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강남 유흥가 신종업소 ‘데이트 카페’ 등장등장

‘조건만남’ 오프라인으로 직접 보고 ‘초이스’

최근 강남 유흥가에 신종업소가 등장했다. 조건만남을 성사시켜주는 오프라인 업소가 문을 연 것. 조건만남이라고 하면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게 사실이다. 이미 몇해 전부터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유흥 문화(?)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업소는 기존의 조건만남과 비교했을 때 전화나 인터넷을 사용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만남이라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오픈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종 조건만남 성사 업체 ‘데이트 카페’에 대해 취재했다.

내상 없는 조건만남, 일본 시스템 전격 도입
3만원 성립비용 외에 데이트 비용 관여 안해

성매매특별법이 실시된 이후 눈에 띄는 성매매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변종 성매매 업소는 우후죽순 생겨났다. 특히, 업소가 아니더라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화대를 지불하고 성을 사고파는 경우도 늘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역할대행, 애인대행, 조건만남이라 할 수 있다. 초창기에는 결혼식장 하객 등 건전한 대행이 주를 이뤘지만 이후 애인대행, 조건만남이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하면서 하룻밤 애인모드의 색깔이 더욱 강해졌다.

오프라인 조건만남

지금까지 애인대행, 조건만남은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뤄졌다. 대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진과 프로필을 사이트에 올려놓고,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골라 전화통화를 하고 가격을 흥정한 뒤 만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에 문을 연 ‘데이트 카페’는 다르다.

먼저 가장 큰 특징은 오프라인 업소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만남은 강남 오프라인 사무실에서 이뤄진다. 시스템을 살펴보면 이렇다.

여성과의 데이트를 원하는 남성이 먼저 업소에 전화를 걸어 시간 예약을 한 뒤, 업소를 찾아간다. 업소를 관리하는 실장이 보여주는 여성회원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른다. 프로필에는 신상정보는 물론 여성의 사진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면 곧바로 그 남성 앞에 여성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토크 룸에서 간단한 대화를 통해 데이트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남성은 프로필을 보고 여성을 골랐지만 대화를 나눠본 후 생각했던 여성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다른 여성을 다시 고를 수 있다. 해당 여성과 데이트 코스 및 일정, 가격 등이 흥정되면 실장에게 얘기한 뒤 3만원의 데이트 성사 비용을 업소에 지불하고 여성회원과 함께 밖으로 나가 데이트를 즐기면 된다.

이 같은 시스템의 ‘데이트 카페’는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방식으로 일본 방식을 그대로 도입했다. 다만 일본에서는 남성 가입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가입 대상도 상류층으로 제한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부분을 생략했다.

‘데이트 카페’를 이용해본 남성들은 데이트 카페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내상이 적다”는 점을 꼽았다. 물론 온라인을 통해 조건만남을 하는 경우에도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여성의 사진을 보고 상대를 고르지만 소위 말하는 사진빨, 화장빨, 각도빨에 속아 실제 만났을 때 사진과 실물이 달라 실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데이트 카페’의 경우, 본격 데이트를 시작하기 전 서로의 외모를 객관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상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실패율이 적다. 또 신원이 확실한 회원 관리로 각종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도 적다.

그런가 하면 ‘데이트 카페’는 장기만남 매칭에 더욱 힘을 쓰는 눈치다. 하루 정도의 데이트 성사 비용은 여성이 남성에게 얼마를 받든 3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장기만남의 경우, 여성이 받는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는 이유에서다.

하루 데이트든 한 달 이상의 장기만남이든 두 사람 간에 합의만 이뤄진다면 금액에 대한 어떠한 관여도 하고 있지 않지만 장기만남의 경우 수수료가 더욱 높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데이트 카페’가 장기만남에 신경 쓰는 이유는 또 있다. 장기만남 혹은 스폰서라고 불리는 남성들은 일반 남성들보다 경제적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회적으로나 지위적으로 상류층 남성들을 일컫는데 실제 상류층 남성들은 전화나 채팅이라는 방식을 통해 상대 여성을 구하지 않는다. 해외출장이나 골프여행을 함께 가고 싶어 하는 남성이 많은 상류층은 아무 사이트나 전전하며 상대 여성을 고를 수 없다. 또 그럴 시간도 없다.

데이트 카페는 바로 이런 점을 노렸다. 마치 맞선 프로그램 같은 시스템으로 남성에게 어울릴 만한 여성을 소개하고 남성이 오케이를 하면 데이트가 성사되는 것.
고급 데이트 매칭 시스템을 지향하는 ‘데이트 카페’는 자칫 루즈하고 뻔해 보일 수 있는 조건만남의 틀을 깨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옥션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조건만남 경매 이벤트다. 세 명 정도의 남성이 입찰에 참여하고, 조건만남 상대 여성을 확인한 뒤 가장 높은 입찰금액을 적은 사람에게 데이트 기회가 주어지는 것.

이벤트의 특성상 일반 여성 회원을 조건만남 상대로 선정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입찰가를 적어 차지할 만큼의 조건이 있어야 남성들이 최고가를 적기 때문이다. 이에 ‘데이트 카페’는 해당 이벤트가 실시될 때만큼은 모델 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 경매 대상 여성 섭외를 확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트 카페’가 문을 연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업소의 성공여부를 가늠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이 같은 시스템이 남성 혹은 여성들의 마음을 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외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데이트 클럽’도 결국은 조건만남을 성사시키는 사이트라는데 있다. 신원이 확실한 사람들의 모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건전한 만남만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업소 측도 남녀 두사람이 합의하에 매장을 떠난 뒤 발생하는 어떠한 일에도 권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남녀 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업소에서는 알 수도 없고,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어떤 책임이나 권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장기만남도 가능

업소 측에 일정한 사례비를 내고 장소 불문한 곳에서 남녀 1:1 데이트가 이뤄진다면 그날 벌어질 일은 불 보듯 뻔하다. 
또 일각에서는 장기만남 매칭에 더욱 힘을 쓰는 것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던 ‘스폰서’를 일반인들에게 양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성 스스로 스폰서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보다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스폰서를 찾게 해줌으로써 여성을 상품화 시키고 한 남성의 계약 여성이 되는 것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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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