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재테크 필승전략 ‘돈 놓고 돈 먹기’ <3>

“이젠 복합쇼핑몰 시대~단순 쇼핑몰은 가라!”

최근 주거·오피스·문화·쇼핑시설 등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복합도시가 주거문화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복합 단지는 원스톱 리빙 라이프 생활을 목표로 하며 차별화된 생활공간에서 독자적인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단순히 주거를 위한 공간의 단독주택이 제1세대 주거 개념이라면, 공동주택이 2세대 주거이다. 2세대 주거가 도시화와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편리한 주거공간의 필요성으로 등장했다면, 3세대 주거는 차별화 중점으로 첨단, 고급, 호텔 서비스 등을 갖춘 ‘주상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주상복합의 장점과 함께, 쇼핑·문화·레저·교육까지 누릴 수 있는 4세대 신개념 주거로 ‘복합단지’가 주거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쇼핑·문화·레저·교육까지 누릴 수 있는 주거문화 새바람
경쟁력 갖춘 복합몰 등장…국내에도 본격 ‘몰링’시대 개막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복합단지가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동경의 록본기힐즈는 쇼핑몰을 포함한 일종의 도심 복합도시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초고층 오피스와 복합시설, 호텔, 극장, 방송센터, 주택동, 지구간선도로 등으로 구성됐다. 록본기힐즈는 단순 쇼핑몰이 아닌 ‘문화’라는 콘셉트를 복합상업시설에 도입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변모했다.

대한민국도 본격
‘몰링시대’ 개막

홍콩의 하버시티(Harbour City)는 연면적 77만1095㎡ (23만3256평)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쇼핑몰·극장·호텔 등을 비롯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하게 입점해 있는 홍콩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복합쇼핑몰이다. 이외에도 유럽 최대의 상업업무지구로 개발한 대규모 복합도시인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잠실 롯데월드,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몰링을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은 대략 10개 안팎. 향후 제2 롯데월드, 일산 레이킨스몰, 부산 롯데타운 등이 문을 열면 바야흐로 ‘복합쇼핑몰 전성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관측된다.
복합쇼핑몰이 어디까지 진화할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복합쇼핑몰 효시인 롯데월드를 시작으로 코엑스, 센텀시티, 타임스퀘어 등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점차 진보된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국내 복합쇼핑몰의 효시는 서울 잠실땅 18만㎡를 사들여 1988년 선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로 볼 수 있다. 백화점과 호텔, 초대형 놀이공원, 아이스링크, 민속박물관 등 쇼핑·오락·레저시설을 결합하였다. 하지만 당시로선 복합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고 통합적인 설계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백화점 이외에 고객을 끌 만한 매력적인 소매 콘텐츠가 없었던 것이 한계였다. 1990년대 들어 서울 동대문을 필두로 전국에 복합쇼핑몰을 표방한 분양형 상가건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개발업체들이 수익을 노리고 지은 고층건물 형태로 영화관, 전문식당가 등을 갖췄지만 쇼핑하기에 동선이 비좁고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핵심 테넌트나 휴식공간 등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들은 복합상가라기보다는 소규모 매장이 밀집한 테마상가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적인 의미의 복합쇼핑몰들이 선을 보인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나란히 개장한 코엑스몰과 센트럴시티, 2003년 등장한 일산의 스트리트형 몰인 라페스타 등이 1세대 복합몰이다. 

이어 국내에 ‘몰링’ 개념의 시작은 2006년 용산 민자역사인 ‘스페이스9’을 리뉴얼한 ‘아이파크몰’의 등장이다. 아이파크몰은 원래 분양형이었지만 만성 공실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일괄 위탁임대 방식으로 상가를 복합몰 형태로 대대적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 신림역 ‘포도몰’과 경남 창원 ‘시티세븐몰’ 등 기획부터 개발, 운영관리를 아우르는 지역 밀착형 복합몰이 잇따라 선보였다. 올 들어선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경쟁력을 갖춘 복합몰이 등장하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몰링’시대를 개막하였다.


서울지역
▲여의도 파크원=여의도 파크원은 복합단지인 서울국제금융센터 맞은편에 들어선다. 규모는 서울국제금융센터(연면적 50만7000㎡)를 압도한다. 옛 통일주차장 부지에 72층과 54층 오피스 건물, 30층 호텔이 들어선다. 오피스 건물과 호텔 사이에는 지상 8층짜리 쇼핑몰이 자리한다. 건축 면적은 2만4724㎡로 축구장의 3.5배나 된다. 연면적은 63만㎡가 넘는다.

