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숨은 갑부’ 프로필 대공개

‘뉴페이스’ 알부자…“넌 누구냐?!”

 ‘부자’라고 하면 통상 재벌가나 상장기업의 대주주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올해 ‘한국의 400대 부자’에 새로 이름을 올린 부호 가운데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재력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정치인, 비상장기업 오너의 친인척 등이 대표적이다. <일요시사>가 이들의 신상을 낱낱이 파헤쳐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여동생 최기원씨 5329억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동생 박지만 583억원
영화배우 신영균 아들 신언식 대표 543억원
축구선수 차두리 장인 신철호 회장 620억원


<재벌닷컴>이 올해 400대 부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13.5%인 54명이 ‘새얼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주 회장
일약 12위 등극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다. 개인 재산 규모가 1조5406억원으로 평가되면서 일약 12위의 부자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씨앤엠(C&M)의 지분 61.17%를 1조4000억원대에 매각했으며, 현재 에이티넘파트너스와 구리청과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중이다. 금호사옥 빌딩 등 건물 및 부동산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삼성생명과 현대홈쇼핑, 심텍, 미스터피자 등 상장사의 주식 및 전환사채에 대규모 투자한 뒤 대박을 터뜨리면서 주식시장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도 올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락앤락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단숨에 1조원대(19위) 갑부가 됐다. 김 회장은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개발해 가정주부들에게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락앤락의 지분 53.54%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회장과 함께 2대주주인 사촌동생 김창호 씨도 2847억원(86위)의 부자가 됐다.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위메이드 역시 올해 박관호 대표이사가 주식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1539억원(144위)의 재산가로 등장했다.
올해 한국 400대 부자에 합류한 신흥 부자 중에는 재계인사 친인척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행복나눔재단 이사장)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2대주주(10.5%)로 있는 SK C&C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5329억원(36위)의 재산가로 떠올랐다.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의 외아들인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전무는 주식증여와 신규상장 등으로 2222억원(104위)의 재산가로 부상했다. 일본 야쿠르트와 합작회사인 한국야쿠르트의 대주주인 윤 전무는 상장회사인 능률교육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기업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의 장남 용민씨의 자산이 135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165위에 올랐다. 에스엘가는 아버지와 두 아들이 나란히 400대 부자 대열에 합류하는 영예를 누렸다. 우선 이충곤 에스엘 회장의 자산이 795억원으로 268위에 오른데 이어 장남 성엽씨와 차남 승훈씨의 재산 역시 각각 1311억원(170위), 779억원(274위)으로 평가됐다. 강병중 넥센 회장의 장남 호찬씨도 1055억원으로 204위, 김동녕 한세예스24 회장의 장남 석환씨는 826억원으로 259위로 떠올랐다.

또 옥외 광고업체인 전홍의 대주주이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친인척인 박정하 씨의 재산은 977억원(223위)으로 평가됐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장남 형덕씨는 불과 33세의 나이로 400대 재벌에 진입하면서 최연소 재벌이 됐다. 형덕씨의 자산은 576억원(339위)으로 평가됐다. 형덕씨는 현재 웅진코웨이에서 차장으로 지내며 경영 수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 장남 현덕씨
33세 최연소 갑부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의 누나 경애씨도 561억원으로 350위에 올랐다. 현대 중공업의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는 법조인 박용상 씨와 가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룹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동생 문재영 신아주그룹 회장도 자산총액이 643억원으로 파악되면서 310위에 등극했다.

400대 부자 명단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맏딸 성이씨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성이씨의 자산은 521억원으로 평가되며, 366위에 올랐다. 성이씨는 이노션의 고문을 맡아 회사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성이씨는 현대해비치호텔의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연예인, 스포츠스타나 정치인의 친인척 등 흥미로운 숨겨진 알부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유명 가수 출신인 이수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회장은 회사의 주가가 올들어 폭등하면서 763억원(278위)을 기록했다. 유명 영화배우였던 고은아(본명 이경희)의 남편이자 ‘영화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곽정환 서울시네마 회장의 재산은 623억원(321위)이었다.

축구선수 차두리의 장인으로 잘 알려진 신철호 임페리얼팰리스호텔 회장은 재산이 620억원(325위)으로 평가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은 583억원으로 336위, 영화배우 신영균의 아들인 신언식 한주에이엠씨 대표는 543억원(360위)의 재산으로 400대 부자에 올랐다.

