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의 대중범죄학 <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경찰 비리, 썩은 사과와 썩은 상자 논리
경찰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시민에 대한 과잉대응으로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급기야는 “경찰에 예산을 주지 말라(Dfefund the police)”거나 더 나아가서는 “경찰을 폐지하라(Abolish the police)”는 시민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국내서도 적지 않은 경찰관들이 각종 비리와 독직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비판의 대상이 된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다면 경찰이 신뢰는커녕 비난받는 존재로 전락한 건 왜일까? 일각에서는 경찰의 비리를 개별 경찰관의 독립적인 일탈이거나, 다수의 온전한 사과 속 몇 개의 썩은 사과의 문제로 보고 싶어 한다. 물론 이런 시각은 경찰 지휘부가 듣고 싶어 하는 주장에 가깝다. 반면 경찰 비리를 몇 개의 개별적으로 썩은 사과가 문제가 아니라 사과가 담긴 상자가 썩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사과라도 썩은 상자에 담으면 썩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경찰 조직 전체가 문제라는 시각이다. 썩은 사과가 경찰 비리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실제로는 경찰의 실패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한 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