▲신도림 디큐브시티=2011년 5월 완공 예정인 대성디큐브시티는 51층 규모의 주거동 2개와 업무ㆍ판매ㆍ문화 시설을 갖춘 42층짜리 1개 동으로 구성된다. 연면적은 32만9463㎡로 테크노마트보다 크다. 내부에 특급 호텔과 컨벤션센터도 들어선다.

▲강동역 인근, 최고 41층 주상복합단지=지하철 5호선 강동역 일대에 최고 41층 규모의 아파트 및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위치는 강동구 천호동 448번지이고 2만3655㎡ 부지에 지상 35~41층, 지하 4~5층으로 공동주택2개동과 업무시설 1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시설로는 천호대로가 인접하고 지하철 5호선 강동역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근에는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등으로 고밀도 업무,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패션업계, 백화점 편중된 유통구조 대안… 임대형 쇼핑몰 선호
점포수 줄이더라도 원탑서비스 제공해 고객 흡입력 높여야


경기도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메타폴리스몰(연면적 14만6771㎡)은 4층 규모의 A·B개동에 330여 점포가 들어선다. 전용 14~304㎡ 21실을 임대하는 A동은 편의점·안경 등 판매시설과 아이스크림·커피 전문점·제과점 등 식·음료 시설, 병원으로 꾸며진다. 이미 대형마트의 입점이 확정됐다. B동(전용 17~159㎡ 36실)에도 비슷한 업종이 들어서며 와인바·한식점 등 고급 음식점도 포함된다.

▲광교 신도시 중심상업지, 에콘힐=광교신도시 중심상업지에 테마형 복합상업시설 및 주상복합 단지(에콘힐)가 들어설 예정이다. 에콘힐은 광교신도시의 원천호수 주변에 연면적 70만㎡(부지면적 11만7511㎡) 규모로 최고 56층의 주상복합(1399가구) 5개동과 최고 30층의 일반 업무용 빌딩과 8층 높이의 백화점, 4층 높이의 영플라자 등 총 10개동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2014년 1월 준공 예정으로 ‘에콘힐(Econ hill)’이란 환경(Eco)+아이콘(Icon)+마을(Hill)의 합성어로 자연에 순응하는 형상과 다양한 문화 아이콘으로 이뤄진 감성 복합단지라는 뜻이다.

시공 주간사인 대우건설을 비롯해, 경기도시공사, 산업은행, 롯데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코오롱건설, 한라건설, 현대백화점, LIG건설 등 16개사가 공동 출자했고, 자산 관리하는 별도 법인으로 대우건설, 경기도시공사, 산업은행, 롯데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등이 설립됐다. 경기도시공사는 에콘힐 조성사업으로 3700억원의 지역생산 유발효과와 5000여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지역
▲송도지구, 송도 인천타워=인천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 사업부지, 송도지구 6· 8공구 내에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의 핵심 사업이자 상징인 복합타운(인천타워)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 18만㎡, 연면적 60만9000㎡ 규모에 오피스, 최고급 상업 및 쇼핑시설, 300여 객실의 특급호텔, 470여 가구의 아파트 및 200여 실의 도심형 콘도 등 151층(600m) 초고층 트윈 타워가 2015년까지 개발된다.

시행사로 미국의 부동산개발회사인 포트만홀딩스 등으로 구성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가 맡고 있고, 시공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쌍둥이 빌딩의 한 동씩을 각각 맡아 건설하고 있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벨로퍼인 존 포트만(John C. Portman Jr.) 포트만홀딩스 회장의 John Portman & Associates가 맡았다.


복합쇼핑몰, 등기분양
‘지고’ 임대분양 ‘뜨고’

최근 복합쇼핑몰은 임대형이 분양형을 누르고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대형으로 분양한 명동 엠플라자와 신림역 포도몰이 눈부신 성공을 거뒀으며, 최근에 오픈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명동 눈스퀘어 등도 100% 임대형 운영방식이 도입됐다.