나성균 네오위즈 사장도 1115억원의 재산을 보유하면서 400대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카이스트 경영과학대학원을 졸업한 나 사장은 대학원 시절 벤처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는 게임, 인터넷, 온라인 음악, 투자, 교육 사업을 하는 주식회사로 2007년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네오위즈의 창립 멤버인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의 자산도 549억원으로 평가되면서 357위에 올랐다. 장 대표는 역시 카이스트 출신으로 현재 게임회사 블루홀 스튜디오의 CSO를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와 LCD 등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레이저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인 이오테크닉스의 성규동 사장은 1241억원으로 180위에 올랐고, 열교환기 및 가스발생기 제조업체 비에이치아이의 우종인 대표의 자산은 1237억원(181위)으로 평가됐다.


이수만 SM 회장
보유 주식 폭등

이밖에 ▲플라스틱 필름, 시트 및 판 제조회사 한진패앤씨 이종상 회장 자산은 1079억원으로 201위 ▲바이오 벤처 기업인 씨젠 천종윤 대표는 792억원으로 269위 ▲자동차 엔진용 부품 제조업체 모토닉 김영봉 회장은 757억으로 282위 ▲태양전지 전문업체 성융광전투자의 이규성 대표 723억원(289위) ▲의료, 정밀 및 과학기기 도매업체 원익의 이용한 회장이 671억원으로 302위 ▲토목설계 전문업체 도화종합기술공사의 곽영필 회장이 643억원으로 308위 ▲유성락 이연제약 회장이 635억원으로 315위 ▲모바일 게임제조 업체 게임빌의 송병준 사장이 625억원으로 320위 ▲곽정환 서울시네마 회장 623억원으로 321위 ▲소주제조업체 금복주의 김동구 회장이 622억원으로 322위 ▲금형제조업체 에이테크솔루션 유영목 대표 603억 330위 ▲강관제조업체 태광의 윤성덕 대표가 579억원으로 337위 ▲휴대기기용 입력장치 전문기업인 크루셜텍 안건준 대표 579억원으로 338위 ▲약국자동화기기 업체 제이브이엠의 김준호 대표 560억원으로 351위 ▲차병원 차광열 원장이 496억원으로 378위 ▲핸드폰 부품 제조기업 파트론의 김종구 대표가 493억원으로 382위 ▲TFT-LCD 공정장비업체 디엠에스의 박용석 사장이 490억원으로 385위 ▲특수 점착 테이프 전문업체 신화인터텍 이용인 회장이 487억원으로 388위 ▲LED 조명 제조업체 화우테크놀러지 유영호 대표가 478억원으로 392위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이 474억원으로 395위 ▲화장품 제조 및 유통 전문업체 에이블씨엔씨의 서영필 회장이 468억원으로 39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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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보이지 않는 손

