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따라 맛따라 ①강원도 삼척시

유채꽃 벚꽃 그리고 낭만가도와 바다

4월은 ‘꽃 달’이다. 봄꽃이 전국 각지에서 앞다퉈 핀다. 주저하다 꽃도 지고 사랑도 떠나고, 결국 봄날도 간다. 어디든 떠나고 볼 일이다. 그 가운데 삼척 맹방유채꽃마을은 짧은 일정으로 다채로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다.

고성에서 삼척을 잇는 ‘낭만가도’ 구간 드라이브
바다와 유채꽃 두루 감상하는 삼척만의 매력

삼척시는 허진호 감독의 멜로 영화 〈봄날은 간다〉 〈외출〉 등으로 잘 알려진 도시다. 삼척의 ‘신흥사, 맹방해수욕장, 죽서루’ 등이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했다. 여러 가지 연유가 있겠지만 7번 국도의 낭만이 한 몫했으리라. 7번 국도라 불리는 국도 7호선은 한반도의 동쪽 해안과 나란한 명품 드라이브 길이다. 그 가운데 고성에서 삼척을 잇는 강원도 구간은 ‘낭만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미는 해안선이 긴 삼척이요, 절정은 이맘때 맹방유채꽃마을이다.

맹방유채꽃마을은 해마다 4월이면 유채꽃축제를 연다. 올해는 4월8일부터 17일까지다. 유채꽃 하면 제주도나 청산도를 떠올리기 쉬운데, 이제 맹방도 그 반열에 들었다. 봄꽃과 바다와 낭만가도 드라이브를 고루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낭만가도는 동해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곧장 이어진다. 하지만 삼척의 해안 드라이브는 낭만가도에서 바다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게 좋다. 삼척해수욕장에서 삼척항을 잇는 4.6km 새천년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 바다를 끼고 비치조각공원, 소망의탑을 지나는 매력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아름다운 길
새천년해안도로


맹방유채꽃마을은 새천년해안도로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온다. 마을 이름을 보고 유채꽃부터 떠올리겠지만, 4.2km에 달하는 벚꽃 길이 먼저 상춘객을 반긴다. 곧게 뻗은 도로 양쪽이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맹방 유채꽃의 예고편 정도로 여기기에 반가운 풍경이다. 7.2ha에 펼쳐진 유채 밭이 아니면 내처 벚꽃 길을 걸었을 것이다.

유채 밭은 벚꽃 길의 왼쪽 대지를 차지한다. 해수욕장 쪽으로는 맹방유채꽃마을과 솔숲이 슬그머니 바다를 가린다. 그런들 어떠랴. 그 너머가 푸른 바다라면, 벚꽃 길과 마을 사이는 유채꽃 바다다.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꽃이 하늘거린다. 그 물결 속으로 헤엄치듯 걸음을 뗀다. 유채 밭은 그 품을 거닐 수 있도록 여러 갈래 산책로를 뒀다. 명랑한 봄빛을 벗 삼아 걷기에 알맞다. 걷다가 멈춘 곳이 어디든 최고의 포토 존이다. 

유채꽃 산책로를 돌아본 뒤에는 마을을 가로질러 상맹방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북쪽 한재밑해수욕장에서 상맹방을 지나 남쪽의 하맹방, 맹방, 덕산해수욕장까지 모래밭이 길게 이어진다. 봄 바다의 싱그러움을 누리며 맨발로 걷는다. 한적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은 유채꽃축제가 끝나고 찾아와도 무방하다. 유채 밭은 4월30일까지 개방해, 느긋하게 꽃구경할 수 있다.맹방유채꽃마을 인근 낭만가도는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여럿이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가 대표적이다. 궁촌역과 용화역을 오가는데 두 역에서 모두 출발하며, 하차한 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승차한 역으로 돌아올 수 있다. 5.4km 구간으로 곰솔 숲과 루미나리에 터널 등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레일바이크를 달리는 내내 바다가 곁을 지킨다.

용화역 남쪽 약 9km 지점에는 수로부인헌화공원이 반긴다. 지난 1일 개장한 삼척의 새로운 볼거리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헌화가〉를 주제로 조성했으며, 수로부인상과 전망대, 산책로, 쉼터 등을 갖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발아래 임원항은 물론, 시계가 좋을 때는 울릉도까지 볼 수 있다.

