소재하고 있다.

한 명이 20회 집회
40만∼50만원 수입

어버이연합은 정부정책등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이 일어날 때면 항상 보수정치세력의 입장에서 격렬하게 반대시위를 해왔다. 이들의 무조건적이고 극단적인 시위방식은 항상 반대 시위자들과의 충돌을 불러왔으며, 이로 인한 비난과 비판이 줄곧 이어져왔다. 이 때문에 대부분 노인들만으로 구성된 이 단체가 지속적으로 극렬한 정치적 시위를 지속하는 이유가 국내 보수계열 정치단체의 지원과 비호 때문이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왔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집권한 상태에서 경찰 등은 어버이연합의 시위가 폭력으로 번져도 이를 묵인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한 이들의 정치적 시위가 항상 보수정당의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 세력을 규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정권에 의해 고용된 ‘알바’라는 주장도 사실은 이미 세간에 널리 퍼져 있다.


누구 지시 받고 움직였나
노인들의 박근혜 호위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중에 서울특별시가 2010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의 ‘도시 빈곤층 무의탁 독거노인 점심 라면 및 도시락 제공’이란 명목으로 1100만원을 지원해 이러한 사실들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운영진은 누구? = 어버이연합은 크게 회장, 고문, 부회장, 공동대표, 사무총장 실무 국장 아래 20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회장은 심인섭씨가 맡고 있으며, 실무는 추선희 사무총장이 대부분 처리하고 있다.

심 회장은 정년퇴임 후 미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추 사무총장은 과거 자유네티즌구국연합과 박정희 대통령 바로알기 등의 단체에서 활동했다.

세월호 반대 집회는 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선에서 추 사무총장이 시위자를 모집하고, 그 밑으로 일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총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 밑에는 지부장 6∼7명이 있다. 총책과 지부장은 모두 탈북자 출신이다.

돈 받고…
관제 데모 의혹

어떤 시위해왔나? = 어버이연합은 그간 집회·시위 때 화형식과 폭력 행사 등으로 종종 물의를 빚어 왔다. 어버이연합은 2010년 초까지 주로 북한의 핵 실험 반대, 한미 FTA의 비준 촉구 등의 시위를 전개해오고 있었다. 2011년 7월30일에는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와 관련해 영도조선소에서 집회를 갖는 3차 희망버스를 태종로에서 저지하고 버스 내에 난입해 승객 및 주변 행인들의 신분증 등을 검사했다. 이 과정에서 반발하는 승객과 몸싸움이 일어났다.


2011년 8월1일에는 반값등록금 집회에 반대하며 집회에 참여한 당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최고위원(현 국민의당 의원)에게 물병 등을 던졌으며, 2011년 8월2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철회를 위한 농성장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에게 '골통을 부숴라'는 등의 폭언과 함께 우산 등으로 폭행을 했다.

이외 2013년에는 통합진보당 해체를 촉구하는 혈서와 삭발식을 진행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문재인 더민주(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정계 퇴진 등을 주장하며 화형식을 했다. 당시 야당과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합의한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당시 대표)도 화형식의 대상이 됐다. 또 그 동안 어버이연합이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규탄 집회에 대규모로 동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동원된 사람은 누구? = 일부 언론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탈북자들을 조직적으로 세월호 반대 집회에 동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어버이연합이 돈을 주고 집회에 동원한 탈북자들의 내역이 기록돼 있는 것이다. 장부에는 집회에 동원된 탈북자의 전체 수는 물론 개개인의 이름과 계좌번호, 지급된 일당까지 날짜별로 상세히 기록돼 있다.

어버이연합은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때 일당 2만원을 받고 고용된 탈북자 수는 1259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지급된 돈은 모두 2518만원이다. 같은 기간 어버이연합이 참여한 집회는 102회로, 세월호 반대 집회가 약 40%에 이르고 있다.

세월호 반대 집회 알바 모집 역시 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최고 윗선에는 추 사무총장이 아래 탈북자들을 모집하고 일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총책’이 있다. 총책 밑에는 지부장들이 있는데 탈북자들이 모여 있는 인천·광명·송파·가양·양천·상계·중계 등을 관리한다. 총책과 지부장은 모두 탈북자 출신들이 맡았다.
 

지도부가 집회에 동원할 인원수를 총책에게 전달하면 총책의 책임 아래 탈북자들을 모집한다. 장부에는 각 지역별로 동원된 인원도 집계돼 있다. 알바 동원이 상시화되면서 정산은 월말에 한꺼번에 이뤄졌는데, 많을 경우 40만∼50만원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한 사람이 한 달에 20회 이상의 집회에 고용된 것이다.

자금 어디서 나오나? = 한 언론은 추 사무총장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에 전경련 이름으로 2014년 9월, 11월, 12월 3차례 걸쳐 1억2000만원이 입금됐다고 보도했다. 언론이 자체 입수한 기독교선교복지재단의 2014년 계좌입출금 내역을 공개하면서 “이 계좌는 사실상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의 차명계좌”라며 “추 사무총장은 어버이연합의 조직 운영과 자금 관리를 맡고 있고 이 계좌에서 어버이연합 사무실 임대료 등이 지급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계좌 주인인 선교복지재단은 이미 수년 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계좌로
검은 커넥션

어버이연합의 차명 계좌로 추정되는 계좌의 거래내역을 보면 전경련은 추 사무총장에게 네 차례에 걸쳐 175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좌에서는 어버이연합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에게 600만원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또 탈북자 동원을 책임지고 있는 탈북어머니회 김모 회장에게 2900만원이 지급됐다. 김 회장은 어버이연합 내에서도 탈북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전해진다.

2014년 9월5일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추정되는 계좌에 전경련 명의로 4000만원이 입금됐고, 그 다음날 어버이연합은 민생법안 처리 촉구 시위를 벌였다. 또 어버이연합은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때 일당 2만원씩을 주고 탈북자 수 천명을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경련이 돈을 대주며 보수단체에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집단행동을 하도록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 개입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지시설 진실은? = 어버이연합의 자금을 지원해 준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집회를 지시한 윗선이 청와대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어버이연합 관계자 A씨는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공격을 하는 것 같다”며 “집회를 열어달라는 요구를 안 받아줘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 의혹’
청와대·전경련 막후 지원 진실게임

이 관계자는 “올해 초 한일 위안부 합의안 체결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서 지지 집회를 지시했는데 어버이연합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집회를 했다가는 역풍이 일 것이라고 여겼다”며 “애국보수단체의 역할과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시’를 내린 인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 B행정관을 지목했다. B행정관은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한 ‘전향386’과 ‘시대정신’이라는 단체의 핵심 멤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학 시절 좌파 운동가였으나 1990년대 후반 노선을 갈아타 보수 진영에 참여했으며 북한 인권 운동가로도 활발하게 활동 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 들어와 지금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B행정관은 보수 성향의 탈북단체들을 사실상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단체 대표 C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탈북단체가 주도한 집회가 있었는데, 이 때 B행정관을 처음 만났고 이후에도 수차례 만났다. 청와대로 직접 찾아가 B행정관을 만난 적도 있다”며 “B행정관이 탈북단체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재계 대표단체
정치개입 시도?

한 언론에 따르면 보수 시민단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D씨도 ㅎ행정관에 대해 “탈북자 단체장들과 연루가 많이 돼 있다”고 설명한 후 “어버이연합의 경우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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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