이와 함께 오는 2011년 개장하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와 공모를 앞둔 과천 복합쇼핑몰도 임대 방식이 확정되는 등 대형 쇼핑몰의 임대형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존의 분양형 대신 임대형 쇼핑몰이 주류로 자리잡는 것은 상가의 운영과 활성화, 차별화된 콘셉트 유지에 임대방식이 크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업계의 경우 백화점에 편중된 유통구조의 대안으로 임대형 쇼핑몰을 적극 선호하고 있다는 평이다. 
                                                    
복합쇼핑몰
성공하려면


롯폰기힐즈(2003년 준공)는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후 슬럼화하던 도쿄 도심을 하루 15만명이 찾는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민간 주도의 대표적 도심개발 성공사례. 한정된 부지(11만 5500㎡)에 초고층 건축물(최고 54층)을 집중 배치하고도 개발 전보다 녹지가 1.5배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고밀압축 개발을 하더라도 쾌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에 잇따라 등장하는 복합개발 공간들은 롯폰기힐즈의 성공 핵심인 볼거리, 즐길 거리는 부족한 반면 분양가는 터무니없이 높고, 일본 흉내 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먼저 복합쇼핑몰 내 상가는 함께 들어서는 시설의 고객 흡입력이 높아야 한다. 고객에게 원탑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오랜 시간동안 머물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포수를 줄이더라도 넉넉한 동선의 확보,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가 운영을 맡게 될 운영업체의 경험도 중요하다. 상가 운영 경험이 없다면 향후 상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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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비밀 선거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예화랑’의 뒷배경이 재조명받고 있다. 해당 건물의 공동소유자 김용식의 부인이자 정수인은 지난 2012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결혼식서 주례를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딸이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의 화려한 정·재계 인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과 같은 재벌가 사교모임 ‘미래회’ 출신으로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인 ㈜온라인팜은 재건축이 예정된 예화랑과 20년 장기로 보증금 48억원, 월 임대료 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철거된 빈 건물과 임대계약을 맺은 속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술계 쥐락펴락 예화랑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온라인팜은 지난 1월31일 62억4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무자는 예화랑 건물 공동소유자이자 대표 김방은과 예화랑 감사이자 동생 김용식, 아버지 김태성 등 3인이다. 해당 근저당권은 김씨 일가와 온라인팜 사이의 임대차 계약에 의해 설정됐다. 김씨 일가가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선지급받고 담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다. 현재 예화랑 건물 소유자는 김씨 남매다. 그러나 내년 7월 말 준공이 예정된 신축건물의 지분을 김씨 일가가 나눠 갖게 되면서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채무자는 3인이 됐다. 임차인 측은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재건축한 이후, 2025년 7월 말 신축건물이 완공되면 건물을 임대키로 했다. 기존 건물은 건축가 장운규가 설계해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건축상을 받았던 건물인데, 이를 모두 철거하고 내년 하반기 새로 세우는 신축건물에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향후 온라인팜으로부터 평당 3만원의 관리비(신축건물 1400평 기준 4200만원)를 받게 될 예정이다. 온라인팜은 2년 뒤에야 신축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만, 이미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지불했다. 또 향후 20년간 960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게 될 예정이다. 재건축을 위한 시행대행은 김용식이 대표로 있는 서울플래닝이 맡았다. 서울플래닝은 재건축에 대한 모든 권한과 신축건물 준공 이후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았다. 김용식의 장인은 윤 대통령의 검사 선배이자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다. 2009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서울플래닝의 감사를 지낸 정 전 총장은 윤 대통령 결혼식 주례를 섰다. 지난 7월에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 후임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후보 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방은·김용식 남매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 그룹 모녀(송영숙 회장, 임 부회장)와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이어진 한미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고소·고발에 따른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예화랑 임대차계약이 고발 내용에 포함됐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서울경찰청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등 그룹사 고위임원 4명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이하 라데팡스) 대표까지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철거한 예화랑에 월세 4억 계약 의문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한미약품 모녀 한미사이언스가 공시를 통해 밝힌 박 대표와 한미약품 사내이사 등 2명 관련 배임·횡령 혐의 발생 금액은 총 81억원(단순 합산 기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 외 피고발인에 오른 그룹사 고위 임원은 임 부회장·박명희 한미약품 사내이사·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로 파악됐다. 함께 고발된 김남규 대표의 라데팡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모녀 측이 내세운 우군이다. 전날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하고 경영 참여형 펀드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약 117만주를, 한미그룹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은 132만1831주를 라데팡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 유한회사에 넘긴다는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의 주요 고발 내용은 ▲부적절한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예화랑 건물 관련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며, 한미약품 제품 납품 관련 부적절한 거래 등 의혹이 있다고 보고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근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임종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계열사 대표(우기석 대표)까지 서슴없이 고발하는 행위를 보며 비정함마저 느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엔 임 이사 측 인물인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가현문화재단에 총 119억원을 기부해 주총 의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송 회장과 박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5일엔 한미사이언스가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모녀)과 이들을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를 형사 고소했다. 