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차출설' 청와대 참모 8인 재산·병역 해부

출사표 던진 그들은 누구인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의 총선 출마 여부가 정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일부 참모는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그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차출설이 나돈 8인의 병역·재산 기록을 조회했다.

박근혜정부 임기 4년차에 열리는 20대 총선은 친박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중요한 이벤트'로 인식된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퇴임 이후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가올 미래까지 권력을 지키려는 친박과 지금의 권력을 유지하면서 대권을 노리려는 비박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교감?
청와대에 사표

청와대는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등에 업은 참모들의 경쟁력에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 대상자로 거론된 바 있는 참모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세부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했을 때 쟁점이 될 소지가 있는 병역 이행 여부, 재산 규모를 따져봤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 신고내역',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 등록된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열람' 항목을 참조했다. 표기상 혼란을 막고자 실명을 축약하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먼저 민경욱 대변인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H아파트 2채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전용면적 147.67㎡ 규모 아파트는 7억원, 45.72㎡ 규모 아파트는 2억9900만원에 신고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 중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에 따르면 147.67㎡ 면적의 H아파트는 2015년 4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액수와는 3억7000만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2004년식 벤츠C240을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2110만원이다. 또 민경욱 대변인은 본인 예금 3억8357만2000원 등 6억7899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유가증권은 배우자 포함 삼성전자 주식 67주, 싱크에이티(비상장) 주식 2만8000주 등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1400만8000원이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8억410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3년생인 민경욱 대변인은 1984년 5월10일 육군에 입영에 1986년 8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벤츠 몰고
건물 소유

다음은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다. 박종준 차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S아파트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면적 143.00㎡의 아파트는 3억8496만1000원에 신고됐다. 그러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급면적 152㎡ 규모의 S아파트는 2015년 3월 5억6000만원부터 5억9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액수와는 실거래가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또 박종준 차장의 배우자는 대전 서구 복수동에 건물면적 778㎡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2억65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2006년식 소나타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6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배우자의 약국경영소득, 건물임대소득, 금융소득, 모친의 예금 증가 등을 고려한 예금이 10억169만4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주식은 배우자만 갖고 있는데 약국경영소득이 투자됐다. 신고가액은 1910만1000원이다. 개인간 채권·채무관계를 포함해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25억967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박종준 차장 역시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4년생인 박종준 차장은 1986년 4월11일 육군에 입영해 1988년 7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민경욱 대변인, 박종준 차장보다 앞서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참모도 있다. 언론인 출신인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이다.

병역부터 정리하면 그는 군면제 대상자다. 1967년생인 전광삼 관장은 1986년 1급 현역 입영대상자였지만 1988년 입영 후 귀가 조치됐다. 같은 해 재검 대상이 된 전광삼 관장은 1989년 요추간판탈출증을 근거로 '5급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의 장남 전모씨는 1996년생으로 현역 입영대상자다.

전광삼 관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당시 직책상(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 있다.

선거 6개월 앞두고 출마 여부에 초미 관심
15억 넘는 '자산가' 병역면제 '신의 아들'도

최상화 전 관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구로구 구로동 S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면적 147.00㎡ 규모의 아파트 전세권은 2억6000만원에 신고됐다. 최상화 전 관장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대지권 3억3000만원은 별도 항목에 넣었다. 현재 그는 총선 준비차 경남 사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상화 전 관장은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일대 임야(1418㎡, 234㎡)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2억2627만7000원이다. 그의 배우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상가(99.28㎡) 및 오피스텔(59.34㎡)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각각 4억6363만7000원과 3억8274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또 최상화 전 관장의 배우자는 경남 사천 일대에 농경지(전과 답, 1752㎡ 등 7필지)와 임야(7387㎡)를 소유하고 있다. 한 필지 기준 최고 신고가액은 2102만원이다.