민주당 쪼개는 보이지 않는 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7일 이재명정부가 출범 6개월을 맞았다. 정부가 안정 궤도에 접어들면서 탄핵 정국부터 바짝 긴장한 더불어민주당의 결집력이 이전보다 느슨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을 형성하고 때로는 한발 앞서 나가는 당원들에 의해 각기 다른 목소리가 분출되면서 이견이 드러난 탓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나온 건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개딸(개혁의 딸)을 자처하고 나선 ‘원조’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도 상당했다. 팬덤 정치 대물림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놓고 개딸의 집단 움직임이 최고조에 달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이들은 친문(친 문재인),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 이름이 적힌 ‘수박 리스트’를 만들어 문자 폭탄을 돌렸다. 민주당 의원을 대상으로 체포동의안에 부결했다는 확답 메시지를 받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는 ‘수박 색출’ 인증 릴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일각에서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는 의원은 없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차기 권력이 누구인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았던 탓이다. 당시 이 대표를 따르는 팬덤은 점점 커졌고, 여기에 올라타는 정치인이 대거 확산되면서 견고한 친명(친 이재명)계 울타리가 세워졌다. ‘개딸에 휘둘리는 민주당’을 정면으로 비판하던 비명계 일부는 4·10 총선에서 컷오프됐고 이들 중 다수가 탈당하는 등 심리적 분당 상태로까지 내몰렸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팬덤이 들어섰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내걸었고, 개혁 의지로 똘똘 뭉친 민주당은 가장 강하고 전투적인 인물(정청래 후보)을 차기 대표로 세웠다. 지난 8월 전당대회서 당선된 정청래 대표 역시 ‘강경파’ 꼬리표를 달고 당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내란의 밤을 뒤로하고 이제는 강력한 개혁으로 대한민국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여론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정 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당원 주권’이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 당 대표가 되겠다는 약속대로 검찰, 언론, 사법개혁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하고 전당대회가 끝난 즉시 검찰·언론·사법개혁TF를 가동시키겠다”며 “당원 주권 정당으로 1인 1표 시대를 열겠다. 당원 주권 정당 TF도 열어 당헌당규를 정비하고 중요한 당 의사 결정은 당원의 뜻을 묻도록 전 당원 투표를 상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기점으로 당원중심주의라는 명분을 등에 업은 강성 지지층의 지배력이 빠르게 확산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빈틈없이 굴러갔던 민주당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와 엇박자를 보이는 정 대표를 향해 ‘자기 정치’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국민의힘과 협치를 보인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개딸’이 밀어준 이재명, 정청래는? 마음 안 들면 ‘수박’…사라진 다양성 3대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 민주당 의원에게는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일컫는 은어)’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개혁 과도기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건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증거”라지만 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지 않을 경우 원인을 찾아 개혁의 걸림돌로 낙인 찍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등 다양성을 묵살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본격적으로 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진 건 ‘검찰개혁’의 속도와 수위를 두고 당정간의 온도 차가 노출되면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주당은 강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장 검찰청을 없애자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실은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해 논란을 최소화하기를 바랐다. 이후 사법개혁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조용한 개혁’을 주문하면서 본격적으로 불만이 터졌다. 우상호 대통령실 수석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접근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끄럽지 않게 개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전하는 등 당정 간의 온도 차가 드러난 것이다. 강하게 개혁 고삐를 쥔 정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지금이야말로 개혁의 적기라고 판단한 강성 지지층도 힘을 보탰다. 정 대표는 우 수석의 발언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상기하자 검찰 만행, 잊지 말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상기하자 조희대의 난, 잊지 말자 사법개혁!” 등의 글을 여러 차례 게시하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진통 끝에 개혁을 매듭지은 정 대표는 ‘1인1표제’를 시작으로 본격 당원 주권 시대를 열어젖혔다. 정 대표가 추진한 1인1표제는 당헌·당규상 현행 당 대표·최고위원 등을 선출할 때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20:1 미만으로 규정된 것을 1대1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이를 기반으로 강성 지지층의 당내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이틀에 걸쳐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1인1표제 찬성률은 86.81%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정 대표는 “90% 가까운 당원의 뜻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대한민국 어느 조직도 1인 1표, 헌법에서 보장한 평등 정신을 위반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 투표율이 16.81%에 그치는 등 한계점도 드러났다. 결국 1인1표제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중앙위원회로 넘어갔다. 꺾이지 않는 여론 증폭기 지난 5일 중앙위원회에서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의 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부결로 마무리됐다. 찬성 수는 271명, 반대 수는 102명으로 과반(299명) 찬성을 얻지 못한 것이다. ‘당원 대다수가 찬성했다’는 주장과 달리 정 대표의 ‘자기정치’ 의구심을 불식시키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투표 직후 정 대표는 “전당대회 때 약속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돼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1인1표 당헌개정안은 지금 즉시 재부의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당원에게 사과했다. 이어 “따라서 부결된 제2호 안건 1인1표제는 당분간 재부의하기 어렵게 됐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정부의 국민 주권 시대에 걸맞은 당원 주권 시대에 대한 열망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당원들에게 길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당원들의 반응은 당혹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각종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대의원을 ‘기득권’이라고 지적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원 주권 명분을 앞세웠던 만큼 당내 기득권 세력에 의해 당의 ‘진짜 주인’인 당원의 목소리가 묻혔다는 점에서다. 지지자들은 커뮤니티, 유튜브 등의 공간에서 1인1표제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쏟아냈고, 앞과 다를 바 없이 ‘정청래의 자기 정치’와 ‘개혁 발목을 잡는 수박’이라는 두 프레임의 싸움으로 번졌다. 