김방은 정체는? 3자연합은 앞서 한 대표의 송 회장·박 대표 고발 관련 “7개월간 보여준 막가파식 형제 경영에 소액주주가 등을 돌리면서, 3자연합이 상정한 특별결의 가결 가능성이 대두되자 형제들은 인륜을 저버린 고소·고발을 남발한다”고 비난했다. 한미약품 측도 “형제들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이익잉여금의 자본준비금 감액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3자연합 측이 상정한 정관변경 건과 신규이사 선인 건 등 두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가 상정한 주주친화정책인 감액배당 건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송 회장이 수백억원을 기부한 가현문화재단을 통해 한미약품을 장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형제 측은 해당 고발서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19억원 상당의 기부금이 제공되면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방은과 임 부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만든 미래회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미래회 법인 등기에 따르면, 이사에 노소영, 임주현, 김방은, 최지은, 한혜원, 김미경, 전성은, 오선영, 이정현, 안영주, 김흥남, 조옥형, 홍수정, 박지영, 박지완 등이 이름을 올렸다가 2018년 4월6일 일제히 퇴임했다. 김 남매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각각 1000만원을 후원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용식 대표는 당선자 비서실에 합류했고, 김방은 대표는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됐다. 용산 이어준 미래회 역할 윤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도운 김용식은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로 들어갔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공직자라고 볼 수 있다. 김용식이 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실에 취업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김방은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실이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문단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비워진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 기구다. 이후 지난 1월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서 열린 ‘2024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헤드 테이블에 송 회장이 초대받기도 했다. 같은 달 31일 김방은과 한미그룹 일가는 예화랑과 계약을 체결한다. 앞서 송 회장은 2003년부터 사진작가들의 창작과 전시활동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27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미약품 측근은 “과거 1억~3억원 정도만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해 오다가 송 회장이 장악하면서 한미약품은 3년 만에 119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기부한 것”이라며 “난데없이 빈 건물에 월세 4억원을 쓴다는 건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가로수팀’이라는 불법 선거사무소를 예화랑서 운영했고 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진상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전체회의서 “원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등록한 후보 선거사무소, 중앙당과 시도당을 제외한 다른 선거사무소는 불법”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예화랑서 정책과 선거 조직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만나고, 선거 계획을 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절친인 이철호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이야기에 의하면 양재동에도 (불법 선거사무소가)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예화랑 감사 김용식 장인이 윤석열 멘토? 윤·김 결혼식 주례 선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용만 의원은 무상으로 대여해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예화랑이 ‘가로수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수뢰후부당처사죄도 있고, 공무원이 될 사람이 뇌물을 먼저 받는 사전수뢰죄도 같이 검토돼야 하는 시점”이라며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진상조사단은 회의에 앞서 예화랑을 방문했다. 송재봉 의원은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만 봐도 ‘예화랑’이라는 표시(간판)가 확인됐는데, 오늘 가보니까 다 없어지고 펜스를 쳐놓아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라며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한다며 이런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증거인멸죄가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명태균의 경남 창원 산업단지 부지 선정 개입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염태영 의원은 “(창원 산단 발표 전에)명태균과 친분 있는 A씨가 창원시 의창구 화양리에 9필지, 2억6000만원 상당의 땅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제보자로부터 ‘땅 점’을 봐줬다는 증언이 있다”며 “땅 투기하는 사람들이 매물 주소를 물어보면 명태균이 지도를 보면서 산단에 포함된다 안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공익제보자가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산단 위치를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창원시장 출신인 허성무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창원산단 부지를 실사할 때 명태균씨가 현장 점검을 같이 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이때 부지는 창원대 인근 그린벨트와 창원시 대산면, 북면 일대 307만평이었다. 그런데(실제 발표에선) 이 부지들은 극히 일부분 말고는 모두 빠지고, 그보다 동쪽으로 이동한 완전히 새로운 100만평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는 국토부의 현장 실사가 없었다. 100만평이 넘는 곳을 산단으로 지정하면서 국토부가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과정서 명태균이 창원시 부시장과 담당국장을 불러 지시·협의하고 계획을 수립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제기된 각종 의혹의 고발장을 작성하고, 상설특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 사정권 정치권 비화 김승원 의원은 “창원지검이 ‘명태균 게이트’를 정치자금법에 국한해서 수사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민주당 법률국과 힘을 모아 여론조사 조작, 공천 개입, 창원산단 선정 관련한 국가기밀 누설, 돈봉투, 예화랑 등 불법 선거사무소 설치, 국민의힘 당내 경선 방해 등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 작성 중이고 완성되는 대로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진상조사단은 더 확실하게 꼼꼼하게 활동할 것이며 상설특검도 언제든 출범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