최상화 전 관장은 2013년식 그렌저HG를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2000만원이다. 본인과 배우자, 장녀가 보유한 예금의 합은 2억6891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최상화 전 관장의 장녀가 투자한 주식이 상당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장녀는 알톤스포츠 1890주, 이글루시큐리티 1650주를 갖고 있는데 2014년 기준 2015만3000원이었던 주식은 1년 사이 3056만2000원으로 뛰었다. 두 주식 모두 2014년에 전량 매입한 종목이다.

장녀 소유의 주식을 포함한 최상화 전 관장의 재산은 18억8976만7000원으로 파악됐다. 병역 사항은 최상화 전 관장의 사임 후 열람대상에서 제외됐다.

불출마 참모
줄줄이 면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임한 4명의 참모 가운데 병역을 이행한 참모는 2명, 면제된 참모는 1명이었다. 재산기록이 확인된 3명의 참모 모두 보유재산은 15억원을 훌쩍 넘겼다. 그렇다면 지난달까지 차출설이 나돈 남은 4명의 참모는 어떨까.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959년생으로 1981년 6월8일 육군에 입영했다. 그러나 1982년 6월30일 현역이 아닌 상태에서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일병이다.


안종범 수석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H아파트를 갖고 있다. 면적 132.00㎡의 아파트는 8억4800만원에 신고됐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월과 2월 면적 131.83㎡의 H아파트는 10억6500만원부터 12억3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다. 모두 4건의 거래가 있었고, 이 중 3건의 거래는 12억원 이상에 매매됐다.

안종범 수석의 장녀는 2015년 3월 기준 1억5720만6000원을 예금했다. 그의 장남은 2013년 1월 전역 후 919만4000원을 예금했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예금의 합은 8억441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모친 명의 재산은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6억7513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천영식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965년생으로 1986년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천영식 비서관은 수형(受刑)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 전세가액은 4억4500만원이다. 천영식 비서관은 문화일보 퇴직과 함께 문화일보(비상장) 주식을 매각하고 예금을 늘렸다. 천영식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7억8592만9000원이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1961년생이며, 1989년 2월18일 육군으로 입영했다가 같은 날 육군 소위로 복무를 마쳤다. 이는 전두환정부가 도입한 석사장교 제도 때문이다. 당시 석사장교에 선발된 후보생은 6개월간 군사훈련만 받으면 현역 복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석사장교 제도는 특혜 논란이 일면서 노태우정부 때 폐지됐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같은당 김재원 의원은 각각 석사장교 출신이다.

신동철 비서관의 장남 신모씨는 1987년생으로 2008년 5월 입대해 2010년 7월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이병(육군)이다. 또 장남이 보유한 예금은 1578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신동철 비서관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B아파트를 갖고 있다. 그의 배우자는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일대 건물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된 부동산의 총액은 8억9946만원으로 확인됐다. 또 신동철 비서관의 재산 총액은 8억3656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은행 빚 등을 제한 액수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1명인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1966년생이며 해군 출신이다. 1986년 8월7일 해군에 입영했고 1988년 12월24일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차출설이 돌았던 4인 가운데 유일한 현역이다.

그는 서울 강남구 삼성2동 J아파트(59.92㎡)를 2014년 7억7300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전세권 3억8000만원은 해지하지 않았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3월 59.92㎡형 J아파트 1채는 8억3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된 매입가와 약 3000만원 차이로 다른 참모의 부동산 신고가와 비교해 격차가 크지 않았다.

안봉근 비서관은 올해부터 모친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해까지 확인된 모친의 재산은 1억3441만1000원이었다. 안봉근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합은 7억2820만2000원으로 기재됐다.

차출론 진화
비박은 갸웃

흥미롭게도 차출설이 나돈 참모그룹 가운데 15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참모는 안종범 수석이 유일했다. 15억원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선거전에서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신고된 재산은 45억20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 역시 보유 재산으로 32억4721만2000원을 신고했다. 만약 재정 상황이 좋지 못한 참모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청와대의 개입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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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