강성 지지층과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가 스피커 역할을 하면서 팬덤은 점점 몸집을 키웠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우리(국민의힘)도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민주당은 굵직한 소통 창구가 정해져 있어 위(지도부)에서 지령이 떨어지면 의원들이 주요 유튜브에 출연해 아젠다 세팅을 하고 톤을 맞추는 등 깔끔하게 움직인다”며 “지금 국민의힘은 각개전투 중이고 출연하는 유튜브도 메시지도 다 다르다. 여론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하니 쌍방향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성 지지층의 중심에 선 정 대표는 이미 ‘뉴스공장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이하 뉴스공장)’와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를 띄우면서 스피커를 키웠다. 정 대표는 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 민주당 지지 성향으로 봤을 때 <딴지일보>가 가장 바로미터다. 거기 흐름이 민심을 보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 언론에서 <딴지일보> 게시판에 글 쓴다고 그러는데 저는 10년 동안 1500번 썼다. 평균 이틀에 한번 썼다”며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갈라치기 책임 전가 이 같은 정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었다. 곽 의원은 (뉴스 공장)을 향해 “이런 유튜브 방송이 ‘유튜브 권력자’라면, 저는 그분들께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반기를 들었다. “유튜브 권력이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한 곽 의원은 “200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경선에서 손을 떼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셨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적었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은 곽 의원을 향한 욕설과 비난으로 도배됐고 기사에 ‘좌표’를 찍는 등 지지층이 집단으로 움직였다. 강성 지지층은 지난해 치러진 국회의장 선거나 전당대회 등 크고 작은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 정치 양극화가 강해지는 만큼 내년 치러질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란 해석이다. 먼저 다음달 11일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예정돼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최고위원의 사퇴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중앙위원 50%·권리당원 50% 투표를 반영해 치러지는 만큼 여타 다른 선거처럼 당심 잡기가 최대 과제로 자리 잡았다. 사퇴한 최고위원 중 전현희·김병주 의원은 정 대표에게 우호적인 인물로 분류됐던 만큼 새 지도부가 어떤 인물로 채워지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성격도 바뀌기 때문이다.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자 이번 보궐선거가 친명 대 친청(친 정청래) 간의 대결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 시절 영입돼 친명으로 분류되는 유 위원장은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컷오프된 뒤 정청래 지도부를 향해 “결자해지하라”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던 인물이다. 유 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당원들은 의심하고 우려하고 있다. 당내의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현 정청래 지도부를 저격했다. 최고위원 보선 당심 바로미터 급부상 진화 나선 당정 “우리 모두가 친명” 이어 “당 대표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컷오프는 이미 현실이 됐다”며 “조직강화특위는 당헌·당규의 미비를 이용해 제어할 수 없는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에 무소불위의 권력은 존재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처럼 정정당당하게 맞서 공정과 민주의 가치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엔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변호인이었던 이건태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밖에도 친명계인 강득구 의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당원들의 눈길도 보궐선거로 향했다. ‘심리적 분당’ 트라우마를 겪은 민주당은 다시 한번 원팀으로 모든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출범 6개월째인 만큼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정 대표, 김 원내대표와 함께 만찬 자리를 가졌다.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회동서 그는 두 사람에게 “개혁 입법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1인1표제가 부결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해지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 역시 화합의 메시지를 내놨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에 ‘친청’은 없다. ‘친명’만 있을 뿐”이라며 “‘친명·친청’은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기우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재명정부의 성공과 공동운명체다. 이정부의 실패를 바라는 사람이 민주당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며 “외부의 갈라치기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갈라치기’는 당을 흔들고 결국 이정부를 흔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친명·친청’이라고 쓸 때 근거 아니면 자제를 요청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당의 당부에도 이 같은 설명이 나오는 것 자체가 갈등을 인정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으로 다가올 크고 작은 선거들이 한때 민주당을 벼랑으로 내몰았던 계파 싸움의 도화선이 될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네 편? 내 편?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여론이 형성되고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양날의 검이 됐다”며 “(온라인은)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여론을 흐리려는 사용자가 마음만 먹으면 금세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끝없이 의심하고 반격하다 보면 같은 지지자끼리도 분란이 생긴다. 지난 전당대회서 선명성 경쟁을 할 때부터 민주당 내 갈등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친청 라인은 강성 의원들을 시작으로 지금부터 조금씩 생길 것”이라며 “선수가 높거나 이름이 알려진 의원들은 대놓고 줄을 서지 못해도 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등의 방법으로 민주당과 강성 지지층을 움직이고 있다”고 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도 당원 전쟁 강성 지지층을 대하는 국민의힘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방선거 6개월을 앞두고 ‘마이웨이’ 강성 우파 행보를 걸으면서 당내 중진들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서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당원 투표 50% ▲일반인 여론조사 50%인 현재 경선 룰을 ▲당원 70% ▲일반인 여론조사 30%로 바꾸는 방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당심과 민심이 다르지 않다는 취지인데, 중도 확보가 필수인 선거에서 해당 전략이 오히려 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심 70%로는 필패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밝혔으며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민심에 역행하는 ‘정치적 자해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총괄기획단 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은 “당심 안에는 이미 민심이 녹아 있다. 당원은 국민의 일부이며 국민과 등 돌려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며 “‘당심이 민심과 다르다’는 말은 결국 우리 스스로 당원을 과소평가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