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5 04:42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 ‘오에이오에이’에서 작가 문규화·정재열·함성주의 전시를 기획했다. 세 작가는 죽음을 대면하는 태도와 시선을 통해 죽음이 삶과 분리되지 않은 연속의 흐름임을 표현했다. 죽음은 모든 생의 종착지이자 삶의 가장 본질적인 한 부분이다.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오고 곳곳에 존재하지만 대부분 그것을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매일을 살아간다. 하지만 삶의 가장 깊은 곳에는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의식 못 해도 갤러리 오에이오에이에서 준비한 문규화·정재열·함성주의 전시 ‘Life in Between’은 이 불가피한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고 그 틈새 속에서 ‘살아 있음’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다. 세 작가는 각자의 경험과 감각을 통해 죽음이 결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이며 남겨진 이들의 감정 속에서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개인적 상실의 체험, 사라짐의 흔적을 감각으로 환기하는 설치, 생과 사의 순환을 사유하는 조각과 회화는 그 세 방향의 시선이 교차하며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얇고도 다층적인지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한 점의 회화에서 시작됐다. 문규화의 작품 ‘마지막 인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라흰갤러리서 작가 함성주의 개인전 ‘폴리셔 Polisher’를 개최했다.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이다. 그는 심신을 불살라 그림을 사랑한 시간과 사랑에 몰두한 나머지 타버린 마음, 연소한 마음처럼 검게 그을린 그림을 준비했다. 함성주는 2022년을 기점으로 그림의 전면에 붓질을 드러냈다. 내러티브를 덜어낸 형식적인 실험은 의미를 수반하는 색을 제거해 모노톤의 검은 화면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문지르고 이 과정서 함성주가 구사한 것은 푸른색과 갈색을 조색한 어두운 톤을 화폭에 거듭 바르고 문지르는 마찰의 방법론이었다. 캔버스를 여일하게 닦아내는 대목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스스로 연마하며 마찰의 움직임을 견인하는 주체로서의 폴리셔(Polisher)다. 닦고 문지르며 닳아, 종내 타버리고 마는 이 폴리셔는 마찰로 인해 타면서 깎이는 붓과 그림을 은유한다. 동시에 함성주의 팔과 어깨, 그 자신에 대한 메타포로도 볼 수 있다. 함성주가 마찰의 행위를 항상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온전히 내어줄 줄 아는 사랑이 작업의 근저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서 관람객은 하나의 대상을 수십 번 거듭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