삼척은 하루 여행으로 마무리하기에는 아쉽다. 대금굴과 환선굴을 다음 날 일정 삼아 돌아보길 권한다. 두 곳 모두 모노레일을 타고 입구까지 이동한다. 대금굴은 천지연, 비룡폭포 등이 볼거리다. 마을 사람들이 ‘물굴’이라 부른 이유를 알 것 같다. 오솔길을 산책하듯 거닐며 석순, 종유석, 동굴 진주 등을 관찰한다. 환선굴은 동양에서 가장 큰 석회동굴이다. 높고 넓은 동굴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시내에는 동해 일출을 볼 수 있는 소망의탑, 낙조가 아름다운 죽서루, 야경이 어우러진 이사부사자공원 등이 좋다.

드넓은 유채꽃밭
봄의 정취 만끽


그 길목에서 맛보는 삼척의 별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역에 따라 물메기, 물텀벙 등으로 불리는 곰치는 천대받던 생선이다. 뱃사람들이 팔기 뭣해 묵은 김치를 넣고 끓여 먹던 곰치국이 요즘은 삼척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이 되었다. 살점이 흐물흐물해 씹기도 전에 녹아내리듯 부서진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마시듯 뼈를 발라 먹는다. 묵은 김치와 칼칼한 국물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해장국으로 제격이다. 삼척시 정라항 근처에 곰치국으로 이름난 집이 많다. 새천년해안도로 드라이브 가는 길에 들러도 좋다.

장치 역시 곰치와 마찬가지로 생김새보다 맛으로 사랑받는다. 길이가 길어 장치라 부르는데, 햇볕과 바람에 말린 뒤 조림에 가까운 찜으로 해 먹는다. 삼척 사람들이 즐겨 먹는 지역 별미로, 말린 생선의 쫄깃한 육질이 일품이라 식사와 안주 어느 쪽이든 좋다. 시내 쪽에 잘하는 집들이 있다.

대게 또한 삼척이 자랑하는 먹거리다. 삼척은 울진과 이웃한 어장으로, 대게에 대한 자부심이 인근 울진이나 영덕 못지않다. 그럴 만하다. 미식가로 알려진 허균은 <도문대작>에서 “삼척 대게는 크기가 강아지만 하고 다리가 큰 대나무 줄기만 하며, 달고 맛있다”며 그 맛을 그리워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줄다리기 중 삼척기줄다리기의 ‘기’ 역시 게를 의미한다.

울진이나 영덕보다 덜 알려졌을 뿐, 어획량도 뒤지지 않는다. 곰치국과 마찬가지로 정라항 인근에 대게 거리가 있다. 시내를 벗어나서는 수로부인헌화공원과 접한 임원항에 삼척대게직판장이 위치한다. 대게는 4월이 제철의 마지막 달이다. 더 늦기 전에 슬며시 욕심을 부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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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풍경 여행 코스: 새천년해안도로→맹방유채꽃마을→수로부인헌화공원
체험 학습 코스: 맹방유채꽃마을→삼척해양레일바이크→대금굴&환선굴

1박 2일 코스
첫째 날: 맹방유채꽃마을→삼척해양레일바이크→수로부인헌화공원→이사부사자공원
둘째 날: 새천년해안도로→죽서루→대금굴&환선굴

관련 웹사이트
· 삼척시청 문화관광 http://tour.samcheok.go.kr
· 맹방유채꽃마을 www.맹방유채꽃마을.kr
· 삼척해양레일바이크 www.oceanrailbike.com

문의 전화
· 삼척시청 관광정책과 033-570-3846
· 맹방유채꽃마을 070-4118-0105
· 이사부사자공원 033-573-0561~2
· 죽서루 033-570-3670
· 삼척해양레일바이크 033-576-0656~7

대중교통(버스)
서울-삼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6회(06:30~21:35)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동해 IC→삼척 방면 우회전→동해대로 13.7km→사직삼거리 울진 방면 좌회전→동해대로 2km→한치터널→동해대로 1km→맹방해변 방면 우회전→삼척로 1km 좌회전→맹방유채꽃마을

숙박
· 문모텔: 삼척시 중앙로, 033-572-4436
· 삼척온천관광호텔: 삼척시 동해대로, 033-573-9696
· 검봉산자연휴양림: 원덕읍 임원안길, 033-574-2553, www.huyang.go.kr

식당
· 동해바다: 장치찜, 삼척시 봉황로, 033-574-0987
· 동남호대게: 대게, 삼척시 새천년도로, 033-574-4274


축제와 행사
· 맹방유채꽃축제: 4월8~17일, 근덕면 상맹방리 일대, 033-570-3372

주변 볼거리
하이원추추파크, 도계유리마을, 신리너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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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